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에 백 마일을 달리는 개 작은 책마을 37
제레미 스트롱 지음, 닉 샤렛 그림, 고정아 옮김 / 웅진주니어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한 시간에 백 마일을 달리는 개“를 읽고


제목이 개에 관한 것이라 재미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한두 페이지 넘겨 읽다 보니 어쭈, 이거 또 재미있겠는데 싶었다. 일단 어린이를 위한 책들은 처음부터 재미있고 봐야 한다. 문장도 예사롭지 않았다. 생동감 있고 속도감 있고 마치 여기 나오는 개처럼 막 달리는 듯, 펄펄 살아 움직이는 듯 재미와 비유가 쿵짝이 맞아서 실감나게 돌아갔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어린 아이들이 그렇듯이 여기 나오는 이야기도 잠시도 쉬지 않는다.


스트리커라는 잡종 개를 기르는 트레버네 집. 식구들은 모두 스트리커와 산책 나가는 걸 싫어한다. 종잡을 수 없는 총알 탄 강아지기 때문이다. 방학을 맞이하여 엄마는 트레버에게 30파운드를 줄테니 스트리커를 데리고 매일 산책을 다니라고 권한다. 트레버는 승낙을 한다. 그리고 스트리커와 방학동안 내내 소동이 끊이질 않는다. 정말 재미 있다. 읽다보면 박장대소해야할 부분이 나온다. 책을 들고 읽다가는 반드시 책을 놓고 손뼉을 치며 웃지 않을 수 없다. 안 그러면 속이 풀리지 않는다. 그러고도 다시 그 대목을 읽는데 웃음이 반복된다. 어쩜 그렇게 웃음을 잘 만들어냈는지. 작가는 뒤에 말을 했다. 재미있는 이야기 쓰는 걸 좋아한다고. 세상을 볼 때는 재미있는 면을 많이 보는 것 같다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 또한 긴장감이 있다. 개 이야기라서 개 이야기만 다룬 건줄 알았더니 그런 게 아니었다. 사실 개는 한마디도 안 한다. 멍멍 왈왈 하기는 한다. 개를 산책 시키는 트레버 11살 짜리 남자애. 그리고 유일하게 하나밖에 없는 친구 티나. 그 외 찰리 스머그와 경찰관 아저씨. 트레버네 엄마 아빠 정도다. 거의 대부분은 스트리커를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가 벌어지는 소동이 대부분이다. 그리고는 꼭 경찰서에 가 있게 되고 아빠가 와서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작가가 얼마나 상황 묘사를 그럴 듯하게 잘 표현을 하는지 모른다. 하지만 얼마나 코믹한지 모른다.


특히 p.77쪽 꾸지람을 듣는 모습을 얘기한 부분인데 그 부분이 무척 웃기다. --화가나면 사람들은 왜 소리를 지를까 하는 것이다. 도대체 왜? 꾸중을 듣는 사람은 꾸중하는 사람 코앞에 서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왜 소리를 질러야 하는 거지? 아빠의 고함 소리는 끝이 없었다. 엄마도 그랬다. 두 분의 우렁찬 외침은 최고 입체 음향으로 쾅쾅 울려 퍼졌다.--

P.94-95쪽 스트리커가 경찰관 아저씨 차에 올라타 아저씨 머리위에 쏟아진 개밥을 막 먹는 장면이다. 꼭 그런 장면 옆에 그림이 재미를 더 부추긴다.

P.112-114쪽이다. 스트리커가 세탁기 에 끼어서 소방서에 구조요청 전화를 하는데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애애앵! 애애앵! 사이렌 소리가 부리나케 달려와 진지하게 그러나 침착하게 온 동네를 뒤흔들고, 소방관들이 가득 차고 호스를 풀며 뛰어다니고, 창문을 부수기 위해 도끼를 휘두르며 달려가는 장면 등. 정작 트레버는 멍 해서 이렇게 민망한 일이 또 있을까? 할 정도로 너무나 웃긴 장면들이다.


외에도 많지만 다 열거 할 수가 없다. 문장마다 비유법이 안성맞춤이다. 개성이 넘치는 빛나는 글 솜씨다. 진짜 위트와 재치가 넘친다. 어쩜 그리 독특한 케릭터를 만들었을까. 작가가 말했듯이 등장인물들은 확실한 개성들을 갖고 있다. 진짜 웃음이 철철 넘치는 매력적인 글이다. 아이들은 더더욱 좋아할 것이다. 아참, 찰리 스머그하고 내기한 얘기를 잊을 뻔했다. 방학 동안 트레버가 스트리커를 훈련시키지 못하면 넓은 잔디밭에 있는 더러운 물에 목욕을 하기로 했다. 트레버는 스트리커를 훈련시키는 데 실패했다. 그런데 세탁기 소동 다음날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다. 방학은 끝났다. 더러운 물에 목욕도 안했고, 과자값, 아빠 핸드폰 값, 엄마 쫄쫄이 바지값 등을 제하고 남는 게 없을 줄 알았는데 그대로 30파운드 다 받았다. 휴, 이 책은 유쾌하고 통쾌하고 신나고 재미난 즐거운 책읽기였다. 이런 글도 쓰고 싶다! 큰일이다. 이 책을 보면 이런 글을 쓰고 싶고 저런 글을 보면 저런 글을 쓰고 싶다. 꿈 많은 아이처럼. 어쩌나, 이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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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wlriwj 2008-11-13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와! 잘썼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