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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뵈르 박사의 상담 일지 - 햄스터와 저주 인형 ㅣ 반올림 63
마리 오드 뮈라이유 지음, 윤예니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5년 2월
평점 :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프랑스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시민혁명, 민주주의, 다인종, 다양성 존중, 예술, 에펠탑 등, 누구나 대체로 이러한 단어를 떠올릴 것 같다. 그곳에서는 누구나 존중받을 것 같만 같다. 그러나 그 어디에서나 어두운 면은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것이 드러났을 때 우리는 심하게 아프다. 그런데 이 소설은 그것마저 희망으로 바꾼다. 그래서 참 멋지다.
처음 책을 읽었을 때는 좀 혼란스러웠다. 책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인공은 심리상담가다. 심리상담가라고 하면 뭔가 심리적으로 문제를 가진 다양한 사람을 만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 정도로 복잡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할 줄은 몰랐다. 자해 청소년, 테러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과대 망상증, 성정체성 혼란, 동성애자, 이혼부부, 인종차별 등, 뭔가 내 주변에서 마주치면 힘들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나온다. 흥미로우면서도 정신이 없었다.
그러나 점차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조금씩 갈등이 해결되고 문제가 풀리는 모습을 볼 때 느껴지는 카타르시스가 있었다. 저자는 난잡해질 수 있는 이야기를 절묘하게 풀어내는 능력이 있다. 책을 다 읽었을 때 이야기가 참 세련되고 적절하게 구성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또 너무나 흥미로워서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로 주인공의 이야기다. 주인공은 흑인이다. 프랑스 축구 대표팀을 보면 주요 선수 대다수가 아프리카계 흑인이다. 그래서 프랑스에서는 이들에 대한 거부감이 적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여전히 그곳에서도 인종차별이 있으며 인종 간 갈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과 그 상황에 처한 사람의 심리를 조금이나마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은 ‘소뵈르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라고 한다. 앞으로 다음 책도 만날 수 있었으면 한다.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를 과하지 않게, 재미있게 풀어낸 멋진 소설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