사람아, 너의 꽃말은 외로움이다
이동영 지음, 이슬아 그림 / 다반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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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인스타그램에서 이동영 작가의 글을 자주 보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번에 새로 나온 에세이가 더 친근하게 다가왔다.

<사람아, 너의 꽃말은 외로움이다>(이동영 글, 이슬아 그림 / 다반 / 2023)를 처음 보자마자 제목이 마음에 큰 울림을 주었다. 이 제목은 11년 전 작가가 쓴 시의 일부라고 한다.

사람아

외로워해도 좋다

너는 꽃이다

흔들리며 피어나는

한 떨기 꽃이란다

바람에 휘청대도 꺾이지 않을

사라지지 않을 너의 향기는

고요하리라

온실을 그리워 말며

끊임없이 상처로 거듭나라

뿌리 깊은 상처가

새로운 바람을 이기게 하리라

사람아,

너의 꽃말은 외로움이다

엄청난 고뇌와 고민이 담겨 있다. 게다가 작가가 20대에 이 시를 썼다고 하니 얼마나 빨리 외로움을 깨달았는가 그 마음이 전해져왔다. 아니나 다를까 작가는 10대와 20대에 지독히도 외로웠다고 했다. 가족에겐 사랑을 듬뿍 받았지만 초중고 시절 학폭을 겪고 군대에서는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했다. 스물한 살이 감당할 수 없었을 지독한 괴롭힘의 무게가 오늘날 작가가 쓴 글이 되고 시가 되었다.

깊은 계곡을 지나와서였을까. 나이보다 더 깊은 생각과 철학을 가진 작가가 책에 드러나 있었다.




그럼 성숙한 인간은 무엇이 다를까. 남과 비교하기보다는 내 과거와 비교하며 살아가는 성숙함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 성인군자만 그런 게 아니다. 누구나 지향하며 살아볼 만한 가치관이다. 상대적 다행감을 내적으로 활용하면서 비교는 자신의 어제와 하고, 남에게는 하나로 더 베푸는 삶. 타인이라는 세상에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삶.

남은 생은 이렇게 살아야겠다.

남들과의 비교는 자기 자신을 더욱 지옥으로 밀어넣는다. 비교할수록 내 자신이 작아지고 비참해지는 것. 그만큼 불행한 삶이 또 있을까.

그런데 작가는 자신의 어제와 비교하라고 말한다.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조금 더 멋지면 좋은 것이고, 오늘의 나보다 내일은 좀 더 나은 내가 되길 바라는 마음. 이런 비교는 매일 해도 좋을 것이다.



만약에1. 이 선택으로 성공했을 미래의 내가 지금 내게 해주고픈 말은 무엇일까?

만약에2. 이 선택으로 실패했을 미래의 내가 지금 내게 해주고픈 말은 무엇일까?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스스로에게 던지면 좋을 질문이다. 어제 한 강연회에 참석했다. 화두는 '질문'이었다. 고민이 있을 때 남들에게는 그렇게 질문을 많이 하면서, 정작 왜 스스로에게는 묻지 않는지에 대한 화두를 던진 것이다. 위의 두 가지 질문을 보면서 어제 강연장에서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문제에 봉착했을 때 '어쩌지 어떡하지' 발만 동동 구를 것이 아니라 작가처럼 두 개의 질문을 던져보고 어떤 답이 나오는지 깊이 고민해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미래의 내가 지금 내게 해주고픈 말을 지금 떠올려본다면, 후회할 선택은 하지 않을 테니까.




상을 볼 때는 제일 먼저 기색을 살피고,

다음은 목소리를 듣습니다.

이어 정신 상태를 보고,

피부와 살을 봅니다.

한때 관상이 좋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던 나이지만, 나이가 점점 들수록 거울 속 나는 예전과는 사뭇 달라졌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특히 일이 힘들어서 웃을 일이 없는 요즘의 나는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관상은 바꿀 수 있다고 했다. 관리하기 나름이란 이야기다. 나 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밖에나 신경을 썼지 정작 내 자신에게는 소홀했던 요즘의 나를 반성한다.

이 책은 막연한 용기와 희망을 주지 않는다. 작가가 직접 겪은, 지독히도 외로웠던 시절의 이야기, 또 그 시기를 지나 지금 다른 사람이 된 작가의 모습을 통해 독자가 스스로 변화를 시작해야겠다는 의지를 심어준다. 소극적이던 작가가 이제 적극적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다닌다는 부분을 보면서, 에너지와 활기가 내게도 전해졌다.

살기 팍팍한 요즘, 마음 편히 읽을 수 있는 책 한 권의 여유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편하게 읽기에 좋은 책. 어디를 펼쳐보더라도 힐링이 되는 글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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