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 꿈결 클래식 4
나쓰메 소세키 지음, 이병진 옮김, 남동훈 그림 / 꿈결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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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끼는 일본의 세익스피어라 불릴 정도로 대문호라고 한다. 대문호라고 하면 어떤 설명으로 의역될 수 있을까? 시대의 지성? 엘리트?

 

하지만 그의 작품은 유난히도 따스하면서도 세상을 관조하면서도 냉철하게 지적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나쓰메 소세끼를 대문호라고 지칭할 수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은근히 마치 일드 ‘고쿠센’과 닮아있다. 집안의 사정이 있고, 이것이 주인공에게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교육이라는 큰 헤게모니에 몸소 뛰어들어가 부딪히는 고분분투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톤에 있어 차이가 날 수 있지만, 한국보다 더 보수적이고 편향적인 일본 사회임으로 염두해 볼 때 예나 지금이나 문제고, 나아가 한국 교육 현실에 있어 어느 정도 거울처럼 비추고 있는 부분이 있어 놀라웠다.

 

무엇보다 교사로서 성장, 개인의 성장이 드라마틱하게 그려지는 이 책은 2번째 읽다보니 보다 큰 범주에서 읽힌다. 바로 근대 일본에 대한 비판의식이다. 주인공인 ‘도련님’은 의협심이 강하지만 진정한 어른이 되지는 못한 미성숙한 인물이다. 사회 부조리에 대항하지만 외부의 자극에 반응 혹은 반작용 하는데 그친다. 작가는 이런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근대화, 서구화를 추구하던 일본의 한계를 비판하는 듯 한데, 이 점에 보다 현실감 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우리나라 역시 사정이 그렇기 때문이다.

 

현재 메가트렌드다 글로벌이다 하면서 사회와 사람들이 들썩들썩 하지만, 모두가 그것을 쫓고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로드맵은 편향되어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현실 속의 사람들은 이를 지켜보기는 하지만, 그 시스템 속에서 시스템에 편입되지 못한 채 낙오되고, 소외되는 길을 택하고 있다. 그리고 차츰 개인적인 성향, 소비의 식견은 고급화 혹은 세분화 되고 있지만, 이 역시 ‘나’와 ‘사회’와의 교집합이 어느정도 맞아 떨어지고 있는지 모를 형국이다.

 

이 책은 과연 변화 무쌍한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고민거리를 던져준다.

동시에 이전보다 가독성 있고, 섬세한 번역에도 감사의 뜻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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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의 나라
김나영 지음 / 네오픽션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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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판.. 복수..
어찌해서 도박판에는 복수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것일까? 영화, 만화, 소설 등의 매체를 가리지 않고도.. 또 투전이라 불리우는 옛시절, 반면 서양에서도..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도박에는 음모와 복수가 유난히 플롯으로 많이 사용된다. 그만큼 인간의 욕망이 깔려있고, 인생의 축소판이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희.노.애.락.
이 모든 게 담겨져 있는 아이템을 작품화한 이 소설을 읽기전에 무척 궁금했었다. 저자의 이력을 보면 심리학 전공 후 상담 관련 일을 해왔다고 했기에 캐릭터 관찰과 이를 녹여내는 솜씨가 무척이나 기대가 됐었다. 하지만 오히려 눈에 띄는 것은 캐릭터 보다 플롯을 풀어내는 솜씨였다. 한번 잡은 책장은 쉴 새 없이 넘기게 되었고, 그렇게 읽어내려가기 시작한 가독성은 시간을 훌쩍 뛰어 넘게 했다.

 

하지만 그 뒤에 묵직하게 날라오는 훅은 조금 약하지 않았나 싶다. 많은 작품에서 내비쳤던 메시지와 다른 것을 던져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나게 달려가면서 읽었지만, 끝맛에서 좀 약했기에 아쉬움이 있었던 이 작품에서 발전한 소설가 김나영의 차기작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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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실리콘밸리의 자유로운 업무 방식 - 구글 애플 페이스북 어떻게 자유로운 업무 스타일로 운영하는가
아마노 마사하루 지음, 홍성민 옮김 / 이지북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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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지금의 일에 만족하는가?

 

첫장의 첫문장이 책을 대하는 첫인상이다. 이토록 매력적인 문장을 얼마만에 봤을지 모를 정도로 순간 멈칫했다. 이 책을 손에 집는 사람들은 일하는 방식에 대해 관심을 갖거나 고민을 갖고 있는 상태일테니, 이보다 더 강한 돌직구가 있을까 싶다.

 

1장에서는 ‘정답’보다 ‘과정’과 우발성을 중시한 업무 방식을..
2장에서는 이를 실천하는 실리콘밸리의 모습과 배경을..
3장에서는 실리콘 밸리의 시스템과 일본 비즈니스 문화와의 차이를..
4장에서는 실리콘밸리 취직 계획을..
5장에서는 어떻게 해야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지 힌트를..
이야기 하고 있다.

 

그 중에 몇가지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부분이 있었다.
“계획된 우발성”


스탠퍼드대 존 크럼볼츠 교수의 커리어 이론 가운데 ‘계획된 우발성 이론’이란 것이 있다고 한다. 즉, 개인의 커리어는 예상하지 못한 (우발적인) 일이 쌓여서 이루어지고, 그 예상하지 못한 일에 적극적으로 반응해 활용하는 것이 최고의 커리어를 형성하는 데 필요하다는 이론이다.
이는 ‘내가 지금 이걸 해서 뭐하나’ 싶었던 과정과 기억이 시간이 지나, 그 경험, 그 커리어  덕분에 이직 시 덕을 봤던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발적인 일은 일어나고, 그것에 반응하고, 극복하면 커리어가 만들어진다는 단순한 3단계를 여러번 경험한 사람이 큰 힘을 키워 비즈니스 전문가가 된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다.

 

또 디즈니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3’ 아트디렉터 쓰쓰미 다이스케의 사례도 와닿았다. 그가 털어놓은 사연은 야구를 하다가 그 길을 가지 않고, 90년대초 유학붐에 우연히 미국으로 대학에 갔다가 미술에 소질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루카스아츠에 입학한 후 애니메이터의 길을 걷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이는 어떻게 보면 미국에 갔고,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 지 알게 되었고, 마침 이를 할 수 있게끔 지원하는 교육기관에 들어갔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에는 ‘자신의 상식을 뒤집는 경험’이 필요했고, 이를 실행에 옮겼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나 역시 하고 싶은 것도 알고, 해야겠다는 것도 알겠는데 여러번 망설였던 적이 있었다. 그 때 공연장에서 만난 독일 현대무용가 ‘피나바우쉬’에게 말도 안되는 영어로 막무가내로 물어봤었다. 그녀가 들려주었던 ‘Just Do It!’은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을 걷게 하는데 시금석이 되었고, 지금도 진로의 결정에 망설이는 후배들에게 늘 그 이야기를 해준다. 하다보면 또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을 맞딱뜨리게 될 것이고, 그 때도 역시 ‘Just Do It!’하라고...

 

책의 제목이나 부제들을 보면 굉장히 혁신적인 무엇인가가 나올 것 같지만, 사실을 소소하다고도 볼 수 있고, 이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천에 옮기지 못한 채 알고 있는지 망각하고 있는 가르침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극제가 될 법한 책임에는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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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의지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6
황현진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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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혹은 사랑)란 hot & cool이라고들 한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뜨거워 졌다가 행복감을 느끼고, 실연 후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 아픔 때문에 무섭도록 마음의 문을 닫고 cold해지는 것이다. 즉, 그런 의미에서 cool은 틀렸다. cold가 맞다.


하지만 이 책에서 그리는 연애(혹은 사랑)은 꾸준히 cool하다. 언제 뜨거워지는지, 언제 차가워지는지 모를 정도로 일관적이다. 어쩌면 이는 미세한 스크래치 하나만으로도 금방 터져버릴 수도 있고, 혹은 반대가 될 수도 있다. 또, 다르게 본다면 객관적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지만, 애매모호하다.


소설을 읽고 나서 많은 생각을 했다. 이야기는 심플했지만, 관계는 애매했고, 사실은 확실했지만 감정은 모호했다. 그래서 그런지 분량이 적기에 읽기에는 쉬웠지만, 후기를 쓸 때는 어려웠다.


늘  ‘만남’과 ‘헤어짐’은 어렵고, 그 시작과 끝이 명확하지 않다. 또, '사랑'과 '연애'는 더더욱 어렵다. 그래서 혹자는 그 시작과 끝을 이야기할 때 다소 다른 주장을 하곤 하며, 그립거나 외롭거나 하는 등등의 감정적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무미건조한 상태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그 사랑이 끝났다고들 한다.

 

소설 <달의 의지>은 이러한 만남과 헤어짐을 넘어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주인공은 남자친구와 헤어지게 되는데, 둘 중 한명이 이별 통보를 건넨 것도 아니고, 관계의 틀어짐이라는 균열도 눈에 띄었던 것도 아니지만, 그전에 비해서 사랑이 식었다는 것 정도는 느낀다. 결과적으로는 권태기와 구별하기 쉽지 않았던 셈이다. 그리고 동시에 다른 남자에게 호감을 느끼며 가까워지는 것 또한 그 자신도 모르게 진행된다. 작가는 이러한 사랑의 온도차의 범위와 이에 대한 자신의 변화까지 그리고자 했던 게 아닐까?

 

작품의 해석과 감상의 처음과 끝은 결국 제목인 듯 싶다. 달의 의지……. 지구는 태양을 돌고, 달은 지구를 돈다. 어쩌면 작가님은 주인공이 사랑하는, 사랑했던 이의 근처에서 왜 돌아야 하는지도 모른채, 차마 돌기 싫다며 자신의 궤적을 돌아야겠다고 생각하지도 못한 채 맴돌고 있기에 ‘달’ 로 표현했던 것 같다. 그렇다면 그 ‘달’의 ‘의지’란 벗어나고픈 마음일까? 혹은 다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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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비록 - 유성룡이 보고 겪은 참혹한 임진왜란
김기택 옮김, 임홍빈 해설, 이부록 그림, 유성룡 원작 / 알마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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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일 마지막에 실린 임홍빈 선임연구원의 글에 눈길이 간다.
임진왜란의 치욕이 되풀이된 6.25를 열거하며 동일한 전쟁이며 잊혀지지 않았음에도 반복되는 치욕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북에서 발발했느냐 남쪽에서 발발했느냐.. 현대식 무기냐 재래식 무기냐 하는 문제를 처치하고 현재의 잘못이 훗날 전쟁으로 이어졌다는 점 그리고 이를 망각했다는 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그렇게 본다면 조상이 후대에 겪지 않길 마음에서 펴냈던 일종의 ‘반성문’으로, 자신을 낮춰가면서까지 자기반성을 통해 후대에게 전하고자 했던 깨달음이 후대가 미처 놓쳐버린 셈이 되고만 것이다.
그렇게 봤을 때, 심지어 임진왜란과 6.25 전쟁의 정국도 비슷하다. 침공당하고 밀려나다가 제3국의 도움을 받고, 그 도움이 결국 이권개입으로 이어져 또다른 치욕과 아픔을 겪어야 하는 과정이 무척이나 흥미로운 동시에 가슴이 아팠다.

 


징비록은 현재 TV드라마로 방영 중이다 보니, 한국 조정대신 뿐만 아니라 일본 장수들에 대한 이해와 집중이 쉬웠고, 인재 등용과 당파 싸움에 얼룩진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며 ‘인사’라는 업무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게끔 한다.

 


징비록은 패배한 역사의 기록이다. 역사가 대부분 승자의 것이고, 승리를 중심으로 한 과정을 기록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면 징비록의 경우 무척이나 다른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 책에는 국토에서 죽어가는 불쌍한 백성들의 모습에는 안타까움이, 무력한 동시에 자기 살 궁리만 하는 조정 대신들의 모습에는 한숨만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징비록의 가치는 ‘거울보기’일 것이다. 임진왜란, 6.25... 과연 치욕과 고통의 역사는 여기서 멈춘 것일까? 아니면 현재도 계속 반복, 진행 중인 것일까? 결코 멈춘 건 아니라는 게 확실하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무서움이 밀려온다. 그만큼 이 책은 슬픔에서 시작해 공포로 마무리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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