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저의 부모님은 저를 어떻게 공부를 시켰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주말이든 평일이든 집에만 오면 방 안에서 공부를 하게 했습니다. 물론 수시로 와서 감시하는 것은 물론이었습니다. 시험 기간이면 같이 잠을 안 자면서 교과서를 한 글자라도 빼먹을까 봐 암기하는 것을 검사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좋은 대학교를 갔으면 해프닝으로 끝났을 겁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는 이미 학업에 의지를 상실하고 의미를 잃었습니다. 2002년 말에 보았던 수능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그로부터 다시 대학을 가기에는 10년의 세월이 더 필요했습니다. 30이 다 돼서야 다시 대학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이렇게 인생의 방향이 크게 바뀌어 버렸습니다.
게다가 자식을 지지하고 응원하고 격려하고 조언하는 부모들은 물론 오랜 세월이 지나도 잘 지내길 바랍니다. 일방적이고 공부의 흥미가 없어진 아들을 정신병자 취급을 하던 부모는(다행히 두 분 다 드러지 않았습니다.) 저에게는 이미 남이 되어버렸습니다. 아무리 혈육이라도 이런 경우에는 자신의 인생을 갉아먹기 때문에 빨리 벗어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