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 공화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나와 내 돈, 내 사람을 지키는 최소한의 법률 지식
임호균 지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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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남에게 피해 주지 말고 착하게 살자'는 신조로 살아온 50대 중반의 가장이다. 직장과 집만 오가며 자식들을 키웠고, 그저 성실하게 땀 흘려 일하면 세상이 알아서 내 권리를 지켜줄 줄 알았다. 법이라는 것은 뉴스에 나오는 이들이나 마주하는 교도소 담벼락 뒤의 이야기인 줄만 알았고, 평생 나와는 멀리 떨어진 남의 일이라 여기며 살아왔다. 하지만 <고소 공화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읽고 난 지금, 가슴 한구석이 서늘해지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가장 뼈아프게 다가온 대목은 ‘법은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하지 않는다’ 준엄한 현실이다. 저자는 법을 모르는 착한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먼저 피해자가 된다고 경고한다. 돌아보니 나 역시 사소한 계약을 맺을 때나 주변 사람과 작은 금전 거래를 할 때 ‘은 게 좋은 거지’며 구두 약속으로 어물쩍 넘어갔던 순간들이 많았다. 친한 사이에 차용증을 달라고 하거나 특약 조건을 일일이 따지는 것이 야박해 보여 피했던 행동들이, 사실은 가장으로서 내 가정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무책임한 방치였음을 이제야 깨달았다.

딱딱한 법 조항을 늘어놓는 골치 아픈 책이 아니다. 전세 계약, 온라인 사기, 동업 분쟁 등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에서 한순간에 벼랑 끝으로 몰릴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아주 알기 쉽게 알려준다. 나 같은 중년층도 술술 읽을 수 있을 만큼 눈높이가 낮으면서도, 막상 일이 터졌을 때 꺼내 들 수 있는 무기로 법을 이용하는 법을 날카롭고 구체적으로 다뤄준다.

분쟁 상황에서 억울하게 물러나거나 누군가에게 일방적으로 당하지 않는 법에 대한 조언은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무작정 화를 내거나 혼자 삭이는 대신 감정을 빼고 단호하게 거절 의사를 표시해야 하며, 갈등이 시작되는 순간 합법적인 녹음과 메신저 캡처로 증거를 확보하고 보존해야 한다. 부당한 대우를 당했을 때 날짜와 정황을 육하원칙에 따라 철저하게 일기로 기록해 두는 것 또한 강력한 증거가 된다.

무엇보다 이미 큰일이 벌어져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을 잃었을 때의 대처법이 명쾌하다. 당황해서 대화방을 나가거나 전화를 걸어 싸우는 대신, 현재 상태 그대로 증거를 확보하고 대한법률구조공단이나 고용노동청 같은 공공 전문기관을 찾아가면 된다. 전문가를 만나기 전 사건을 시간순으로 정리한 질문지를 준비해 가는 등, 책이 알려주는 단계별 행동지침을 고민 없이 그대로 따라 하기만 하면 혼란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 책은 나의 삶과 가족의 삶을 지켜주는 가장 확실한 '안전장치'이다. 점점 교묘해지는세상에서 내 권리를 똑똑하게 지켜내려고 한다. 법의 사각지대에서 피해자가 되기 쉬운 세상의 모든 이들에게 권한다. 법을 알고 활용하여 소중한 나 자신과 가정을 당당히 지켜낼 수 있는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리뷰는 리뷰의숲 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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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많아 부처님께 물었더니 - 번뇌가 사라지는 다정한 불교 수업
마스노 슌묘 지음, 백운숙 옮김 / 21세기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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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육체보다 더 비대해진 마음의 군살을 발견한다. 젊은 시절처럼 매사 열정적이지도, 그렇다고 모든 것을 초탈할 만큼 연륜이 쌓이지도 않은 50대 중반의 삶. 요즘 부쩍 늘어난 잡념과 알 수 없는 불안, 다가올 미래에 대한 조급함이 불쑥 엄습할 때가 많았다. 신체의 대사증후군처럼 내 마음 역시 과부하가 걸려, 불필요한 생각들을 제때 배출하지 못하고 내 안에 차곡차곡 쌓아 두고 있었던 것이다. 책 <생각이 많아 부처님께 물었더니>는 바로 이러한 ‘마음의 대사증후군’을 앓고 있던 나에게 찾아온 고마운 처방전이었다.

가장 먼저 가슴에 와닿은 단어는 '무심(無心)'이었다. 돌이켜보면 나의 50대는 주변의 시선과 사회적 기준, 그리고 지나온 세월에 대한 후회로 가득 차 있었다. 세상의 소음을 막아내느라 늘 잔뜩 긴장한 채 고통스러워 하는 나에게 진정한 단단함은 이를 악물고 버티는 힘이 아니라, 가치 없는 소음은 한 귀로 흘러 보내고 지금의 나로 돌아오는 여유라고 알려준다. 무심이란 마음을 비워 백치처럼 사는 것이 아니라, 나를 흔드는 외부의 자극에 의연해지는 늠름함이라는 것을 깨우친 순간, 꽉 막혀 있던 가슴이 한결 가벼워졌다.

스님은 불안과 잡념을 치유하는 법이 깊은 산속의 용맹정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일상(日常)'에 있다고 말한다. 아침에 창문을 열고 주변을 청소하는 작은 일상에 길이 있다는 문장을 읽으며 나의 하루를 되돌아보았다.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부터 확인하던 오랜 버릇을 고치기로 마음먹었다. 대신 창문을 활짝 열고 새벽의 차가운 공기를 깊이 들이마셨다. 신발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밥을 먹을 때는 오롯이 음식의 맛에만 집중했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태도야 말로 흩어진 마음의 중심을 단단하게 잡아주는 가장 강력한 수행임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특히 매일 아침 행하는 '청소'의 힘은 큰 가르침을 주었다. 주변을 깨끗이 정리하는 물리적인 행동이 곧 엉키고 혼란스러운 내면의 번뇌를 맑게 씻어내는 가장 직관적인 수행법이었다. 집안의 구석진 먼지를 털어내고 쓸고 닦는 행위는, 내 마음속에 굳은살처럼 박여 있던 질투와 원망, 조급함의 먼지를 털어내는 과정과 닮아 있었다. 청소를 마친 뒤 개운해진 거실을 바라볼 때 느꼈던 평온함은 다름 아닌 내 마음이 맑아졌다는 증거였다.

몸의 자세가 곧 마음의 자세라는 조언을 따라 굽어 있던 허리를 꼿꼿이 펴보았다. 몸을 바로 세우니 웅크려 들었던 마음에도 신기하게 긍정적인 기운이 차올랐다. 자신이 타인에게 베푼 선행은 흐르는 물에 새기듯 금방 잊어버리라는 말씀 앞에서는, 나이가 들수록 서운함이 많아지던 내 좁은 소견이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어떤 날이든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의 마음으로 마주하면 나는 꽃을 온전히 피워낼 수 있다’는 따뜻한 위로는 삶의 역경 속에서도 언제든 ‘지금 이 순간’이라는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단단한 복원력을 선물해 주었다. 생각이 많아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고 있다면, 마음의 군살로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면 가만히 주변의 먼지부터 털어내 보기를 권한다. 비로소 번뇌에 끌려 다니지 않고 내 삶을 온전히 살아갈 용기가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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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스트
최고수준 지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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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는 늦지도 이르지도 않은 중요한 시기다. 지나온 날들을 가만히 돌아보며 '내가 과연 부자 아빠였는가' 자문해 보곤 한다. 커가는 아이들이 내 손길을 어떻게 느낄지 모르지만, 돌아서면 늘 무언가 더 해주지 못했다는 부족함에 마음이 짠해진다. 대한민국에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하면서도, 막상 물려줄 자산은 아직은 없는 흙수저라는 부채감이 늘 마음 무겁게 짓눌러왔다. <하이스트>라는 책을 만나며, 내 안을 가득 채우고 있던 오랜 부채감을 비로소 완전히 씻어낼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비록 나는 남들이 말하는 부자 아빠가 되지 못했을지언정, 내 소중한 아이들만큼은 진짜 부자로 키워낼 수 있겠다는 강력한 확신과 그 길을 함께 할 길잡이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돈을 많이 버는 기술을 가르치지 않았다. 대신 부가 형성되는 근본적인 원리와 인생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거대한 구조를 나에게 제시해 주었다. 특히 ‘당신의 노동이 아니라 시스템이 돈을 벌어주는 순간, 인생의 계급은 바뀌기 시작한다’는 문장은 매일 아침 무거운 몸을 이끌고 쉼 없이 직장으로 향하는 내 가슴을 깊숙하게 찔렀다. 돌이켜보면 나는 평생 내 소중한 시간과 노동을 맞바꿔가며 가족을 부양해 왔다. 그것이 가장의 당연한 의무라 믿었지만, 결국 내 물리적인 시간의 한계에 스스로를 가두는 일이었다. 내가 아파서 멈추면 소득도 일시에 멈추는 취약한 구조 속에서, 내 아이들에게까지 똑같은 노동자의 삶을 물려주기는 정말 싫었다.

시스템과 레버리지라는 단어는 오랜 고정관념을 깨고 나를 각성시켰다. 이제 아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부모가 물려주는 눈앞의 유산이 아니라, 부의 자동화 구조를 스스로 만드는 법을 깨닫게 해주는 환경이다. ‘현대 사회의 새로운 계급은 학벌이나 직업, 자본의 규모가 아니라 알고리즘과 시스템을 다루는 능력에서 결정된다’는 말처럼, 이제는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에 들어가는 안정적인 삶이 정답이 아닌 시대가 되었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지만 언제 어떻게 변할지 정확히 예측할 수 없기에 문득 불안감이 밀려오기도 한다. 그렇기에 세상의 변화 속도에 맞춰 유연하게 사고방식을 전환하는 피보팅이 무엇보다 필수적이다. 아이들이 단순한 소비자로 머물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생산자로 당당히 자라나도록 이끌어야 한다. 그것이 곧 무한한 확장이 가능한 디지털자산이라는 자신만의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소중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기존 질서에 순응하며 열심히 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생산자가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처럼, 앞으로 아이들에게는 세상을 읽고 판을 주도하는 눈이 필요하다. 내 나이인 50대, 비록 내가 거대한 시스템을 완벽히 구축해 큰 부자가 되기엔 조금 늦은 감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아이들의 든든한 울타리이자 영원한 지원자가 될 것이고, 아이들에게 세상의 규칙을 가르쳐주는 지혜로운 멘토가 되어줄 것이다. 자식에게 그저 물고기를 잡아 쥐여주는 부자 아빠보다, 무한히 물고기가 잡히는 디지털 자산의 그물을 스스로 짜는 법을 조용히 가르치는 아버지가 되고 싶다. 진정한 부의 비밀을 배우고 익히고 실천하며, 마침내 스스로 부자로 변해갈 모든 이들의 찬란한 내일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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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쏙 친구 ㅣ 저학년 씨알문고 19
류미정 지음, 이수현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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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가 되거나 반이 바뀌면 누구나 ‘새로운 친구를 어떻게 사귀어야 할까?’라는 고민을 하곤 한다. 나 역시 5학년이 되면서 새롭게 친해지고 싶은 친구가 생겼을 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몰라 마음이 조급했던 기억이 있다. <마음 쏙 친구>는 친구 관계 때문에 한 번쯤 고민해 본 적이 있는 우리 초등학생들의 마음을 콕 짚어 위로해 주고 응원해주는 따뜻한 책이다.

주인공인 김유빈은 축구와 피구를 좋아하고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것을 가장 편안하게 생각하는 활달한 아이다. 하지만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하게 되면서 유빈이의 즐거운 일상은 멈춰 버린다. 더 이상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 놀 수 없게 되자 유빈이는 견딜 수 없을 만큼 심심해지고, 혼자 남겨진 것 같은 외로움을 느낀다. 결국 유빈이는 그동안 멀리했던 여자아이들 무리에 다가가 보기로 결심한다. 특히 같은 아파트에 살아서 얼굴이 익숙한 ‘유나’라는 친구와 친해지기 위해 노력한다. 유나의 마음을 얻기 위해 선물을 건네기도 하고, 어떻게든 대화에 끼어보려고 엄마가 알려 준 조언대로 유나의 이야기에 열심히 공감해 주려고 애를 쓰지만, 유빈이의 기대와 달리 관계는 자꾸만 어긋나고 마음처럼 쉽게 친해지지 못한다. 잘 보이고 싶어서 억지로 다른 사람의 성향에 맞추려다 보니 유빈이는 금세 지치고 상처만 받는다. 친해지고 싶은 마음은 진짜인데도 다가가기 어려워 속상해하는 유빈이의 모습을 보면서, 나 역시 예전에 친구들이 좋아하는 아이돌 주제에 억지로 끼어들려다 어색해졌던 경험이 떠올라 깊이 공감되었다.

유빈이는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아주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 누군가와 친해지기 위해 내 진짜 모습을 숨기거나 가짜 행동을 하며 억지로 나를 바꿀 필요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오히려 내 본모습대로 행동할 때 가장 편안하고 즐거우며, 세상에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이해해 주고 인정해 주는 친구가 분명히 있다는 교훈을 얻는다. 마음 쏙 친구.

나는 두 가지 큰 깨달음을 얻었다. 첫째는 모두와 억지로 친해지려고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는 용기다. 교실에 있는 모든 아이와 단짝이 될 수는 없다. 주변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으려고 진짜 내 모습을 감추는 것보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마음이 통하는 소중한 친구와 깊은 관계를 맺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둘째는 진정한 우정은 물질이나 가짜 리액션이 아니라 ‘서로를 향한 진심’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마음 쏙 친구>는 친구 사귀기위해 노력하다 지친 우리들에게 ‘지금 네 모습 그대로도 충분히 멋지다’라고 말해 주는 다정한 위로를 준다. 나도 친구에게 잘 보이기 위해 억지로 행동하기보다는, 나의 솔직한 모습을 먼저 보여 주며 마음을 열 생각이다. 나와 스타일이 다른 친구를 볼 때도 겉모습으로만 판단하지 않고 그 친구의 진짜 매력을 찾아주고, 내 마음에 쏙 드는 친구를 만나고 나도 누군가의 마음에 ‘쏙’ 드는 진짜 친구가 되어 주겠다고 다짐했다.

<마음 쏙 친구>를 함께 읽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처음에는 친구의 마음에 들기 위해 눈치를 보고 노력하는 유빈이의 모습에서 요즘 부쩍 친구 관계에 신경을 쓰는 아이의 모습이 겹쳐 보여 가슴이 뭉클하기도 했다. 하지만 책을 덮으며 "아빠, 나도 이제 억지로 맞추지 않고 내 진짜 모습을 좋아해 주는 친구를 찾을래!"라고 당차게 말하는 아이를 보며 책 한권 온전히 읽고 느낀 만큼 또 성장한 아이가 대견스럽다. 아이가 다른 사람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단단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고 아빠로 어이를 무한 신뢰하고 응원하기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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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 동생을 만나러 갑니다 ㅣ 동화 쫌 읽는 어린이
고수산나 지음, 해마 그림 / 풀빛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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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아들만 셋인 삼형제 집안이다. 나는 그 중에서 딱 중간인 둘째이자, 사춘기의 정점을 달리고 있는 중학교 2학년이다. 평소에 첫째 형과는 서열 싸움을 하느라 바쁘고, 막내 동생은 사소한 일로 귀찮게 굴어서 매일 투덜대기 일쑤였다. <로그인, 동생을 만나러 갑니다>라는 책을 읽게 되었는데, 책장을 덮고 나서 내 방 너머로 들리는 막내의 시끄러운 장난감 소리가 평소와 다르게 가슴을 쿵 내려앉게 만들었다.

주인공 서준이는 어느 날 아침, 평소처럼 남동생 하준이와 사소한 말다툼을 벌인다. 동생이 귀찮다는 이유로 모진 말을 내뱉었는데, 그것이 하준이의 마지막 모습이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하준이가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버린 것이다. 남겨진 가족들의 시간은 슬픔 속에 멈춰버렸고, 서준이는 동생에게 마지막으로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못했다는 극심한 죄책감과 후회에 시달리게 된다. 매일 밤 이불을 뒤집어쓰고 소리 죽여 울었을 서준이의 마음에 완전히 감정이입이 되어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고였다. 만약 어제 내가 막내 동생에게 짜증 냈던 게 마지막이었다면 나는 과연 버틸 수 있었을까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떨렸다. 동생이 없다는 건 상상도 안 된다. 모진말은 하지 않기로 결심한다. 아빠도 읽으면서 코끝이 찡하셨다고 한다.

슬픔에 잠긴 가족들에게 'AI 안경'을 착용하고 AI로 부활한 망자를 추모할 수 있다는 소개를 받지만 거절한다. 그 와중에 결혼식자에서 AI로 부활한 이모부를 본 엄마의 결정으로 AI안경이 집으로 온다. 안경을 쓰면 죽은 하준이가 살아생전의 모습 그대로 눈앞에 나타나 말을 걸고 장난을 친다. 가족들은 가상현실 속 하준이와 대화하며 다시 웃음을 찾고, 마치 이별이 없었던 것처럼 행복한 일상으로 돌아간 듯 행동한다. 하지만 서준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 깊은 곳에서 혼란을 느낀다. 완벽하게 데이터를 학습해 나를 보고 웃어주는 이 AI 존재가 과연 내가 진짜로 그리워하고 사랑했던 '진짜 동생 하준이'가 맞는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얻은 교훈? 첫째는 '일상의 소중함'이다. 매일 마주하는 가족의 얼굴과 잔소리가 절대 당연한 것이 아니며, 예고 없이 찾아오는 이별을 대비할 수 없다는 것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이 순간 아낌없이 사랑을 표현하는 것뿐이라는 사실이다. 둘째는 '진정한 애도'의 의미다. 슬픔이 무섭다고 해서 AI 같은 과학 기술의 뒤로 숨는 것은 진짜 치유가 아니다. 아프더라도 이별의 상실을 온전히 인정하고 마주할 때, 비로소 진정한 마음의 회복이 시작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진짜 인간의 존엄성과 소중한 기억은 디지털 데이터가 아니라, 우리가 서로를 향해 나누었던 진실된 감정 안에 머무는 것이다.

책을 읽고 거실로 나가 삼형제가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을 보았다. 형의 무심한 툭 치는 장난도, 막내의 엉뚱한 질문도 이제는 다르게 다가온다. 중학교 2학년 사춘기라는 핑계로 반항하고 가족들에게 퉁명스럽게 굴었던 내 행동들이 깊이 후회하고 반성한다. 곁에 있을 때 잘하라는 뻔한 말이 이토록 뼈저리게 다가올 줄 몰랐다. ’♪~있을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 오늘 밤에는 늘 귀찮게만 생각했던 막내 동생의 침대 옆으로 가서 슬그머니 손이라도 한번 꼭 잡아주려고 한다. 이제는 내 소중한 삼형제와 매일 마주하는 소소한 일상 속에서 더 많이 사랑하고 표현하며 살아갈 것이다.

매일 시끄럽게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에게 가장 든든한 버팀목인 우리 삼형제의 모습을 보며, 평범한 일상이 허락하는 행복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다시금 깨달았다. 죽은 아이를 기술로 복원해 상처를 일시적으로 덮기보다 슬픔을 온전히 마주할 때 진짜 치유가 시작된다는 대목에서 부모로서의 참된 사랑을 고민하게 되었다. 그것이 어쩌면 남겨진 자들, 즉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극복하는 올바른 방법일 것이다. 무엇보다 사춘기로 부쩍 말수가 적어졌던 둘째가 이 책을 읽고 동생의 손을 먼저 잡아주고 형의 말을 잘 듣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 아픈 가상의 이야기가 우리 가족에게는 서로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 따뜻한 기적이 되었다는 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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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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