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언제나 동물의 향기가 가득하다. 아빠가 아픈 동물들을 치료해 주시는 수의사이시기 때문이다. 퇴근하신
아빠의 옷에 묻은 낯선 동물 냄새를 맡을 때마다, 나는 나만의 작은 단짝을 늘 꿈꿨다. 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온몸으로 반겨줄 귀여운 강아지 말이다. 하지만
아빠는 내가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조를 때마다 항상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강아지를 키우는 건 살아있는
하나의 세계를 책임지는 일이야. 네가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관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짜 가족이
될 수 있어.’ 아빠의 말씀은 마음의 짐처럼 무거웠고, 나는
어떻게 해야 강아지를 완벽하게 책임질 수 있을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내가 좋아하는 방송 속 설채현
수의사님처럼 강아지의 마음을 정확하게 읽고 소통하는 멋진 주인이 되고 싶었지만, 지금의 내 마음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해 보였다. 그러던 중 이솔이 훈련사님이 쓰신 <반려견
훈련사는 어때?>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단순히 강아지와 재미있게 노는 화려한 방법만을 말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베테랑인 저자는 처음 발을 내딛는 새내기 훈련사들이 현장에서 마주하는 치열한 땀방울과
현실적인 도전 과제들을 솔직하게 들려준다. 훈련사가 되기 위해 가장 먼저 마주하는 일은 거창한 기술이
아니라 배변을 치우고 청소를 하는 기초적인 돌봄과 묵거운 책임감이라는 점을 일깨워 준다. 특히 훈련
과정이 마음처럼 풀리지 않아 흔들리고 좌절하는 순간, ‘훈련사가 흔들리면 강아지도 중심을 잡지 못하고
불안해한다’는 책 속의 핵심 문장은 내 마음에 커다란 울림을 주었다.
야단치기보다 강아지가 올바른 행동을 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반복 훈련'을 하고, 명확한 '목표
설정'을 통해 차근차근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은 훈련의 진정한 핵심과정이다. ‘강아지는 말 대신 행동으로 자신의 모든 마음을 표현한다’는 부분을
읽을 때는 가슴이 쿵 내려앉기도 했다. 나는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는 내 욕심만 앞세웠지, 강아지들의 행동 속에 담긴 언어를 차분히 이해하고 맞춰가기 위한 노력을 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또한, 책에서는 미래의
멋진 보호자가 되기 위해 지금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 과목들이 어떻게 훌륭한 밑거름이 되는지 구체적으로 연결해 준다. 동물의 신체 구조와 심리를 과학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생물(과학), 대형견을 안전하게 제어하고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강인한 체력을 기르는 체육,
그리고 넓은 세상의 선진 반려동물 문화를 공부하기 위한 영어까지, 지금 내가 교실에서 마주하는
모든 공부가 미래의 내 강아지를 책임지기 위한 소중한 준비 과정이었던 것이다. 이 내용을 읽고 나니
아빠가 왜 나에게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는 엄격한 조건을
걸었는지 그 깊은 뜻을 비로소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나와 같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행복한 미래를 꿈꾸거나 관련
직업을 고민하는 모든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권장 도서이다.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통해 화려한 겉모습 뒤에 가려진 훈련사의 현실적인 고충과 도전 정신을 배우고, 동물의 행동을 깊이 이해하며
생명을 올바르게 책임지는 성숙한 태도를 얻을 수 있다.
책을 다 읽고 나의 굳은 결심을 말씀드리자, 아빠께서는 내 어깨를 토닥이시며 환하게 웃어주셨다. "강아지를
맞이하기 위해 책까지 꼼꼼히 읽으며 스스로 준비를 마쳤다고 자신하는 우리 막내아들, 그 책임감 있는
모습이 정말 대견하고 멋지구나!" 아빠의 이 한마디는 나의 마음에 커다란 용기와 확신을 심어주었다. 아빠처럼 동물의 신체를 깊이 이해하고, 설채현 수의사님이나 이솔이
훈련사님처럼 동물의 마음을 읽기 위해 노력하는 든든한 주인이 되고 싶다. 강아지의 행복을 위해 내 시간과
노력을 기꺼이 쏟고, 어떤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고 반복하며 책임질 준비가 완벽하게 되었다고, 이제 나는 아빠의 얼굴을 바라보며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이 리뷰는 리뷰의숲 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