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가방 - 여자의 방보다 더 은밀한 그곳
장 클로드 카프만 지음, 김희진 옮김 / 시공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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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자의 방보다 더 은밀한 그곳이 바로 여자의 가방임을 밝히는 이 책의 책 표지 문구는 꽤나 매혹적이다.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여자친구의 가방을 신기해 하며(혹은 신기해 하지 않았더라도 멋진 남자친구인양 가방을 들어주다가 묵직한 무게를 느끼고는 새삼스럽게 의아해 하며) 그 안의 무엇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여자친구의 큰 잘못과 치자면서 그 절호의 찬스를 그 안을 뒤져보는 집요함으로 날린 적도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겨 있는 잡동사니들을 발견한 이후의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의 허탈감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이 책의 컨셉만으로도 손에 잡게되지 않을까 싶다.

여자의 가방도대체 뭘까?

이에 대해 저자는 여자의 또다른 자아라고 설명한다. ‘이라는 퍼즐을 완성시키는 한 조각, 추억의 상자이기도 하기에 여자들은 가방을 잃어버리면 자신의 일부를 잃었다고 느낀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남자인 나에겐 그다지 와닿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인들에게 이 책을 들키게 되었고, 그들 역시 관심을 갖게 되었고, 대화를 나누다가 여자인 그들도 친구의 가방 속에 대해 궁금해하면서도 차마 훔쳐보지 못한 금역의 구역임을 알고 정말 신선했다. 그리고 저자의 의견과 달리 지저분해서 보여주지 않으려는 점을 발견하기도 했으며, 가방 안에는 솔직한 자신의 모든 것이 드러나 있는, 너무 솔직해서 자신조차도 조금은 받아들이기 힘든 면도 흔적으로 남는다는 점에서 일기장같은 것이라는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솔직히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남자에게 있어서 여자의 가방이라는 진정한 의미를 알기엔 조금 어려운 것 같다. 구두의 경우, 남자들의 나이키 조던시리즈 애호 정도로 생각할 수 있으나, 가방의 경우 대칭점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런 예가 적절할지는 모르겠으나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기에 적어본다. 한국의 을 외국어로 설명할 때 외국인들이 생각보다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그들에게 해당하는 개념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개념 자체에 있어 대칭점이 없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렵고, 그렇기 때문에 궁금증을 자아내는 게 여자의 가방을 보는 남자의 시점이라면 정리가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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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아이를 갖는가?
크리스틴 오버롤 지음, 정명진 옮김 / 부글북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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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너무나도 머나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미 결혼할 나이라는 주위 시선들과 아이를 낳고 결혼한 커플들을 보면서 이제는 내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며,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아이가 생겨서 얻는 삶의 의미에 대해 새삼 놀라곤 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의 서평단에 겁 없이 신청했다.

저자는 책의 표지에 나타나 있듯,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아이와의 관계를 창조하고 새로운 가능성의 세계를 열고 그리하여 당신 자신을 다시 창조하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아이를 갖는다는 의미를 밝히고 있다.

그리고 페미니스트적인 관점으로서 아이를 낳는 것은 여자에게 있어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그리고 아이를 가질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할 때 작용하는 도덕원리를 탐구한다. 다시 말해 출산을 결정하는 선택은 생물학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윤리적인 차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즉, 아이를 낳는 것이 여자의 의무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굉장히 폭력적인 것일 수 있으며, “왜 아이를 안 갖냐”고 묻는 질문이 실례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아이를 갖기로 선택하는 가장 훌륭한 이유는 자식과의 관계형성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여성들이 아이를 갖는 이유는 대부분 파트너를 만족시키거나 붙잡아 두기 위해, 어머니로서의 미래에 충실하기 위해, 아이를 사랑하고 아이로부터 사랑을 받기 위해, 자신의 여성다움과 성인으로서의 성숙을 확인하기 위해, 자신의 삶에서 존재론적 의미와 실현을 이루기 위해서 등의 이유가 존재한다고 밝히고 있다. 반면 여성들이 아이를 갖지 않을 이유로는 대부분 결과론적이라고 말한다.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여전히 사회적 약점으로 작용하는 문화권에서 아이를 갖는 것이 여성에게 억압적인 결과를 주는 경우, 태어날 아이가 심각한 빈곤이나 억압적이거나 위험한 환경에 처하게 되거나 전쟁에 노출되거나 생명을 위협할 환경적 위험을 처하게 될 경우이라고 말이다. 어쩌면 난 지극히 남성중심적인 시각에서 출산을 바라보았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를 낳는다는 것을 둘러싼 수많은 이유를 알고 아연질색할 수 밖에 없었다. 상상의 영역에서 완전히 벗어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아이를 갖기로 한 결정은 단순히 나의 2세를 갖기로 하는 선택이기보다는 "한 아이를 키우고 또 그 아이가 장래 사회에서 최소한 한 사람의 독립적인 성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을 제대로 시키겠다는, 엄청나게 긴 세월과 많은 것이 요구되는 임무를 떠맡겠다는 결정"이라고 말한 저자의 생각, 그리고 이는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전 인류적인 이야기 이며 인류의 생존에 대한 이야기라면서 거시적인 관점까지 시야를 넓혀준 이 책을 읽고 나니 왠지 조금은 어른이 되는 느낌이 든다. 왠지.. 결국은 잠시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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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거북이들에게 - 열심히만 살아서는 안 되는 충격적인 이유
로버트 링거 지음, 최송아 옮김 / 예문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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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는 그런 경영 방침이 있다고 한다. “만약 다른 팀에 가서 우리 팀에게 강적이 될 수 있는 선수라면, 우리의 벤치에 앉히더라도 스카웃하라!”

이 책에서 말하는 “이기적으로 살 것! 현실적으로 살 것!”의 슬로건과 맞는 것 같다.

 

책 후기를 한문장으로 말하자면 “역시 세스 고딘의 평 ‘가장 악랄한 자기계발서’ 답다”라고나 할까?

 

오랜 시간 쉬지 않고 죽어라 열심히 일하는 것이 당신의 목표라면 늙음이라는 말에 울컥했다. 내 아버지의 세대, 그 아버지의 아버지 세대가 그렇지 아니했는가? 농업이 주류였던 그 시절, 몸이 부서져라 일해 번 쌈짓돈으로 자녀를 대학에 보낸 할아버지.. 그리고 그 할아버지 덕분에 산업화 과정에서 몸이 부서져라 일한 아버지.. 그러곤 자녀들에게 세상은 정글이고, 온실 속의 화초처럼 커서는 안된다고 가르친다. 그리고 희망을 주는 이들과 글귀 등에 기대어, 혹은 술에 기대어 비애감을 희석시키고자 한다. 어디선가 많이 들은 스토리 아닌가?

 

저자는 이 모든 것이 거북이들의 좀 더 넓게 보지 못한 교훈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신선한 충격이다. 긍정적 사고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성공에 의한 준비가 다 되었을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 진정한 긍정적인 사고방식이라고 직언한다.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 것 가지고는 성공할 수 없고, 이상적인 생각보다는 이성적인 생각에 현실감각으로 무장하여 강하게 살라고 말하고 있다.

반면 영화 속 캐릭터 분석처럼 이런 재미있는 부분도 있어 다음과 같이 남긴다.

 

“착하지만 나쁜 놈 : 미안해 하면서 빼앗는 타입”,

“노골적으로 나쁜 놈 : 대놓고 빼앗는 타입”,

“음흉하게 나쁜 놈 : 관심 없는 척 빼앗는 타입”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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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연습 - 서른이 넘으면 자기 마음에 책임을 져야 한다
황상민 지음 / 생각연구소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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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 sbs <힐링캠프>에 김정운 편이 방영되었다. 진행자 중 한 명인 개그맨 이경규가 김교수에게 묻는다. 자식교육은 어떻게 시키느냐고. 김교수는 “주체적으로 살아라”라고 가르친다고 한다. 근거인 즉슨, 현재 평균 수명이 100살인 세상이고, 그 반 밖에 살지 않은 본인이 인생에 대해 얼마나 안 다고 가르칠 것이며, 자녀들은 평균 수명이 120살인 세상을 어떻게 알겠느냐고..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데,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 근거는 도대체 무엇이냐고 되묻는다. 또 흔히 최고의 직업이라 손꼽히는 ‘사’자 직업들이 행복하냐고.. 검사는 의심병을 직업병으로 삼고 있고, 의사는 하루 종일 피를 보느라 스트레스가 굉장한데, 과연 그것이 행복한 직업이라고 생각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 다시 말하자면, “변화무쌍한 세상 앞에 주체적으로 살아라”가 그 주제가 될 듯 싶다.

책의 서평을 몇자 적기 전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책의 주제와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의 안내글에서 무얼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고,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밥벌이에 발목을 붙잡히기 일쑤인 젊은이들의 딜레마를 이야기 한다. 그래서 별수 없이 가장 실패하지 않을 만한 길을 택해 반쯤은 하고 싶고, 또 반쯤은 절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며 살아간다. 그래도 반쯤은 하고 싶은 일이니까 절반의 행복, 절반의 성공은 얻은 셈이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한다. 엉거주춤하게 무난한 삶을 선택하는 순간 만족은 저 멀리 도망가고 만다는 것이다. 이 불편한 진실 앞에 지금까지 외면하고 모른 척해온 나를 제대로 만나야 문제가 풀린다면서 얽혀있는 고민들을 풀어야 괴로움이 없어지고 행복을 맛볼 수 있다며 책을 전개해 나간다.

그리고 MBC 라디오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의 ‘NO 상담’을 맡아 사례들을 예로 들면서 젊은이들을 비롯한 이 시대의 사람들이 공통으로 겪는 고민들에 대해서 하나씩 상담 겸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착한 것이 병인 사람에게는 착함의 정의를 다시 내려주는 등 마치 KBS <개그콘서트>의 ‘애정남 우효종’을 연상케 하는 등 인생의 선배로서 조언하듯 하나하나 짚어주기 시작한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독자들의 실천과 상황의 차이에 달려있겠지만, 그 모든 것들이 결국 험한 세상에 ‘주체적으로 살아라’는 교훈과 맞닿아 있어, 많은 이들에게 추천해줄만 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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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분 인생 - 진짜 나답게 살기 위한 우석훈의 액션大로망
우석훈 지음 / 상상너머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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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 모두 외롭고, 모두 불신하고, 때때로 과잉적으로 열광에 빠져들기도 한다. 그러나 돌아보면 여전히 삶은 구질구질하고, 자신의 삶에 만족하기가 어렵교, 내가 도대체 뭐 하는 걸까, 그런 의문이 들기 마련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마흔 살을 넘겼는데 이제 나도 벌써 40대 중반, 한 가지 배운 것은 있다. 마흔을 지칭하는 불혹이라는 말은, 흔들림이 없다는 게 아니라, 문자 그대로 '혹시는 없다', 즉 이미 너무 많은 것들이 결정되어버렸다는 의미가 아닐까? 아직도 모르는 뭔가가 문득 튀어나와서 신데렐라 같은 스토리가 벌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너도 알고 나도 알고, 그런 삶이 마흔이라고 했던 것 아닐까? p18

 

마흔이라는 불혹의 나이를 문자 그대로 '혹시는 없다', 즉 이미 너무 많은 것들이 결정되어버렸다는 의미가 아닐까라는 말.. 그래서 마흔이 되었든 아직은 그 전이든 어떤 마흔을 맞이할 것인지 혹은 마흔에서 과거를 돌아보니 어떠시냐는 저자의 "?"마크를 독자들에게 던져준다.

 

"흠....."

 

그러고는 책 표지에 쓰여 있는 '진짜 나답게 살기 위한 우석훈의 액션 로망' 이라는 부제가 적절하다고 느껴졌다.

로망이라.. 훗..

 

사실 이 책에는 경제학자로서 우석훈 교수의 이야기는 없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시대를 살아가는 40대 남자 우석훈이 들어있다. 그리고 쏟아내는 말들을 단촐한 1인분 한끼 식사 같다. 딱 허기를 달랠 만큼만, 딱 요리가 아닌 밥을 먹었다고 생각될 만큼만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솔직하다. 그것이 느껴지기에 사회의 부조리함과 이에 자연스러운 안타까움이 여운을 오래 남긴다.

조금은 이상적이라고 보일 수도 있지만, 용기가 안나 선뜻 그렇게 살지 못하는 이들에게 자신이 해낸 '낮은 곳(사회를 위한 것)'으로, '낯선 곳(자신을 위한)'으로 향한 결과와 아직 하지 못한 것들 솔직하게 이야기해준다. 예를 들어 어느날 자신의 연락망을 보다보니 박사학위 소지자가 아닌 사람이 없었다는 것.. 소위 박사 학위 소지자들의 모임인 '우리들만의 리그'가 곧 세상은 아닐텐데, 이를 보고 잘못 살아가고 있었구나, 애초에 이럴려고 공부한 것이 아니었는데를 깨닫는 순간은 나의 자화상이 되어 있다. 사회란 둥글고 넓은데, 앎에도 불구하고 작은 관계의 공간으로 자신을 내버려두고, 안주하고 살고 있는지.. 그래서 도대체 사는 게 무엇인지 모르고 오직 성공만을 위해 혹은 무엇을 위한 것인지 모르는 그 공통분모가 많은 사람들 속에서 살고 있는지 반성한다. 그리고 과감하게 묻는다.

 

"나.. 잘 살고 있냐?"

 

1인분 인생.. 그것은 곧 "나.. 답게 살고 있냐?"라면 자문해보는 시간들..

한편으로는 한숨이 나오기도 하고, 미소도 짓게 하는 이 책은 소중한 시간을 갖게 해주었다. 오롯한 나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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