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독서 - 마음이 바닥에 떨어질 때, 곁에 다가온 문장들
가시라기 히로키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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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띠지부터 인상적이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 나와 함께 울어준 책!”

이는 오랫 동안 불치병으로 연기생활을 놓을 수 밖에 없었던 배우 신동욱이 한 말이기 때문에 더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이 책은 절망에 대한 백서 같은 느낌을 준다. 절망의 종류와 위로의 단계까지 그 스펙트럼이 넓다. 작가가 엄청난 필력으로 독자를 리드하는 것도 아니고, 엄청난 깨달음으로 심쿵하게 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알 수 있는 혹은 모를 수도 있는 범위까지 넓게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쿵을 넘어 심장폭행까지 느껴진다. 아주 부드럽고 스며들 듯이..

 

이런 게 적절한 비유가 되는지 모르겠지만, 염화미소라는 말이 있다. 붓다가 제자들에게 깨달음을 논할 때 이를 깨달은 제자가 미소를 지었고, 그 미소만으로 서로의 마음이 통하는 순간을 이르는 말이다.

중간에 이런 다른 측면으로 유사한 에피소드가 나온다. 마취가 제대로 안되어 수술 중 너무 아팠던 사람이 있었다. 입원 중 같은 병실을 썼으나 현재는 퇴원 후 통원치료를 위해 왔던 다른 환자가 방문해 이 이야기를 듣다가 같이 울었다는 것. 본인 역시 알코올 중독으로 마취제가 잘 듣지 않아서 같은 경험을 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렇듯 공감한다는 것은 아름답고 성스러운 순간이며, 당사자에게는 위로가 시작되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정신상담을 하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에게 이러저러한 힘든 이야기를 할 때, 그 친구는 꾸준히 들어준다. 내가 멈칫하고 망설이는 순간에도 더 말해보라며, 애써 나의 힘겨움을 개워 내기까지 하게 한다. 그 때는 어색하기도 했고, 힘들기도 했다. 나의 힘겨움을 스스로 거울보기를 통해 마주하라니 얼마나 잔인한 요구인가? 그런데 이 책은 그 지점을 친구처럼 말해주는 듯 했다.

즉, 작가는 절망의 순간이 찾아왔을 때, 빨리 넘기려고, 빨리 그 순간을 지나가려고 노력하지 말라고 한다. 천천히, 온전하게 그 절망을 견디며 충분히 슬퍼하고, 충분히 절망하라고 말한다.

 

이 책은 내가 힘들 때 마다 나를 거울보고, 다스리고 나아가 누군가에게 진정한 위로를 해줄 수 있는 좋은 사람이 되게끔 해줄 것 같다. 이 더운 여름밤, 이 책 덕분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이 좋았다. 이 서평을 빌어 저자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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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앓이 - 우리 마음속에는 수많은 감정이 살고 있다
이선이 지음 / 보아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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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책후면에 쓰인 글귀다.

 

그 질문을 읽는 순간 왠지 모르게 착 가라앉으면서, 묘하게 감상에 젖게 되었다.

마음은 어떠하고, 그 마음은 잘 지내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되었다.

 

책은 크게 여섯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제1장 거절감, 제2장 분노감, 제3장 사랑, 제4장 외로움, 제5장 우울감, 제6장 집착으로 나누어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한다.

 

책의 내용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많이 스며있다. 내가 한번쯤은 고민했던 문제들, 아니면 내 지인들이 겪거나 고민해봤던 그런 이야기들 말이다.

 

그래서일까? 그렇게 진지하게 책장을 읽어 내려가다가 크게 6개의 감정으로 나눠 사례들을 나눠, 그 사례들이 너무나도 와닿고, 그 내담자들이 나와 유사한 점이 많을 때를 넘어 거의 동일할 때 느꼈다.

“내 마음은 안녕하지 못하구나.”

 

가장 와닿았던 것은 분노감 중 “우리 내면의 지킬과 하이드편”이었다. 선과 악을 분리하는 연구를 몰입하다가 본인이 악에 지배된다는 지킬과 하이드는 이미 뮤지컬로 유명하다. 이를 정신분석학적 관점으로 보면 프로이트가 말한 자아와 무의식과의 갈등에 대해 묘사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무의식에 지배당한 자아인 내담자는 결국 자살 충동을 겪게 되고 이에 대해 그가 그 답게, 그 억눌린 자아가 그 자아 그대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는 것이 바로 치료방법이었다.

 

우리 나라의 기본 도덕은 ‘효’가 될 것이다. 이것 때문에 오히려 부모 자식간의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이를 위해 노력하다가 결국 자아가 무의식에 잡아먹히는 사태가 발생하고야 마는데, 그 중심에는 또 부모 자식간의 ‘사랑’이 문제가 되어 버리기에 이런 문제는 주위를 둘러보면 누구나 조금씩은 겪게 되는 일이 아닌가 싶다.

 

이 책 마음앓이네는 수많은감정이 살고있는 마음을 이야기하는 책인만큼, 책속에서는 역시나 많은 감정의 아픔으로 치유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들을 통해 마음앓이에 대한 이야기를 간접경험을 할수있었고 더불어 나또한 내가 가진 마음앓이에 대해 한번더 생각해보게끔 한책이었다

 

그리고 행복한 마음을 가지고 나 답게 살고자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 아닐까 싶다. 삶의 한가운데에서 중간중간 이 책에 기대어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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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뉴욕을 찍다 - 유별난 도시 뉴욕을 읽는 필모그래피 273
박용민 지음 / 헤이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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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이자 열혈 영화팬인 저자가 영화 273편으로 뉴욕의 구석구석을 소개하며 영화의 배경이 되는 지역의 특성을 담아낸 책이다. 단순히 영화 로케이션 현장을 소개하는 관광 가이드북이 아니라, 배경이 된 지역에 대한 과거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역사, 문화, 생활상 등에 이르기까지전반에 걸쳐 설명하며, 적절하게 영화의 맥락과 결부시키고 있는 책이다. 그래서 영화로 보는 뉴욕 도시 인문학 서적 같다는 느낌이 든다.


미국의 영화도시로서 LA, NY가 유명한 것을 알았지만, LA는 할리우드 때문이라면 NY는 왜 그런지 이유를 잘 알지 못했다. 또 산업과 더불어 필름 스쿨도 LA에는 UCLA가 있다면, NY에는 NYU가 있지만 왜 그러한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이는 역사와 문화가 결부되어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하나씩 알아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양한 인간/사회문제들이 곧 소재가 되고 이는 각각의 예술로 표현되었으며, 나아가 그 종합예술이 바로 ‘영화’였던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르기까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뉴욕은 1790년 이래 수도로서의 지위는 상실했으나, 가장 미국적이지 않기 때문에 미국을 대표하는 도시라고 한다. 이는 역사상 뉴욕에 거주하여 뿌리내린 다양한 집단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가난/핍박에서 벗어나려는 이주민, 자기만의 왕국을 꿈꾸는 갱단, 새로운 스타일을 추구하는 예술가, 대박을 꿈꾸는 PD, 스타를 꿈꾸는 연예인, 떼돈을 벌려는 월스트리트 금융전문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당연히 존재하는 것들은 다양한 인종과 집단의 ‘욕망’이 아닐까?


또 뉴욕이 뉴욕 스테이트와 뉴욕시로 구분할 수 있는데, 바로 이 뉴욕시는 맨하탄, 브롱크스, 퀸스, 브루클린, 스태튼 아일랜드 이렇게 5개의 구로 구분되어 각각 다른 성격을 띈 ‘구(boroughs)’로서 자신의 개성을 뽐내고 있기 때문에 문화적 전통과 융성이 함께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사실 미국영화하면 자본주의라는 색채가 깃들어 영화상품으로 받아들여지곤 했다. 재미있고, 볼거리 많지만 왠지 삶의 깊은 저면을 담아내기에는 조금 한계까 있다고 생각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내 인생의 영화를 꼽자면 유럽영화였고, 그래서 유럽에 갔을 때 많은 문화적 자극을 받았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뉴욕을 꼭 가봐야 할 것 같다. 그동안의 색안경을 벗고, 미국 그중에서도 특히 뉴욕을. 한손에는 이 책과 커버인 지도를 가지고.


마지막으로 저자의 영화와 뉴욕에 대한 사랑 덕분에 이 책을 읽는 내내 기뻤고, 고마웠고, 그 열정에 자극 받았음을 전하고 싶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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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에세이하다 - 설렘, 끌림. 달콤한 여행
전윤탁 지음 / 알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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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

여행을 간다는 것은 타지에 스스로 혼자가 된다는 것일 것이다. 이 때문일까? 여행을 가면 참 신기한 공통된 경험들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여행자가 곧 수도자가 된다는 것...

그리고 밖을 보러 갔는데, 안을 보게 된다는 것...


여행을 가면 왠지 모르게 시상이 떠올라 싯구를 떠올리게 된다거나, 경험을 비추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거나, 순간 찰나의 순간을 문장으로 황홀한 경험을 포착해 내는 경험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이 책은 저자가 그런 순간순간의 내용들을 에세이로 묶어낸 책이다. 여행의 떠나기 전 설렘 그리고 각각의 장소에 대한 끌림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예를 들면 피렌체의 작은 카페에서 마신 쌉싸름한 커피 한잔의 여유.. 노트르담 성당 앞에서 사진을 찍었던 친구의 모습,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첼시의 우승을 직접 목격하고, 국적을 불문한 첼시팀 팬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 등 고스란히 감정을 잘 담아내고 있다.


설렘은 곧 익숙함이 될 것이고 익숙함에 길들이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점점 더뎌지고 무뎌질 것이므로 조금씩 익숙해지기로 했다는 말은 무척 인상적이다. 아무래도 낯선 곳으로 떠나는 여행의 감정곡선이 설렘에서 끌림으로, 끌림에서 익숙함으로, 익숙함에서 한편의 피로감으로 이어지는 게 일반적인 수순이기 때문에 저자의 이런 표현은 참 예쁘다. 또 그 여행지에서 얻은 기분을 고스란히 현실로 가져와 일상에서도 누리겠다는 다짐 역시 참 다부진 마음이다.


이번 책이 주로 유럽 여행지 코스를 따라 간 것이라면,

다음 책에서 저자의 다른 낯선 도시, 낯선 에세이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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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계이름 - 말이 닿지 못한 감정에 관하여
이음 지음, 이규태 그림 / 쌤앤파커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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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당신의 계이름

◆지은이 : 이음

◆출판사 : 쌤앤파커스

◆리뷰/서평내용 :


 

이 책은 글쓰기 어플리케이션 ‘카카오 브런치’의 3회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한다. 자기만의 사연을 꽁꽁 숨겨놓은 사람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말로 그들의 삶을 이해해보려 했던 따스하고 가슴 벅찬 이야기들이 선물처럼 차곡차곡 담겨 있다.


 

난 책장을 넘기며 아래의 단어들이 계속 생각이 났다.

 

상처.. 용기.. 노력.. 건강한 정신..

일상.. 섬세함.. 사랑..


 

자신의 과거(상처일 수도 있다)를 고스란히 고백하는 건 용기가 필요한 일이고, 그 용기를 실천으로 옮길 때까지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또 이렇게 자신을 3인칭화하고, 보다 객관적이고도 한쪽 감정에 치우치지 않은 시선은 건강한 정신의 증명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또, 일상의 작은 일들을 하나씩 개어내고, 이를 상대방의 마음까지 고스란히 살펴가며 그 때 했던 행동과 이해했던 행동.. 그리고 내뱉었던 말들과 차마 내뱉지 못했던 말들.. 이것들을 통해 섬세함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던 작가의 문장에는 사랑이 듬뿍 베어나오기도 했다.


 

그래서 일까?

저자가 한편으로는 무척 부러웠다. 보통 상처가 생기면, 용기를 내기고, 이를 개어내기도, 정면으로 응시하는 것 조차 무척 어렵다. 그래서 이를 쉽게 지나치거나 무시하고 만다. 상처가 곪아 자신을 얼마나 망가뜨리는지 아는지 모르는지 말이다. 그래서 그런 건강한 멘탈이 무척이나 부러웠다. 혹자는 저자의 섬세함 때문에 이를 연약하게 볼지 모르지만, 건강한 멘탈이라 느껴지는 내 시선에서는 이를 연약이 아닌 유연이라고 칭하고 싶었다.


 

“타인의 아픔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글을 읽고 내 주변을 다시 한 번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장점은 바로 타인의 마음을 읽어주는 공감능력일 것이다. 사회 생활을 하다보면, 적잖이 타인에게 상처주고, 본의 아니게 이를 나몰라라 하게 된다. 그렇게 상처를 주곤 했던 괘씸한 나인데, 반대로 누군가 나의 이런 입장을 알아주면 감동이다. 그렇다면 상처를 받은 사람의 마음을 알아준다면 엄청난 감동이 될 것이다.


 

우리는 살다보면, 한 때는 상처를 주었다가 다른 한 때는 상처를 받는다. 또 동시에 상처를 주고 받는다. 어쩌면 인간의 숙명인 이러한 입장과 순간순간 그 마음을 알아주는 저자의 보석 같은 문장들 감동 그 자체였다.


 

마지막 책을 덮으니, 내용에 나왔던 ‘뽈 차러 갔다올게~’ 하는 대사와 함께 여운이 남는다. 나도 이제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는 때가 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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