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사이 - Rosso 냉정과 열정 사이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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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에쿠니 가오리/

동경에서 태어난 여류작가로 64년생이다.


이책은 일기형식으로 그날의 일을 기록하는 것처럼 보인다. 간단한 일상의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주인공의 삶처럼 무미건조하다.

마빈,아오이,쥰세이,피렌체두오이,


마빈과 아오이는 동거를 한다. 마빈은 회사를 운영하는 돈 많은 미국인이고, 아오이는 보석을 파는 가게에서 일을 하다 마빈을 마나면서 파트타임으로 일을 한다. 그리고 그녀는 오로지 독서를 하고 목욕하는 것이 하루의 일과다. 도서관에 들르고 아르바이트 하는 것을 제외하면 하는 일이 없다.  마빈의 아파트는 크고 화려하다. 두 사람은 늘 함께 식사하고 사랑을 나눈다. 그것이 그들의 일인양.


그러나 그 와중에 아오이는 20살 때 만나 4년을 사귀어온 쥰세이를 잊지 못한다. 서로 사랑했는데 오해로 쥰세이는 떠났다. 늘 쥰세이를 생각한다. 어느날 쥰세이한테 편지가 오고 마빈과 다툰다. 그리고 그날 바로  집을 나온 아오이. 마빈은 아오이를 기다리가 8개월이 지나면서 함께 미국으로 갈 것을 프로포즈 하지만 아오이는 가지 않는다. 그리고 10년 후 5월 피렌테 두오이에서 만나자고 했던 그 오래된 약속을 기억하고 아오이는 피렌체에 간다. 그런데 그곳에 쥰세이가 와 있었다. 30살의 생일을 축하하면서. 둘은 만나 아무렇지 않게 며칠동안 사랑을 했다. 


이 소설은 진짜 처음엔 따분하게 이야기가 전개가 된다. 특별한 사건이 긴장되게 펼쳐지지 않는다. 원낙에 주인공의 삶이 무미건조하다. 평화로운 일상이 펼쳐지는데 그 가운데 아오이와 마빈은 아무일도 없게 사랑을 하고 나눈다. 그런데 사실은 그게 습관과 같은 일들이었다. 아오이는 정열적이지도 않고 열정적이지도 않다. 그냥 사랑하니까 그걸 그냥 받아들일 뿐이다. 무미건조한 삶. 겉으로 보기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고요한 사랑이 다 좋은 건 아니것 같다. 말이 없는 건 좋은 것이 아니다.


알고보니 아오이는 사랑하는 사람이 진짜 따로 있었다. 마빈은 그냥 습관 같은 거였다. 사랑해 주니까 사랑하는 것. 대화가 없이 이루어지는 사랑, 웃음이 없이 이루어지는 사랑,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술을 마시고 음악을 함께 들어도 속을 다 들어 내놓지 않으면 그건 사랑이 아닌 것이었다. 아오이는 마빈에게 그랬다. 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가 생각하기에도 쥰세이와만 말이 통한다고 했다. 마빈에게 쥰세이의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가 마빈이 묻자 화를 내며 집을 아예 나가 버렸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또 밤이 되면 마빈을 그리워하기도 했다. 습관처럼. 마빈과는 6년을 함께 산 탓이었다.


쥰세이와는 같이 살지는 않았지만 아이도 있었다. 그런데 쥰세이의 아바지가 찾아왔었고 쥰세가 오해를 하고 말을 안한 그녀는 오해를 받고 쥰세를 떠나버렸다. 그 그림을 그리는 쥰세를 잊지 못한 것이다.그래서 아오이는 마빈과 사랑은 하면서도 속에 있는 말을 하지 않고 혼자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니까 마음은 딴 데 가 있었다는 말이다.     


아오이는 마빈에게 냉정했다. 열정적이지 못했다. 마빈이 오히려 안달을 한다.

“인생이란 그 사람이 있는 장소에서 성립하는 것이라는 단순한 사실과 마음이란 늘 그 사람이 있고 싶어하는 장소에 있는 법이라는 사실이 이 소설을 낳게 하였다”---에쿠니 가오리------


이 책은 1탄이고 2탄은 쥰세이의 입장에서 쓴 소설이란다. 2권을 다 읽어야 한단다. -릴레이 러브스토리.2년에 걸쳐 실제로 연애하듯 써내련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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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맘때에는 외 - 2007년 제21회 소월시문학상 작품집
문태준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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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월시문학상 작품집’을 읽고


문태준 시인의 ‘그맘때에는 외’가 대상수상작이다. 그 외에도 문태준 시인의 자선대표작이 나온다. 소월시 문학상 작품집이라 문태준 시인의 수상소감과 문학적 자서전 이라는 글도 있다. 이런 수상 작품집을 대할 때는 물론 시도 좋지만 수상자의 마음의 고향이랄 수 있는 글들이 있어서 더더욱 읽는 것이 즐겁다. 또 심사평을 통하여 문단의 시풍이랄지 요즘 시인들의 최근경향을 대강은 짐작할 수 있다. 상을 수상하시는 분도 대단하지만 우수상에 오르신 분들도 대단하시다.

 

글쓰기는 어떤 형태로든 치열해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꾸준히 해야 도에 이르지 않나 싶다. 이런 작품집을 대할 때면 수상시인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시로만 만나왔던 시인을 소감을 통하여, 고백을 통하여 시세계를 다시 엿볼 수 있는 것이다. 이른바 작가론이다. 시인이라면 누구나 이런 문학상을 꿈꿀 것이다. 소월의 서정성을 제일로 많이 갖고 있는 시인으로 지목되고 선정되어 시를 쓰게 된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수상을 축하드린다.

 

문태준 시인의 시에는 슬픔과 아픔이 묻어있다. 허무함도 있다.따뜻함도 있다. 쉬우면서도 다시 곱씹어야 하는 시가 문태준의 시인 것 같다. 읽으면 읽을수록 맛이 나는 시. 요즘  많은 상을 받았다고 한다. 그만큼 시인 스스로 치열하게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 내며 시를 건져냈으리라. 그 정수 같은 시를 우리는 지금 읽고 있는 것이다. 빛나는 그 시의 반열에 오르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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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고향은 그리움이다
서정주 외 지음 / 월간조선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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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고향은 그리움이다”를 읽고

 

여러 시인과 작가들의 고향이야기를 들었다. 고향에 대한 서사와 서정이 있는 곳, 고향은 문학의 근원임에는 틀림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 고향은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다. 저마다 그 사연들을 간직하고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글을 썼다. 그러고 보면 문학은 고향으로부터의 출발이 아닌가 싶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고향은 문학을 심어놓은 장소이자 모태가 되는 것이다. 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문학을 하도록 고향이 만들어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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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나비 - 2003년 제27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김인숙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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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와 나비”를 읽고

남편과의 멀어진 관계 때문에

아이 유학을 핑계로 중국에 가 있는 아내.

한국으로 살러 떠나는 조선족 젊은 여인-의 아버지

(어렸을 때 죽음을 목격하고 평생 벗어나지 못하는 아버지),

실직을 당하고 고통 속에 산다

바다를 나는 나비, 바다에게 나비는 힘겹다.

잔잔하면서도 심리를 복합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모텔 알프스” 를 읽고


시어머니와 남편과 아이도 없이 살던 여인.

남편의 사고로 먹고 살기 위해 모텔 종업원으로 일하게 되고

거기서 사장만 보면 웃음보가 터지는 여자

불구가 된 남편, 살아있는 여자

떠날까봐 전전긍긍하는 늙은 시어머니

첫사랑 남편의 기억을 더듬으며

3년을 살았으나 이젠 더 이상 지치고 힘든 여자.


움직이지 않는 남편 옆에 누워 있는

그 여자, 그 장면에서 ~


읽다가 울었다

부부가 그런 걸까

삶이란 그런 걸까

생이 애처롭고 서럽고

뜨거운 내 안의 사랑이

갑자기 열병처럼 돋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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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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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를 읽고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햇살과나뭇꾼 옮김/양철북/


꽤 분량이 많은 장편이다. 진짜 숨넘어가게 읽었다. 체험소설 같다. 감동이 있는 소설이다. 말썽만 많은 반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다 문제아라고 생각한 데쯔조는 파리박사였다. 데쯔조에게 무한한 가능성이 있음을 미리 알아본 아다치 선생님. 그런 여러 상황을 바라보며 도전을 하듯 새로운 반 1학년과 함께 겪어나가는 새내기 고다니 선생님의 활약은 과히 볼 만하다.


선생님들과 아이들과의 갈등, 선생님과 선생님과의 갈등, 학부모와 선생님간의 갈등, 지역간의 갈등 등이 내포되어 있다. 제각각이고 이기적인 것 같던 아이들이 점점 일을 경험할 때마다 변해가는 과정이 나온다. 미나코를 당번으로 정해서 돌보는 일을 통해 아이들은 변한다. 함께 수고하고 노력을 하면서 친구가 떠날 때는 눈물도 보인다.


아이들에게 다가가기는 어려웠다. 쉽지 않은 일을 고다니 선생님은 하였다. 아이들은 가르치기보다 함께 배워야할 대상이었다. 찾아다니고 만나고 어울리고 함께 웃고 울고 먹고 할 때 정은 쌓여가고 마음문은 열렸다. 이해하고 받아주고 사랑하는 가운데 아이들은 선생님과 하나가 되었다. 활기찬 수업이 되었다. 생동감이 넘치는 나날이 되었다.


아이들은 겉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어떤 재능이 그 아이에게 숨어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 숨은 재능을 발견하고 살려주는 일, 숨은 끼를 끌어내는 주는 일은 어른들이 할 일인 것 같다. 처리장 아이들이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걸 미리 발견한 고다니 선생님. 아무래도 이 책은 교사를 위한 책인 것 같다. 어떻게 좋은 교사가 될 수 있는가를 알려주는 답안이 제시되어 있다. 노력하지 않으면 좋은 교사도 못되는 것 같다. 아이들과 함께하지 않으면 좋은 교사도 못된다. 진정한 교사란 무엇인가를 생각할 수 있는 좋은 책이다.


또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을 하는가. 어떻게 아이들이 달라지는가도 눈여겨볼만하다. 분명 학교에 나오는 아이는 혼자가 될 수 없다. 반이라는 공동체 속에서 어울리게 마련이다. 그 속에서 아이들은 자라는 것이다. 그 유대관계를 잘 맺어주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할 수 있다. 아이들이 어른들이 어떤 일로 기뻐하며 울며 행복해하는지도 알 수 있다. 감동이 곳곳에 널려있는 책이다. 고다니 선생님과 아다치 선생님은 아이들과 잘 놀 줄 아는 선생님이다. 그런 선생님을 아이들은 좋아하는 것이다.


바쿠할아버지 과거 이야기는 인상적이다. 그 이야기는 저항정신과 맞닿아있는 것 같다. 가난과 어둠과 환경에 맞서서 저항을 하는 모습. 아름답게 존재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정신이었다. 그 정신을 가다듬고 고다니 선생님은 노력을 한다. 아름답기 위해서. 아이들과 선생님이 열심히 무언가를 할 때에 정말 감동적이었고 아름다웠다. 이 책을 읽으며 아이들에게 학교란 무엇일까,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마음이 맞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도 행복한 일이다. 선생님들이 다 노력을 하고 있다. 나도 그런 선생님을 좋아한다. 저 멀리 아이들의 함성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    


“인간이 아름답게 존재하기 위해서 저항 정신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p.101)  

“아이들은 이곳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인생입니다. 그 인생을 이 아이들 나름대로 기쁜 마음으로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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