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대하다면 소방관 ㅣ 청소년들의 진로와 직업 탐색을 위한 잡프러포즈 시리즈 15
김용환.이성숙 지음 / 토크쇼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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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만 보면 가슴이 뛰는 나는 자칭 ‘체육 천재’ 12살 초등학생이다. 방과 후엔 매일 친구들과 축구와 농구를 하고, 저녁엔 태권도장에서 땀을 흘린다. 내 꿈은 당연히 손흥민 같은 멋진 스포츠 스타가 되는 것이었다. 경기에서 이기고 화려한 트로피를 치켜드는 주인공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 전 엄마가 툭 던져준 <담대하다면 소방관>이라는 책을 읽고, 나의 탄탄한 체력과 운동 신경을 진짜 가치 있게 쓸 수 있는 또 다른 영웅의 길을 발견했다.

처음엔 ‘담대하다’는 제목이 무슨 뜻인지 몰라 고개를 갸우뚱했다. 사전에서 찾아보니 겁이 없고 배짱이 두텁다는 뜻이었다. 태권도 겨루기를 할 때 나보다 덩치가 큰 상대를 마주하거나, 농구 경기 종료 직전 역전 자유투를 던질 때 느끼는 그 쫄깃한 긴장감을 이겨내는 마음 같았다. 25년 차 김용환 소방관 아저씨와 24년 차 이성숙 아주머니 부부가 쓴 이 책은, 소방관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담대함’을 품고 달리는 존재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책 속 소방관의 세계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묵직했다. 불만 끄는 줄 알았는데 인명 구조, 구급 활동, 생활 안전까지 온갖 위험한 포지션을 다 소화하고 계셨다. 게다가 소방관들이 몸에 치장하는 장비의 무게가 무려 30kg이나 된다고 한다. 내 몸무게와 맞먹는 짐을 지고 뜨거운 불길 속을 전력 질주해야 한다니, 이건 축구 전후반 90분을 뛰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엄청난 체력이 필요해 보였다. 왜 소방관 채용 시험에서 체력을 그토록 엄격하게 보는지, 그리고 왜 곧 더 혹독하고 과학적인 ‘순환식 체력 시험’으로 바뀌는지 단번에 이해가 갔다. 운동 좀 한다고 까불었던 내 자신이 살짝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이 나에게 가장 큰 전율을 준 것은 책 속에 담긴 소방관 아저씨의 날것 그대로의 고백이었다. ‘불을 보면 다들 도망가는데 소방관들은 목숨을 걸고 달려들잖아요.’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축구 경기에서 거친 태클이 들어오면 나도 모르게 몸을 사리게 되는데, 소방관들은 모든 인간이 본능적으로 도망치는 치명적인 불길을 향해 오직 ‘전진’만 한다는 게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소방관들도 불길 앞에서 무서움을 느끼는 똑같은 인간이지만, 두려움보다 타인의 생명을 구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크기에 그 공포를 이겨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며 저자 아저씨가 남긴 가장 묵직한 핵심 문장을 가슴에 새겼다. ‘소방관은 누구든 마음만 먹고 노력한다면 될 수 있지만 명예로운 소방관은 아무나 될 수 없다.’ 지식과 체력이 좋다고 해서 훌륭한 소방관이 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차근차근 쌓인 땀방울과 동료애, 그리고 투철한 봉사정신이 있어야만 비로소 ‘명예로운 소방관’이 된다는 뜻이었다.

책을 다 읽고 소방관이 되고 싶다고 말씀드리자, 아빠는 나를 지긋이 바라보시며 말씀하셨다. 소방관은 세상에 꼭 필요하고 정말 좋은 직업이지만, 하나뿐인 우리 아들이 다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솔직히 너무 위험해 보여 택하지 않았으면 하는 직업 중 하나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불을 끄는 소방관도 멋지지만, 아빠의 조언처럼 전문적인 의료 행위나 구급 활동을 통해 다친 사람을 치료하고 생명을 구하는 분야도 있으니 나의 넘치는 체력을 그곳에 발휘해 보는 건 어떠냐며 또 다른 멋진 길을 고민해 보자고 하셨다. 아빠의 따뜻한 걱정 섞인 이야기를 들으니, 소방관이라는 꿈이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더 진지한 고민으로 다가왔다.

이 책은 나와 같이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들과 소방관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생생한 현장의 현실과 구체적인 가이드를 제공하는 최고의 나침반이다. 독자들은 책을 통해 화려한 영웅의 모습 뒤에 숨겨진 숭고한 직업 정신을 깨닫고, 두려움을 이겨내는 진짜 용기와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게 될 것이다. 12살인 지금, 나는 아직 겁도 많고 체력만 좋은 초등학생이지만, 앞으로는 아빠 말씀처럼 구급과 의료 분야까지 넓게 생각하며 힘든 순간을 버텨내는 마음의 맷집을 키워보려 한다. 나중에 사람들을 안전하게 구해내는 진짜 ‘명예로운 영웅’이 될 수 있도록 말이다.

 

이 리뷰는 리뷰의숲 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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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로봇공학자 ㅣ 청소년들의 진로와 직업 탐색을 위한 잡프러포즈 시리즈 91
표윤석 지음 / 토크쇼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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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수학과 과학은 나의 가장 친한 친구였다.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낼 때의 쾌감과 과학적 원리를 직접 확인하는 순간은 언제나 짜릿했다. 당연히 나의 미래는 이과라는 지도 위에 선명하게 그려져 있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올라온 뒤 마주한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차가웠다. 급격히 어려워진 수식과 복잡한 개념들 앞에서 나는 자주 길을 잃었고, 뚝 떨어진 성적표를 받아 들었을 때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내가 정말 이 길을 계속 가도 되는 걸까?’라는 의문이 꼬리를 물었다. 문과와 이과라는 갈림길 앞에서 낙담하며 방황하던 중, 표윤석 로봇공학자의 <인간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로봇공학자>를 읽었다. 단순히 딱딱한 기술적 이론을 나열하는 안내서를 넘어, 진로의 기로에서 흔들리던 나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주는 다정한 멘토가 되어주었다.

책의 첫머리에서 저자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저는 로봇을 만들고, 로봇을 가르치고, 로봇과 함께 살아가는 로봇공학자입니다.” 이 짧고 명확한 한 문장은 내 가슴을 깊게 파고들었다. 로봇공학이란 단순히 차가운 기계를 조립하는 엔지니어링이 아니라, 로봇이라는 존재를 다정하게 '가르치고' 마침내 인간의 삶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동안 높은 수학 점수와 완벽한 과학 공식만이 이과생의 자격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좁은 시야가 부끄러워졌다. 기술의 밑바탕에는 결국 인간에 대한 깊은 관찰과 상호작용이라는 따뜻한 철학이 자리 잡고 있어야 했다. 내가 지금 당장 마주한 수식이 어렵게 느껴지더라도, 인간을 이롭게 하는 기술을 향한 호기심이 있다면 이 길을 걸어갈 가치가 충분하다는 위안을 얻었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서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는 청소년들에게 ‘나만의 멋진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시작하라’는 메시지를 주었다. 이 말은 한 번의 시험으로 내 가능성을 지레 짐작하고 이과의 길을 포기하려 했던 나에게 커다란 경종을 울렸다. 저자 역시 학창 시절 만화와 드라마를 보며 품었던 순수한 호기심에서 출발해, 수많은 실패와 대회에서의 시행착오를 포트폴리오의 한 페이지로 채워가며 지금의 로봇공학자가 되었다. 공학자들이 완벽한 로봇을 만들기 위해 수천 번 넘어지는 실패의 데이터를 쌓아 올리듯,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성적의 정체와 진로에 대한 고민 또한 내 인생 포트폴리오를 더욱 단단하게 다져줄 귀중한 과정이자 '학습 데이터'일 뿐이다.

이 책을 읽고 나는 더 이상 눈앞의 점수에 흔들려 내 꿈의 영역을 성급하게 좁히지 않기로 다짐했다. 어려운 수학 문제와 과학 개념은 나를 가로막는 벽이 아니라, 내 지적 가능성을 확장해 줄 고마운 계단이다. 이 책은 나와 같이 급격히 어려워진 학업과 불투명한 진로 앞에서 방황하는 고등학생들과 로봇공학자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실패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 단단한 용기를 배울 수 있으며, 로봇 기술의 본질이 결국 인간에 대한 깊은 사랑과 공존에 있다는 고귀한 가치를 마음 깊이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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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훈련사는 어때? ㅣ 초등학생의 진로와 직업 탐색을 위한 잡프러포즈 63
이솔이 지음 / 토크쇼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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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언제나 동물의 향기가 가득하다. 아빠가 아픈 동물들을 치료해 주시는 수의사이시기 때문이다. 퇴근하신 아빠의 옷에 묻은 낯선 동물 냄새를 맡을 때마다, 나는 나만의 작은 단짝을 늘 꿈꿨다. 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온몸으로 반겨줄 귀여운 강아지 말이다. 하지만 아빠는 내가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조를 때마다 항상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강아지를 키우는 건 살아있는 하나의 세계를 책임지는 일이야. 네가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관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짜 가족이 될 수 있어.’ 아빠의 말씀은 마음의 짐처럼 무거웠고, 나는 어떻게 해야 강아지를 완벽하게 책임질 수 있을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내가 좋아하는 방송 속 설채현 수의사님처럼 강아지의 마음을 정확하게 읽고 소통하는 멋진 주인이 되고 싶었지만, 지금의 내 마음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해 보였다. 그러던 중 이솔이 훈련사님이 쓰신 <반려견 훈련사는 어때?>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단순히 강아지와 재미있게 노는 화려한 방법만을 말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베테랑인 저자는 처음 발을 내딛는 새내기 훈련사들이 현장에서 마주하는 치열한 땀방울과 현실적인 도전 과제들을 솔직하게 들려준다. 훈련사가 되기 위해 가장 먼저 마주하는 일은 거창한 기술이 아니라 배변을 치우고 청소를 하는 기초적인 돌봄과 묵거운 책임감이라는 점을 일깨워 준다. 특히 훈련 과정이 마음처럼 풀리지 않아 흔들리고 좌절하는 순간, ‘훈련사가 흔들리면 강아지도 중심을 잡지 못하고 불안해한다’는 책 속의 핵심 문장은 내 마음에 커다란 울림을 주었다. 야단치기보다 강아지가 올바른 행동을 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반복 훈련'을 하고, 명확한 '목표 설정'을 통해 차근차근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은 훈련의 진정한 핵심과정이다. ‘강아지는 말 대신 행동으로 자신의 모든 마음을 표현한다’는 부분을 읽을 때는 가슴이 쿵 내려앉기도 했다. 나는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는 내 욕심만 앞세웠지, 강아지들의 행동 속에 담긴 언어를 차분히 이해하고 맞춰가기 위한 노력을 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또한, 책에서는 미래의 멋진 보호자가 되기 위해 지금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 과목들이 어떻게 훌륭한 밑거름이 되는지 구체적으로 연결해 준다. 동물의 신체 구조와 심리를 과학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생물(과학), 대형견을 안전하게 제어하고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강인한 체력을 기르는 체육, 그리고 넓은 세상의 선진 반려동물 문화를 공부하기 위한 영어까지, 지금 내가 교실에서 마주하는 모든 공부가 미래의 내 강아지를 책임지기 위한 소중한 준비 과정이었던 것이다. 이 내용을 읽고 나니 아빠가 왜 나에게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는 엄격한 조건을 걸었는지 그 깊은 뜻을 비로소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나와 같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행복한 미래를 꿈꾸거나 관련 직업을 고민하는 모든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권장 도서이다.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통해 화려한 겉모습 뒤에 가려진 훈련사의 현실적인 고충과 도전 정신을 배우고, 동물의 행동을 깊이 이해하며 생명을 올바르게 책임지는 성숙한 태도를 얻을 수 있다.

책을 다 읽고 나의 굳은 결심을 말씀드리자, 아빠께서는 내 어깨를 토닥이시며 환하게 웃어주셨다. "강아지를 맞이하기 위해 책까지 꼼꼼히 읽으며 스스로 준비를 마쳤다고 자신하는 우리 막내아들, 그 책임감 있는 모습이 정말 대견하고 멋지구나!" 아빠의 이 한마디는 나의 마음에 커다란 용기와 확신을 심어주었다. 아빠처럼 동물의 신체를 깊이 이해하고, 설채현 수의사님이나 이솔이 훈련사님처럼 동물의 마음을 읽기 위해 노력하는 든든한 주인이 되고 싶다. 강아지의 행복을 위해 내 시간과 노력을 기꺼이 쏟고, 어떤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고 반복하며 책임질 준비가 완벽하게 되었다고, 이제 나는 아빠의 얼굴을 바라보며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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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의 배신 - 살찌는 체질이란 없다
박지인(어떤약사) 지음 / 모티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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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지하철역 앞 베이커리에서 풍겨오는 달콤한 냄새를 모른 척 지나치기란 쉽지 않다. 점심 식사 후에는 자판기에서 습관처럼 믹스커피 한 잔을 뽑아 든다. 오후 네 시쯤 되면 서랍 속에 감춰둔 초콜릿을 찾아 입에 문다. 밥을 꼭 먹어야 비로소 든든한 포만감이 밀려오고, 매 끼니 면과 밥을 탐닉하는 나의 삶. 오십 대 중반을 넘어선 직장인인 나의 일상은 이처럼 철저하게 탄수화물과 당분으로 촘촘히 채워져 있다. 하지만 입이 즐거운 시간도 잠시, 돌아서면 가슴 한구석에서 무거운 불안감이 엄습한다. 건강검진 결과표에 찍힌 빨간색 경고등, 당뇨와 고혈압 전 단계라는 숫자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소위 ‘건강염려증’을 달고 살면서도 정작 퇴근 후 운동화 끈을 매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 온갖 핑계를 대고 소파와 한 몸이 되기 일쑤인 내가 유튜브 '어떤약사' 채널의 박지인 약사가 쓴 <혈당의 배신>을 읽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무작정 무언가를 ‘개선해야겠다’는 조급한 다짐 이전에, 내 몸을 오해 없이 잘 알고 시작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이 관통하는 명확한 주제는 우리가 살이 찌고 건강을 잃는 것이 의지 부족이나 타고난 체질 탓이 아니라, 통제되지 않고 요동치는 ‘혈당의 배신’ 때문이라는 점이다. 오십 대가 되면서 나잇살이 찌는 것을 두고 늘 내 게으름을 자책하곤 했는데, 진짜 범인은 내 몸 안에서 롤러코스터를 타던 혈당이었다. 27세라는 젊은 나이에 당뇨 전 단계를 맞이하고 8년간 연속혈당측정기(CGM)를 차며 몸으로 부딪쳐 기록한 저자의 생생한 데이터는, 건강염려증만 가득하고 실천은 없던 나에게 거대한 거울처럼 다가왔다.

특히 나를 위로했던 것은 탄수화물을 무조건 '절대 악'으로 규정하고 끊으라고 강요하지 않는 태도였다. 저자는 식사 순서, 공복 시간, 운동, 수면과 카페인이 혈당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실험하고 분석해 보여준다. 책은 무조건적인 절제 대신 ‘지속 가능한 식단 관리’와 ‘혈당 스파이크의 억제’라는 현실적인 대안을 주제로 제시한다.

저자는 ‘내 몸에 대한 무지와 오해에서 벗어나, 나를 제대로 아는 것부터 시작하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강조한다. 밥을 먹어야만 배가 부른 나 같은 중년 직장인에게 평생 탄수화물을 끊고 살라는 처방은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하지만 책은 무조건 억누르는 다이어트는 결국 폭식을 부를 뿐이며, 내 몸이 반응하는 방식을 이해하고 지혜롭게 조절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그중에서도 “24시간 동안 혈당 그래프를 완벽한 수평 일직선으로 만드는 불가능한 강박에 갇힐 필요가 없다. 진짜 핵심은 스파이크가 친 뒤 우리 몸이 얼마나 빠르게 원래의 위치로 회복되어 돌아오느냐는 대사 회복력에 달렸다”는 저자의 말은 가슴 깊이 남는다. 늘 건강염려증에 시달리며 초콜릿 하나를 집어 들 때마다 죄책감을 느끼고, 요동치는 숫자에 일희일비하던 나에게 이 문장은 따뜻한 구원이자 위안이었다.

음식을 먹으면 혈당이 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일 뿐이기에, 중요한 건 무조건적인 굶기가 아니었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를 먼저 먹고, 단백질과 지방을 섭취한 뒤, 마지막에 탄수화물을 먹는 '식사 순서의 마법'만으로도 충분히 내 대사 회복력을 도울 수 있다는 실전 팁은 당장 내일부터 실천해 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커피 한 잔, 식사 메뉴 하나를 고를 때 내 몸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인지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결국 건강은 거창한 고통을 감내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 작은 선택들을 바꾸어 나가는 과정이라는 다정한 위로와 격려가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메시지다.

이 책은 나처럼 만성 피로와 건강 저하를 겪으면서도 잦은 외식과 야근으로 식단 관리가 어려운 중년 직장인과 건강염려증을 가진 이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다. 무조건 굶는 고통 대신 일상에서 혈당 스파이크를 막는 실전 노하우를 배우고, 내 몸의 대사 회복력을 높여 평생 지속 가능한 현실적인 건강 관리법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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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참 아름답다고 말할 것
장강명.정명섭.정해연 지음 / 빚은책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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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스타트업의 품질관리(QC) 팀장이라는 직함과 가장의 무게를 짊어지고,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엄격한 규격 속에서 살아온 지 어느덧 수십 년이다. 내 삶에 작은 균열이 생긴 건 얼마 전 드라마 [포핸즈] 덕분이었다. 두 사람이 하나의 건반을 공유하며 호흡을 맞추는 피아노 연주에 매료되어 서툰 손가락으로 건반을 누르며 위로를 얻기 시작했다. 그렇게 건반의 선율에 깊이 빠져들던 차에 만난 소설집 <하늘이 참 아름답다고 말할 것>은 창덕궁 옆 작은 서점 '수북강녕'의 문을 열며 나를 이끌었다.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 문장은 바로 ‘모두가 그렇게 흔들리며 살아갑니다’라는 고백이다. 완벽한 프로토콜만을 쫓는 내 직업적 시선과 달리, 소설은 삶이란 흔들리는 것 자체가 살아가는 증거라고 말한다. 이야기의 시작인 장강명 작가의 〈벡사시옹의 밤〉은 피아노에 마음을 빼앗긴 내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주인공 '수현'은 에릭 사티의 기묘한 곡 〈벡사시옹〉을 14시간 동안 반복 연주하는 도전에 나선다. 밤샘 연주회 속에서 건반을 두드리는 수현의 뒷모습은 공정 시험 속에서 똑같은 음만 반복하는 연주자처럼 살아온 나를 돌아보게 했다. 소설은 그 반복 끝에 이어지는 새로운 곡을 통해, 불확실함 속에서도 나만의 선율을 채워가는 과정이 흔들리는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됨을 보여주었다.

그 여운은 〈하루〉에 이르러 서늘한 현실감과 성찰로 이어진다. 모든 선택을 '앱과 알고리즘'에 내맡긴 채 안락하게 살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매뉴얼대로 돌아가야만 안심하는 내 실험실 생활과 닮아 있었다. 시스템을 완전히 잃어버린 후에야 비로소 돌담의 이끼와 햇살을 발견하는 흐름은 깊은 탄식을 자아냈다. ‘편하다는 것과 괜찮다는 것이 같은 뜻이 아니지’라는 말은, 효율에 갇혀 정작 눈앞의 소중한 하루를 놓치고 살았던 내 뇌리를 강하게 때린다.

〈결백〉은 가족을 지키겠다는 필사적인 헌신의 미명 아래 벌어지는 살인사건과 거대한 반전을 다룬다. 마지막 두 페이지에서 앞선 모든 단서가 뒤집히는 순간, 완벽하다고 확신했던 품질검사 데이터에서 치명적인 오류를 발견했을 때처럼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인간은 완벽할 수 없으며, 흔들리는 마음을 통제하려 할수록 더 큰 비극을 마주하게 된다는 전개는 삶의 불완전함을 겸허히 받아들이게 만든다.

이 소설집의 백미는 역설적이게도 책의 '비어 있는 자리'에 있었다. 본래 네 명의 작가가 참여하려 했으나, 한 작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그 자리가 공백으로 남았다는 비하인드 스토리야말로 책에 담긴 핵심 문장의 의미를 대변한다. 완벽한 규격만을 쫓아왔지만 우리네 인생은 매뉴얼대로 흘러가지 않으며 예기치 못한 공백이 찾아온다. 하지만 그 공백 또한 인생의 한 부분이며, 그렇기에 우리는 흔들리면서도 계속해서 걸어가야 한다는 메시지가 전해졌다.

책을 다 읽고 오랜만에 올려다본 가을 하늘은 참 시리도록 푸르고 아름다웠다. 피아노 선율이 내 감성을 깨우고, 소설 속 성찰의 흐름이 내 무뎌진 심장을 다시 뛰게 했다면, 이 책의 빈자리는 내게 소중한 존재들을 무심히 지나쳐온 나를 멈춰 세우고, 앞으로 가야 할 길을 다정하게 가리켜주었다.

특별히 조직에서 도태될지 모른다는 불안과 무기력을 겪는 중년 직장인들에게 읽기를 권한다. 세상의 기준에 갇히지 않고 삶이 던지는 엄격한 질문들에 응답하며, 불확실한 현실 속에서 주체적인 삶의 중심을 다시 세우고 스스로의 태도를 결정할 실존적 자유를 얻게 될 것이다.

 

이 리뷰는 몽실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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