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소풍
목혜원 지음 / 화양연화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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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랑에 관해 현실적인 이야기를 그린 소설로서

주인공은 파리에서 살다가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중인 22세 서은우

그리고 결혼을 앞둔 29세 최미란이다.

 

순수한 사랑을 하다가 예비 남편 측 반대에 막혀 결혼이 성사되지 않고, 상처받은 마음을 붙들고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만난 동준과 결혼을 앞두고 있는 미란은 갑자기 나타난 연하의 남자 은우에게 흔들리고 만다. 그렇게 머리와 마음 사이에서의 혼돈 속에 결국 머리를 택하고 중산층에 안정된 환경을 위해 동준과 결혼을 하지만 불행히도 사랑은 없다. 그러던 중 시간이 흘러 은우와 재회하게 되고 다시 사랑을 꿈꾼다.

 

어떻게 보면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사랑과 현실 앞에서 흔들리는 게 여자 뿐이겠는가? 남자 역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또 흔들리는 여자만큼이나 그 곁에서 흔들리는 남자일 수 밖에 없는 입장도 있기에 좀 더 몰입해서 읽어 나가게 되었다.

 

무엇보다 눈에 띄었던 것은 위태로운 사랑이야기 속에서 잔잔함이 묻어나오는 심리묘사 아닐까 싶다. 어떻게 보면 특이한 게 없는 스토리, 우리 생활 속 이야기이기 때문에 소박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야기이지만, 페이지를 넘기게 하는 힘은 바로 심리묘사가 아닐까 싶다.

 

조금은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일본 영화를 연상케 하는 차분하면서도 담담담한 어조는 마음 속에 고요한 동심원을 만들어 낸다. 그 동심원이 연속해서 혹은 동시 다발적으로 파장을 일으키는 순간들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어반로맨스라는 컨셉을 들고 나온 만큼 도시 서울 속 구석구석이 마치 프랑스 파리를 연상케하는 무드와 정서를 만들어낸 것 같다.

 

평범한 것 같지만, 깊은 인상이 남았던 소설 <야간소풍>이었다.

저자의 다음 책과 영화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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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얻을 것인가
이철환 글.그림 / 자음과모음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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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알게 되는 것도 많았지만 무엇보다도 처음 내뱉게 되는 말은 다음과 같다.

수고하셨습니다.”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얻을 것인가?’라는 책제목이자 책 전체를 꿰뚫는 이 질문에 대해 작가님이 고분분투한 흔적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문학 작품에서 혹은 유명인의 말에서 또 자신의 인생 속에서 길어올린 지혜들을 모으느라 참 고생 많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럴 것이라는 생각은 책의 시작부터 알게 된다. 삶의 모순적이고, 인간은 비합리적이고 비상식적이다는 전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다음 저자는 어떻게 다음 글을 써내려가야 할까? 바로 이를 인정하고 삶의 파편을 방식을 바꾸어 가면서 계속 뒤져볼수 밖에 없다. 마치 모래사냥에서 구슬찾기를 하는 냥 모래를 계속 뒤적거릴 수 밖다. 그 막막함이란 과연 얼마나 무서웠을까?

 

하지만 작가는 이런 상황을 이내 수용하고 시작한다. 그래서 비로소 다다른 것은 고전이 된 공통된 이유를 설명하면서 언급한다.

 

 

, 저자는 이러한 자세를 받아들이고, 자기화한 이후에 비로소 보이지 않았던 것을 보게 되는 것이다. 마치 시각 장애인이 더 많은 것을 보고, 깨달을 수 있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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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시간 - 인문학자 한귀은이 들여다본 성장하는 여자들의 이야기와 그림
한귀은 지음 / 예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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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그림과 관련된 서적들처럼, 그림을 해석해 내거나 혹은 화가를 소개하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그림과 관련된 일상에서 오는 단상들을 모은 에세이일줄 알았다. 그렇게 추측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인문학자 한귀은이라는 타이틀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론은 소설. 하지만 구성적 아이디어가 참신한 소설. 그리고 기존의 소설과는 또 다른 방식의 소설 아닌 소설!


여자의 시간이라는 긴 여정 속 일상의 찰나와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해 나가면서 교묘하게 그림이 한컷 한컷 인서트처럼 들어간다. 이는 인물의 심경을 좀 더 섬세하게 짚어주기도 하고, 또는 환기시키기도 하며, 뻗어나가는 이야기의 주변에서 끊임없이 변주를 일으키면서 이야기를 풍성하게 해준다. 그렇게 뻗어나가던 여자의 성장기는 10대부터 60대까지 뻗어나가면서, 이 책을 읽는 독자 특히 여성 독자들에게 자신은 그 삶의 궤적 중 어디쯤을 지나고 있는지 좌표설정을 하게끔 해주고, 이미 겪은 일 그리고 아직 겪지 않은 일과 앞으로 만날 시간에 대해 피드포워드 하게 해준다.


눈을 가린 사람의 희망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바로 눈을 가린 그 자체에 있다.

흐망을 가지기 위해 우리는 종종 눈을 가리고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명은도 마찬가지다. 지금 명은에게 절박한 것은 눈을 뜨고 세상의 화려함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눈을 감고 고요히 자신에게 침잠하는 일이다. p40


롤랑 바르트는 이 세상의 이미지를 두 가지로 나누었다.

하나는 분명한 의미를 가진 단순한 스투디움(studium),

다른 하나는 복잡하고 당혹스럽고 단 하나의 의미로 읽히지 않는 푼크툼(punctum).

아이를 가진 여자의 이미지는 단연 푼크툼이다. p81


외로움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라 내면의 나현실의 나사이의 소통이 끊어지면서 생긴다. p93


상대의 침묵을 이해할 때 우리는 비로소 그 사람과 소통을 시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p302


눈에 띄는 것은 그렇다고 해서 구성적 참신함에 기댄채 이야기를 짜맞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다는 것이다. 다소 구성이 이야기의 흐름에 저해가 된다거나, 작가의 과욕으로 인해 지식을 자랑하는 순간이 있을 법도 한데, 작가의 적절한 타이밍과 그 횟수가 무척이나 부드럽다.

이 전에 저자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기존에 저자의 저서 <이별리뷰>를 볼 때에는 내적인 해석과 외적인 해석 중 지나치게 내적인 해석이 많은 듯 하여 조금 거슬린 것도 있다. 너무 섬세하고 미시적으로 접근한 것에는 박수를 보낼 법한 부분도 많았지만, 거시적으로 접근해 보았을 때 충분이 그 해석은 자기 중심적이며 모순적인 부분이 있기도 했다.


그 때도 다소 여성 중심적인 사고들이 남성 독자인 나로서는 아 이렇게까지 예민하게 반응할 게 있는가싶은 점도 있지만, 이 책에서는 좀 더 무르 익었다는 면에서 그것이 여성의 시각이고, 여성들만의 특성이었기에 충분히 이해가능할 수 있었고, 덕분에 여성 나아가 인간에 대해 이해하는 폭이 넓어진 것 같다

 

그리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남성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고 실망을 하기도 하지만, 결국은 삶이라는 여정을 함께 걸어가는 인간적인 인류애까지 닿아있다는 점에서, ‘사랑의 보편적 의미까지 해석해내고 나아가 '신뢰' 등의 '사랑'과 접해있는 보편적 다른 가치까지 이끌어내며 그리고 있어 여운까지 깊게 남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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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집
황선미 지음, 이철원 그림 / esteem(에스티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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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전 전작 <바람이 사는 꺽다리 집>일 것 같았다.

소재로서 '집'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기대됐다. 어떻게 다른 빛깔을 이야기할까 싶어서...


읽고 나니,

<바람이 사는 꺽다리 집>이 '가난'과 관련된 '집'이야기라면,

<기다리는 집>은 '관계'와 관련된 '집'이야기인 것 같았다.


황선미 작가님에게 ‘집’이란 참 여러 가지 의미를 갖고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가족=집’이라는 기본 개념에서 시작하지만, 그 속에는 가난, 슬픔, 상처 등등 여러 가지 감정이 복합적으로 들어가며 ‘집’의 상징성을 다각도로 부각시키고 있었다.


무엇보다 이 작품에서 눈에 띄었던 ‘집’의 의미는 ‘최후의 보루’ 가 아닐까 싶다. 흉물로 변해버린 집이지만 많은 상처를 입은 주인이 돌아오고, 이를 중심으로 하나둘 상처를 입은 아이들이 치유하기 위해 모이게 되고, 반대로 상처 입고 이를 화로서 되갚은 아들도 있다.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동네 사람들이 서로 엮여 또 하나의 가족을 이루게 되는데, 이 모든 것은 기다려 주는 곳, 뭔가 삶의 방향을 잃었을 때 돌아갈 수 있는 곳이 바로 집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집이 ‘정상적인 가족’이라는 의미를 상징하기에는 현실이 녹록지가 않다. 공간의 장소에서 계급적, 물질적 격차를 벌리는 장소이자 욕망과 불안의 상징이며, 가족이라는 개념 자체도 파괴되고 모호해지다 보니 집 역시 그렇게 된 것이다. 어쩌면 기존의 집, 가족의 의미는 이미 위기를 맡고 있고, 다른 방식으로 그 상처를 치유하면서 우리는 서로 싸우고 질투하며 상처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가치와 감동이 반대로 더 한것일지도 모른다. 따뜻함이 따뜻하다는 것을 잃어버릴 만큼 삭막해지고, 저마다 자신만의 상처에 집중하고 있는 오늘날, 상대의 상처를 봐주고, 너도 아프냐 나도 아프냐는 식으로 함께 하는 시간과 모습은 어느 새 책으로 박제되어 그저 ‘노스탤지어’만을 그리게 되는 게 지금 ‘나’의 모습 같아서 슬프다. 그리고 처량하다.


책은 얇지만, 정서는 두꺼운 책!
<기다리는 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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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심연 - 뇌과학자, 자신의 머릿속 사이코패스를 발견하다
제임스 팰런 지음, 김미선 옮김 / 더퀘스트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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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신경과학자이자 의대교수이다. 10년에 걸쳐 분석한 사이코패스 살인자들의 뇌 스캔 사진을 기초로 논문을 마무리 하던 중에 우연히 자신의 뇌 스캔사진이 그 자료 중에 섞이게 되고, 비로소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자신의 조상과 바로 자신이 사이코패스의 뇌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살인자는 유전이 80%, 성장환경이 20%라고 생각했었던 자신의 사고방식이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바로 자신이 그 반대 증거였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자신을 바라본 주관적인 부분을 장점으로 활용하면서도 자기변호식이 아닌 객관적인 분석을 더 강조해 독특한 사이코패스 해석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 때문에 책의 시작부터 읽는이로 하여금 빠져들게 만든다. 마치 영화처럼.

 

저자는 전문적 지식을 살짝 상식같이 제시도 하면서 사이코패스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과학적 접근 또한 비슷한 방식으로 전개해 나가는 접근법을 취한다 하나는 자신의 계보를 조사해 봄으로서 유전적으로 조상들의 형질에 대해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에게 그 잣대를 대고 주변사람들에게 동일한 현상 혹은 반응이 든 적이 있냐고 탐문조사를 통해 확대해 나가며, 자신은 왜 사이코패스 기질이 있었음에도 사회 구성원으로서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는지 설명하고, 입증한다.


이는 굉장한 용기이자, 학자로서 뛰어난 학구열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의 가면을 벗어냄으로서 온전히 사회 속에서 회피대상으로 낙인 찍힐 수 있는 것, 그리고 자신이 힘들게 이루어낸 업적이 모조리 매장당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실험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을 연구방법의 패러다임을 뒤집기 위해 모두 공개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 보니 이 책에서는 단순히 전문적인 통계와 학설의 설명이 보다 설득력있게 이해가 된다. 그리고 그 순간순간 저자가 자신의 치부를 드러냄에 있어 망설였을 수 있는 지점이 보여 더더욱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전하려 했던 싸이코패스의 진실에 집중할 수 밖에 없게 한다.

 

사이코패스는 태어나는가, 만들어지는가?
그리고 그 사이코패스는 이 사회에서 도려내야할 존재인가? 어울릴 수 있는 존재인가?
나아가 그 사이코패스를 바라보는 이 사회의 시선은 어떠한 게 이상적이고 그 단계적 목표일까?

 

이 책은 풀어낸 내용보다 그 속에 응축하고 있는 함의와 가능성이 더 큰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책이 끝나는 순간 다시 시작이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저자의 노력과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서평을 마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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