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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그 삶과 음악 ㅣ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1
제러미 시프먼 지음, 임선근 옮김 / 포노(PHONO) / 2010년 1월
평점 :
외재적으로 이 책의 구성을 보자면, 공을 들인 흔적이 군데군데 보인다. 그래서 저자는 서문에 이 책의 구성에 대해 궁리한 흔적을 남겨 놓았다. 일반 독자들에게 보다 생애 이야기와 음악 이야기를 잘 전달하기 위해 8장이라는 섹션을 두어 flow를 만들었고, 2 : 1 정도로 비율을 정했으며, 전문 용어들은 따로 용어집에서 풀어 설명하였다. 또, 음악과의 전기에서 생애와 작품을 양분해서 다루는 방법을 택하지 않고, 음악만을 벼로의 장에서 ‘간주곡’ 형식으로 사이사이에 끼어 넣었다. 더불어 독자들이 음악 이야기만을 원한다면 생애 이야기만을 끝까지 읽지 않고도 앞으로 되돌아가 음악 이야기를 읽어도 되게끔 해놓았다. 많은 전기 작가들이 실패한 방식인 상상에 의한 장면 설정을 피하는 대신 그 대안으로 가능한 대목에서는 당사자들을 내세워 그들 자신의 표현으로 이야기를 전달하게 만듦으로서 주관적인 ‘해석’을 거듭한 것보다도 그 시대 상황을 보다 풍부하고 흥미진진하게 묘사할 수 있었다. 이렇게 외재적인 부분에 대한 설명을 미리 해두는 것은 이유가 있다. 바로 그만큼 모차르트의 삶이 “드라마틱”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어보기 전까지 모차르가 이토록 "드라마틱'한 세상에서 '드라마틱한" 생애를 살았는지 몰랐다.
모차르트의 시대는 그의 음악 세계의 완벽한 질서, 충만한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점에서 아이러니하다. 그가 태어난 해는 ‘7년 전쟁’에서 많은 유혈 사태가 일어났고, 여러 세대에 걸쳐 유지되어 오던 사회적 차별과 정치적 계급 질서에 이의를 제기했고, 그 결과 지배자와 피지배자 사이를 갈라놓았던 부와 권력의 구조가 무너지기 시작했으며, 모차르트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교회와 국가와의 관계에도 긴장감이 감돌았다. 난세가 영웅을 만든다고 했던가? 신성로마제국을 공동통치했던 황후 마리아 테레지아의 개혁과 그의 아들 요제프 2세가 시도한 개혁이 서로 달라 세대를 걸쳐 나라가 흔들려야만 했던 것이다. 마리아 테레지아가 시작한 개혁이 전적으로 정치적인 편의에 의한 것이었다면, 요제프 2세의 개혁은 이상주의라 할 적으로 평등주의를 주창하여 기존의 헤게모니를 갖고 있던 권력층으로부터 반발에 부딪혔다.
모차르트는 이러한 상황에서 푸른 미래를 꿈꿨을 것이다. 당시의 음악가의 지위라고는 영화 <왕의 남자>의 광대처럼, 방랑 악사로서는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었고, 귀족의 궁정에서나 성직자의 궁정에서 하인으로 분류되어 생활하는 게 그나마 안정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러한 왕의 평등주의는 모차르트와 그를 신동이라는 꼬리표를 달아 부귀영화를 기대했던 그의 아버지에게는 푸른 꿈을 꿀 수 밖에 없었던 시절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요세프 2세의 대부분의 용감한 개혁실험은 불발에 그쳤고, 이는 토지를 소유한 귀족들이 부와 권력을 한꺼번에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처음부터 예견할 수 있는 일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788년 터키와의 전쟁으로 세금과 군비가 증가하고, 1789년에 잃어난 프랑스 혁명과 당시 프랑스 여왕이었던 요제프의 여동생 마리 앙투아네트의 처형까지 시행되자 요제프 2세가 세운 거의 모든 계몽주의적 법안들이 폐기되었고, 실패로 귀결되었다. 그러자 지성과 예술적 자유의 보루였던 빈은 한 순간에 그림자가 드리워졌고, 모든 예술가와 지식인, 학자들의 입지는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결국 48세로 요제프가 세상을 뜨고, 그의 개혁은 폐기처분되었으며 그로부터 2년이 채 못 되어 모차르트는 35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천하의 인물도 난세 앞에 영웅으로 우뚝 솟았지만, 난세 앞에 결국은 어쩔 수 없는 시대의 운명이라는 건 역사가 증명하는 우리 사회가 아닌가 싶어 마음이 무거웠다.
이렇듯,이 책은 난세 속에서 신화를 꿈꾼 음악가의 생애와 음악 이야기이다. CD와 함께 모차르트를 되짚어본 이 책은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나는 가수다” 등의 음악프로와 “오디션”프로그램과 겹쳐져 묘하게 다가온다. 난세가 영웅을 만들지만, 난세가 결국 그 영웅을 잃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연 현재가 난세인가? 그렇다면 오늘날의 영웅은? 오늘날의 뮤지션은? ...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