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이 - 경직된 세상을 향하여 똥침 한 방!!
올댓스토리 지음, 나란히 그림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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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기대했던 것은 이 책의 내용보다는 형식에 대한 것이었다.

 

웹툰이라는 것은 만화책과 달리 스크롤 다운 방식으로 읽게 되다 보니 표현의 자유와 그 자유 만큼 다양한 기법을 선보일 책임 역시 주어진다. 반면 만화책은 턴 레프트 투 라이트 방식 이다 보니 기존 책읽는 방법과 동일한 만큼 기존의 독자들에게 친숙하다.

 

문제는 그 읽는 방법의 차이가 많은 표현과 기법의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작지만 아주 큰.

 

그런데 이 책은 그 스크롤 다운 방식의 웹툰을 책으로 엮어 다시 턴 레프트 투 라이트 방식으로 엮었다는 점에서 궁금했다.

 

결론은 조금은 답답하지 않았나 싶다. 스크롤 다운 방식이 위에서 아래로 쭉쭉 내려가면서 서사에 빠져들게끔 하는 반면 한 쪽을 주욱 읽어내려가다가 다른 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다시 책장을 넘긴다는 게 왠지 모르게 만화도 웹툰도 아닌 것 같아 가독성을 떨어뜨리는 듯한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책들이 많이 쏟아짐에 따라 이 역시 익숙한 방식이 된다면 재고해 봐야할 것이고, 보다 젊은 세대의 사람들은 그다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내용은 좋았다. 명랑만화라고 해야할까? 타깃 연령층과 상관없이 공감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이야기였고, 생활 속에 밀착한 이야기여서 좋았다. 중간중간 미션을 두고 자신을 거울삼아 이것저것 투영해 볼 수 있게끔 지면을 배려한 것 역시 좋았다. 생활 속 소소하게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인만큼, 심심이의 활약으로 변해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기대되면서 동시에 영화 마스크나 턱시도 같은 기존의 콘텐츠와 어떻게 차별화할지 걱정도 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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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리즘 - 나는 미혼이 아니다 나는 싱글 벙글이다
벨라 드파울로 지음, 박준형 옮김 / 슈냐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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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서 ‘결혼’에 대해 간혹 극단적인 주장을 어른들로부터 듣곤 한다. 같은 나라, 같은 민족, 같은 시기가 맞는가 싶을 정도로 대조적인 어르신들의 사고방식... 즉, 결혼을 최대한 빨리 하라는 주장과 최대한 늦게 하라는 주장말이다.

먼저 전자의 경우 은퇴가 빨라짐에 따라 축의금이 일종의 덕을 쌓은 품앗이의 거두워들임의 하나이다 보니, 특히 가장이 현업에 있을 때 그래서 지인들에 대한 영향력이 조금이라도 있을 때, 그리고 보다 집안의 면이 설 수 있는 화환이 하나라도 더 올 수 있을 때 결혼을 시키려는 부모이자 남자로서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후자의 경우, 결혼 빨리 해봤자 처자식(혹은 남편자식) 먹여 살리느라 고생하는 게 안타깝다는 부모의 마음, 그리고 나이의 무게가 아닌 자신의 행복이 우선이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자율적으로 결혼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단순하게 나누어 본다면, 이 사이에는 신기하게도 ‘집안’과 ‘개인’의 가치가 극명하게 나뉘는 건 아닌가 싶다. 과연 삶의 중심에 어느 것이 보다 더 우선순위인 것인가 하는 점!

그래서 ‘미국인 저자가 그린 싱글라이프’ 에 있어 보다 ‘싱글라이프’ 자체에 눈길이 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저자의 주장을 펴는 방식에서 기분이 상했던 게 사실이다. 미국에서도 역시 나이가 찬 미혼은 역시나 홀대 받는 듯, 같은 통계로 싱글의 부정적인 측면을 그린 주장을 통계로서 조목조목 반박하는 것 같아, 오히려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듯 했기 때문이다. 좀 더 쿨하게 ‘나 싱글이야.. 그래서 어쩔 건데.. 니들이 싱글라이프의 좋은 점을 알기나 해’라는 마음가짐을 기대했던 건 과연 나뿐이었을까? 산뜻한 주제 접근이 아닌 진지한 어조가 왠지 부담스럽게만 느껴진다. 미혼과 기혼 중 한 쪽의 일방적인 승리는 없는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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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의 기술 - 권력보다 강력한 은밀하고 우아한 힘
로버트 그린 지음, 강미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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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전쟁의 기술>, <권력의 법칙>에 이은 3부작의 완결판이다. 사랑과 정치, 그리고 비즈니스와 전쟁에 있어 이기는 방법을 ‘유혹’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연애 관련 서적으로 오인하면 절대 안된다. 이 책의 두께에서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이 그런 낮은 수로 풀어낸 책이 아니다. 집대성이라는 말에 걸맞는 책이다.

 

이 책에서 내세우는 상대방을 이기기 위한 유혹을 위해서 크게 두 가지를 알아야 한다. 먼저 자신의 매력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그 다음 목표물에 대해 알아야 하는 것이다. 너무나도 쉬운 것 같지만 사람들은 상대방 혹은 목표물에 대해서는 꾸준히 탐구하지만 자신의 매력 혹은 자기 자신 자체에 대해서 아는 데에는 무심하다.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많은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그렇다. 많은 열정적인 도전자들이 자신의 매력을 모른 채 잘하려고만 한다. What과 how가 있다면 분명 what이 더 중요한 것은 당연한데, what을 모른 채 how에 집중하다 보니 결국 pass냐 fail이냐에 급급하게 되는 것 같다. 결국 사람의 눈과 기준은 똑 같은 것인데, 누가 pass하고 누가 fail하느냐에 연연하기 보단 자신은 어떤 상황에서도 pass할 수 있는 자신의 매력을 먼저 아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

 

문득 <슈퍼스타 K>의 심사를 맡았던 싸이의 말이 떠오른다. “누가 뭐라 하든 딴따라는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면 미친 척하고 하는 게 중요하다. 이 오디션이 뭐라고, 이 딴게 뭐가 중요한데. 우리 심사하는 사람들이 잘못 봤을 수도 있는 거잖아요.”

 

하나의 기회가 아쉬운 이들에게는 어떻게 들릴지 모르고, 그 당사자가 되어 보지 않는다면 그 입장을 100% 공감하기 어려운 것일텐데 막말하는 것 같지만, 인생을 쬐끔 살아보니 그렇다.

 

본문에는 이런 글귀가 있다.

“어떤 경우에도 즉흥적인 유혹은 시도하지 말기 바란다. 성급하게 끝장을 보려는 태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그것은 유혹이라기보다는 이기적인 욕구의 발산에 지나지 않는다.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유혹의과정을 밟아 나간다면 상대의 경계심을 무너뜨리고 사랑에 빠지게 만들 수 있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그 조건을 맞춘다는 것은 어렵다. 결국은 내가 누구냐인 것. 내가 어떤 매력을 갖고 있느냐 하는 것. 그 사례를 짚어보면서 저자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결국 이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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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시간 - 박경리 시집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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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가가 털어놓은 시를 대하고 있자니, 마치 삶을 성찰한 스님의 말씀을 듣는 듯 하다. 박경리의 시는 인기 시인들의 작품처럼 아름답거나 화려 하진 않지만 소박하고 진솔하다.대하소설 <토지>를 쓸 때 작가로서의 한계를 넘어, 한 평생을 작가로 살다간 인간의 한계 순간순간마다 단순한 어조로 털어놓는 그 진술한 이야기가 나에게 전해져 여운을 남겨준다.

 

하지만 그 서평을 미처 하나하나 글로서 적기에는 쉽지가 않다. 향기라는 것은 냄새처럼 이것저것 비유를 하면서 그것을 설명할 수 있겠지만, 삶의 향기는 그렇게 풀어내기가 무척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지 이렇게 대작가의 커다란 기운을 주제 넘게 몇 자 적는 것 자체가 막막하게만 느껴진다.

 

그래서 솔직히 말하자면, 책콩까페가 정해놓은 글자수 제한이 조금은 서운하다. 도대체 시를 읽고 어떻게 그 평을 남겨야 할 것인지 도통 모르겠으니 말이다. 그냥 흰 종이에 새겨진 잉크라 할지라도 그 chemistry가 다른 것인데…

 

답답한 마음에 문학평론가 강창민님이 남긴 해설을 들여다 본다. 제목이 ‘박경리 시의‘알아차림’ 또는 ‘자유’’란다. 하지만 2-3번 읽어보아도 그 내용을 알겠지만, 나의 문학적 부족함 때문인지 지적수준 함량미달인지 내 속의 서평을 써내기가 쉽지가 않다.

 

그렇게 산통을 느끼다가 문득 고등학교 시절 언어영역 ‘시’ 관련 문제를 풀 때가 기억이 났다. ‘시’란 느끼는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는데, 그 속의 의미를 형이하학적으로 도식화하여 이건 이런 것이고, 저건 저런 것이라며 문제 답맞추는 그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형이상학적인 것을 뿜어내는 시의 화학작용을 형이하학적으로 도식화한다는 그 교육의 어처구니 없음을 말이다.

 

흠.. 그렇다고 가만 생각해보니 서평의 기회를 주신 출판사와 책콩까페에 유감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저 ‘시’자체에 대해 어느 정도 장벽이 쌓게 해버린 이 시대 교육의 문제가 아니겠는가? 또 오바해서 거기까지 생각이 닿은 내 자신이 조금 우습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서평의 존재 이유는 책의 좋은 면을 부각시켜, 많은 독자들이 양서를 고르는데 도움이 되고 출판사 입장에서는 다음의 양서를 위한 재정적 토대를 다지자는 것 아니겠는가?

 

결론은 좋다. 박완서라는 작가 네임 밸류를 제외하고도 ‘매우 좋다’정도로 해두면 책임회피일까? 하지만 뭐 어쩌고 저쩌고 해도 결론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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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변화한다 - 모옌 자전에세이
모옌 지음, 문현선 옮김 / 생각연구소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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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라디오를 듣는데, 소설가 이승우님이 나오셔서 그런 말씀을 했다.

“소설가는 크게 봤을 때 3가지로 나눌 수가 있는데, 첫째, 세상 폭넓은 경험을 가진 이. 둘째, 문장력이 수려한 이. 셋째, 창의력이 뛰어난 이. 로 구분할 수 있다.”

 

그렇게 본다면 모옌은 “폭넓은 경험을 가진 이”에 해당했다. 이전에 그의 작품 <개구리> 에서 우리나라로 치면, 산아제한정책이라 할 수 있는 1가족 1자녀 출산 정책이 강요되고, 그로 인해 집안의 혈통을 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아들을 못 낳으면 숨어서 아들을 낳고, 마음의 의사와 공무원들은 누가 아이를 가졌다 하면 잡으러 다니고, 그 와중에 목숨을 잃기도 하고 수술 중에 숨을 거두기도 하는 등 시대가 그려낸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슬픈 운명을 짊어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역사의 회오리를 관통한 이가 이런 글을 썼구나 싶었다. 그래서 이번 자전에세이를 보았을 때 다소 건조한 문체였지만, 그가 이런 역사의 회오리 속을 지나오면서 그에겐 이런 삶의 흔적이 남았겠고, 그래서 이 사람이 그런 글을 쓸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필명인 ‘모옌’의 뜻이 ‘입으로 말하지 않는다. 글로만 뜻을 포현할 뿐.’이라는 그가 문화대혁명을 겪으면서 학업을 중단하고 시골 생활을 하다가 공장에서 직공으로 일했으며, 고향을 떠나 군에 입대하여 대학에 간 그 와중에 지식에 대한 목마름, 세상을 통해 롤러코스터처럼 내려갔다 올라갔다 했던 그의 삶의 파고는 단순히 중국의 사회 변화를 겪은 이가 아닌, 중국 그 자체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 작가라 하면 위화 밖에 몰랐던 나에게 열혈팬이 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준 책콩까페와 이 책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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