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의 커피 - 음악, 커피를 블렌딩하다
조희창 지음 / 살림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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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음악평론가로, 지금은 카페를 운영하면서 음악에 대한 글을 쓰는 작가이다. 카페운영자이자 음악평론가로서, 커피와 음악을 아우르는 이야기를 써야하지 않겠냐는 아내의 추천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평소 흔히 접하는 에세이 보다는 잡지에서 볼 법한 칼럼 느낌이 강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월간 <맑은소리 맑은나라>에 2년간 연재한 글을 묶어낸 책이라고 한다. 때문에 읽으면서 일반적인 에세이보다는 정보전달의 성격이 느껴지는 글이다.

 

저자는 커피와 추천 클래식 음악을 주제로 하여 하나의 글을 써 나간다. 나는 사실 클래식에 대해 거의 모르기 때문에 과연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많이 하였는데 음악과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줌으로써 흥미를 돋궈준다.

 

 

또한 하나의 글을 끝나면 글에서 소개한 클래식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유튜브 채널 QR코드가 나온다는 점에서 여타 책들과는 다른 특징이 있다. 진정 음악 책이라고나 할까?

이 QR코드를 보면서 언젠가 냄새를 재현할 수 있는 기술이 나온다면, 저자가 소개하는 커피 향을 맡을 수 있는 장치가 책에 들어있다면 오감으로 책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해보았다.

 

에세이이기 때문에 책의 줄거리를 소개하기는 힘들고, 읽으면서 내가 감명받았던 문구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P.22 '따로'가 없는 '같이'는 전체주의가 되고, '같이'가 없는 '따로'는 독선으로 망한다.

 

독선과 전체주의에 대해 이렇게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문장은 처음 접해본다. 다양한 미사여구들로 가득 찬 설명보다 더 마음에 와닿는 한 문장이었다. 특히나 우리나라는 따로 때문에 생기는 독선은 경계하면서 따로를 무시하기 때문에 생기는 전체주의는 그다지 경계하지 않는 것 같다. 어떠한 일이든 조화가 중요하다. 오로지 혼자도 아니고 무조건 함께도 아닌 적당한 조화가 중요하다.

 

P.60 인간을 정의하는 여러 가지 말이 있는데, 그 가운데 '호모 나란스'가 있다. '이야기하는 인간'이라는 뜻이다. 인간은 이야기를 먹고 산다. 더 이상 이야기를 듣기도 싫고 이야기를 하기도 싫어지는 상태가 된다면, 그것은 바로 '절대 고독'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야깃거리가 많은 사물과 다채로운 이야기를 제공하는 작품을 좋아한다.

 

인간은 누구나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요즘에는 함께 있음에도 이야기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같이 마주보고 않아 핸드폰만 들여다보는 경우가 참 많다. 눈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고, 이야기를 나눌 때는 되도록 핸드폰을 보지 않으려하는 나로써는 핸드폰만 들여다보는 주변인들에게 서운함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일까, 나는 수다스러운 책이 너무 좋고, 달변가에게 호감을 느끼는 것 같다. 그리고 나도 사람들의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는 말을 하고,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한다.

?

P.96 과거 기자 시절에 뉴욕에서 '미국 바이올린계의 대모'로 불리는 도로시 딜레이를 인터뷰한 적 있다. 인터뷰가 끝날 때쯤 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았다. "좋은 연주란 어떤 것이라 생각하시나요?" 그러자 딜레이가 짧고도 단호하게 대답해주었다. "좋은 연주는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해요. 첫째는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해석을 할 수 있어야하고, 둘째는 그 점을 청중에게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살면서 이처럼 명확하면서도 폭넓게 적용되는 답변을 듣지 못했다.

 

명쾌한 딜레이의 답변에 감탄한 저자처럼, 나도 그녀의 대답을 읽고 탄성을 내질렀다. 음악 뿐 아니라 세상사 모든 일에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릴 적 나는 우유부단하고 소심해서 내 의견을 이야기하지 못하는 아이였다. 때문에 지금도 자기주관이 뚜렷하고, 스스로 확신을 가진 사람을 동경하는데, 내가 동경해왔던 인물들이 바로 딜레이가 말한대로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동경하는 모습이 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지 그동안 많이 고민해왔는데 바로 이거다 싶었다. 바로 '나만의 해석'과 '타인의 설득할 수 있을만한 근거와 자신감'이다.

 

P.173 좋은 친구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가? 이에 대해 카페라테 식으로 패러디해본다. 일단 1) 신서한 원두로 잘 내린 에스프레소와 좋은 우유가 필요하다. 두 사람의 기본 자질이 좋아야하기 때문이다. 2) 적절한 온도를 지켜야 한다. 카페라테에 들어가는 우유의 온도는 70도 정도가 좋다. 너무 뜨거우면 우유의 단백질 결합이 깨져 맛이 없고, 너무 낮으면 밍밍한 관계가 된다. 사람 관계도 비슷하다. 그리고 3) 약간의 설탕과 약간의 소금이 맛을 더해준다. 모름지기 인생이란 달고 짠맛을 ㅇ같이 겪어줘야 내공의 깊이가 생기는 법이다.

 

좋은 친구관계에 대해 익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를 저자만의 방식으로 표현한 문단이다. 이렇듯 남들과 같은 주제를 이야기하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글솜씨가 매력적이다. 나도 꼭 이런 글을 써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게 만드는 문단이었다.

 

 

 

(이 리뷰는 살림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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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19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19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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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트렌드코리아 2018를 통해 트렌드코리아를 처음 접했다. 책을 읽을 당시에는 소확행이 크게 유행하지 않았기에 책에서 소확행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다. 과연 이게 정말 유행할까? 라는 의심이 있었는데 놀랍게도 2018년에 소확행은 인터넷과 tv 방송매체를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단어가 되었다. 그 뒤로 앞으로 매년 트렌트코리아를 챙겨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트렌드코리아 2019의 키워드는 바로 "PIGGY DREAM"이다.

PLAY THE CONCEPT 컨셉을 연출하라
INVITE TO THE 'CELL MARKET' 세포마켓
GOING NEW-TRO 요즘옛날, 뉴트로
GREEN SURVIVAL 필환경시대
YOU ARE MY PROXY EMOTION 감정대리인, 내 마음을 부탁해
DATA INTELLIGENCE 데이터 인텔리전스
REBIRTH OF SPACE 공간의 재탄생, 카멜레존
EMERGING 'MILLENNIAL FAMILY' 밀레니얼 가족
AS BEING MYSELF 그곳만이 내 세상, 나나랜드
MANNERS MAKETH THE CONSUMER 매너소비자

2018년 트렌드와 마찬가지로 2019년 트렌드도 "공동체, 공동의 목표를 위한 노력과 희생"을 강조하던 과거와는 달리 "나의 행복, 나의 일상, 나의 개성"에 집중하는 변화를 보이는 것 같다. 특히 밀레니얼 가족과 나나랜드 챕터를 보면 좀 더 그러한 경향이 명확히 드러난다. 
가족과 자녀를 위해 희생하는 것이 당연했던 부모세대와 달리, 밀레니얼 세대는 결혼과 출산을 통해 가정을 꾸린 이후에도 자신을 위한 시간을 필요로하며, 이를 위해 충분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로봇청소기, 건조기 등을 통해 집안일을 하는 시간을 줄임으로써 나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비싼 비용을 지불하며, 나의 자아만족을 위한 배움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또한, 밀레니얼 세대에게 개인주의란 더이상 공통의 목표를 해치는 이기적인 행위가 아니다. 어린시절부터 부모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온 밀레니얼 세대는 나를 위한 투자가 당연한 세대이다. 나 또한 취미를 위한 투자와 새로운 배움을 위한 지출하는 비용이 있으며,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개인주의가 퍼지면서 오히려 타인에 대한 배려가 늘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싫어하는 행동은 타인도 싫어할거라는 생각에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직원의 입장의 나는 일을 하면서 피해를 주는 손님들을 상대할 때 나는 절대 이러한 소비자가 되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내 권리를 추구하는 만큼 타인에 대한 배려도 있지 않는 진짜 개인주의가 퍼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직장에서 나이가 많은 상사로부터 '요즘 젊은애들은 회사에 헌신하지도 않고 회식도 잘 하지 않으려한다. 너무 각박한 세상이 되는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나를 비롯하여 밀레니얼 세대는 이전세대와 직장에 대한 가치관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얻는 자아실현도 중요하지만, 일은 일에 불과할뿐, 내가 정말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위한 돈을 벌기위해 직장에 다닌다는 생각이 그리 낯선 생각이 아니다. 또한 내 직업 이외에 취미를 살려 세포마켓을 운영하는 사람도 많다. 2019 소비트렌드는 이러한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을 잘 파악해야 할 것이다.

다만, 책의 챕터 중 감정대리인 챕터는 잘 납득할 수 없는 이야기가 많았다.
인터넷 기사에서 기사 내용보다 댓글을 먼저 확인하는 행위에서, 내 스스로의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기보다 남들의 감정을 손쉽게 따라하고 동조하는 해석을 내놓았는데, 나는 이에 동의할 수 없었다. 인터넷 댓글을 보는 이유를 나에게 묻는다면 나는 '내가 생각하지 못한 창의적인 댓글들이 그저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또한 SNS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창구가 많이 있는 시대에 오히려 내 감정에 취하는 것이 더욱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감정대리인 챕터에 대하여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는 이야기를 나누어 본다면 참 좋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나도 직장생활과는 별개로 이루고 싶은 꿈 한 가지가 있다. 이 또한 트렌드를 제대로 쫓아가지 못하면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때문에 나는 앞으로도 트렌트코리아를 계속 읽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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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하다 - 이기적이어서 행복한 프랑스 소확행 인문학 관찰 에세이
조승연 지음 / 와이즈베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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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사람이라고 하면 내가 떠올리는 이미지를 한마다로 표현하자면 바로 '시니컬'이다. 실제로 프랑스 사람을 접해본 적은 없지만, tv를 통해 보는 프랑스, 타인의 이야기를 통해 접하는 프랑스 사람들의 모습에 시니컬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프랑스를 너무도 좋아하는 조승연 작가가 쓴 프랑스인에 대한 에세이이다. 
프랑스에서 유학하며 직접 겪은 프랑스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여전히 친구로 지내고 있는 프랑스인들의 모습에서 그가 생각하는 프랑스와 우리나라의 차이점이 담긴 짧은 책이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프랑스와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 많은 점에서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 중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바로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나 자신을 사랑하는 점"일 것이다. 

P.7 최소한 내가 만난 프랑스인은 절대로 다른 사람이 자기 인생을 '성공했다'느니 '실패했다'느니 하는 정의를 내리도록 허용하지 않는, '나는 나'라는 극도의 이기주의자였다. 그야말로 시크했다. 이에 비해 한국인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스스로 남과 비교함으로써 자신이 불행하다고 말한다.

내가 좋아하던 TV 프로그램 중 하나였던 '비정상회담'에도 프랑스인 출연자가 나온다. 어떠한 주제에 대해 내세운 주장에 대해 다른 패널들이 비난하거나 놀릴 경우, 프랑스 패널은 '핏'하고 한 번 비웃음을 날린 후 'SO WHAT?!' 이라며 어깨를 한 번 으쓱하곤 했다. 타인의 의견이 어떠하던 내 생각은 이렇다! 라며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그의 태도가 내 기억에 깊숙히 남아있다. 나를 비롯해 많은 한국인은 참 눈치를 많이 본다. 눈치를 본다는 것은 내 주의력이 나 자신이 아니라 타인을 향해 있는 것이며, 내가 원하는 말이나 행동을 참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프랑스는 프랑스이고 우리나라는 우리나라지'라고 이야기한다면 할 수 없지만, 적어도 나는 타인이 함부로 나를 평가하지도 않았으면 좋겠고, 내 생각을 폄하하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나라는 특히 직위와 나이가 높은 사람이 직위가 낮은 사람이나 어린사람의 의견을 묵살하는 경우가 많다.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해왔는데, 프랑스 사람들의 이기적일 정도의 높은 자기애를 보면서 내가 나를 아끼지 않으면 누가 나를 아끼지? 나도 나일뿐이야! 라고 외치고 싶었다.

P.47 이들은 사랑이건 분노건 슬픔이건 자기의 감정을 억제하고 애써 웃어 보이는 것이 남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스스로가 스마일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생각한다. 막내라는 회사에서의 위치가 상사의 말에 "NO"라고 이야기하지 못하고 기분이 상해도 그것을 티내지 못하고 항상 웃고 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이 나에게 무리한 심부름을 시킨 적이 있다. 나도 모르게 표정이 굳어졌던 모양인데, 내 얼굴을 보고 선생님이 대뜸 "너 표정이 싹 굳는다?! 그런식이면 사회생활 못하고 도퇴될 걸? 됐다, 너한테 안 시킬테니 가라!" 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 뒤로 나는 기분 나쁜 표정을 짓는 것이 죄스럽게 느껴졌던 것 같다. 이후 처음 취업한 회사의 팀장은 언제나 자신의 기분을 살피고 기분이 안 좋을 경우 알아서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부하직원의 역할 중 하나라고 이야기하곤 했으며, 눈치빠르게 그의 비위를 맞추지 못하는 나와 동료들을 쓸모없는 사람 취급하곤 했다. 
그래서 이 문장이 너무 와닿으면서 슬퍼졌다. 나는 어느샌가 내 감정을 억제하는게 어쩔 수 없는 성인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더이상 어린아이가 아니니까 이 정도 희생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것을 당연하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도 세상에 있구나라는 깨달임이 내 가슴을 두드렸다.

P.49 프랑스인은 '인간의 희로애락'을 우리와 다르게 바라본다. 이는 메멘토 모리 전통과 관계가 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살아 있을 때만 감정을 느낀다. 태어나기 전에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고 죽은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삶이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는 제한된 시간이라면, 그것도 단 70~80년만 주어졌다면 슬픔, 절망, 우울같은 고통스러운 감정도 행복, 사랑 같은 감정만큼이나 아름다운 것이 된다. 그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면 다른 사람 앞에서 감출 이유가 없다. 이것이 언젠가는 죽을 것임을 잊지 않고 사는 프랑스인의 인생관이다.

흔히 '한 번 뿐인 인생, 원없이 살아야지' 라는 말을 하곤 한다. 그런데 막상 그 말을 들어도 나는 큰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미래를 너무 생각하지 않고 현재를 모두 불태우는 무모한 가치관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조승연 작가가 풀어낸 말은 나의 마음을 움직였다. 결국 같은 이야기이지만, 태어나기 전에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고, 죽은 후에도 아무것도 느낄 수 없다, 오직 살아있는 지금만 감정을 느낀다는 말이 그제야 한번 뿐인 인생이란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게 해주었다. 나는 지극히 보수적이고 안정지향적인 성격이다. 때문에 요즘 많이 회자되는 욜로인생과는 정반대의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다. 그런데 이렇게 참고 억제하며 사는 것이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그 이유를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된 것 같다. 나는 단순히 미래를 위한 대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대비한다는 핑계로 현재의 '감정'을 모두 죽이고 있었던 것이다. 보수적이고 안정지향적인 내 성향은 타고난 것이라 크게 뒤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현재의 내 감정만큼은 충실해야겠다는 다짐으로 조금은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P.75 세상의 거의 모든 언어에는 색깔을 표현하는 단어는 많지만 맛을 직접 표현하는 단어는 부족하다...그래서 맛을 묘사하려면 비유법을 동원해야 한다. 이때 대부분 시적 묘사가 동원된다. 프랑스 아이들은 이 수업을 통해서 오이의 맛을 '마치 시골의 숲 공기를 이빨로 굴리는 것 같다'라든지, 토마토의 맛을 '태양과 대지의 맛을 믹서기에 갈아 넣은 것 같다'라는 식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운다. 한마디로 설명되지 않는 냄새, 맛 등에 대한 감각을 말로 표현하는 것 역시 요리를 통해서 배우는 프랑스 감성 교육의 장점일 것이다.

흔히 프랑스 하면 맛있는 요리가 떠오른다. 그런데 조승연 작가를 통해 프랑스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만 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프랑스는 자연친화적인 건강한 재료를 사용하여 전통의 요리법을 살린 요리를 사랑하며, 어릴때부터 부모와 학교로부터 맛을 즐기고 표현하는 방법을 배운다고 한다. 나는 평소에 '돈 벌어서 뭐에 쓰겠어! 적어도 먹는데는 돈을 아끼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내가 맛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점을 굉장히 아쉬워하곤 했다. 유행하는 먹방 방송들을 보면 단순히 많이 먹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맛을 느끼고 표현하며 더욱 맛있는 조리법을 찾아내곤 한다. 나는 맛있다는 것은 알지만, 어떻게 맛있는지 그 맛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 한번은 유명 먹방 방송인처럼 맛표현을 해보려고 시도해보았는데 너무 어려웠다. 도대체 신선하다, 아삭하다, 쫄낏하다와 같이 1차원 적인 표현 이외에 비유적인 표현은 어떻게 생각하는 것인지 의문이었다. 그래서 인생의 즐거움 중 하나인 '맛'에 대해 어린 시절부터 즐기는 법을 배우는 프랑스 교육방식이 너무도 부러웠다.

P.151 나는 그 아이가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른의 테이블에 끼려면 어른의 말을 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는 점이다. 

프랑스의 교육방식이 굉장히 엄격하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었다. 그것이 단순히 예의범절을 엄격하게 가르친다는 뜻인 줄 알았는데, 이 책을 통해 프랑스 육아관을 접하고 많은 충격을 받았다. 작가 조승연이 한번은 프랑스 친구의 집에 초대받아, 마찬가지로 초대받은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고 한다. 초대한 사람에게는 어린 자녀가 한 명 있었는데, 어른들 주의를 맴돌며 심심함을 참지 못한 아이가 한 행동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프랑스에서 부모는 어린 자녀가 어른들이 그들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때 절대 떼쓰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때문에 심심함을 이기지 못한 아이는 어른들 사이에 뛰어든다. 마치 어른처럼 행동하면서! 
우리나라였다면 아이가 엄마에게 놀아다라며 메달리고 떼썻을 것이고, 부모는 그러한 아이의 행동에 양해를 구하며 놀아주었을 것이다. 그런데 프랑스에서는 아이가 의젓하게 어른들 사이에 앉아 정중히 자신을 소개하고 그들과 같은 주제로 대화하고자 노력한다. 조승연이 한국인임을 알고 초등학교 저학년의 아이가 아침신문에서 본 북한의 핵개발 문제에 대한 남한 사람의 의견을 묻는 것이었다. 그에 조승연은 아이가 그 질문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어른들과 함께하기 위해 어른의 수준에 맞추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에 놀랐다고 한다.
내가 만약 부모가 된다면, 어른의 관대함에 기대어 어리광부리는 아이를 어떻게 교육해야 적절할까 라는 고민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답을 이 책에서 찾은 것 같다.

P.163 어린아이에게도 이성 간의 사랑이나 이성을 사로잡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은 바람둥이 뱅상만이 아니었다. 그때그때 주어진 삶을 즐기는 것을 중요시하는 프랑스인은 아이가 어릴 때부터 성에 관한 이야기도 거침없이 나눈다. 이성에게 호감을 얻는 방법은 대부분의 부모가 조기교육을 한다. 로렐린 역시 딸이 13살부터 좋아하는 남자가 생기자 딸과 함게 첫 하이힐과 미니스커트를 고르러 갔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적극적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프랑스인들의 모습을 볼때면 그들의 로맨틱함은 하나의 문화겠지 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의 메멘토 모리 개념을 통해 프랑스인에게 사랑이 단순한 로맨스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죽음에 대해 어린시절부터 기탄없이 토론하며, 때문에 현재의 감정에 충실해야 한다는 중요성을 알고 있기에 프랑스인들은 사랑하는 법을 어린시절부터 부모가 가르치는 모양이다. 우리나라는 어린아이들의 연애에 대해 '어린애들이 뭘 알겠어'라고 폄하하곤 한다. 그러나 내가 나이를 먹어가면서 느끼는 것이 두근거리고 설레는 풋풋한 사랑은 오직 어린시절의 사랑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는 것이다. 흘러가버린 인생은 돌아오지 않고, 감정을 느끼는 것은 죽은 후가 아닌 바로 지금이다. 그렇기에 감정에 충실한 그들의 모습이 더욱 현명해 보였다.

책을 읽으며 프랑스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이 더 강해진 부분도 있고, 우리나라와는 전혀 다른 사고방식에 새로운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 한 나라에 대해 짧은 책 한 권으로 모두 표현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나라 사람으로서 프랑스에서 느낀 점들을 정리한 이 책은 우리에게 한번쯤 현재 내가 살아가는 방식을 되돌아보게 해주는 기회를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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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다시 여름, 한정판 리커버)
박준 지음 / 난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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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산문집으로, 저자는 박준 시인이라고 한다. 나는 그의 책을 한번도 읽어본 적이 없어 저자에 대한 기본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로 책을 접하게 되었다. 본래 시인이기 때문일까? 분명히 산문집임에도 불구하고, 함축척인 의미가 담긴 것 같은 문장이나 예쁜 표현들이 등장한다. 때문에 마치 시를 읽는듯한 새로운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은 짧은 산문들을 모아놓은 것인데, 전체를 포괄하는 주제는 없는듯하지만, 유독 이별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던 것 같다.

p.29 그렇게 울다가 잠들었다가 다시 깨어난 아침, 부은 눈과 여전히 아픈 마음과 입맛은 없지만 그래도 무엇을 좀 먹어야지 하면서 입안으로 욱여넣는 밥. 그 다뜻한 밥 한 숟가락을 그들에게 먹여주고 싶다.

나는 아직 주변에서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거의 접하지 못하였다. 가족중에는 조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 할아버지는 내가 아주 어릴적에 돌아가셔서 장례식 때 기억이 흐릿하고, 작년에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는데, 그래도 지병없이 장수를 하셔서 아무래도 비통한 장례식은 아니었다. 그래도 이 문장을 읽으면서 내가 가까운 이의 안타까운 죽음을 맞게 되었을 때 나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p.47 어떤 일을 바라거나 무엇을 빌지 않아도 더없이 좋았던 시절을 함께 보냈습니다.
그리고 그날들이 다 지나자 다시는 아무것도 빌지 않게 해달라고 스스로에게 빌어야 하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이 문장은 처음에 한 번 읽고 잘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산문이라는 이건 '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는 평소 시를 전혀 읽지않기 때문에 함축적 표현을 쉽게 이해하지 못해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짧은 문장이니 이해가 될 때까지 여러번 읽어보았는데, 어느순간 팟 하고 떠오르는 의미가 있었다. 이제 나도 성인이 된지 10년이나 지났다.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 지났나  과거를 떠올리는 경우도 많아졌다. 특히나 학창시절을 유독 떠올리게 되는데, 지금과는 달리 얽메이는 것 없이 자유롭게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었던 어릴 때에 대한 아쉬움이 갈수록 커졌다. 이런 최근 심정을 떠올리면서 이 문장을 다시 읽었더니, 글을 곱씹는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여러번 읽으면 읽을수록 새로운 기분이 드는 문장이었다. 이런 맛에 사람들이 시를 읽는구나 싶었다.

p.106 여자는 뇌졸중 후유증을 앓고 있는 듯 보였다. 몸의 절반은 봄 같았고 남은 절반을 겨울 같았다.

시인이 쓴 책이라 그럴까? 위 문장처럼 나는 상상도 못한 묘사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뇌졸중 후유중으로 반신이 마비된 모습을 이렇게 표현하다니. 세상에...! 이런게 감성인가? 나는 다분히 이성적이고, 이성적인 글을 좋아하는 사람인지라 감성적이고 함축적인 문장을 싫어한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렇게 직접 맞딱드리니 내 생각과는 달리 가슴이 촉촉히 적셔지는 느낌이 아주 좋았다.

p.111 누구인가를 만나고 사랑하다보면 우리는 그 사람을 알게된다. 하지만 그 사람을 다 알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무엇인가 모르는 구석이 생긴다. 이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의 세계 속에서 자라는 상대가 점점 울창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나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신선함, 예측하지 못한 돌발상황에서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과는 달리 나는 적응하기 위해 새롭게 에너지를 소비해야해 금방 지치기 때문이다. 특히나 사람과의 관계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기는 것을 싫어하는데, "나의 세계 속에서 자라는 상대가 점점 울창해지고 있다"는 표현을 읽고 많이 반성하게 되었다. 나는 특히 마음의 문을 여는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상대가 나의 영역을 침범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자의 말처럼 내 안에 상대의 영역이 자연스레 점점 울창해지는 것으로 생각하면 좀 더 마음 편히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p.141 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날 아버지는 평소 잘 들어오지 않는 내 방에 들어왔다. 그러고는 나에게 시험을 치르지 말라고 했다. 내일 시험을 보면 대학에 갈 것이고 대학을 졸업하면 취직을 할 것이고, 그러다보면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을 공산이 큰데 얼핏 생각하면 그렇게 사는 것이 정상인 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 너무 불행하고 고된 일이라고 했다. 더욱이 가족이 생기면 그 불행이 개인을 넘어 사랑하는 사람에게까지 번져나가므로 여기에서 그 불행의 끈을 자르자고 했다...노동과 삶에 지친 날이면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눈빛에서 설핏 가난을 느낄 때면 나는 그떄 아버지의 말을 생각한다.

요즘 비혼주의자와 딩크족 부부를 주변에서 손쉽게 만날 수 있다. 청년들이 결혼을 안하거나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뉴스기사도 연신 쏟아지고 있다. 저자의 아버지가 한 말은 너무 적나라해서 차마 겉으로 드러내놓고 말하지 못했던 우리의 현실이 아닌가 싶다. 나 또한 결혼적령기의 나이가 되면서 결혼과 자녀에 대한 고민이 많다. 우리 집은 지극히 평범한 서민가정으로 부모님은 자식 뒷바라지만 하다가 노후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그런데 우리 남매가 부모님 노후 및 내 가정을 꾸리고도 충분한 경제적 여유가 되느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아니라고 답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과연 나와 같은 짐을 같이 지고 갈 배우자를 찾을 수 있을지, 그리고 그러한 배우자를 만나도 부부의 여유로운 행복을 위해 자녀를 포기하는 것이 낫지 않을지 고민이 계속된다. 참 씁쓸하지만 절대 거짓말이라고 할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 마음 아팠다.


p.93 우리가 정말 사랑하는 대상은 '그 누군가'가 아니라 사랑을 하고 있는 자기 자신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이 문장에 반대되는 의견이 마구 떠올랐다. 내가 하는 사랑이 가짜란 건가? 사랑은 당연히 이타적인것 아닌가? 내 자신이 아닌 타인을 먼저 생각할 수 있는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데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 하지? 그런데 곱씹어 생각해보니 저자의 말도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을 하면 예뻐진다는 말이 있다. 나는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하는데, 사랑을 하게 되면 사랑받는 연인의 모습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하기 때문이다. 화장도 좀 더 꼼꼼하게 하고, 옷도 신경써서 입게되고, 긍정적이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고자 노력하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노력하면서 사랑받는 연인으로 거듭나는 내 자신이 더욱 좋아진다. 저자는 사랑의 이타적인 모습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고 있는 내 자신의 모습 그 자체를 사랑하게 되는게 "사랑"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처음에는 시적인 느낌의 표현들로 인해 나에게는 쉽게 읽히지 않아 어려다고 생각했던 책이다. 그런데 읽을수록 감성적인 표현들과 내가 놓치고 있었던 삶의 모습들을 저자가 잘 잡아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친구들보다는 사회에 조금 지친 성인을 위한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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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만나도 당당한 사람의 비밀 - 관계에 서툴러 쉽게 상처받는 사람들을 위한 소통회복 심리학
앤디 몰린스키 지음, 임가영 옮김 / 홍익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사람과의 관계에 관련된 고민은 나와 같은 내성적인 성격의 사람들에게는 떼어낼 수 없는 고질병과 같은 문제이다. 그래서 이와 관련된 책들을 한번씩 읽어보곤 하는데, 이 책도 마찬가지로 사람과의 관계가 버거울 때 우연히 발견하여 집어든 책이다.

대개 인간관계와 관련한 책들을 읽어보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관계는 사실 어려운게 아니다. 그저 당신이 방법을 모를 뿐이다"라는 것과 "이 책에서 나오는 방법을 따라하면 당신도 손쉽게 관계개선을 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사실 나와같이 타고난 기질이 내성적인 사람은 인간관계에서 겪는 어려움을 단번에 해소하는게 절대 말처럼 쉽지 않다.
이 책이 특이했던 점은 바로 이 부분에 있다. 다른 책들과 달리 이 책의 저자는 내성적인 사람이 행동이나 마음가짐을 바꾸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저자 본인도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여타 책들에서 이야기하는 행동을 바꾸라는 주장이 얼마나 무책임한 말인지를 잘 이해하고 있다.
내성적인 사람에게 현재 문제가 된다고 고민하는 행동양식은 사실은 자신을 편안한게 하는 안전지대 같은 것이다. 그런데 인간관계 개선을 위해 안전지대 밖으로 나가라니..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일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회생활을 위해 타인과의 원활한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고, 때문에 변화를 위한 용기가 필요하다. 다만 저자는 여기서 변화를 더 쉽게 유도할 수 있는 요령을 알려주고자 한다.

그 요령은 크게 3가지이다. 자기확신, 맞춤화전략, 자아인식.
그 중에도 나는 맞춤화전략이 굉장히 인상깊었다.
맞춤화 전략의 예시로,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의 이야기가 나온다. 동남아 출신의 한 학생의 이야기인데, 그는 공부를 잘하는데도 불구하고 치열한 토론이 필요한 수업에서 점수를 잘 받지 못하고 있었다. 내 주장을 내새우기보다 공통의 의견합의를 중시하는 동양적 태도때문에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을 꺼려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에게 맞는 맞춤화전략을 통해 행동을 바꾸기로 결심하였다. 바로 교수를 바로 보는 맨 앞줄에 앉아 수업에 참여하는 것이었다. 맨 앞줄에 앉게 되면 다른 학생들은 모두 그의 등 뒤에 앉게 되므로 그의 시야에 타인이 없어지게 된다. 그래서 그는 타인(다른 학생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마치 교수와 1대1로 대화하듯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었고, 자연히 수업참여도가 높아져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여타의 책들은 내성적이고 소극적이 내 성격을 바꾸라고만 이야기하는데, 이 책은 이처럼 나의 내성적인 특성을 잘 파악하고 그걸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라고 이야기하는 점에서 다른 책들과는 큰 차이를 느낄 수 있어 유용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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