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읽는 가족 2006 여름 - 통권 제29호
동화읽는가족 편집부 지음 / 푸른책들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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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읽는 가족' 여름호를 읽고

이번 호에는 참 다양한 얘깃거리가 실려 있다. 먼저 ‘수제비’라는 창작동화를 참 재미있게 읽었다. 어쩜 그렇게 작가분은 글발도 좋으실까. 할머니의 그 쓸쓸하고 외로운 읊조림이 비 오는 소리와 어우러져 서글픔을 자아내는 글이다. 구성진 가락을 듣는 것처럼 눈에 귀에 마음에 착착 달라붙는 것이 찰진 수제비 한 그릇 먹는 기분이었다. 감동적이었다.

특히 이번에는 동시에 대한 글이 많이 실려 있다. 동시를 사랑하는 분들이 그렇게 많다는 것에 기쁨을 느낀다. 또 동화를 창작하는 분들이 쓰신 글을 읽는 재미가 있다.  ‘글이 되지 못한 이야기’ 코너에 실린 글들인데 참 솔직하고 좋다. 또 서평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책을 소개하는 코너에서 작가 여러분들의 진지한 글 읽기를 미리 훑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또 독자 분들의 책 읽는 모습을 다양하게 조명한 것은 현장감이 있어 좋았다. 한 번 읽고 마는 그런 책이 아니다. 구석구석 빠뜨릴 수 없는 글들이, 기사들이, 소식들이, 기다리다가 이때다 싶을 때 눈과 귀를 그야말로 즐겁게 해주기에 바빴다. 신선하고 새롭고 즐거운 시간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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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디아의 비밀 일공일삼 1
E. L. 코닉스버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비룡소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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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디아의 비밀’을 읽고


이 책은 가출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면서 모험담을 담고 있는 글이다. 형제가 넷인 집의 맏딸인 주인공은 부모님의 심한 차별이 싫어서 가출을 결심하게 된다. 하지만 혼자가 아니다. 평소 돈을 잘 모으는 부자 동생이랑 함께 가출 계획을 세운다. 흔히 가출은 충동적으로 하기 일쑤인데 이 주인공은 그렇지 않다. 꼼꼼하게 하나하나 점검을 하면서 나간다. 그것도 돈이 얼마나 남았는가를 잘 계산하고 예산하여 움직이고 먹는다. 가출을 하고나면 사실 갈 곳이 없어서 막막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여기 이 주인공은 가장 멋진 가출 장소로 미술관을 정한다. 더구나 가출을 해서 공부할 계획을 세우다니.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특별한 가출을 한다. 더구나 미술관에 관해서라면 궁금한 것을 못 참는 탐구정신도 있다. 직접 미술품을 내놓은 사람을 찾아가서 진짜냐고 묻기도 하는 당돌함을 보인다. 그래서는 안 되겠지만 미술관에 숨어서 생활하는 동안 재치와 스릴과 모험과 재미도 함께 만끽하는 두 사람은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비밀을 만든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것도 가출 계획에 있었다. 무언가 변화를 좋아했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실행에 옮긴 사건! 가출의 색다른 묘미를 즐길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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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누나 웅진책마을 32
오카 슈조 지음, 카미야 신 그림, 김난주 옮김 / 웅진주니어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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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누나’를 읽고

작은 일상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그려낸 동화집이다.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누나는 말도 잘 못한다. 그런데 사회복지관으로 출근을 하고 받아온 월급봉투. 돈이 얼마인지도 모르면서 받아들고 와서는 식구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한다. 그 마음씨가 너무 곱고 이쁘다. 보통은 창피하다며 피하거나 집에 있으라고 핀잔을 줄만도 한데 전혀 아니었다. 학교에서 마침 글짓기 숙제가 있었다. 우리누나에 대한 제목을 쓰긴 썼는데 막상 쓸 것이 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잘못 안 것이다. 누나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착하고 순진한 누나. 읽으며 ‘우동 한 그릇’이 생각났다. 별것 아닌 것에 대해 감사하고 고맙고 기뻐하는 모습을 이 글을 통해서 알 수가 있다. 짧지만 섬세한 장면 묘사가 돋보인다. 여러 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감동을 주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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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처럼 문원 세계 청소년 화제작 5
쎄르쥬 뻬레즈 지음, 김주경 옮김 / 도서출판 문원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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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별처럼’을 읽고


레이몽이 집으로 돌아와 열병에 걸렸다. 부모님은 예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열에 들떠 있어도 며칠있다가 병원에 데리고 갔다. 레이몽은 병원에 입원해 있다. 그리고 부모님이 자기에게 잘해주는 꿈을 꾼다. 행복한 가정에서 자라는 꿈을 꾼다. 그것이 레이몽이 평소 바라던 거였다. 그러나 그것은 여느 가정에서 평범하게 지내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특별할 것도 없다. 하지만 레이몽에겐 특별할 수 있는 일이다. 아직까지 레이몽은 평범하게 남들처럼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더 가슴이 아프다.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식사를 하고 하루 있었던 일을 물어보고 같이 여행을 떠나고 숙제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잠자리를 들여다봐주고 뽀뽀를 하고 부모님은 아이들 앞에서 사랑의 표현을 하고 그야말로 사랑이 가득한 가정의 화목한 분위기를 레이몽은 바랐다. 열에 들떠 사경을 헤매는 동안 레이몽은 행복한 가정의 레이몽을 생각하는 것이다.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꿈으로만 만족해야 하는 가정의 행복을. 어린아이에게 얼마나 큰 아픔이냔 말이다. 이 책은 대화보다는 간절한 바람이 들어간 소년의 강렬한 마음이 잘 들어나 있다. 심리묘사로만 일관되어 있다. 어른들의 세계가 얼마나 위선적인지, 허황된 꿈인지, 레이몽으로 하여금 말하게 하고 있다. 아이들의 꿈을 짓밟고 깨뜨리는 현실을 비판하고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한 아이의 절망한 꿈이 나락으로 떨어져 갈 때 어른들은 무엇을 하였나. 남들 앞에서는 아닌 척 아이를 위하는 척 겉모습만 그럴듯하게 꾸몄다. 다 자라지도 못한 푸르른 생이 꺾어지고 있는 것이다.  처절한 아픔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소년의 꿈이라니. 평범하게 사는 것이 레이몽의 소망이라니. 그러나 그것은 이루지 못할 꿈이었다. 과거를 현실을 미래를 아무리 꿈꾸어 봐도 이룰 수 없는 꿈이었다. 레이몽아, 다음 생에서는 그 꿈대로 살아라.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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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메이 아줌마 (반양장) 사계절 1318 문고 13
신시아 라일런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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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메이 아줌마’를 읽고


처음부터 사랑하는 사람을 못 잊어 그리워하는 애절한 그러나 사랑스러운 문장으로 일관되고 있는 그리움이 담긴 내용의 글이다. 읽는 사람의 마음조차 사랑의 기분으로 들뜨게 만드는 글이다. 그렇지만 사실은 그토록 사랑을 베풀어준 메이 아줌마가 죽었기 때문에 그 사랑을 먹고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아저씨와 소녀는 슬픔에 그리움에 빠져있는 것이다. 아줌마를 너무나 사랑을 한 아저씨는 그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삶의 의미를 잃어 바람개비도 안 만들고 의욕을 잃고 있었다. 그런 아저씨를 보는 소녀는 가슴이 아프다. 소녀도 아줌마가 무척 보고 싶어서 운적도 있다. 소중한 사람을 잃는다는 것은 온 우주가 떠나가는 기분이다. 그토록 그리움에 젖어 아픔에 젖어 있는 동안 소녀는 아저씨를 어떻게 좀 해보려고 한다. 슬픔에서 헤어나도록 하려고 한다. 슬픔이나 아픔을 잊는 데는 주위 사람들의 도움이 굉장히 큰 것 같다. 그 극복과정이라는 것이 교회를 통해서이기도 하다. 실의에 빠져 도무지 현실로 돌아오지 않을 것 같던 아저씨가 조금씩 발을 내디딘다. 어쩌면 그것은 사랑을 받은 사람들이 사랑을 아는 것처럼, 받은 사랑을 고이 간직하고 베풀 줄 알았던 아저씨와 소녀의 간절한 마음 아니었을까. 메이 아줌마, 아저씨처럼 아주 작은 일을 소중히 생각하고 풀꽃 같은 마음으로 세상을 살았으면 좋겠다. 마음을 서정적으로 그림처럼 아름답게 그려낸 좋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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