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괴 아파트 4 - 공포의 학교 전설 ㅣ 요괴 아파트 4
도미야스 요코 지음, 야마무라 고지 그림, 고향옥 옮김 / 가람어린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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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요괴 아파트 4>권이 나왔다! 지난 학기에 3권을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다 읽고 나서, 푸른들 아파트 지하 12층에 사는 머리커와 요괴 가족들이 다음엔 또 어떤 모험을 할지 매일매일 목이 빠지게 기다렸다. 평소에도 신비한 생물이나 옛날이야기에 나오는 요괴들을 엄청 좋아해서 요괴 책이라면 거의 다 찾아 읽는 편인데, 도미야스 요코 작가님의 요괴 아파트 시리즈는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재미있게 읽는 최고의 책이다. 이번 이야기 역시 나의 큰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고 책을 펼치자마자 나를 환상적인 요괴들의 세계로 푹 빠져들게 만들었다.

이번 4권은 푸른들 아파트에 사는 매력 만점 요괴 삼 남매가 이웃 마을의 '폐교'로 공포 체험을 떠나면서 본격적인 사건이 시작된다. 이야기는 심술꾸러기 둘째 아들 ‘삐딱이’가 첫째 ‘외눈이’와 막내 ‘마음이’를 꼬드겨 한밤중에 몰래 모험을 떠나는 흐름으로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사람이 무서워하는 폐교에 정작 요괴들이 무서운 소문과 기척을 마주하러 간다는 설정부터가 정말 신선했다. 아무리 신기한 초능력을 가진 요괴라지만, 어두컴컴한 학교 안에서 조그만 소리에도 깜짝 놀라며 덜덜 떠는 요괴 삼 남매의 모습은 영락없는 우리 또래 아이들 같아서 무척 친근하게 느껴졌다.

사건이 깊어질수록 삼 남매가 으스스한 위기를 헤쳐 나가는 다이내믹한 줄거리가 펼쳐진다. 멀리까지 내다보는 외눈이의 천리안 능력, 상대방의 속마음을 단번에 꿰뚫어 보는 마음이의 독심술, 그리고 힘이 장사인 삐딱이가 손발을 맞추어 폐교의 비밀을 파헤쳐 나가는 과정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무서운 상황 속에서도 평소처럼 티격태격하며 엉뚱한 매력을 발산하는 삼 남매의 케미 덕분에 나도 모르게 낄낄거리며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오싹함으로 시작해 유쾌한 모험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이야기의 흐름은 책장을 넘기는 나의 손을 한순간도 멈출 수가 없게 만들 만큼 강력한 몰입감을 주었다.

모험의 끝에서 마주한 폐교의 숨겨진 진실은 이 책이 단순히 무섭기만 한 공포 이야기 그 이상임을 보여준다. 재개발 때문에 정든 들판을 떠나 인간들이 사는 대단지 아파트에 섞여 살게 된 요괴들의 안타까운 처지처럼, 폐교 역시 우리가 쉽게 잊고 지냈던 과거의 기억과 버려진 것들을 대변하고 있었다. 작가님은 오싹한 공간마저도 결국 따뜻한 화해의 장소로 바꾸어 놓으시며, ‘사람과 사람, 사람과 동물, 사람과 자연, 그리고 요괴까지도 더불어 사이좋게 살아간다’는 핵심 문장으로 우리 마음에 큰 울림으로 남는다.

이 책은 나처럼 판타지와 모험을 좋아하는 초등학교 중고학년 친구들이 읽으면 단숨에 흠뻑 빠져들 수 있는 최고의 이야기책이다. 흥미진진한 대소동 속에서 생김새나 능력이 달라도 먼저 마음을 열면 누구나 소중한 친구가 될 수 있으며, 나와 다른 존재를 편견 없이 포용하고 존중하는 열린 마음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어 무척 유익했다. 3권에 이어 이번에도 멋진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벌써부터 머리커와 요괴 가족들이 다음엔 또 어떤 이웃을 만나 새로운 소동을 벌일지, 벌써부터 5권도 반갑게 마주할 그날을 조용히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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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터 - 나는 AI로 인생을 바꿨다
비기 지음 / 모티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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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출근길에 스마트폰으로 날씨를 묻거나, 업무 중 막히는 단어를 검색창에 쳐보는 것이 내가 아는 AI 활용의 전부였다. 50대 중반, 어느덧 직장 생활의 끝자락을 바라보는 나이에 AI는 그저 똑똑한 백과사전이나 편리한 검색도구에 불과했다. 밀려드는 디지털 트렌드 속에서 ‘나도 배워야 하나’ 하는 부채감은 늘 마음 한구석에 짐처럼 얹혀 있었지만, 정작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기술은 젊은이들의 전유물 같았고, 나와 같은 중년에게는 그저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다 읽게된 책 <크라프터: 나는 AI로 인생을 바꿨다>는 나의 이러한 막연한 두려움과 고정관념을 깨뜨려 주었다. 저자 역시 처음에는 기술과 거리가 먼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고백이 나 같은 평범한 직장인의 마음을 툭 건드렸다. 수백 번의 시행착오 끝에 인스타그램 개설 후 1년도 되지 않아 10만 팔로워를 돌파하고, 인생을 바꿨다는 저자의 생생한 경험담은 단순한 성공담을 넘어, 나에게도 ‘아직 늦지 않았다’는 용기를 주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복잡한 코딩이나 어려운 기술 용어를 나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단순히 명령어를 잘 치는 기술을 넘어, AI를 내 삶과 업무의 주도권을 쥐는 도구로 커스텀하는 방법론을 가르쳐준다. 그것이 바로 저자가 정립한 프롬프트 공식인 ‘CRAFTER’다. 맥락(Context)을 짚어주고, 역할(Role)을 부여하며, 명확한 지시(Action)와 형식 및 예시(Format & Example), 사고 과정(Thinking)과 근거(Evidence), 그리고 끊임없는 검증과 개선(Refinement)을 이어가는 과정을 책은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AI를 잘 쓰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무엇을 묻고, 어떻게 지시하느냐(입니다)’라는 말은 강렬한 층격을 주었다.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나의 '질문하는 방식'이 본질이라는 깨달음이었다.

생각해보면 지난 수십 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며 후배들이나 협력업체와 업무를 조율할 때 썼던 소통의 방식과 너무나도 닮아 있었다. 일을 잘하는 리더는 부하 직원에게 무작정 ‘이거 해와’라고 지시하지 않는다. 왜 이 일이 필요한지 맥락을 설명하고, 상대의 역할을 명확히 해주며, 원하는 결과물의 형태와 참고할 만한 예시를 친절히 건넨다. 책에서 말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란, 결국 AI라는 아주 유능하지만 눈치 없는 신입사원에게 명확하고 똑똑하게 업무 지시를 내리는 ‘소통의 프로토콜’이자 내 업무를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설계하는 과정이었던 셈이다.

그동안 나는 AI에게 그저 단답형 질문만 던져놓고 ‘별것 없네’라며 돌아섰던 심술궂은 상사 처럼 반응했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구체적으로 요구하지 않았으니, AI 역시 인터넷에 떠도는 뻔한 검색 결과만 내놓았던 것이다. 책을 읽고 나서 당장 컴퓨터를 켜고 챗GPT 창을 열었다. 그리고 검색창에 단어 하나를 치는 대신, 내가 처한 업무적 맥락과 AI에게 바라는 역할을 꼼꼼히 적어 내려갔다. 놀랍게도 AI는 이전에 보던 것과는 전혀 다른, 깊이 있고 정교한 내용의 글을 내놓았다. 단순한 검색도구가 아닌, 든든한 업무 파트너로서의 가능성을 목격한 순간이었다.

50대 중반의 직장인에게 세상의 변화는 때로 버겁고 두렵다. 하지만 ‘AI가 내 일을 대신하면 나는 뭘 해야 할까?’라는 세상의 막연한 질문에 대해, 이 책은 기술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방향을 선택하여 내 인생의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답을 건넨다. 우리가 평생 쌓아온 ‘연륜과 소통 능력’이야말로 AI를 가장 잘 부릴 수 있는 최고의 도구다. 내 손에는 이미 ‘크래프터’라는 AI 뿐만 아니라 인간 관계에 있어서도 활용가능한 소통 프로토콜을 쥐고 있다. 똑똑한 파트너와 함께 나만의 항로를 주도적으로 설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급변하는 디지털 대전환기 속에서 AI 활용에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 중장년층 직장인과 새로운 커리어를 개척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훌륭한 필독서가 될 것이다. 단순히 기술을 다루는 법을 넘어, 평생 쌓아온 소통 연륜을 무기 삼아 기술의 주도권을 쥐고 내 삶과 업무의 가치를 한 단계 더 확장하는 실천적 용기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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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 닮아 예쁜가?
권태현 지음, 이선미 그림 / 북스토리아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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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엄마 안 닮았거든? 그냥 나야, 나!"

요즘 내가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거실 거울을 볼 때마다 엄마는 ‘어머, 우리 막내 코가 엄마랑 똑같네’라거나 ‘덜렁거리는 성격은 엄마 빼닮았다’라며 웃으신다. 그럴 때마다 이상하게 짜증이 확 난다. 나도 이제 초등학교 5학년, 12살이다. 누군가의 복사본이나 종속품이 아니라 그냥 온전한 '나'로 인정받고 싶은데, 자꾸 엄마를 닮았다고 하니 내 개성이 사라지는 것 같아 속상했다. 그러다 읽게 된 그림책 <누굴 닮아 예쁜가?>는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주인공 '나우'의 이야기였다.

책 속 나우는 유치원에서 숙제를 받아온다. 손거울을 들고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엄마의 동그란 눈, 아빠의 오뚝한 코, 할머니의 보조개 들어가는 입매를 하나씩 관찰하고 닮았다고 인정한다. 처음에는 나우의 이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다. 만약 나에게 그런 숙제가 생겼다면 누군가를 닮았다는 사실이 싫어서 거울을 치워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는 나우가 시골 할아버지 댁을 방문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다.

어느 날 위험에 빠진 새끼 고양이를 구하기 위해 할아버지와 나우가 함께 나선다. 할아버지가 높은 곳에서 겨우 구한 고양이가 아래로 떨어지자, 나우는 두 팔을 뻗어 고양이를 받아 안는다. 날카로운 발톱에 손등을 할퀴면서도 나우는 고양이를 절대 놓지 않는다. 무사히 어미 곁으로 돌려보낸 뒤 나우는 새끼 고양이에게 가만히 속삭인다. ‘다치면 안 되니까 위험한 데 가지 말고 조심해.’ 그 순간 나우는 번쩍 깨닫는다. 자신이 방금 고양이에게 한 말이, 평소에 할아버지가 늘 나를 걱정하며 입에 달고 살던 다정한 잔소리였다는 사실을 말이다. 겉모습이 똑같은 걸 넘어서, 서로를 걱정하고 사랑하는 배려의 마음이 고스란히 닮아있다는 흐름이다.

이 대목을 읽고 있을 때 곁에 있던 아빠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툭 한마디를 건네셨다. "아들아, 네가 엄마를 닮았다고 속상해할 필요가 전혀 없단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얼굴도, 행동도, 마음도 닮아가고 그렇게 서로 닮은 사람들이 모여 가족이 되는 거니까. 너도 엄마의 얼굴을 그대로 베낀 게 아니라 엄마가 세상을 바라보는 다정한 마음을 보물처럼 나누어 가진 거란다."

아빠의 말씀 덕분에 나는 이 책이 주려는 진짜 주제와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닮음이란 내 고유성을 잃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라는 거대한 뿌리에서 뻗어 나온 아름다운 꽃이라는 사실이다. 생각해보니 내 일상에도 이미 엄마의 조각들이 촘촘히 박혀 있었다. 길고양이를 보면 발을 동동 구르는 다정한 오지랖,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가족들 입에 먼저 넣어주는 살가움은 모두 엄마에게 물려받은 '예쁜 마음'의 증거들이었다. 겉모습이 닮았다는 말에 굳이 속상해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가족과 거리감을 두려는 어린이들과, 자녀의 반항에 서운함을 느끼는 부모가 함께 읽기를 권한다. 나우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외모라는 껍질을 넘어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을 발견하는 안목을 기를 수 있다. 가족이란 나를 가두는 틀이 아니라 내 삶을 지탱하는 가장 다정한 뿌리임을 깨닫게 해주는 최고의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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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세상에 소풍 온 심리학자입니다 - 인생의 길목에서 펼쳐보는 43가지 마음 사전
장성숙 지음 / 스틸당(STEALDANG)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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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주어진 삶이 아닌 '삶을 받아들이는 마음'뿐이다."

40년 경력의 노학자가 건네는 이 담담한 문장 앞에서 나는 한참을 서성였다. 머리로는 이미 백 번도 더 명확하게 알고 있는 명제였다. 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타인을 바꾸려 애쓰기보다 나 자신의 시선을 바꾸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는 것, 쉰을 넘기고 인생의 후반전에 접어든 직장인이라면 이 정도의 삶을 대하는 태도는 이미 온몸으로 체득했을 터였다. 하지만 앎과 삶 사이의 거리는 왜 이토록 좁혀지지 않는 것인지. 내일모레면 퇴직을 고민해야 하는 50대 중반의 직장인에게, 매일 아침 눈을 떠 마주하는 일상은 결코 가벼운 '소풍' 같지 않다. 여전히 책임져야 할 삶의 무게가 어깨를 누르고, 직장에서는 젊은 후배들과의 보이지 않는 격차 속에서 소외감을 느끼기도 한다. 저자가 책에서 짚어내듯 인생의 사계절 중 가을과 겨울의 길목에 선 이들은 상실감과 쓸쓸함, 그리고 지나온 날들에 대한 회한을 마주하기 쉽다. 거울 속에서 낯설게 늘어가는 주름을 마주할 때마다 내 마음도 그렇게 그저 흘러가는 인생의 순리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이런 고달픈 현실 속에서 저자가 말하는 '소풍'이라는 단어는 처음에는 사치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소풍이란 모름지기 설렘과 가벼운 발걸음, 그리고 달콤한 휴식이 있는 날이 아니던가. 그러나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70년의 인생 지혜가 담긴 저자의 마음 사전을 들여다보는 동안, 내가 '소풍'이라는 단어를 오해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저자는 ‘바꿀 수 없는 삶의 조건을 바꾸려 애쓰기보다, 삶을 바라보는 내 마음을 바꾸는 것이 진정한 치유의 시작’이라고 조용히 일러준다. 삶이 내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고 해서 실패한 인생이 아니며, 우리가 고통스러운 이유는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내가 원하는 틀'에 억지로 맞추려 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은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소풍을 간 날에도 갑작스레 소나기가 내릴 수 있고, 아끼던 도시락을 쏟아버리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소풍을 즐거운 기억으로 남길 수 있는 이유는, 그곳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소란 마저도 '잠시 머물다 가는 여정의 일부'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저자의 전작인 <그래도 사람이 좋다>의 고백들이 겹쳐 보였다. 일터와 일상에서 끊임없이 부딪치는 인간관계의 갈등은 우리를 가장 깊이 넘어뜨리는 요인이다. 나 역시 완벽주의적인 태도로 부하 직원들이나 주변 사람들을 내 기준에 맞추려 통제하려다 깊은 갈등과 피로를 겪어본 적이 있다. 하지만 저자가 상담 현장에서 깨달은 바처럼, 타인을 내 기준에 맞춰 개조하려는 서툰 욕심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관계의 얽힌 실타래가 풀린다. 사람에게 상처받고 실망하면서도 결국은 사람이 가장 귀하다는 그 끈끈한 인간애와 수용의 태도가 바탕이 되어야만, 나와 타인의 불완전함을 있는 그대로 품어줄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의 풍파 속에서 주변의 말 한마디에 일희일비하며 흔들리기보다, '저 사람도 저 사람만의 비를 맞고 있는 중이겠거니' 하며 무심히 흘려 보내는 연습이 절실히 필요했다. 그것이 바로 내가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영역인 '나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법이자,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로 나아가는 길이었다.

이 책은 나에게 무조건 행복해지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그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처럼 흘러가는 인생의 순리를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타인이 아닌 나 자신의 내면을 다정하게 들여다보라고 토닥인다. 내 삶을 책임질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나 자신뿐이며, 내 마음을 가꾸는 것이 곧 삶을 품위 있게 마무리하는 디딤돌이 된다는 저자의 다정한 당부가 가슴 깊이 남는다. 오늘도 내 삶은 여전히 소풍 같지 않고, 나는 여전히 삶을 소풍으로 바꾸기 위해 서툰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 그 서툰 노력 자체가 내가 인생이라는 소풍지를 정성껏 거닐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은 인생의 반환점을 돌며 인간관계와 일상의 무게에 지쳐가는 50대 직장인과 중장년층에게 깊은 위로와 현실적인 해답을 건낸다. 타인을 바꾸려는 헛된 집착을 내려놓고 내 마음의 중심을 지키는 지혜를 배운다면, 고단했던 일상을 비로소 다정하고 평온한 나만의 소풍길로 가꾸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 리뷰는 리앤프리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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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리더 수업 - 인공지능으로 대체할 수 없는 시스템 설계자의 탄생
윤주용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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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님, 이번 달 품질 검토 보고서 AI로 초안 뽑아봤는데 결재 부탁드립니다."

얼마 전 팀원에게 이 말을 들었을 때, 보고서 적성에 AI를 사용했다는 것에 본인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괘씸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솔직히 가슴 한구석이 서늘했다. 50대 중반 나이에 마주한 'AI 시대'는 경이로움보다는 솔직히 두려움에 가까웠다. 밤새 엑셀과 씨름하고 보고서 문구 하나에 머리를 싸매던 내 청춘의 업무 방식이 기술의 발전 앞에서 너무도 쉽게 대체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밀려오는 은퇴 압박 속에서 '과연 내가 이 조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적막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AI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리더 수업>을 통해 시대에 맞는 리더십을 갖춰 생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나 역시 AI의 파도를 체감하고는 있었다. 하지만 솔직히 고백하건대, 내가 AI를 활용하는 수준은 겨우 '조금 더 똑똑한 검색창'으로 쓰는 정도에 머물러 있었다. 모르는 용어를 물어보거나, 인터넷 검색창 대신 챗GPT를 켜서 단편적인 정보를 찾아내는 수준이 고작이었다. 정작 팀원들이 AI로 업무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분석의 속도를 올리는 동안, 나는 새로운 기술의 표면만 더듬으며 ‘세상 참 좋아졌다’는 감탄 뒤로 내 무지를 숨기고 있었던 것이다. 책을 읽으며 기술을 제대로 마주하지 않고, 익숙한 방식에 안주해 온 내 안일함과 트렌드를 따라잡겠다며 흉내만 내고 있던 내 리더십의 민낯을 마주한 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 책은 단순히 'AI 활용법을 배워라'고 훈수 두는 지침서가 아니었다. 기계가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리더 본질의 무게'를 일깨워주는 구원투수에 가까웠다. 특히 내 시선을 오랫동안 붙잡았던 책 속의 핵심 문장은 이것이었다. ‘열심히 관리하지 말고 더 똑똑하게 설계하라.’ 팀의 문제가 리더의 '관리 부족'이 아니라 성과를 만드는 '구조(시스템)의 부재'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팀이 잘 돌아가지 않는다면 '사람'을 바꾸려 하기 전에 '구조'를 바꿔라’라는 문장은 지난날 내 리더십의 과오를 고스란히 비췄다. 그동안 규칙을 어기거나 무임승차를 하는 팀원을 볼 때마다 그들의 개인 성향이나 의욕 문제로만 돌리며 사람을 개조하려고만 들었기 때문이다. ‘무임승차하는 팀원이 있어서 문제가 아니라 무임승차가 가능한 구조가 문제’였고, ‘제대로 소통하지 않는 팀원이 문제가 아니라 소통해야 할 이유와 방식이 설계돼 있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좋은 리더는 모든 문제를 직접 해결하지 않는다. 대신 문제가 반복되지 않는 팀을 만든다.’는 문장을 읽을 때쯤엔 그동안의 무거운 압박감에서 벗어나 비로소 숨통이 트이는 듯했다. 나는 해결사가 아니라 '시스템 설계자'가 되어야 했던 것이다.

AI가 정보를 초고속으로 처리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그 수많은 대안 중 우리 조직의 철학과 방향에 맞는 '최선의 선택'을 내리는 것은 여전히 인간 리더인 우리의 몫이다.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 모르는 팀원들에게 자기 일이 전체 성과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려줘야 한다’는 말처럼,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거시적인 맥락을 짚어내고 팀원들에게 일의 의미를 심어주는 것만큼은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리더의 고유 영역이다. 30년 가까운 직장 생활 동안 쌓아온 나의 연륜과 통찰은 결코 과거의 유물이 아니다. 단순히 정보를 '검색'하는 단계를 넘어, AI가 쏟아낸 데이터 속에서 진짜 가치를 읽어내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단순히 살아남는 리더를 넘어, '팀 성숙도 진단'을 통해 우리 팀의 현재 위치를 냉정하게 돌아보고 9가지 전략 로드맵을 지도 삼아, 사람 탓을 하기보다 AI와 사람의 강점을 연결하는 단단한 '성과 구조'를 직접 설계할 것이다.

50대 중반의 나이는 새로운 기술 앞에 주저앉을 나이가 아니다. 오히려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로 조직을 가장 완숙하게 리드할 수 있는 최고의 시기다. 우리는 도태되는 것이 아니라, AI라는 거인 위에 올라타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볼 준비를 하는 중이다.

급변하는 기술의 파도 앞에서 길을 잃은 모든 팀장과 관리자들에게 생존을 위한 명확한 가이드를 제시합니다. 사람을 통제하던 구시대적 문법에서 벗어나 AI와 공존하며 성과를 지속시키는 단단한 조직 설계 메커니즘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값진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리뷰는 리앤프리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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