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문 수록,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문지 에크리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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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실 #한강 #문학과지성사 #문지에크리 #에세이 #서평

한강 작가님의 노벨 문학상 수상! 정말 대단한 일이다.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이 일을 볼 수 있다니 정말 놀라웠다. 그때 서점에는 온통 작가님의 작품만 가득했다. 그 시기 계엄령이 선포되고 촛불 집회 등 어수선했지만 작가님의 노벨상 수상은 많은 이들에게 힘이 되었다.

솔직히 작가님의 작품을 이전에 접해 본 적은 없었다. 작가님의 노벨상 수상 이후 작가님의 책을 산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채식주의자’를 읽었는데 무척이나 흥미로우면서도 파격적이기도 했다. 작가님은 겉으로 보여지는 이미지와 다르게 폭력적이고 우리가 직면하기 어려워하는 이야기를 다루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빛과 실’은 이러한 작가님의 에세이다. 가장 최근에 펴낸 이야기이며 노벨문학상 수상 당시 강연문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작가님의 작품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이 책으로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 글을 쓰면서 작가님이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또 어떻게 글을 쓰시는지, 또 당시의 정서가 어떠셨는지를 알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님이 참 섬세하고 예민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5.18 광주 민주화 운동’과 ‘제주 4.3 사건’을 다룬 작품을 집필하면서 얼마나 내적인 갈등과 고뇌가 있었는지도 알 수 있었다. 작가님은 폭력을 다루면서 그 폭력을 연약한 이들의 사랑과 연대로 극복해 감을 말씀하시려고 한 것 같다. 작가님의 작품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에 수록된 시들도 꽤 인상적이었는데 ‘합창’이라는 시가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 ‘내 모국어의 안녕은 첫인사이자 마지막 인사’, ‘강세와 어조와 맥락으로 구별할 수 있다’라는 구절이 많이 와 닿았다. 아무래도 내 직업이 한국어 강사라서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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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를 입은 비너스 을유세계문학전집 146
레오폴트 폰 자허마조흐 지음, 김재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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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문화사 #세계문학전집 #모피를입은비너스 #을유문화사_서평단 #책추천

나는 문학을 사랑한다. 내가 국문과를 간 이유도 문학에 푹 빠져 지냈던 학창 시절 때문이다. 특히 세계문학전집에 소개되는 책은 꼭 읽어보고자 한다. 전집에 실릴 정도라면 그만큼 검증되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 좋은 기회로 ‘모피를 입은 비너스’를 만나게 되어 기뻤다.

사실 ‘레오폴트 폰 자허마조흐’라는 분은 생소했다. 독일은 뛰어난 작가들을 많이 배출했다. 독일 문학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괴테’와 ‘헤르만 헤세’가 떠오른다. 그런데 이번 기회에 ‘레오폴트 폰 자허마조흐’의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마조히즘이라는 용어를 아는가? 몇십 년 전만 해도 금기시되었지만 이제는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용어다. 이 용어는 성적인 행위를 할 때 고통받거나 학대당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 책의 소개글에서 이 용어를 봤을 때 책의 내용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의 쓰여진 시기가 1870년이다. 정말 시대를 앞서간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책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그렇지만 저자의 글은 싸구려가 아니었다. 단순히 마조히즘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개인의 고뇌와 남녀와 사랑에 대한 철학 등 생각할 거리가 담겨있다. 저자의 문체도 독일 문학 특유의 느낌이 담겨 있어서 좋았다. 마지막에는 계몽적인 느낌으로 끝나 혹자는 아쉬워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좋았다.

마조히즘이라는 개념은 ‘레오폴트 폰 자허마조흐’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 시초를 내가 접했다는 것에 뿌듯한 감정도 들었다. ‘자허마조흐’는 실제로 그러한 성향이 있었다고 한다. 그 당시 그가 받았을 반대와 공격이 상상도 되지 않게 어마어마했을 것 같다. 개인의 가치관을 떠나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 볼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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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잠에서 깨다 - 일제 강제노동 희생자 유골발굴이 새긴 기억의 공공인류학
정병호 지음 / 푸른숲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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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잠에서꺠다 #정병호 #일제강제노동희생자 #동아시아공동체 #서평단

요즘 전세계는 갈등과 분열이 만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벌써 몇 년째 전쟁을 하고 있다. 또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은 어떤가? 또 트럼프의 미국은? 일본과 중국의 갈등은 또 어떤가? 그렇게 멀리 갈 것도 없다. 대한민국도 곳곳에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내부에서도 그렇고 북한과의 갈등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언제쯤 이러한 분열과 갈등에서 벗어날 수 있을는지 기약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새해 마지막 즈음에 이 책을 만난 건 행운이었다. 책의 표지와 앞에 써 있는 글만 보면 단순히 일제 강제노동으로 희생되신 분들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다. 물론 그것이 주요 내용이지만 이 책은 보다 깊은 내용을 담고 있다. 가장 감동적이었던 것은 1997년 희생자 유골발굴 현장에서의 일화다. 한국, 일본, 그리고 재일 교포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유골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친목과 갈등을 반복하면서 점차 공동체를 이뤄가는 모습이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피해자의 입장, 피의자의 입장이 다르고 마음이 다르다. 그런 생각의 차이가 유골 발굴이라는 현장에서 어떻게 부딪치고 화해하는지가 상세히 나타난다. 우리가 바라는 공동체, 하나됨이 아닌가 싶다. 지금은 많이 퇴색되었지만 동아시아공동체라는 구호가 크게 대두될 때가 있었다.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등 동아시아에 있는 나라들간의 정치, 경제 협력 공동체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다. 지금은 시들해진 감이 없지 않지만 이 책을 통해 다시 그것을 꿈꿔 본다.

115구의 유골이 한국으로 돌아오는 과정과 모습도 정말 감동적이었다. 그것을 위해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셨던 분들의 이야기를 알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후손으로서 이러한 이야기들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도 소홀했던 게 사실이다. 이 책을 통해 정말 중요한 것들을 다시 상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을 읽고 정병호 교수님에 대해 찾아보았다. 정병호 교수님인 2024년에 갑자기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의 글을 통해 그가 옳은 것을 위해 얼마나 열정적으로 사셨는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더 마음이 아팠다. 살아계셨다면 한 번쯤 뵐 기회가 있지 않았을까? 2025년을 이 책으로 마무리하고 2026년을 시작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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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디렉션 - 사진작가 이준희 직업 에세이
이준희 지음 / 스미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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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디렉션 #이준희 #사진 #사진작가 #에세이 #스미다출판사 #책추천 #서평단

사실 사진이라는 세계는 잘 모른다. 그렇지만 책을 좋아하는 나에게 사진도 공통적인 분모가 있다는 생긱이 든다. 책에는 나름의 주제와 철학이 있다. 사진도 그러한 주제와 철학이 있다. 어렴풋이 알고 있기는 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생각이 보다 분명해졌다.

나는 한국어 교사다. 이야기의 연장선에서 수업에도 주제와 철학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 수업은 하면 할수록 익숙해진다. 익숙해지면 지겨워지고 매너리즘에 빠질 있다. 하지만 무언가를 만드는 장인의 숙련도에 따라 물건의 질이 달라지는 것처럼 수업도 그러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은 이 책이 말하는 것과도 연결되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은 가장 큰 이유는 호기심 때문이었다. 사진을 잘 모르지만 막연하게 사진이라는 새로운 세계와 그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예전에 사진에 꽂혀서 수시로 찍었던 친구가 생각나기도 했고...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이 책이 단순히 사진을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한 사람의 인생과 철학이 진솔하게 담겨 있다. 저자는 자신이 많이 부족하다 했지만 내가 느끼기에 그는 이미 숙련된 장인이다. 이런 책을 쓸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하기에 이 책은 사진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뿐만 아니라 나처럼 사진을 잘 모르는 보통의 독자들에게도 통용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저자가 겪은 여러 시행착오들, 실패(믿었던 지인에게 당한 사기), 도전(서울이 아닌 부산에서 정착) 등을 읽으며 도전과 영감을 얻었다. 그것이 위로가 되기도 하고 디렉션, 삶의 방향이 되기도 한다. 정말 깊이 있는 이야기를 꾹꾹 눌러 담은 듯했다. 책은 사람을 닮는다고 했던가? 이 책이 참 깊이 있어서 좋았다.

책 곳곳에 실린 저자가 직접 찍은 여러 사진도 참 좋았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정장을 입고 하이힐을 신은 채 드리블을 하고 있는 어느 여자 축구 선수의 사진이었다. 이처럼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담아내는 자가 예술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한번 읽어 보시길, 어! 뜻밖의 보물을 찾은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나는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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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왜 친구를 원하는가 - 우리 삶에 사랑과 연결 그리고 관계가 필요한 뇌과학적 이유
벤 라인 지음, 고현석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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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왜친구를원하는가 #WhyBrainsNeedFriends #벤라인 #더퀘스트 #고현석 #서평단 #책추천

요즘 들어 묻지마 범죄와 같은 강력 범죄가 많이 보도된다. 그뿐만 아니라 층간 소음으로 인한 살인, 원한으로 인한 살인 등, 사회성을 가진 인간이라면 생각지도 못할 범죄가 많이 보도된다. 원래부터 뉴스는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것에 집중한다고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안 좋은 이야기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그것이 우리 사회가 점점 더 개인적이 되어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대면하여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비대면으로 만나지 않는 일이 더 많아지고 있다. 심지어 전화로 대화하는 것보다 문자를 받기를 더 선호한다는 기사를 본 적도 있다. 그런데 그것이 과연 행복한 것일까?

일반적으로 혼자 지내는 것이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 근거를 과학적으로 설명한 책은 질 보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은 지금의 이런 현상이 사람에게 좋지 않다는 것을 뇌과학적 근거를 들어 잘 설명하고 있다. 특히 1장에서 홀로 고립되어 사는 사람의 수명이 짧다는 것과 다른 사람과 상호교류할 때 뇌가 긍정적으로 반응한다는 것 등이 인상적이었다. 그러면서 연로하신 부모님께 잘하라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다양한 예시를 들어 점점 개인적이 되어가는 세상에서 서로에게 어떻게 닿아야 하는지를 다루는 데 그것도 매우 흥미로웠다. 공감에 대한 이야기, 가상 세계, 약물, 또 반려견에 대한 부분도 재미있고 유익했다. 이처럼 이 책은 흥미로운 소재를 잘 활용하여 비교적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리고 한 챕터가 끝날 때마 ‘핵심 정리’라는 항목으로 잘 정리해 줘서 더 좋았다.

뇌는 왜 친구를 원하는가? 이 책은 제목을 참 잘 정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 그동한 소홀했던 관계에 대해서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놓치고 있었던 부분들도 다시 상기시킬 수 있었다. 한 번쯤은 읽어 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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