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는 날에는 진짜가 되는 거야 이야기 보물창고 2
마저리 윌리엄즈 글, 원유미 그림,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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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기적을 낳는다. 사랑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쉽게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랑은 마법을 가져온다....... 읽고 나서는 이런 문구들이 떠올랐다. 그림책인데 이런 심오한 뜻을 담은 이야기가 아름답고도 멋지게 펼쳐질 수 있다는 데 놀라웠다. 간단하지 않은 깊은 철학이 담긴 책이다. 그렇다고 또 너무 어렵고 무겁지만은 않은, 사랑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는 책이다. 사랑받는 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 결국 사랑이라는 것은 받기만 해서도 안 되며 주는 가운데 더 아름답게 열매를 맺는 것 같다.

톱밥으로 배가 채워진 벨벳 천으로 만든 토끼 인형. 태엽이 있어서 소리를 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진짜 인형도 아니다. 아이의 방에는 온갖 장난감들이 많은데 그 중에 하나가 토끼인형이다. 몇 시간 갖고 놀다가 여느 장난감처럼 처박혀 있기 일쑤다. 그중에 가장 오래된 조랑말 인형은 그나마 토끼인형에게 잘해준다. 토끼인형은 그 조랑말인형으로부터 진짜가 되는 거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장난감을 진짜로 만들어주는 인형마법에 대한 이야기를. 아이가 정말로 사랑하게 되면 진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를. 사랑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그래서 겉으로 보기에는 볼품없이 되어가도, 사랑 앞에서는 그런 것들이 무색하게, 흉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까지도. 그 이야기를 듣고 벨벳토끼는 진짜가 되기를 꿈꾼다.

얼마 동안 아이가 거들떠보지도 않던 벨벳토끼는 느닷없이 다른 인형을 대신해 불려나왔다가 그 때부터 아이와 함께 잠을 자기 시작했다. 처음엔 불편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토끼는 행복했다. 밖에 나가 함께 보내기도 하였다. 어디든 함께였다. 아이는 이제 토끼 없이는 잠을 못 자게 되었다. 어느 날 밖에서 놀다가 잊고 안가지고 들어온 날 나나(장난감을 정리하는) 아줌마한테 한소리를 듣는다. 그깟 인형 하나 때문에 소동을 벌인다고. 그 때 아이는 그렇게 말하지 말라며 인형이 아니라 진짜라고 말을 한다. 그 말을 듣고 토끼는 행복해한다. 조랑말이 했던 이야기는 사실이었고 토끼에게도 마법이 일어난 것이다. 토끼는 더 이상 인형이 아니라 진짜인 것이다.  

그 날 밤 토끼는 가슴이 터질 듯 기뻐서 잠도 오지 않았고 가슴은 사랑으로 터질 것 같았다. 이미 오래전 빛을 잃은 눈에는 지혜와 아름다움이 가득했다. 사랑하면 마음도 몸도 윤택해진다는 말이 토끼에도 적용되었다. 여름에는 숲으로 놀러나가서 진짜 토끼를 만나게 되었다. 자기를 가짜라고 말하는 바람에 벨벳토끼는 슬펐다. 자기랑 놀아주지 않고 다들 가버려서 슬펐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낡고 초라해졌다. 자기를 버리는 것이 아닐까 두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는 변함없이 벨벳토끼를 사랑했다.

아이가 병이 났을 때, 아이랑 놀지 못해 심심했지만 토끼는 아이가 낫기를 진심으로 기다렸다. 어서 빨리 나아 함께 나가 놀고 싶었다. 그런 의미에서 재미난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마침 아이는 나았다. 그런데 그만 의사는 토끼인형을 병균덩어리라고 버리라고 한다. 토끼는 이제 다른 잡동사니들과 불태워지기 위해  닭장 뒤로 보내졌다. 토끼는 그곳에서 지난날을 추억하며 슬퍼하였다. 사랑받고 아름다움을 잃고도 그냥 끝난다면 진짜가 되는 게 다 무슨 소용 있느냐며 눈물을 흘렸다. 사람들이란 글쎄 그렇다. 갖고 놀땐 언제고 볼품없고 낡아지니까 쓸모없다고 게다가 모함까지 하며(병균 덩어리) 버린다.    

이야기가 그냥 쉽게 끝나지 않았다. 눈물이 떨어진 정원에서 신비로운 꽃이 피었고 그 속에서 요정이 나온 것이다. 바로 인형 마법의 요정이었다.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장난감을 돌보고 있는데 더 이상 아이가 갖고 놀지 않으면 진짜로 만들어주는 일을 하는 요정이었다. 벨벳 토끼는 아이가 사랑을 하니까 진짜였고 모두에게도 진짜가 되는 거였다. 요정은 토끼를 숲으로 데리고 가서 소개시켰다. 요정이 토끼에게 입을 맞췄을 때 벨벳토끼는 진짜 살아있는 토끼로 변한 것이다. 이듬해 봄, 아이는 숲으로 놀러왔고 그곳에서 토끼를 만난다.

사랑이 쉽게 얻어지는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결코 사랑은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랑받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랑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소소하게 깔려있는 마음들, 그 작은 마음들이 모여서 추억이 되고 그 추억들이 사랑을 이루는 것 같다. 사랑은 시간을 함께 함으로써 얻어지는 효과인 것이다. 함께 하지 않으면 사랑이 어디서 나올까. 만나야 하고 부대껴야 하고 울어야 사랑이 싹 튼다. 흔히 싸우면 정이 든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함께 하다보면 알게 모르게 사랑의 감정이 생기고 그리고, 끊을 수 없는 연도 생기는 것이리라.

벨벳 인형이 그렇게 아이보다 더 가슴 아프게 절절하게 마음을 드러내는 걸 보고 놀랐다. 우리 집에도 장난감이 많은데 그 하나하나가 그냥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을 하니 가슴이 철렁해진다. 아이들은 그런 게 있는 모양이다. 자기가 갖고 놀던 것은 시간이 많이 흘러서  헌 것이 되어도 그것이 없이는 잠도 못자고 놀지도 못하며 불안해하는 아이가 있는 것. 들려오는 얘기가 다 그렇다. 또 그러고보면 사랑에는 역시 기적이 따르는 것 같다. 인형이 진짜 토끼가 되는 것을 보면 그렇고.....요정이 나와서 돕는 것도 그렇고. 어쨌든 자기의 것을  함부로 버리지 않는 일, 사랑은 그 작은 실천에서부터 오는 것이리라.  

< 2007,sj, 무지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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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왜 사람과 함께 살게 되었나 그림책 보물창고 27
잰 브렛 글.그림, 이순미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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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왜 사람과 함께 살게 되었나’ 를 읽고 - 보물창고, 잰 브렛 글그림,이순미 옮김.9500,2007.

이 그림책은 그림이 최고다. 참 세밀하고 정교하게 그려져 있다. 늑대와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동굴소년 킵은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는데 늑대는 계속 따라다니며 한입만 달라고 한다. 맛있게 구운 고기를 달라고 한다.

하지만 맛있는 고기를 늑대에게 다 주기는 싫었다. 그런 늑대는 참 예민하다. 감각이 뛰어나다. 사나운 맹수, 짐승이 있는 것을 알고 우우~ 하고 울었는데 그것은 실제로 위험하다는 걸 알리는 신호였다. 그 늑대의 신호가 없었던들 온갖 무서운 짐승으로부터 몸을 지켜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소년은 늑대와 거래를 한다. 나는 너에게 맛있는 먹이를 줄 테니 너는 나를 보호해 달라고. 상부상조였다. 그리고 그런 늑대에게 이름을  붙이는데 개( 꼬리를 흔든다)라 하기로 한다.

겉표지 뒤에 보면 배경설명이 되어있다. 과거 시대로 돌아가서 처음 개와 길들여 살 때를 이야기하고 있다. 더불어서 그 시대에 사람들은 어떻게 어디서 살았을까. 무엇을 먹었으며 주위의 위험을 어떻게 이겨냈을까를 공부하면 좋겠다. 특히 그림을 자세히 보며 상상도 해보고 하면 더욱 좋은 아이들의 독서가 될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개를 생각했다. 왜 하필 개를 문지기로 삼았을까 하는. 옛날에는 집집마다 돼지도 키우고 닭도 키우고 소, 고양이, 염소, 오리도 키웠다. 개는 기본이었다. 우리 집에도 개는  항상 있었다. 그러고 보면 식구나 마찬가지였다. 자연스럽게 개랑 살았다. 그런데 왜 개만 문 앞에 다 재웠을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해보았다. 물론 추측이다.

도둑으로부터  낯선 이로부터 집(사람)을 지켜낼 수 있는 짐승은 개뿐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 돼지가 꿀꿀대면 긴장감이 없고, 고양이도 야옹, 긴박한 상황을 모를 거 같고, 닭도 꼬꼬, 도망가기에 바빠 소리를 못 질렀을 것이고, 소도 음메 음메 빨리 말하지 못해 낯선이가 들어도 큰 눈만 굴리고 있었을 것이다. 결국 이러저러 해서 낯선 이를 금방 알아보는 동물은 개밖에 없었을 듯. 더군다나 떠나가라 컹컹 짓지를 않는가. 예리한 코를 가진데다 영리함까지 두루 갖춘.

개는 마땅히 사람들과 함께 지낼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 2007, 무지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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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아비
김애란 지음 / 창비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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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아비’를 읽고  - 창비, 김애란 소설집, 2005, 9500,


그냥 누군가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다. 아비라는 말이 좀 구식인 것 같아서 사 읽기를 꺼려했는데 며칠 전 구입을 했고 어제 읽게 되었다. 사실 그동안 동화류의 책을 읽느라 소설류의 책은 느긋하게 많이 못 읽었다. 오랜만에 그것도 한국작가의 책을 읽으니까 느낌이 또 새롭다.


장편도 아니고 이 책은 단편집이었다. 아홉 작품이 실린. 무심코 읽었는데 읽고 보니 문예지에 이미 발표된 것들을 모은 책이었다. 2003년도부터 2005년도 사이에 발표된 것들이었다. 작가는 여자였다. 그냥 사진만 보고 읽기 시작하였다. 읽으면서 아, 문장력이 꽤 좋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오호, 이것 봐라! 이런 작은 느낌들이 연이어 터졌다. 감탄사들이.


이야기가 재밌고 가끔은 보통 쓰기 어려운 낱말을 서슴없이 쓰는 걸 보고는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지기도 하였다. 솔직 과감하게 남이 잘 못 쓰는 단어를 쓰는 용기를 보면 감출 것이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읽으면서 작가 얼굴을 들여다보곤 하였다. 그러다가 문득 몇 년생인 줄을 발견했다. 1980년생. 앙? 80년생? 내가 잘못 보았나? 난 벌써 나와 몇 살 차이인가를 손가락으로 따져보고 있다. 꽤 많다. 얼굴로는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그래도 80년생일 줄은 몰랐다.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러고 보면 좋은 작품을 쓰는 데는 나이가 별 상관이 없는 것도 같다. 젊으니까 더 치열해질 수 있고 자기 안으로 깊이 들어갈 수 있는 시간적 공간적인 여유가 있으며 세상도 제약 없이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아무튼 작품은 작품으로서만 보고 싶다.


이 책의 장점은 첫째 시적인 문장 즉, 독특하고 기발한 문체에 있다. 그래서 독자로 하여금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게다가 유머까지 있어서 웃긴 부분이 많다. 소설은 좀 그래야 하지 않나 싶다. 그것은 또 낭만적인 설레임까지 ( 덤으로 ) 때때로 선사해준다. 문장 속에는 풋풋한 무엇이 있다. 그 속에서 향기가 났다.


둘째로 감동이 있다. 현대 사회의 단면들 이를테면 단절 소외됨 가난 버려짐 고독 쓸쓸함 그런 것들을 보여주면서도 슬프지 않고 절망적이지 않은 냄새를 풍긴다. 인간의 아픔을 얘기하면서도 그것이 직접적이지 않고 우회적이다. 한 차원 승화된 상태라고나 할까. 이미 초월한 상태 그것이다. 여기서 ‘나’는 그런 존재이다. 가장 아픈 사람이면서도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다.


셋째, 또 이 책에는 아버지가 유독 많이 등장한다. 산달이 가까운 아내를 버려두고 나가버린 아버지, 떠돌다가 갑자기 나타났다 홀연히 또 사라지는 아버지, 공원에서 자식을 버리고 간 아버지, 엄마를 잃은 아버지 등. 여러모로 이 시대의 우울한 아버지들의 자화상이 나온다. 아버지란 존재는 존재하면서 부재인 동시적인 느낌을 주고 있다. 그러고 보면 세상에서 가장 흔한 이름이면서 가장 또 살기 힘든 이름은 아버지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가 해변에서 함부로 불꽃놀이를 하는가’에 나오는 아버지는 문학적이라 멋있었다.


넷째. 이 책을 읽는 동안 가슴을 콩닥일 때(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가 많았다. 무엇인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읽다가 보면 설레고 기대가 되고 자꾸만 감성을 자극받게 된다. 아마도 그것은 문체와도 연관이 있는 것 같다. 그것도 작가의 커다란 장점일 것이다. ( 사실 나는 이런 류의 문체를 좋아한다. )


다섯째 이 책에는 사회에 첫발을 들여놓은 초년생의 희망 같은 밝음이 있다. 사회(시대)라는 것이 굉장히 멀고도 험한 길이지만 이 글을 읽다보면 전반적으로 흐르는 핑크빛?이 연두빛?이 건조하지 않고 도전하려는 상큼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앗, 느낌이란 비슷한 걸까. 표지 그림을 보고 놀랐다.) 아마도 그것은 이를테면 신입사원의 굽힐 줄 모르는 힘과도 같은 맥락의 것이리라. 


여섯째 특히 ‘나는 편의점에 간다’와 ‘그녀가 잠 못 드는 이유가 있다’는 읽으면서 많은 공감을 하였다. 나도 종종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사는 사람은 특별한 것 같지만 파는 사람은 누구나 마찬가지인 특별할 것이 없는 대상이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인. 어쩌면 매일 보아도 무관심할 수밖에 없는 현시대적 시스템인 것이다. 기계음이나 읽을 바코드적인 삶. 게다가 세상은 얼마나 복잡한가. 단순해진 것 같으면서도 복잡한 것이 현대인의 삶이다. 정신은 더욱 복잡하여 잠을 못 이룰 정도다. 따로인 것 같으면서도 도저히 분리될 수 없는 현대인의 이면. 혼자 산다고 결코 생각이 단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일곱째. 상상력이다. 상상력에는 환상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잘 버무려진 글이 되고 세밀한 묘사를 통해 읽는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작가만의 방법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것을 글로 표현해 낼 수 있었으니 얼마나 좋은가. 아무튼 뭔가는 남과 다른 참신하고 발랄한 느낌의 글 그래서 더 돋보이는 소설이었다.


< 2007,무지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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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기는 척척박사 아기그림책 보물창고 2
데니스 플레밍 글.그림, 이순미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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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기는 척척박사’를 읽고 -데니스 플레밍 글그림, 이순미 옮김, 보물창고, 2007

이 그림책 갈피에, '아기그림책 보물창고'를 소개하는 안내장이 있었다. 글귀가 눈에 들어왔고 맘에 쏙 들었다.

< 우리 아기에게 책을 읽어주세요! >

- 아기를 무릎 의자에 앉혀 주세요.
-아기 손에 책을 쥐어 주세요.
-한껏 재미있게 읽어 주세요.
-수다쟁이 엄마가 되세요.
-이름을 가르쳐 주세요.
-책읽기의 기초 습관을 쌓아 주세요.

크게 확대해서 벽에 붙여놓고 매일 보고 싶은 좋은 글이다.

이 그림책은 우선 색상이 화려하다. 울긋불긋. 게다가 선이 굵고 붉은색 계열의 강렬한 빛깔이다 보니 검은색도 돋보인다. 그림 중에는 동그란 눈동자가 도드라져 보이는데 튀어나올 것 같은 생동감이 있어서 너무 재밌다. 눈들이 대부분 그렇게 살아있다. ( 나는 그런 눈 때문에 여러 번 웃었는데, 우리 아이는 처음에 눈이 무서웠는지 보기만 하면 도망을 다녔다. 그래서 더 재미있었다. )

이제 막 말을 배우기 시작한 아이에게 제격인 책 같다. 숫자놀이 하는 것도 그렇고, 짧은 시도 그렇고, 색깔 ,모양, 좋아하는 동물, 곤충, 몸에 관한 이름 배우기, 표정 놀이 등이 전부 그 또래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인 것이다. 많은 단어도 필요 없고 글씨도 큰 것이 아이들의 특성을 딱 꼬집어서 대변하는 책 같다.

또 장면 장면마다 다양한 이야기가 준비되어 있는 책이다. 식사 시간에는 시리얼과 토스트가 나와 있지만 밥과 국을 대신하여 이야기해도 좋겠다. 참새 외에 흔한 까치는 없었지만 홍관조라든가 울새 어치 등이 있어서 좀더 새로웠다. 표정들이 너무 리얼했다. 구석을 좋아하는 것도 재밌다. 무당벌레가 숨어있는 것도 재밌고 모두가 숨바꼭질 하는 것 같아 좋았다.

읽는 재미 보는 재미가 있다. 놀이하며 배우는 책이다. 제목에서처럼 아이를 그대로 대변하는 척척박사인 책이다. 우리 아이와 닮은 점이 너무 많다. 아마도 그것은 아이들의 공통점일 것이다. 그래서 더 공감이 간다.

작가는 펄프 페인팅이라는 독특한 기법을 고안해 내어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하니 참고하여 책을 보는 것이 좋다.

< 무지개, 2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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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이야기꾼 구니 버드 동화 보물창고 5
로이스 로리 지음, 미디 토마스 그림, 이금이.이어진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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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니버드  -로이스 로리 글,미디 토마스 그림, 이어진 이금이 옮김, 보물창고, 2007.


늦게 전학을 오게 된 구니버드는 옷차림이 평소 아이들과 남다르다. 그래서 첫날부터 다른 아이들의 주목을 받았고 관심의 대상이 된다. 마침 그날은 선생님으로부터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공부하고 있었다. 그래서 선생님은 열심히 준비한 자료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하는데 아이들은 새로 온 아이의 말을 듣고 싶다고 떼 아닌 떼를 쓴다. 그래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된 구니버드.

사실 구니버드가 하는 이야기들은 그동안 구니버드가 겪어온 이야기들을 재미나게 들려주는 형식이다. 하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입담을 살리고 살을 붙이고 긴장감까지 불어넣어 실감나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구니버드가 하는 이야기는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고 수업시간에 사이사이 이어지는 것이어서 아이들로 하여금 그 시간을 기다리게 만든다.

선생님은 그 이야기 시간을 십분 활용을 하여 이야기 잘 하는 법에 대해 아이들이 잘 이해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어떻게 보면 자연스런, 실제 사례를 통한 창작 (토론) 수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구니버드가 이야기를 하지만 계속 혼자만 하는 것이 아니다. 중간 중간 독자(청중)의 반응을 살피기도 한다. 그것은 이야기를 끌어가는 입장에서 아주 중요한 점들이다.

때로는 관심을 벗어나는 독자(청중)도 생긴다. 하지만 대부분은 구니버드의 이야기에 호기심을 갖고 있고 자기들의 이야기를 끌어내었으며 점점 독자(청중)의 입장에서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하는 입장이 되어서 생각을 하게 된다. 구니버드는 이야기꾼의 모델인 셈이다. 구니버드가 이야기의 리더라면 선생님은 중간자 아이들은 독자, 청중, 대중으로서 간섭을 하고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문학 수업?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선생님은 아이들의 수업을 잘 이끌어간다. 아이들은 때때로 상관없는 이야기 거리로 흥분하여 제각각 소란스럽게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선생님은 재치 있게 아이들의 의견을 모으고 종합하는 능력도 있다. 자유롭게 자기가 겪은 일들과 경험을 생각하게 하고 의견을 나누게 하고 발표하게 하는 수업은 바람직한 것이었다.

아이들이 고루고루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시간이었다. 구석을 좋아하던 아이도, 말 한번 제대로 할 줄 모르던 아이도, 자연스럽게 어울려 수업에 임하게 되고, 모두가 나누는 즐거운 시간으로 변하게 되는 걸 보면서, 역시 수업은 그렇게 이루어져야 하겠구나 생각했다.

아이들이 많으면 떠들어서 소란스럽고 말이 많아서 수다스러워 통솔한다는 것이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지혜롭게 반과 학생들을 잘 이끌어간다는 것이 참 대단한 일인 것이다. 구니버드를 통해서 어떻게 이야기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보게 되었다. 참관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흡족한 수업이었다.

옷차림에서 도시락까지 색다른 아이디어로 무장한 구니버드에게는 이야기뿐만이 아니라 일상생활 그 자체가 이야기의 소재가 되는 것이다. 독서와 논술은 물론 토론과 발표가 중요시되고 있는 학교 실정을 본다면 말하기와 쓰기, 읽기는 기본적으로 잘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이 책은 그중에서도 말하기(이야기 창작)에 대한 부분을 강조한 책이라 할 수 있다. 발표(창작)와 토론을 중심으로 말하기란 어떻게 하는 것이 효율적이고도 효과적인가에 대해 알려준다.

발표를 잘 하고 싶은가, 이 책을 보라. 말하기에 요령을 터득하고 싶은가, 이 책을 보라. 토론 수업을 잘 하고 싶은가, 이 책을 보라. 그만큼 아울러서 두루두루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고 보면 이 책은 아이도 수업하는 선생님도 학부모도 함께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자, 이야기꾼이 되고 싶다면, 구니버드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시라!

참,우연인지 필연인지 실제 최고의 두 이야기꾼 로이스 로리와 이금이 동화작가의 절묘한 만남( 쓰고 옮김 )이 어루어진 이 책은 그런 만큼 동화의 맛이 더 살아있는 의미 있는 글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이금이 작가와 함께 글을 옮긴 이어진이 누구인지 안다면 글을 읽는 재미가 갑절은 될 것이다.

<  2007, 무지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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