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자본 - 인공지능 시대 당신을 위한 마지막 신분이동의 사다리
황유선 지음 / 예미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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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 나의 쓸모를 고민하며 방황하던 중, 황유선 박사의 <언어자본>을 읽고 한가지 나의 고유한 언어를 가지는 것으로 AI로 대체되지 않을 거라는 답을 얻었다. 평생을 성실하게 직장인으로 살아왔지만, 최근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의 등장은 나에게 도전자, 경쟁자를 넘어선 존재, 말로 다 못할 거대한 벽으로 다가왔다. 몇 초 만에 완벽한 문장과 리포트를 쏟아내는 기계 앞에서, 지난 수십 년간 쌓아온 경력과 지식의 가치가 한순간에 무력해지는 듯한 서글픔과 위기감을 느꼈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러나 이 책은 나에게 커다란 반전과도 같은 위로와 희망을 건넸다. 저자는 ‘AI 시대에 인간의 경쟁력은 AI보다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AI가 대신할 수 없는 ‘나만의 언어’를 갖는 것이다’라며 단호하면서도 지극히 현실적인 돌파구를 보여준다. 완벽하지만 기계적인 문장이 판치는 세상일수록, 개인의 독창적인 경험과 깊은 사유가 녹아든 언어가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강력한 자산이 된다는 논리는 가슴을 깊게 울렸다.

‘과거의 부가 정보와 자원, 기회를 선점함으로써 결정됐다면, 앞으로의 부는 고유한 인간의 가치를 소유한 사람에게 모일 것이다’라는 말은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주제를 관통한다. 새로운 시대의 권력이자 자산이 바로 '언어자본'인 것이다. 단순히 세련된 말솜씨를 뽐내는 기술이 아니라, 내면의 깊은 성찰과 고유한 서사를 상대방에게 온전히 전달하여 신뢰와 관여를 이끌어내는 힘, 그것이 바로 진짜 언어의 가치였다.

‘말을 잘하는 것과 언어가 힘이 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라는 사실을 일찍이 깨닫고 우리에게도 알려준다. 이 본질적인 지적은 책에 수록된 LCI(언어자본지수) 자가진단을 거치며 더욱 뚜렷해졌다. '내공형(Inward)'과 '발현형(Outward)' 등 8가지 유형과 '샘-시내-여울-강-바다'로 이어지는 5단계의 축적 과정을 들여다보며, 내 말이 자산으로 쌓이고 있는지 아니면 그저 소모되고 있는지를 냉정하게 짚어보게 되었다.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면, 50대 중반이라는 나이는 단순히 은퇴를 앞둔 시점이 아니라, 수많은 실패와 성공, 사람과의 부딪침 속에서 나만의 이야기와 서사를 축적해 온 귀한 시간의 증거였다. 기계가 학습한 데이터에는 결코 담길 수 없는, 내가 현장에서 땀 흘리며 체득한 지혜와 동료들과 나누었던 감정들이 내 안에 살아 숨 쉬고 있었다. 단지 그것을 조직 안에서 신뢰받는 자산으로 길어 올리는 방법을 몰라 못했을 뿐이었다.

남의 말을 흉내 내거나 규격화된 정답만을 말하는 직장인의 소모적인 언어는 지양할 것이다. 대신 내 삶이 묻어나는 프리미엄 언어를 구사하며, 나만의 언어를 '바다'와 같은 깊이로 채워가는 진짜 ‘언어자본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진짜 경쟁 상대는 AI가 아니라, AI를 도구로 삼아 자신의 언어자본을 극대화할 줄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나만의 언어를 갖겠다는 것은 단순히 말을 화려하게 잘하겠다는 기술적 선언이 아니다. 내 삶의 주권을 온전히 쥐고, 세상에 대체 불가능한 나라는 존재의 가치를 증명해 나가겠다는 깊은 다짐이다. AI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내면의 기둥을 세운 기분이다. 내 안의 진정한 자본인 '나만의 언어'를 차분히, 그러나 단단하게 다듬어 나가려 한다.

AI의 도래로 커리어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동시대의 직장인들과 리더들에게 자신만의 대체 불가능한 존재감을 증명할 가장 확실한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 자신의 언어 습관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삶의 경험을 강력한 신뢰와 영향력의 자산으로 전환하는 실천적 전략을 명확히 얻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이 리뷰는 리앤프리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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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짧은 혁신의 역사
앤드루 리 지음, 김광수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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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출근길, 회사 로비에 걸린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날 선 문구를 마주한다. 30년 가까이 직장 생활을 하며 이와 유사한 구호를 수없이 보아왔다. 하지만 그때마다 뒤따른 것은 이름만 바뀐 보고서 양식과 피로감을 유발하는 일회성 이벤트뿐이었다. 진정 우리가 외치는 이것이 진짜 혁신일까? 50대에 접어든 직장인의 마음속엔 늘 채워지지 않는 의문과 회의감이 가득했다.

앤드루 리의 <세상에서 가장 짧은 혁신의 역사>는 바로 이러한 갈증 속에서 만난 단비 같은 책이다. 저자는 석기시대의 손도끼와 바퀴의 발명부터 현대의 인공지능(AI)과 CRISPR 유전자 가위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운명을 바꾼 거대한 혁신의 발자취를 추적한다. 책에 뻐져들 수록, 직장 생활 내내 나를 괴롭혔던 ‘혁신 강박증’의 실체가 명확해진다.

우리는 흔히 혁신이라고 하면 스티브 잡스나 일론 머스크 같은 천재 한 명의 번뜩이는 영감, 혹은 세상을 뒤흔들 거대한 도약을 떠올린다. 회사에서 요구하는 혁신도 늘 그런 식이다. 단번에 매출을 몇 배로 불릴 기적의 아이디어를 가져오라는 압박. 그러나 저자는 ‘혁신은 고립된 천재의 영감이 아니라, 무수한 이들의 작은 개선이 쌓여 이루어진 협력의 결과물이다’라는 핵심 문장을 통해 인류의 진짜 혁신이 결코 단절된 도약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단언한다. 혁신의 진짜 동력은 천재성이 아닌, 끊임없는 ‘시행착오(Tinkering)’, 협력하는 ‘팀(Teams)’, 그리고 경계를 넘나드는 ‘교류(Trade)’라는 세 가지 축의 결합이다.

인류를 구한 수많은 발명품은 수천 번의 실패를 딛고 일어선 누적의 결과물이다. 증기기관의 발전이나 복제 천연두 백신의 탄생도 홀로 빛난 천재성이 아니라 무수한 시행착오를 견뎌내고 이전의 기술을 점진적으로 개선한 산물이다. ‘위대한 도약은 언제나 작은 실패들의 축적 끝에 찾아온다’는 말은 우리 조직의 모습을 깊이 되돌아보게 만든다. 규칙과 규율을 강조하며 실패를 용납하지 않고, 단 한 번의 실수에도 책임을 묻는 경직된 조직에서 어떻게 진짜 혁신이 피어날 수 있겠는가. 실패가 자산이 되지 못하고 기피 대상이 되는 순간, 혁신은 그저 말뿐인 구호로 전락하고 만다.

혼자가 아닌 ‘팀’과 오픈 이노베이션 같은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지식은 나눌수록 커지며, 서로 다른 생각이 만나는 접점에서 진정한 진보가 일어난다’는 말처럼, 오늘날의 복잡한 세상에서 혁신은 고립된 개인의 연구실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이들이 부딪히고 소통하는 광장에서 태어난다. 50대인 내가 가진 오랜 현장 경험과 실무적 데이터, 그리고 후배 세대의 신선한 감각이 수평적으로 교류할 때 비로소 진짜 혁신의 싹이 트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기업은 여전히 수직적인 지시와 통제 속에서 혁신마저 ‘상명하복’식으로 지시하곤 한다.

진짜 혁신이 거창한 구호나 탑다운식 압박 속에 있는 것이 아님을 명쾌하게 증명한다. 혁신은 매일의 업무 속에서 더 나은 방법을 찾으려는 작은 시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서로의 아이디어를 보태는 건강한 팀워크, 그리고 경계를 넘나드는 지식의 교류 속에 피어난다. 다름을 이해하고 서로 어울려 공생할 때 비로소 혁신의 생태계가 완성된다는 사실을 핵심 문장들은 이 사실을 강하게 뒷받침한다.

이제 회사의 공허한 혁신 구호에 더 이상 흔들리거나 자책하지 않고, 대신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작은 교류와 시도에 집중할 것이다. 후배들의 거친 아이디어에 귀를 기울이고, 수십 년간 쌓아온 품질과 프로세스에 대한 경험을 나누며, 작은 실패쯤은 자산으로 삼도록 격려하는 것. 50대 직장인이 조직에 불어넣을 수 있는 가장 단단하고 진짜배기인 '혁신의 역사'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될 것이라 믿는다. 조직의 성장을 이끄는 리더와 변화의 실마리를 찾는 직장인들에게 과거의 역사를 통해 증명된 혁신의 본질을 명확히 제시한다. 거창한 구호에 현혹되지 않고, 일상의 작은 실패와 협력을 진정한 진보의 자산으로 전환하는 실천적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리뷰는 리앤프리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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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으로 가는 길
정형남 지음 / 애플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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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오십 대 중반, 뒤를 돌아보면 내 삶은 거대한 피난의 역사였다. 세상이 불의로 들끓고 부조리한 뉴스가 화면을 채울 때, 나는 슬그머니 눈을 돌렸다. 직장이라는 견고한 울타리 안에서 내 밥그릇을 지키는 것이 가장 숭고한 도리라 스스로를 속이면서 말이다. 비겁함을 '성실한 가장의 무게'라는 핑계로 포장해 온 날들. 정형남의 장편소설 <새벽으로 가는 길>은 그렇게 스스로 눈을 감고 귀를 막아온 내 안의 비겁함과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들었다.

이야기는 군사독재와 속세의 부조리가 남긴 역사의 상흔을 품고 외딴섬 암자로 숨어든 지식인 청년 '우인(愚人)'의 고독에서 출발한다. 그가 세상과의 접촉을 끊은 채 자연 속에 스스로를 유배 보낸 모습은, 직장 내의 온갖 부조리와 사내 정치 속에서 상처받지 않기 위해 마음의 문을 닫아걸었던 나의 서글픈 자화상 같았다. 철저한 고립 속에서 멈춰 있던 우인의 삶은, 한겨울 눈보라를 뚫고 찾아온 의문의 여인 '신해'를 구해주면서 전환점을 맞이한다. 타인을 향해 기꺼이 곁을 내어주는 이 만남의 사건은, 침묵이 미덕이라 믿어온 내 완고한 일상에 커다란 균열을 일으켰다. 상처받기 싫어서 선택했던 도피가 결국 나 자신을 가두는 가장 깊은 감옥이었음을 우인의 변화를 통해 뼈아프게 깨달은 것이다.

우인과 신해의 만남으로 시작된 치유의 흐름은 섬의 또 다른 인물들을 만나며 더 깊은 연대로 확장된다. 바다를 닮은 침묵으로 삶의 지혜를 건네는 노어부 '도옹'과, 도시에서의 실패를 딛고 묵묵히 흑염소를 치며 살아가는 '유종'의 존재는 이 소설의 핵심 주제인 '비움과 무소유의 미학'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저마다의 사연을 품은 이들이 섬의 계절 순환 속에서 내면의 욕망과 통증을 내려놓는 과정은, 사회적 부조리에 침묵했다는 자책감으로 굳어버린 내 마음에 따스한 손길을 내밀었다. “상처는 흔적을 남기고, 과거는 쉽게 사라지지 않으며, 사람은 여전히 흔들리지만, 그럼에도 누군가와 밥을 함께 먹고, 곁을 내어주며, 침묵을 견디는 순간 삶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말처럼,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거창한 망각이 아닌 타인에 대한 따스한 연대와 삶을 지속해 나가는 생명력 그 자체였다.

우인은 신해와 부부의 연을 맺고 정착하며, 삶의 순리를 받아들인 도옹과 함께 섬 정상에 올라 꽃씨를 뿌린다. “가장 깊은 밤을 지나온 자만이 눈부신 새벽의 문을 열 수 있다”는 소설의 가장 강력한 한 문장과 “정상은 끝이 아니다”라는 울림은 바로 이 클라이맥스의 순간, 비겁하게 숨어 안위만을 꾀하던 내 가슴에 묵직하고도 깊은 울림을 남겼다. 역사와 사회가 개인에게 남긴 깊은 흉터는 결코 혼자만의 도피로 지워지지 않으며, 부조리와 비극이라는 차가운 밤을 연대를 통해 정면으로 통과해 낼 때 비로소 눈부신 새벽의 문을 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오십 중반이라는 나이가 삶의 종착지가 아니며 언제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한 것도 바로 이 새로운 삶의 지평을 마주한 마지막 대목에서였다.

이제 오십 중반의 나이에 세상을 뒤바꿀 거창한 혁명가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여전히 나는 내일 아침 출근을 걱정하고, 부조리 앞에서 본능적인 두려움을 느낄지 모른다. 하지만 우인이 섬 정상에서 뿌린 그 작은 꽃씨와 작가가 전하는 회복의 메시지처럼, 내 마음에도 '외면하지 않을 용기'라는 작은 씨앗이 심어졌다. 늘 어스름한 새벽녘, 무거운 몸을 이끌고 출근길에 오르던 내가 이제는 그 차가운 공기 속에서 비겁했던 지난날을 용서하고, 조금 더 정직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겠다고 다짐한다.

나처럼 현실과 타협하며 시대의 부조리를 외면해 온 이 시대의 중장년 직장인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지난날의 방관이 남긴 내면의 죄책감을 비워내고, 타인과의 연대를 통해 상처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다시금 세상을 향해 걸어 나갈 참된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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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 아파트 4 - 공포의 학교 전설 ㅣ 요괴 아파트 4
도미야스 요코 지음, 야마무라 고지 그림, 고향옥 옮김 / 가람어린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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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요괴 아파트 4>권이 나왔다! 지난 학기에 3권을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다 읽고 나서, 푸른들 아파트 지하 12층에 사는 머리커와 요괴 가족들이 다음엔 또 어떤 모험을 할지 매일매일 목이 빠지게 기다렸다. 평소에도 신비한 생물이나 옛날이야기에 나오는 요괴들을 엄청 좋아해서 요괴 책이라면 거의 다 찾아 읽는 편인데, 도미야스 요코 작가님의 요괴 아파트 시리즈는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재미있게 읽는 최고의 책이다. 이번 이야기 역시 나의 큰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고 책을 펼치자마자 나를 환상적인 요괴들의 세계로 푹 빠져들게 만들었다.

이번 4권은 푸른들 아파트에 사는 매력 만점 요괴 삼 남매가 이웃 마을의 '폐교'로 공포 체험을 떠나면서 본격적인 사건이 시작된다. 이야기는 심술꾸러기 둘째 아들 ‘삐딱이’가 첫째 ‘외눈이’와 막내 ‘마음이’를 꼬드겨 한밤중에 몰래 모험을 떠나는 흐름으로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사람이 무서워하는 폐교에 정작 요괴들이 무서운 소문과 기척을 마주하러 간다는 설정부터가 정말 신선했다. 아무리 신기한 초능력을 가진 요괴라지만, 어두컴컴한 학교 안에서 조그만 소리에도 깜짝 놀라며 덜덜 떠는 요괴 삼 남매의 모습은 영락없는 우리 또래 아이들 같아서 무척 친근하게 느껴졌다.

사건이 깊어질수록 삼 남매가 으스스한 위기를 헤쳐 나가는 다이내믹한 줄거리가 펼쳐진다. 멀리까지 내다보는 외눈이의 천리안 능력, 상대방의 속마음을 단번에 꿰뚫어 보는 마음이의 독심술, 그리고 힘이 장사인 삐딱이가 손발을 맞추어 폐교의 비밀을 파헤쳐 나가는 과정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무서운 상황 속에서도 평소처럼 티격태격하며 엉뚱한 매력을 발산하는 삼 남매의 케미 덕분에 나도 모르게 낄낄거리며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오싹함으로 시작해 유쾌한 모험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이야기의 흐름은 책장을 넘기는 나의 손을 한순간도 멈출 수가 없게 만들 만큼 강력한 몰입감을 주었다.

모험의 끝에서 마주한 폐교의 숨겨진 진실은 이 책이 단순히 무섭기만 한 공포 이야기 그 이상임을 보여준다. 재개발 때문에 정든 들판을 떠나 인간들이 사는 대단지 아파트에 섞여 살게 된 요괴들의 안타까운 처지처럼, 폐교 역시 우리가 쉽게 잊고 지냈던 과거의 기억과 버려진 것들을 대변하고 있었다. 작가님은 오싹한 공간마저도 결국 따뜻한 화해의 장소로 바꾸어 놓으시며, ‘사람과 사람, 사람과 동물, 사람과 자연, 그리고 요괴까지도 더불어 사이좋게 살아간다’는 핵심 문장으로 우리 마음에 큰 울림으로 남는다.

이 책은 나처럼 판타지와 모험을 좋아하는 초등학교 중고학년 친구들이 읽으면 단숨에 흠뻑 빠져들 수 있는 최고의 이야기책이다. 흥미진진한 대소동 속에서 생김새나 능력이 달라도 먼저 마음을 열면 누구나 소중한 친구가 될 수 있으며, 나와 다른 존재를 편견 없이 포용하고 존중하는 열린 마음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어 무척 유익했다. 3권에 이어 이번에도 멋진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벌써부터 머리커와 요괴 가족들이 다음엔 또 어떤 이웃을 만나 새로운 소동을 벌일지, 벌써부터 5권도 반갑게 마주할 그날을 조용히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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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터 - 나는 AI로 인생을 바꿨다
비기 지음 / 모티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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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출근길에 스마트폰으로 날씨를 묻거나, 업무 중 막히는 단어를 검색창에 쳐보는 것이 내가 아는 AI 활용의 전부였다. 50대 중반, 어느덧 직장 생활의 끝자락을 바라보는 나이에 AI는 그저 똑똑한 백과사전이나 편리한 검색도구에 불과했다. 밀려드는 디지털 트렌드 속에서 ‘나도 배워야 하나’ 하는 부채감은 늘 마음 한구석에 짐처럼 얹혀 있었지만, 정작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기술은 젊은이들의 전유물 같았고, 나와 같은 중년에게는 그저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다 읽게된 책 <크라프터: 나는 AI로 인생을 바꿨다>는 나의 이러한 막연한 두려움과 고정관념을 깨뜨려 주었다. 저자 역시 처음에는 기술과 거리가 먼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고백이 나 같은 평범한 직장인의 마음을 툭 건드렸다. 수백 번의 시행착오 끝에 인스타그램 개설 후 1년도 되지 않아 10만 팔로워를 돌파하고, 인생을 바꿨다는 저자의 생생한 경험담은 단순한 성공담을 넘어, 나에게도 ‘아직 늦지 않았다’는 용기를 주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복잡한 코딩이나 어려운 기술 용어를 나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단순히 명령어를 잘 치는 기술을 넘어, AI를 내 삶과 업무의 주도권을 쥐는 도구로 커스텀하는 방법론을 가르쳐준다. 그것이 바로 저자가 정립한 프롬프트 공식인 ‘CRAFTER’다. 맥락(Context)을 짚어주고, 역할(Role)을 부여하며, 명확한 지시(Action)와 형식 및 예시(Format & Example), 사고 과정(Thinking)과 근거(Evidence), 그리고 끊임없는 검증과 개선(Refinement)을 이어가는 과정을 책은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AI를 잘 쓰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무엇을 묻고, 어떻게 지시하느냐(입니다)’라는 말은 강렬한 층격을 주었다.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나의 '질문하는 방식'이 본질이라는 깨달음이었다.

생각해보면 지난 수십 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며 후배들이나 협력업체와 업무를 조율할 때 썼던 소통의 방식과 너무나도 닮아 있었다. 일을 잘하는 리더는 부하 직원에게 무작정 ‘이거 해와’라고 지시하지 않는다. 왜 이 일이 필요한지 맥락을 설명하고, 상대의 역할을 명확히 해주며, 원하는 결과물의 형태와 참고할 만한 예시를 친절히 건넨다. 책에서 말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란, 결국 AI라는 아주 유능하지만 눈치 없는 신입사원에게 명확하고 똑똑하게 업무 지시를 내리는 ‘소통의 프로토콜’이자 내 업무를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설계하는 과정이었던 셈이다.

그동안 나는 AI에게 그저 단답형 질문만 던져놓고 ‘별것 없네’라며 돌아섰던 심술궂은 상사 처럼 반응했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구체적으로 요구하지 않았으니, AI 역시 인터넷에 떠도는 뻔한 검색 결과만 내놓았던 것이다. 책을 읽고 나서 당장 컴퓨터를 켜고 챗GPT 창을 열었다. 그리고 검색창에 단어 하나를 치는 대신, 내가 처한 업무적 맥락과 AI에게 바라는 역할을 꼼꼼히 적어 내려갔다. 놀랍게도 AI는 이전에 보던 것과는 전혀 다른, 깊이 있고 정교한 내용의 글을 내놓았다. 단순한 검색도구가 아닌, 든든한 업무 파트너로서의 가능성을 목격한 순간이었다.

50대 중반의 직장인에게 세상의 변화는 때로 버겁고 두렵다. 하지만 ‘AI가 내 일을 대신하면 나는 뭘 해야 할까?’라는 세상의 막연한 질문에 대해, 이 책은 기술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방향을 선택하여 내 인생의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답을 건넨다. 우리가 평생 쌓아온 ‘연륜과 소통 능력’이야말로 AI를 가장 잘 부릴 수 있는 최고의 도구다. 내 손에는 이미 ‘크래프터’라는 AI 뿐만 아니라 인간 관계에 있어서도 활용가능한 소통 프로토콜을 쥐고 있다. 똑똑한 파트너와 함께 나만의 항로를 주도적으로 설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급변하는 디지털 대전환기 속에서 AI 활용에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 중장년층 직장인과 새로운 커리어를 개척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훌륭한 필독서가 될 것이다. 단순히 기술을 다루는 법을 넘어, 평생 쌓아온 소통 연륜을 무기 삼아 기술의 주도권을 쥐고 내 삶과 업무의 가치를 한 단계 더 확장하는 실천적 용기를 얻을 수 있다

 

이 리뷰는 리뷰의숲 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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