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대하다면 소방관 ㅣ 청소년들의 진로와 직업 탐색을 위한 잡프러포즈 시리즈 15
김용환.이성숙 지음 / 토크쇼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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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만 보면 가슴이 뛰는 나는 자칭 ‘체육 천재’ 12살 초등학생이다. 방과 후엔 매일 친구들과 축구와 농구를 하고, 저녁엔 태권도장에서 땀을 흘린다. 내 꿈은 당연히 손흥민 같은 멋진 스포츠 스타가 되는 것이었다. 경기에서 이기고 화려한 트로피를 치켜드는 주인공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 전 엄마가 툭 던져준 <담대하다면 소방관>이라는 책을 읽고, 나의 탄탄한 체력과 운동 신경을 진짜 가치 있게 쓸 수 있는 또 다른 영웅의 길을 발견했다.

처음엔 ‘담대하다’는 제목이 무슨 뜻인지 몰라 고개를 갸우뚱했다. 사전에서 찾아보니 겁이 없고 배짱이 두텁다는 뜻이었다. 태권도 겨루기를 할 때 나보다 덩치가 큰 상대를 마주하거나, 농구 경기 종료 직전 역전 자유투를 던질 때 느끼는 그 쫄깃한 긴장감을 이겨내는 마음 같았다. 25년 차 김용환 소방관 아저씨와 24년 차 이성숙 아주머니 부부가 쓴 이 책은, 소방관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담대함’을 품고 달리는 존재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책 속 소방관의 세계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묵직했다. 불만 끄는 줄 알았는데 인명 구조, 구급 활동, 생활 안전까지 온갖 위험한 포지션을 다 소화하고 계셨다. 게다가 소방관들이 몸에 치장하는 장비의 무게가 무려 30kg이나 된다고 한다. 내 몸무게와 맞먹는 짐을 지고 뜨거운 불길 속을 전력 질주해야 한다니, 이건 축구 전후반 90분을 뛰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엄청난 체력이 필요해 보였다. 왜 소방관 채용 시험에서 체력을 그토록 엄격하게 보는지, 그리고 왜 곧 더 혹독하고 과학적인 ‘순환식 체력 시험’으로 바뀌는지 단번에 이해가 갔다. 운동 좀 한다고 까불었던 내 자신이 살짝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이 나에게 가장 큰 전율을 준 것은 책 속에 담긴 소방관 아저씨의 날것 그대로의 고백이었다. ‘불을 보면 다들 도망가는데 소방관들은 목숨을 걸고 달려들잖아요.’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축구 경기에서 거친 태클이 들어오면 나도 모르게 몸을 사리게 되는데, 소방관들은 모든 인간이 본능적으로 도망치는 치명적인 불길을 향해 오직 ‘전진’만 한다는 게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소방관들도 불길 앞에서 무서움을 느끼는 똑같은 인간이지만, 두려움보다 타인의 생명을 구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크기에 그 공포를 이겨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며 저자 아저씨가 남긴 가장 묵직한 핵심 문장을 가슴에 새겼다. ‘소방관은 누구든 마음만 먹고 노력한다면 될 수 있지만 명예로운 소방관은 아무나 될 수 없다.’ 지식과 체력이 좋다고 해서 훌륭한 소방관이 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차근차근 쌓인 땀방울과 동료애, 그리고 투철한 봉사정신이 있어야만 비로소 ‘명예로운 소방관’이 된다는 뜻이었다.

책을 다 읽고 소방관이 되고 싶다고 말씀드리자, 아빠는 나를 지긋이 바라보시며 말씀하셨다. 소방관은 세상에 꼭 필요하고 정말 좋은 직업이지만, 하나뿐인 우리 아들이 다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솔직히 너무 위험해 보여 택하지 않았으면 하는 직업 중 하나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불을 끄는 소방관도 멋지지만, 아빠의 조언처럼 전문적인 의료 행위나 구급 활동을 통해 다친 사람을 치료하고 생명을 구하는 분야도 있으니 나의 넘치는 체력을 그곳에 발휘해 보는 건 어떠냐며 또 다른 멋진 길을 고민해 보자고 하셨다. 아빠의 따뜻한 걱정 섞인 이야기를 들으니, 소방관이라는 꿈이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더 진지한 고민으로 다가왔다.

이 책은 나와 같이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들과 소방관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생생한 현장의 현실과 구체적인 가이드를 제공하는 최고의 나침반이다. 독자들은 책을 통해 화려한 영웅의 모습 뒤에 숨겨진 숭고한 직업 정신을 깨닫고, 두려움을 이겨내는 진짜 용기와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게 될 것이다. 12살인 지금, 나는 아직 겁도 많고 체력만 좋은 초등학생이지만, 앞으로는 아빠 말씀처럼 구급과 의료 분야까지 넓게 생각하며 힘든 순간을 버텨내는 마음의 맷집을 키워보려 한다. 나중에 사람들을 안전하게 구해내는 진짜 ‘명예로운 영웅’이 될 수 있도록 말이다.

 

이 리뷰는 리뷰의숲 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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