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절밥 한 그릇 - 우리 시대 작가 49인이 차린 평온하고 따뜻한 마음의 밥상
성석제 외 지음 / 뜨란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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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절밥'의 의미...에 대한 책이다.

 

'밥'의 의미.. 에 대한 예찬이 많다.

밥은 먹었냐고 묻는 말에 괜시리 눈물을 흘려본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밥은 먹고 하라는 말에 따뜻함을 느껴본 사람이 있다.

 

'집밥'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학교나 직장 때문에 외지에서 고생하는 남자들에게 있어 '집밥'의 의미는 다르다.

그래서 외지생활하는 자식들을 보며 어머님들은 집밥을 얻어먹지 못해서 마른다고 말하곤 하신다.

 

그렇다면 '절밥'은 무엇일까?

종교가 다른 이에게는 이색적인 공간에서 먹는 밥일 테고,

조부모 혹은 어른을 따라서 간 절에서 먹은 이들에게는 추억이 있는 밥일테고,

무엇인가 고민거리 때문에 절에 묵게된 이들에게는 깨달음을 주는 밥일테다.

 

이렇듯 이 책은 '절밥'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되, 단순히 불교 사상적 측면에서 보다 넓은 개념에서 작가들마다 에피소드를 쏟아낸다. 거기엔 '소박함'이 있고, '깨달음'도 있으며, '추억'도 있으며, '창피함'도 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 책은 참 희안한 책이다. 어떤 에피소드 하나가 딱 마음에 강하게 꽂힌다기 보다는 가슴 속으로 은은하게 져며들기 때문이다. 색깔로 친다면 파스텔톤이라고나 할까? 그런 책의 성격 때문에 어느 에피소드 하나가 가슴 속에 강하게 전달된다기 보다는, 전체가 하모니를 이루어 은은한 잔향을 남긴다.

 

어쩌면 책테라피라는 것이 이런 것일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강하게 마음을 흔들고 나면 그 이후 그 감정에서 빠져나오기가 조금 어렵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의 경우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가 빠져나올 수 있되, 그 감정이 무시할만큼 약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지친몸과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해주는 뭉클한 절밥 한 그릇 이야기에 귀기울여볼만하기에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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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바꾼 사진들 - 카메라를 통한 새로운 시선, 20명의 사진가를 만나다
최건수 지음 / 시공아트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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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관련 서적을 볼 때, 쉽게 흥미를 느끼면서도 쉽사리 망설이게 된다. 예술을 위한, 예술가들을 옹호한, 동시에 관객을 배제한, 일반인들에게 친절하지 않은 글일까 싶어서이다. 제일 싫어하는 말이 비꼬는 '예술하냐~'인 나로서는 '예술'이 친근한 것일 때 비로소 100% 빠져들게 된다. 이런 우려는 책의 초반부에 나타나 있는 다음의 구절에서 마음을 놓았다.

 

"삶이란 알고보면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인식. 우리가 세상에서 맡은 배역이란 대개는 속물이거나 잠재적으로 속물 지망자라는 작가의 인식에 동의한다면, 미술은 그다지 고상한 게 아니다."

 

 

크게 이 책은 크게 두가지 챕터로 나뉘어져 있다. 사진의 변주라 볼 수 있는 챕터1. 그리고 사진 그대로의 사진을 담은 챕터2. 야구로 비유하자면 변화구와 직구! 이 두가지를 담고 있는 이 책은 생각보다 신선했다. 쿨~한 톤으로 진솔하게 써내려간 작가의 글과 그에 부응하는 사진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멋있는' 사진보다는 '독특한' 사진이 있었고, 그 속에 담겨진 의도와 스토리, 그리고 작가의 사연이 함께 담겨짐으로서 볼만했다.

 

디지털 시대에 필름 카메라로서 포착한 사진 무스깽이(?)를 논했다면 난 당장 이 책을 덮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의 기술에도 발전이 있었듯이 그 주어진 한계를 넘어서려는 작가의 노력과 대처한 방안으로서의 아이디어들이 담겨짐으로서 작품을 보다 더 이해할 수 있었다. 가장 와닿았던 것은 예술지상주의로서의 예술가가 아니라, 생계 걱정을 하는 '일반인'으로서의 예술가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전 김탁환 작가의 <천년습작>이라는 책을 읽다 보니, 전업작가로서의 고단한 삶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난 물질중심인 오늘날, 전업작가로서의 삶이란 피곤하고 크나큰 결심이 있어야만 된다고 생각해온터라 과거의 작가들은 그러지 않았을 거라고... 인터넷이 없었기 때문에 정보의 습득에 있어서는 조금 폐쇄적일지라도 생계 문제에 있어서 지금보다는 나았을 거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김탁환 작가가 '발자크'의 의야기를 하면서 생계형 작가로서 하루 16시간의 습작시간을 갖는 노동자라는 주장을 펼쳐갈 때 신선함과 함께 위로감을 얻기도 했다.

 

그래서 인지 '일반인'이자 '소시민'이자 '노동자'인 사진작가들의 삶을 조명하고, 그들이 어떻게 현실과 맞서면서 이 작품들을 그려냈는지 서술해놓은 작가의 이야기에 존경심이 갖게 된다.

 

사진을 넘어 예술로, 사진작가를 넘어 문화노동자로 진술한 이 책! 무척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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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 2011년 제7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강희진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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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속적이라고 욕해도 좋다! 난 요런 소설이 좋다!^^

 

한국의 문학이란 순수문학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어느 순간 아주 간단히 이 순수문학의 뜻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 문학이란 결국 글이라는 혹은 글에서 오는 감정으로 이미지나 메시지를 만드는 행위인데, 이것을 실험적으로 응용하거나 글에서 오는 감정으로 독자들에게 인상을 전한다는 뜻에서 순수문학이라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러면서 가장 소설다운 소설, 타 매체로의 사용되는 것을 고려하기 전에 소설이라는 매체에서 보다 더 그 가치가 잘 살아나는 작품이 곧 순수문학이 지향하는 바 아닌가 싶다. 

 

이러한 한국 문단계에 있어 트집 잡을 생각은 없다. 과학도 기초과학이 중요하듯이 문학에 있어서도 이러한 측면이 분명히 있어야 된다고 본다. 내가 짚고 싶은 것은 그 쏠림 현상이다. 소위 원로나 선배님이라는 호칭을 가진 분들이 지향하는 바가 그렇다 보니(이견이 있으신 분께는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신인 작가들도 그러한 잣대나 기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인정해야하지 않을까? 다만 하루하루 살아가는 데 지쳐만 가는 현대인들에게 문학이 무엇이냐, 어떤 점에서 의미가 있는가 하는 점에서는 조금 씁쓸하다. 문학성과 스토리성이라는 것은 결코 물과 기름의 관계가 아닐텐데, 결국 현대인이자 독자가 원하는 것은 어느 지점인지 궁금해진다.

 

이 소설을 보면 딱 2011년 최인훈 <광장>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고 싶었고, 영화적 용어로 표현하자면 그 <광장>의 리퀄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즉, 남 북 그리고 제3세계를 선택하지 못한 한 남자(<광장>의 주인공)이 만약 남한을 선택했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하는 컨셉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옛날 남북냉전시기의 올드함은 없다. 그 탈북자이야기가 왜 새삼스럽게 다가오느냐를 고민해보니, 그게 결국 현대인 혹은 현대문명을 의미하는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하고 경계선 위에 서 있는 사람들... 그게 바로 현대인의 모습이 아닌가?

 

대학생들이 등록금이라는 차가운 현실 앞에 좌절하며 꿈을 꾸어야 할 때 현실적응만 강요되고, 직장인 역시 입사후 포부를 실현하기 보다는 은퇴 후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시작과 끝이 함께 있는 그 경계선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백석의 시 '모닥불'은 어쩌면 이젠 점점 희미해져만 가는, 무릉도원의 세계만 되어가는지 몰라 가슴이 쓰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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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고 싶은 곳 머물고 싶은 곳 - 개정판
김봉렬 글, 관조스님 사진 / 안그라픽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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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이자 건축과 교수가 본 한국의 ‘절’은 어떨까? 여태까지 문화재로서 가치는 모른채 소중하다고만 생각했던 나로서는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먼저 배웠던 용어는 ‘가람’이라는 단어였다. ‘절’이라는 표현은 일반인들에게 좀 더 친숙한 용어일 것이다. 하지만 대웅전 같은 건축물 외에도 스님들의 숙소 등의 건물도 포함하기 때문에 ‘가람’(여러 승려들이 즐겨 모이는 장소)이라는 표현을 저자는 주로 쓰고 있다. 또, 이전의 가람은 스님들이 설계와 배치를 고려했기 때문에 그 가람에는 스님들의 생각과 의도가 담겨 있다는 점 역시 알 수 있었다.


얼마전 집중호우로 인해 우면산 산사태가 발생한 일이 있었다. 신기한 것은 우면산에 위치한 고찰 대성사의 경우 피해가 없었다고 한다. 이를 두고 불교 신도들은 불심의 힘이라고 하고, 건축 전문가들은 배산임수 등 가람의 입지조건이 주위환경을 고려하여 정해졌기 때문에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한다. 멋, 의미, 기능까지 고려한 스님들의 지혜는 오늘날에 와서도 빛을 발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저자는 이 ‘가람’을 통해 한국 건축만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조각과 건축의 차이는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내부공간을 갖는다는 것이 차이라고 한다. 그러나 한국 전통 건축은 다르다고 한다. 기능적으로 마당과 같은 외부 공간이 내부보다 쓸모가 있기 때문에 한국 건축의 주인은 외부공간이라는 점이다.


또, 주어진 조건이 어려울 수록 명건축이 탄생할 확률이 높아진다며 예로 든 가람의 건축가이자 스님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에 역시 탄복할 수 밖에 없었다.


 

  가장 와닿았던 사례는 바로 화엄사와 해인사였다. 개인적으로 두 곳을 모두 방문한 적이 있었던 터라 생생하게 다가왔다. 대부분의 절에는, 흔히 말하는 중심이 되는 큰 건물로서 눈에 띄는 대웅전이 있다. 하지만 화엄사의 경우 대웅전만한 스케일의 건물이 두채가 ‘ㄱ’자 형태로 배치해있다. 이 책을 보기 전에는 옛날의 화엄사의 권력이나 의의에 대해서 생각하고 말았었다. 하지만 이는 통일신라 말기, 고려 창업 시기에 왕건의 편에 선 해인사와 견훤의 편에 선 화엄사라는 역사적 사건 때문에 벌어진 사건이었다. 왕건의 승리로 인해 화엄사는 어느 정도의 린치를 받을 수 밖에 없었고, 기존에 있던 건물을 부수고 대웅전을 짓는 방법이 있었지만, 그 의의를 고려하여 옆에 지으면서 탑도 지어서 대칭의 구조를 만들어 두었다는 점이었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이게 되는 것 같다.

 

  다만 아쉬운 점을 꼽자면, 저자가 먼저 글을 쓰고 사진작가가 후에 사진을 촬영해서 합치는 작업을 했기 때문에 건축적인 지식이 없는 독자로서는 저자가 설명하는 것이 사진에 나온 풍경의 어디에 해당하는지 쉽게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픽적인 친절한 배려가 조금만 더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점이다. 그래도 사진작가이신 스님께서 촬영해 두신 사진 한컷 한 컷을 봄으로서 왠지 모르게 '정화'되는 느낌을 느낀다는 것 자체로도 큰 소득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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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부탁해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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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의 전작들에서 약동하는 캐릭터들을 보면서 묘한 감성코드에 매료되었기에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조금 읽다보니 느낀 것은 "어랏? 산문집이네"

 

<야구를 부탁해>는 에세이라기 보다는 하루하루 관전기와 체험기에 가까운 산문집이다. 야구와 맥주만 있으면 행복하다는 오쿠다 히데오는 출판사의 꾐에 빠져(?) 베이징 올림픽 야구 경기 관전기를 쓰기로 하고, '호시노 재팬'이 올림픽 출전이라든지, 지역 연고의 야구팀(라쿠텐)의 경기라든지, 락 페스티벌이라든지 하는 등의 체험기를 담고 있다.  거기다가 추위를 이겨내며 야구를 관람할 때 1회를 더보고 갈까 고민하는 장면이라든지, 5회까지보고 출판사 직원에게 그만 가자고 했을 때, 직원의 환해지는 표정이라든지 하는 부분에서는 묘한 웃음을 짓게해주는 오쿠다 히데오표 매력 역시 묻어나 있었다.  

 

 

우선 눈에 들어온 것은 일본 야구에 대한 설명들.. 그냥 이건 한국이라서 그래라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해준 것은 야구팀 이름이었다. 한동안 NC소프트가 야구단을 창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팀이름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와 제의가 있었다. 하지만 그 때까지도 왜 롯데 자이언츠, 삼성 라이온즈 등의 기업이름+심볼동물이 붙는 것에 대해 크게 이상하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세인트 루이스 카디널스 같은 지역명+동물이름에 노출되어서 일까? 그렇게 생각해보면 보스턴 레드삭스 등의 특이한 것도 있고, 뜻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LA 다저스 같은 팀도 있다. 이에 대해야구광 오쿠다 히데오 답게 기업의 상업적 마인드냐 순수한 지역연고의 야구사랑이냐의 차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야구광이다 아니다의 차이라기 보다는 그만큼 사고하는 범위가 넓다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 야구팬임을 자신있게 말하는 나의 사고범위에 대해 알게끔 해주기도 했다.

또 후지 락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데 있어 술술 나오는 올드락 스탠더드 넘버에 대해 이야기할 때 역시 락음악팬을 자처하는 나의 얇은 지식 수준이 창피하게 해주기도 했다.

 

59년생 저자의 한국나이는 53세! 아직도 약동하는 젊은피가 흐른다는 점에서 보기 좋았고, 나도 그렇게 철없는(?) 귀여운 아저씨가 되가길 소망한다. 단, 이 책을 보는 분들에게 있어 한국 여자분이라면 조금은 피하는 게 어떨까 하는 팁도 마지막으로 남긴다. 한국 여자분들은 야구, 락음악 등을 좋아하지 않다는 나의 고정관념이 맞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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