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 귀 문원 세계 청소년 화제작 3
쎄르쥬 뻬레즈 지음, 박은영 옮김, 문병성 그림 / 도서출판 문원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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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 귀'를 읽고

집에서 그렇게 구박을 받고 힘겹게 살아가는 애는 없을 것이다. 학교에서도 놀림을 받고 집에서도 사랑을 못받는다. 너무 가엽고 안타깝고 측은한 아이다. 너무 아이를 그렇게만 대하는 어른들이 나쁘다. 읽다보면 한심스럽고 화가나기도 한다. 어쩜 그럴 수 있을까 혀가 내둘려진다. 자기 자식에게 그래도 되는 건가? 어린 애한테 그래도 되냐고? 하면서 속상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그래도 유일하게 위로라면 위로가 될 빵집아저씨. 오죽하면 나가는 것이 집에 있는 것 보다야 더 낫다고 생각했을까.  

빵집 아저씨한테 가기로 해서 마음이 놓였는데 운도 진짜 없다. 그 날 빵집 아저씨가 죽은 것이다. 빵집 아저씨가 죽었다는 걸 알았을 때 얼마나 슬펐는지 모른다. 집에서 부모님한테 학대를 받아 온 몸이 멍 투성이고, 학교에선 따돌림에 친구들의 시달림, 또 선생님의 비인간적인 대우 등으로 사는 게 곤욕이던 레이몽이 구세주와 같은 친구가 바로 빵집 아저씨였는데 그 아저씨가 자기랑 살겠다고 데리러 오던 날 그만 교통사고를 당하고 만 것이다. 레이몽의 한가닥 희망이 산산조각 난 것이다. 그 때 나는 레이몽이 되어 울었다. 엉엉 소리내어 울면서 책을 읽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불쌍한 레이몽.

과연 레이몽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무척 걱정하며 이 책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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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죽지 않을 테야 문원 세계 청소년 화제작 4
쎄르쥬 뻬레즈 지음, 문병성 그림, 김주경 옮김 / 도서출판 문원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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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죽지 않을 테야>를 읽고

이책의 작가  쎄르쥬 뻬레즈는 프랑스의 소설가다. 이 책은 시리즈로 [당나귀 귀]에 이어 두 번째로 나온 작품이다.

<당나귀 귀>를 읽을 때가 생각난다.  그 뒤로 레이몽이 어떻게 되었을까 무척 궁금했다.

<난 죽지 않을 테야>를 읽게 되어 반가웠다. 그리고 레이몽이 다시 살게 되었음을 확인했다. 그냥 학교에 다니던 레이몽. 5학년 때는 선생님이 포루투칼 반에 넣겠다고 하여 돼지 한 마리를 선생님께 상납하고 그냥 그대로 다녔는데, 6학년이 되려하자 선생님이 다시 편지를 보내 아빠를 불렀다. 레이몽이 책상에 머리를 찧고 소리를 지르며 울어대고 밥도 잘 안 먹고 말을 안 하니 병이 생긴거라고... 치료를 받아야 하니 다른 특수 학교로 보내는 것이 어떻겠냐고....다른 학생들한테 수업 방해가 되니 여기저기서 학부모들이 항의를 해 온다고...결국 레이몽은 다른 특수학교로 보내졌다. 그리고 부모님과도 떨어져 있게 되었다. 그 후 이야기다.

       

 이글의 문체는 굉장히 차갑다. 간결하고 냉정한 말들이 많다. 아이들의 눈으로 본 어른들의 세상을 마음껏 비웃고 욕하고 있다. 선생이라 하고 부모에 대해서도 살가운 것이 없다. 물론 아버지의 말버릇도 문제 있다. 한마디로 어른들의 세계를 풍자한 것이다. 레이몽은 이 센터에 와서야 그동안 비참하게 살았던 곳을 벗어나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특히 한번도 느껴보지 않았던 이성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시작되면서 행복을 느끼게 된다. 작은 떨림과 설레임 이런 것들을 경험하면서 레이몽은 그 동안의 아픔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다. 그 때만큼은 아이들과도 정상적으로 지낸다. 동생을 그리워 하기도 하고 인형을 모으고, 친구가 다쳤을 땐 함께 울어주고, 있으면 나눠 주기도 하고 마음먹은 것을 실천하기도 한다. 아무도 그런 행동에 대해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오히려 보듬고 친구가 되어준다. 그러나 그런 사랑도 잠시 그곳을 떠나오면서 레이몽은 슬픔을 느낀다. 센터에서 만큼은 레이몽이 살아있는 존재였고, 의미있는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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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되렴 책읽는 가족 47
이금이 지음, 원유미 그림 / 푸른책들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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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리가 되렴’을 읽고/ 이금이 장편동화/


5학년인 은지는 서울에서 시골학교로 전학을 왔다. 엄마를 읽은 슬픔을 그림을 하는 아빠랑 단둘이 삭히면서 그렇게 지낸다. 새로운 친구들과 새로운 고향을 만나면서 그 동안의 아픔은 조금씩 사그러든다. 은지가 다니는 학교에는 두 부류의 아이들이 있었다. 희망원에 살고 있는 윤철이 같은 학생이랑 그렇지 않은 학생들이랑. 은지는 그것을 강이라고 표현을 한다. 그리고 그 사이에 놓일 다리가 필요함을 느낀다. 서로 어울리지 않던 아이들은 여름 글방을 통해 만남을 갖고 함께 하게 된다. 그러고 보면 그곳에는 저마다 각자 상처 하나쯤은 보듬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고아로 자라는 윤철이가 그렇고 은지 아빠나 은지가 그렇고 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기와 할아버지네도 그렇다. 희망원에서 지낸다고 소외된 생활을 하며 외롭게 지내는 아이들 또한 그 고통이 컸으리라. 돌아보면 다 마음에 그림자 하나씩 부여안고 사는 것이다. 은지는 성격이 명랑하고 붙임성도 있고 적극적인 면도 있다. 자기가 생각한 바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보면 그렇다. 친한 친구 순혜도 한 몫을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그 나이 때 어땠을까 생각을 하였다. 내가 다리가 되어야겠다는 기특한 생각은 못했을 것이다. 꾸어다놓은 보리자루에 말 주변도 없어서 수줍은 토끼 눈으로 바라만 봤을 것이다. 그런데 은지는 당차게도 이런저런 일에 참여하고 어른들과도 친하다. 어려운 현실을 지혜롭게 헤쳐 나가는 아이들의 밝은 모습이 무엇보다 순수하게 그려졌다. 윤철이 또한 어른스럽다. 요즘 아이들은 누가 나랑 다르면 쳐다보지도 않고 나랑 비슷하면 친하게 지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런 좋은 책을 읽으면 좀 더 넓은 세상과 마음을 스스로 터득하게 될 것이다. 독서를 하는 좋은 점이 거기에 있지 않을까. 일단 한번 은지와 순혜와 윤철이와 경수 그 외 친구들을 만나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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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 창비아동문고 222
김남중 지음, 이형진 그림 / 창비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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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을 읽고


이 책에는 여러 편의 동화가 실려 있다. 동물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요즘은 동물애호가들에 의해서 동물한테 옷도 입히고 비싼 장식품까지 달아준다. 얼마 전 길을 가다가 강아지 발에 가죽신발까지 신겨서 데리고 다니는걸 보았다. 웃음이 났다. 사람보다도 더 좋은 대접을 받는 것 같은 강아지. 좋은 세상에 태어났다고 생각할 것이다.


예전에는 그러고 보면 사람과 동물은 늘 함께였다. 가축을 많이 기르고 살았다. 어디에고 동물 얘기가 빠지면 재미가 없다. 그렇다고 동물을 극진히 보호하고 잘 해주고 따뜻하게 대접하였던 것은 아닌 것 같다. 다만 재워주고 울타리를 만들어주고 먹을 것을 주고 챙겨주다 때로는 양식이 되고 돈이 되는 그런 존재였던 것 같다. 흔히 개나 돼지 소 닭 고양이 토끼 염소 이런 것들이 그랬다. 


이 책에는 그런 동물들을 잘 보호 하고 먹여주고 놀아주고 사랑했다, 라기 보다는 막 대했던 모습이 좀 나온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 추억 같은 경험을 담은 이야기들을  담았다. 그런데 그런 경험 후에는 동물에게도 자존심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다양한 연령을 주인공으로 삼은 이야기가 등장을 한다. 특히 군에 있을 때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문장이 쉬운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어른들이 읽어도 좋다. 읽고 생각해봄직한 동화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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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전 도둑이랍니다 책읽는 가족 45
이상교 지음, 마상용 그림 / 푸른책들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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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도둑이랍니다’를 읽고 /이상교 동화집/

몇 편의 동화가 실려 있다. 처음부터 나오는 ‘전 도둑이랍니다’ 이야기는 황당하다. 멋지게 도둑질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나간 칠수는 도둑하러 들어간 집에서 청소도 해 주고 빈 화분에 꽃도 심어주는 이상한 행동을 한다. 칠수 어머니와  나누는 대화도 이상한데 그 둘 사이는 전혀 이상하게 보이지 않는다. 개그하는 사람이 웃으면 안 되는 것처럼 여기 나오는 칠수도 전혀 내색을 않고 그런 행동을 한다. 이상야릇한 동화다. 그렇지만 읽다보면 오히려 유쾌한 웃음이 나고 마음마저 따뜻해져 온다. 왜일까?


‘가늘고 긴 끈’을 보면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 얘기가 나온다. 마침 기름 배달을 하러 간 집에 들어가 보니 오천 원짜리가 눈에 띄어 그걸 주머니에 넣었나보다. 하지만 그런 표현은 없고 나갈 때 신발 끈을 마저 못 매고 부랴부랴 나가느라 허둥지둥한 모습을 그렸다. 그렇지만 그렇게 나빠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가슴 짠하고 뭔가 남는 게 있다. 왜일까? 그 학생이 마음이 다칠까봐 조심스럽게 전화하던 엄마의 마음 때문이었으리.


‘할머니와 수거위’ ‘화가와 개구리’ ‘햇볕싹’ ‘노란 빛깔의 노래’ ‘쥐덫’ ‘안개나라 저편’ ‘아이와 개’ 등. 그러고 보면 여기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전부 동물이나 사람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이 들어있다. 배려하고 이해하고 웃음 짓는 착하디 착한 이야기 들이다. 작고 자잘한 일상속의 이야기지만 그냥 지나쳤다면 보지 못했을 그런 이야기들을 작가는 순간 스케치 하듯 잡아내어 그 나름대로의 고운 목소리와 빛깔을 내 주고 옷을 입혔다. 어쩌면 우리가 사는 삶이란 그런 소소한 곳에서부터 행복이 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쁘게 그려주고 색깔을 다듬어 준 작가님의 솜씨가 돋보인다. 아이들이 이런 동화를 많이 읽으면 마음이 정말 고와지고 맑아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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