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태야, 그런데 네가 준 부적 정말 힘이 센가 봐. 소원을 한가지만 들어준 게 아니라 두 개나 들어줬거든."진우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진우는 잘 웃는 것 같다.나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그냥 고개를 끄떡거렸다. 부적이 할머니 말대로 이름값을 한 걸까.진우는 뭐가 좋은지 집에 가는 내내 계속 웃었다. 나는 닭강정을 먹어서 그런 건지 진우가 활짝 웃어서 그런 건지 기분이좋았다. - P29
두꺼운 도화지에 하얀 원피스를 입은 소녀가 앉아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하지만 눈이 있어야 할 부분이 비어 있었다. 섬뜩했지만 그림은 살아 있는 것처럼 생생하고 아름다웠다. 눈만 남겨 둔 채 누군가 그림을 완성하지 못했나 보다. 누가 그렸는지 궁금했다. - P78
"제가 포르포르별에 계속 살려면 이 별에서 가장 소중한 것 하나를 찾아야 한대요. 그런데 그게 뭔지 잘 모르겠어요." - P72
"우아! 그동안 달걀 껍데기를 얼마나 주신 거예요? 달팽이껍데기가 되게 단단해졌어요!""이놈, 쿨룩, 키우느라, 내가 달걀을 하루에 한 개씩 먹었지뭐냐, 쿨룩. 입맛이 없어 굶다시피 했는데 이 녀석 주려고상추도, 양배추도 다 먹고 말이야." - P37
오늘따라 찬 바람이 부네. 바람은 다정하고 말이 많아.그래서 좋아. 언젠가 내가 살던 곳을 말해 주었더니 내가 여기있다고 알려 주러 간댔어. 그때부터 지금까지 틈만 나면 가는데사람들이 못 알아듣는다고 불평이 많아. 네가 바람의 소리를알아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P59
별아와 친구들은 아침마다 거북이 속도로 느릿느릿 걸었어요. 걸으면서 사차원소녀들 노래도 부르고, 마음속 비밀도 털어놓았어요. 그러면 한 시간도 십 분처럼 아주 짧게만 느껴졌어요. - P124
살다 보면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는 게 있어. 지금 너희들의 모습이 그래.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조금 참고 견디면서 스스로를 사랑해 주면 좋겠어. - P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