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의 시크릿 - 레시피를 연마하는 셰프의 삶을 살아라
심은일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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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공중파나 종편에서 만나는 몇 안되는 스타셰프들을 보면, 요리도 선보이지만 요즘은 입담도 뽐내고 예능에 더 치중한다는 인상을 주곤 한다. 그들 중 인간적으로도 베스트 오브 베스트, 타인의 삶에 진정성을 가지고 말과 행동을 보여주는 스타는 단연 백종원 셰프이다. 그의 면면을 보면 셰프의 삶뿐아니라 인성 또한 갑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곤 하는데, 여기 또다른 인성 갑 셰프 그러나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고수이자 작가로 데뷔한 심은일 셰프가 있다.


나는 비록 동네에 작은 식당 요리사일 뿐이지만 매일 세상에 에너지를 충전해 주는 사람이다.

작셰프(작가를 겸한 가수는 작가수라는 말이 있어서 작가를 겸한 요리사로 합성해 본 단어) 심은일은, 부산해사고를 졸업하고 만18세 외항선을 타며 선원생활에, 처음 요리를 배우게 된 경우라고 했다. 20여 년 선원 그리고 해병대 하사관 복무했을 때 독서를 습관화하며 지금 자신의 생각을 글로 옮기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된듯하다. 외항 선원의 경우 병역특례가 가능하지만, 해병대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유년시절, 쉽지 않은 길만 선택해 왔다는 그의 '남다른' 배경이 궁금했다.

좋은 요리, 최고의 식자재 최고의 요리사가 되기 위한 조건, 독창적인 기술 등 셰프의 자세, 습관과 '잘 나가는' 식당 손님들이 찾는 곳이 되기 위한 방법 등을 알려주는 챕터들도 물론 흥미롭게 읽혔지만, 나는 요식업에 종사하거나 준비하는 사람의 시각으로 보지 않았기에 '인생, 가치, 의지, 기쁨, 인간' 등의 인문학적인 요소들을 읽어내고자 했다.

'방문하는 모든 고객을 만족시키는 요리를 낼 수 없고, 그저 많은 시도를 하고 판매량이 적어도 극소수를 위한 감동적인 요리로 행복을 줄 수 있다면 손해를 보더라도 매년 계절요리를 내놓을 것이다.' 이 문구는 사실, 백종원의 골목식당 같은(심은일 셰프가 인용한 종편프로그램) 곳에서도 지향하지 않는 무모한 도전일 수 있다. 하지만, 작가 자신은 매년 그렇게 함으로서 자신만의 철학을 지키고 있고,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꾸준히 마니아층을 확보하면서 하나의 전설을 만들고 있었다.


셰프의 삶이란 그런 것이다. 배우겠다는 욕심과 그리고 배운 것을 지켜내겠다는 뚝심으로 최고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매일 최선을 다하며 하루하루 성장해 나가는 삶이다. ...

손님은 모든 것을 잘 알고 계신다. 손님은 당신의 스승이고 당신의 거울이다.

누군가는 게으름의 늪에 빠지고, 그런 사람들과 어울려 엉뚱한 길로 빠지거나 억지로 주방일을 하는 이름만 셰프인 사람들을 수없이 봐온 그는, 오래된 고물 기계처럼 주방의 '좀비'같은 사람들을 경계한다. 스스로 블로그와 SNS를 하며 올곧은 방향과 영향력을 높이고, 독서를 게을리하지 않으며 그저 그런 주방노동자의 삶이 아닌 셰프의 삶을 살고자 한다.

요리사가 되려는 자, 오너셰프가 되고자하는 모든 이들에게 스스로 배우는 자, 배우기만 하지말고 누군가에게 좋은 스승이 되어야한다고 말한다. 1만 시간으로는 부족한, 3만 시간의 법칙 즉 10년 이상이 필요한 고되지만 참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자는 동료, 후배에게 전하는 메세지이자, 어떤 직업을 가지더라도 가져야 할 태도와 누구나 '요리'할 수 있다는 응원을 전하고 있다.

이 리뷰는 스타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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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스카이
엘리자베스 콜버트 지음, 김보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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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영향력이라고 할까, 작지만 커다란 흐름이라고 할까?

이 책의 표지의 느낌과 추천사를 써주신 분들의 이름을 보면, 현세에 몰라서는 안되는 이슈를 포함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화여자대학교 최재천 교수, 국립과천과학관 관장 추천, 빌게이츠(GatesNotes.com) 추천, 버락 오바마.

그리고 무서운 한 마디: 인류는 더 이상 푸른 하늘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가을로 접어들며 매일 푸르고 높은 하늘을 바라보며 기분이 좋았는데 무슨 이런 청천벽력이?^^;;;

최재천 교수는 우리나라 과학계 동물학계의 최고 권위자로 이 책을 추천하면서, 우리가 아는 자연 세계에 우리 과학이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의도치 않은 결과가 문제'라는 지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저널리스트 엘리자베스 콜버트(2015년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 수상자)가 크레이트배리어리프를 되살리려는 생태학자들을 찾아가 인터뷰하고 진정성있는 글을 써냄으로서, 태양 지구 공학의 기술의 도전에 대해 기대를 하는 것은 가치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수도꼭지를 열어두면 욕조에 물은 계속 차오른다. 수도꼭지를 조금 잠그더라도 욕조의 물은 차오른다. 단지 천천히 차오를 뿐이다. 지구의 탄소 배출량을 더이상 묵과할 수도 못본척 할 수도 없다는 콜버트의 의도가 이 책에 담겨있다고 말이다.

19세기 말 계획되어 20세기 시작과 함께 개통된 운하는 시카고 강의 흐름을 거꾸로 돌려놓았다. 이 강은 도시의 배설물을 미시간호에 쏟아내는 대신 고개를 돌려 데스플레인스강을 향했고, 일리노이 강, 미시시피강을 거쳐 멕시코만으로 흘려보냈다.


시카고강 역류는 당대 최대의 공공사업이자 '자연 통제'의 교과서적인 예였다. 완전히 새로운 장비들의 발명으로 '토목 기술의 시카고학파'로 불리울 정도였으며, 깍여 나온 암석과 토양만도 엄청난 양이었다.

...그것은 생태에 영향을 주었고 생태의 변화는 재정에 영향을 주었으며, 이는 역류하는 강에 완전히 새롭게 또다시 개입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콜버트가 탄 시티리빙호는 바로 그 현장으로 가고 있었다. "위험: 어류 차단용 전기 장벽 구역 진입. 감전 위험 높음." 경고 표지판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인간은 지구상의 얼지 않은 땅 중 절반 이상을 직접적으로, 나머지의 절반은 간접적으로 변형시켰다. 전 세계 주요 강 대부분에 댐을 건설하거나 강의 흐름을 바꾸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오늘날 인간과 야생 포유루의 생물량 비율은 8:1 넘으며, 소,돼지 등 가축의 무게를 더하면 그 비율은 22:1로 올라가고,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실린 한 논문에 따르면 인간과 가축의 총량은 어류를 제외한 모든 척추동물을 합친 것보다 크다. 우리는 멸종의 주요 동인이 되었으며, 우리 때문에 새로운 종이 생겨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인류세 시대에 우리는 갈 곳이 없다. 대기 온난화, 해양 온난화, 해양 산성화, 해수면 상승, 빙하 융해, 사막화, 부영양화는 전 지구적 변화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저자는 사태의 심각성을 이야기 하며, 인류는 함정에 빠졌고 통제가 낳은 문제는 더 큰 통제로밖에 해결할 수 없어보인다고 했다. 자연에 대한 통제를 통제하려는 움직임(강을 역류시키고, 전기를 흘려보내는것)을 소개하고 있다. 미국 육군 공병대 시카고 본부. 전기 장벽 책임 엔지니어 척 셰이는 사무실에서 그녀를 맞이했다.

우리는 수로에 전기를 흘려보냅니다. ...상류에서 하류로, 하류에서 상류로 이동하면 전기장의 세기는 점점 올라갑니다. 큰 물고기는 꼬리와 꼬리 사이의 거리가 멀어서 전압 차이가 큽니다.

다행스럽게도 공공의 적 1호인 아시아 잉어는 매우 큰 어종입니다.


전기 장벽을 채택한 것은 2002년부터였는데 목표가 된 침입종을 막기에 늦은 시점이었지만, 이후 또다른 침입종인 아시아 잉어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공병대는 운하에 두 개의 장벽을 더 설치했다. 중국이 원산지인 4가지 어종의 집합인 아시아 잉어는 13세기 이래로 연못에서 길러온 양식 어종이다. 인류세 특유의 아이러니의 하나로 양식 잉어 덕분에 강물의 잉어는 오히려 급감했고, 민물고기가 산란에 어려움을 겪는 등 잉어는 인간이 자연을 통제하는 도구인 동시에 그 통제의 희생양이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미국이 왜 이 양식어종을 막으려고 하는가? 이는 <침묵의 봄>에서 레이첼 카슨이 고발한 '자연의 통제'에서 나온다. 무분별한 화학 약품이 하천으로 스며들고 죽음의 강으로 만든 것. (미국의 생물학자 앤드루 미첼에 의하면) 카슨이 제안한 대안 '생물학적 제제' 즉 잉어의 수입으로 해결하자는 것이다. 이에 카슨의 책의 출간 1년 후인 1963년, 미국 어류및야생동물관리국이 공식적으로 아시아 잉어를 처음 들여오게 된다. 콜버트는 지금 그녀가 탄 시티리빙호에서 수십마리 산 채로 잉어가 올라오는 것을 보는 중이다. 교란종이 어떤 결말을 맞이하는지, 그러나 시카고에서 아시아 잉어들을 끝없이 낚는 사람들을 상상하니, 배위에 피와 점액을 튀는 잉어들과 대면하는 것을 상상하니 비릿한 냄새가 풍기는 듯하다. 그만큼 저자가 현장감있게 잘 묘사하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생생한 사진도 함께 실려있었다.)

이 장벽 방어 작업은 사흘 동안 계속되었고 포획량 총 무게는 22톤이 넘었다. 잉어들은 서쪽의 공장으로 이송되어 분쇄되고 비료가 되었다고 했다.


국립과천과학관장 이정모 님은 이 책의 추천사에서, 이 책은 뭐라도 해보려는 사람들의 이야기, 열정이 넘치지만 그만큼 걱정도 자아내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말이 안되는듯하지만, 이거라도 해봐야 하는 것 아냐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재생 가능 에너지로 전환, 에너지 제로 빌딩, 토양에 산소를 저장하는 일들은 기술이나 돈이 아니라 의지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하늘이 하얗게 되더라도 내가 지구에 살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라는 것이다. 콜버트가 전세계를 돌며 현대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재앙(?)을 취재하는 일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벽을 대고 소리지르는 일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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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갈등 - 분노와 증오의 블랙홀에서 살아남는 법
아만다 리플리 지음, 김동규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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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은 나쁘지만은 않다고 나는 알고 있었고 민주주의 사회 혹은 민주적 가정에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토론이 꼭 필요하고 합의와 결정을 하는데에 꼭 필요한 요소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그냥 갈등이 아니라 극한 갈등, 고도 갈등은 문제를 불러일으킨다고 저자 아만다 리플리라는 미국 저널리스트는 이 책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과 고도 갈등, 오늘날 세상을 선악이라는 이분법으로 나누는 관점은 그 자체로 편협하고 제한적 사고 방식이며 많은 사람의 힘을 규합하여 어려운 문제를 풀고자 하는 노력을 방해한다고 저자는 서론에서 밝히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좀먹는 고도 갈등이 빚어낸 비극적 결말과 동시에 고도 갈등의 치유책은 어떻게 가능한가를 고찰하는 그녀의 사고과정을 들여다 보자.

사람들에게 증오를 버리고 사랑을 선택하라고 말해봐야 소용없다. 고도 갈등에 휩싸인 사람들은 증오로 가득 차 있어도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다.

증오라는 감정은 일종의 증상이고 그 원인은 갈등이다. 고도 갈등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1장 수면 밑의 언더스토리 -1부 갈등 속으로 들어가면 게리 프리드먼이라는 갈등을 중재하는 변호사의 이야기가 나온다.

...게리가 한 가지 제안을 내놓았다. 잠시 눈을 감고 10년 후에 각자가 살아갈 모습을 상상해보라고 그가 말했다. 아이들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고 싶은지, 그리고 두 사람 사이는 어떤 관계가 되고 싶은지 그 장면을 상상해보라고 했다.

자식들이 성장하고 결혼하게 되면 또 손자를 낳게 되면 이혼을 앞둔 부부는 어떻게든 서로 만나고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면, 이제까지의 양보할 수 없었던 문제들을 다시 생각하고 합의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혼을 결정했다고 해서 반드시 서로 미워해야 하는 것이 아니며 게리는 변호사로서 중재함으로써 사람들이 찾는 변호사가 되었으며 갈등이 지속되는 곳 시점에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여 1980년대 미국변호사협회는 그를 인정해 그의 방식을 다른 변호사들에게도 가르쳐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이러한 방식이 1980년대 미국에서 이뤄졌지만, 지금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아직도 구태의연한 모습으로 이혼전문변호사들은 우리나라 부부와 그들의 가정을 향해 어떠한 자세를 취하는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1996년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그들의 급여와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상당기간 파업을 했고, 이에 게리는 다른 협력 변호사들과 함께 중재에 나섰다. 기존의 방식이라면 경영진을 대표하는 변호사와 단원들을 변호하는 변호사들끼리 만나 양쪽의 조건을 전달하고 협의하는데 반해, 게리 사단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105명의 단원들 모두가 참여해 모든 사안을 함께 알고 이해해야 수년 내에 또다른 갈등이 불거져 나오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맨 먼저 강의한 내용은 '이해의 순환고리Looping for understanding' 라고 부르는 적극적 경청 방법이었다. ...

상대방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약간 화를 내면서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다.

...그러나 상대방이 내 말을 듣는다는 느낌을 받으면 마술 같은 일이 일어난다. (중략)

부부도 마찬가지다. 배우자가 자신을 이해해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갈등이 닥쳐도 두 사람의 관계에 해를 미치지 않고 이를 해결할 줄 안다. ...이게 바로 건전한 갈등이다.

나는 여기서 무릎을 탁 칠 정도는 아니지만 비스무리한 깨달음을 얻었다. 적극적 경청법이 부부 갈등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부부상담을 가면 상대방을 이야기를 들으며 거울처럼 반사하듯 말하도록 훈련을 하는데, 이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오케스트라 연주들에게 갈등의 함정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이해의 순환고리 방법을 연습하게 하고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려 듣고 듣는 사람이 자신이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그 내용을 요약하도록 했다고 한다.

경영자 측 협상 책임자는 이렇게 말했다.


경청이 얼마나 중요한지 비로소 이해했습니다.

미국의 혁명운동을 이끌던 존 애덤스와 토머스 제퍼슨이라는 두 인물의 갈등에 대해서 알아본다. 애덤스는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제퍼슨을 후배로 여기고 제퍼슨과 함께 <독립선언서>초안을 작성하고 서명을 했다. 1780년대에 두 사람은 유럽에 외교관으로 파견되면서 더욱 우정이 돈독해졌다. 시간이 흘러 두사람은 새로운 국가의 미래를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하게 된다. 애덤스는 국정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강력한 정부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제퍼슨은 생각이 달랐고, 1796년 민주공화당은 제퍼슨을 대통령으로, 연방주의자들은 애덤스를 밀었다고 한다. 미국인은 두 개의 정당으로 나뉘어 서로 대립했다. 결과는 애덤스의 승리였지만 아주 근소한 차이였고 애덤스로서는 후배라고 생각한 제퍼슨에게 굴욕을 당하고 상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정치란 모든 사람을 양자 구도의 틀에 몰아넣는 속성이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 기득권자와 도전자, 수구 세력과 신진 세력 등의 대립 구도 말이다.

애덤스가 대통령을 제퍼슨이 부통령을 맡았지만 다양한 사안을 놓고 의견이 엇갈렸고 대화는 부쩍 줄어들었다고 한다. 제퍼슨은 1800년에 대통령에 출마해 애덤스의 재선을 막았고, 제퍼슨 취임하던 날 애덤스는 새벽에 마차를 타고 워싱턴을 떠나버렸다. 이에 애덤스는 후임 대통령을 환영하지 않은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범주는 중요한 세부 사항을 흐리는 것, 효율적이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것을 놓친다고 저자는 말한다. 범주화의 영향으로 우리는 점점 '그들'과 '우리'를 다르다고 규정하고 서로 협력하기보다는 적대적인 태도를 보여 생각과 행동도 규정한 범주에 맞추려고 한다.

<양당의 악순환을 타파하는 법>이라는 책에서 리 드러트먼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상을 양자 구도로 보는 본능을 무너뜨리는 정치다.

그것은 유연한 정치 연합을 유지하여 적과 동맹이 수시로 바뀔 수 있는 정치를 말한다.


우리의 작금의 정치 상황을 보니 너무나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양자구도의 틀에 갇혀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정치 외의 분야는 또 어떠한가? 저자는 승자와 패자, 내부자와 외부자의 뚜렷이 구분하는 구도를 피하고, 가능한 한 성격이 다른 그룹을 섞어서 운영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바하이 신앙(처음 들어보는 종교라 당황)의 핵심 사상은 우리가 모두 서로 연결되어있다는 것이다. 대결 구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예수 그리스도나 선지자 마호메트를 모두 숭배한다. 1800년대 중반 이란에서 태동한 이 공동체는 오늘날 전 세계 퍼져있다. 미국에는 약 15만 명의 신자들이 있다. 최다 인구를 자랑하는 지역은 인도 그러나 이 종교에는 성직자도, 공식 지도자도 없다. ...바하이교의 선거에는 정당이 없다. 양자 대결은 허용되지 않으며 선거운동도 금지다. 지도자가 갖춰야 할 가장 필요한 품성이 어떤 것인지만 토론할 수 있을 뿐이다.

아..나는 또 여기서 탄식했다. 지도자가 갖춰야 할 훌륭한 품성은 우리나라에 해당되지 않는 것 같아서다. 유권자들이 다시 시간을 되돌려 대선에서 다른 선택을 한다면 지금쯤 이러한 혼란한 정국은 최소한 면했을 텐데라고.

범주화는 시간과 에너지를 아끼는 방법이다. ...Black Lives Matter(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라고 쓰인 팻말을 세워놓는 백인은 마치 자신이 깨어있는 시민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고도의 갈등을 해체하기 위해서, 갈등이라는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2부 갈등에서 나오다에서 저자는 '4장시간벌기','5장 공간확보''6장 고도의 갈등 해체하기''7장 단순화에서 벗어나기' 등의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전쟁은 인간의 마음속에서 생기는 것이므로,

평화의 방벽을 세워야 할 곳도 인간의 마음속이다.

UNESCO헌장 서문


그리고 저자 후기에서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고도 갈등을 알아보는 법/ 내면에서 일어나는 고도 갈등을 알아보는 법 그리고 마지막으로 고도 갈등을 예방하는 법까지 세심하게 다루고 있다.


후안 파블로라는 콜롬비아의 과거 축구 선수가 경제학 박사 과정에서 치열한 연구를 내놓았다. 약 9년 동안 지속된 축구 광고가 2016년에 FARC(공산당 반군)와 체결한 공식 평화 협정보다 더 많은 무장 해제자를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우리는 사람을 죽이지 않고도

고도의 갈등에서 빠져나오게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선전은 그들을 구출하는 매우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저자도 그랬다. 건전한 갈등 속에서 그녀가 온전히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고 과거에는 미처 몰랐던 일에 대해 논쟁하고, 묻고, 고치고, 눈을 뜨면서도,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것을 놓지 않는 태도. ...그 느낌은 건전한 갈등을 통해 보편적인 인간성을 발견할 때 경험하는 경외감이다라고 책의 말미에 이야기 한다. 현재에 충실하고 열린 마음을 지닌 채, 언제나 놀랄 준비를 하는 것이 극한 갈등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라고 해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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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꼭 해야 하나요? - IT기업을 운영하는 수학강사와 수험생들이 주고받은 솔직한 수학 공부 이야기
정재훈 지음 / 메이드마인드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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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업 운영자 즉 CEO가 수학강사를 하며 수험생들과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는 것도 호기심이 일었고 책표지 뒷편에 실린 구글의 입사 시험 문제 하나가 이 책을 집어든 나로 하여금 답이 궁금해서 얼른 보고 싶은 책이었다.


어쨌거나, 이 책의 저자는 대학 입학 시기 집안이 어렵고 집안 사정으로 대학을 포기할 뻔했으나 공부에 미쳐보자!해서 한양대 공대를 4년 장학생으로 입학 후 성실히 학업을 했다고 한다. 졸업 후에는 삼성에 입사 최우수 사원이 되기도 했고, 금융회사 시스템 유지 보수하는 'IT 플랫폼 전문가'가 되어 실무에 능통(?)했다고 한다. IT기획자로서 안정된 직장을 나와 창업을 해 커스트리(custree)라는 IT회사를 설립 운영하는 정재훈 대표. 한때 수학을 가르치은 학원 강사였던 그가 사회에서 다양한 커리어를 통해 이곳저곳에서 느낀 '수학의 필요성'을 알리고자 책까지 쓴 거라고.

지난 3년 동안 재수생들을 위한 기숙 학원에서 수학 강의를 해왔습니다.

...수업에 들어가기 전 매일 카페에 앉아 두 시간씩 학생들을 위해 편지를 썼습니다. ...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했던 것은 수학 지식이 아니라 수학을 왜 공부해야 하는가에 대한 동기부여였습니다.


 

저자인 정재훈 선생님은 학생들과의 멘토링 속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고 입시에 매몰되어 수학 공부의 진짜 이유를 알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정답맞추기'가 아닌 실생활에서 '생각의 폭넓히기'로서의 그 목적이 바로 수학이라는 학문이라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또한 여러분(책속에서의 수험생들 그리고 독자들)이 지금 공부하고 있는 수학은 어떤 상황에서도 변화에 유연히 대응하고 빠르게 적용가능한 '보편적 지식' 중의 하나이고, 4차 산업(혁명시대)에 사라지는 일자리와 변화무쌍한 미래시대에 인간으로서 고유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줄 무기라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4차 산업시대는 정보가 아니라 정보의 선별이 돈이 되는 시장이 될 것이라 예상하고 저자는 지금 배우는 '통계'의 중요성이 바로 데이터를 분석할 때 핵심 지식이 될 거라고 합니다. 굳이 통계학과를 가지 않아도, 고등학교 때 배운 통계 지식 정도라면 정말 많은 분야에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거라는 재훈쌤의 말이 인상깊었다.

수년 전에 우연히 보았던 야구에 관한 헐리웃 영화 <머니볼>을 기억한다. 당시에도 화제였고 수년이 지난 지금도 회자되는 굿무비^^

메이저리그 꼴지의 야구팀 오클랜드 단장 빌리 빈(브래드 피트)은 가난한 구단의 재정에서 좋은 선수를 구할 수 없었고 선수를 구하는 대신 경제학과 출신 피터 브랜드(조나 힐)을 영입한다. 그를 통해 통계학적으로 여러 가지를 분석해 어떤 지표보다 '출루율'이 중요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유명세보다는 좋은 선수, 이길 수 있는 선수들을 뽑을 수 있었던 효율적 산정 방식 '세이버 매트릭스'를 적용해 구단의 팀을 20연승으로 이끌었다는 내용.

OJ심슨이라는 미국 미식축계의 스타는 1960~70년대 전설적인 인물이었지만 동시에, 아내를 살해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은 적이 있고 그의 변론을 맡았던 변호인들의 통계를 끌어왔지만 아주 황당한 이론에 대해 소개한다. 이 부분은 정황 사실에 대한 증거들이 효력이 없다는 주장 3가지를 말하는데, 저자가 조건부 확률과 독립시행의 법칙으로 반박한 내용은 직접 읽어야 하고...이 무죄 혹은 유죄라는 입장이 사용한 통계학은 논리적으로 거짓은 아니지만, 왜 통계학이 '사실로 쓰는 거짓말' 이라고 하는지, 왜 통계학을 알아야하는지를 알게 해준다. 그러나, 지금의 유능한 변호사라면 이러한 황당한 주장은 하지 않을 것이고, CSI같은 과학수사의 발전에 따른 증거를 더 제출하도록 재판장이나 기소한 검사들도 그렇게 쉽게 무효처리는 하지 않았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동기부여와 관련된 챕터 외에 문제해결력, 귀납적 사고와 연역적 사고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과 우리의 자세에 대해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구글은 어떻게 야후를 이겼을까? 선생님의 생각은 검색엔진으로서 '페이지 랭크 알고리즘'을 방안을 찾아낸 구글의 승리 이유중 대표적인 것으로 꼽았다.

또,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군의 메세지(암호)를 풀기 위해 연합군 측에서 앨런 튜링이라는 수학자가 만들어낸 시스템 콜로서스라는 계산 장치의 발명. 수많은 경우의 수 때문에 풀지 못했던 적군의 암호를 한가지 반복된 문자열이 들어있다는 힌트를 콜로서스에 입력하여 '경우의 수'를 확연히 줄여 풀어냈고 연합군의 승리에 기여했다는 이야기가 특히 재미있다.

수학도 한가지 언어라고 생각해서였을까? 재훈쌤의 어느 친구 그러나 비범한 톰톰이(가명)의 예를 들어 말한다. 10개 국어를 사용하는 그 친구의 언어 능력이 어디에서 오는가? 톰톰이는 똑같은 내용의 신문기사를 4가지 언어로 번역된 버전을 읽는다는 것, 강박을 가지고 공부하지 않고 매일 그 그들을 한번 쭉 훑어보고 출근한다는 그의 습관에서 비결을 찾았다. 새로운 지식이 이해가 되든 안 되든, 금방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쉽게 포기하지 말고 듣고 또 들어 익숙해지게 하라는 뜻이라는 것이다.

강박감 없는 노출이 언어 실력을 높여주고 있었던 것이죠.

그렇다면 구글의 실제 입사 면접의 질문으로 나왔다는 남자아이를 선호하는 마을의 성비는?

책뒷표지의 선생님의 엉뚱한 질문으로 돌아가서...

어떤 마을의 남아 선호 사상이 심한데 남아가 때어날 때까지 아이를 낳는다, 남아가 태어나면 더 이상 아이를 낳지 않는다. 이 마을의 주민이 무수히 많다고 가정할 때 이 마을의 성비는 어떻게 될까하는 질문이다.

멱급수, 확률분포표, 등비수열의 합, 등비급수 등의 단원들을 배운 이들이라면 풀 수 있을거라 확신하는 재훈쌤 ㅜㅜ슬프게도 내가 배운 지식 중에 묻혀졌는지 원망스럽다.

어쨌든, 선생님이 새로운 어떤 한계를 지정 '아이를 셋째까지만 낳는다' 로 바꾸어 계산하면 비율이 1:1로 남녀 성비가 거의 비슷하다고. 왜냐면 현실에서는 아이를 무한대로 낳을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나라도 남녀 중 하나의 성을 원하다고 해도 그처럼 '무한=무식'하게 출산하는 여성은 없을테니까 ㅎ

정답을 아는 것보다 중요한 건 정답을 찾아가려는 '자세와 노력'이라는 선생님의 조언 그리고, 수많은 경험과 무의식에 쌓인 그것들이 위기의 순간에 기적처럼 우리를 구해줄거라는 믿음. 구체적으로 수학공부에서 중요한 습관의 문제, 효과적인 오답노트 작성법 이 메세지들을 크게 관통하는 수학을 포기하고 싶을 때 우리가 가져야할 마음의 자세에 대한 이야기로 뒷부분의 편지글의 내용을 채운다.

40년 동안 이어진 하버드대학의 행복 실험.

고등학교 피실험자들은 러닝머신을 뛰고, 이들을 인생에서 어떤 변수가 성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40년 동안 추적 관찰해 GRIT 지수를 발견했다고 한다. 러닝머신을 뛰며 체력의 한계를 느꼈을 때 얼마나 더 뛰었는가, 조금이라도 더 노력하고자하는 기개를 수치화한 것이라고.

머리가 똑똑하지 않아도

돈이 많지 않아도

좋은 대학을 나오지 못해도

넓은 인간관게를 갖지 않아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기개(GRIT)

좀 더 성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겠지만 재훈쌤은 타당하다는 생각이라고 한다. 기개의 성공사례를 목격했기 때문 그리고,, 입학시험에서 심층면접을 볼 때, 어려운 문제 앞에서 10할의 시간 중 9할을 삽질하고 1할의 남은 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답변을 30초동안 해내고 합격이라는 성공의 단맛을 볼 수 있었다는 직접 경험도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였다. '내가 가고 싶은 방향'만을 생각하고 하루하루 작은 실패들은 담대하게 넘길 수 있어야 한다고 수험생들에게 남은 시간 얼마없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메세지를 전하고 있다.

이 리뷰는 메이드마인드, 나비소리 출판사의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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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별클럽연대기 - 조용한 우리들의 인생 1963~2019
고원정 지음 / 파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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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KBS다큐, 역사스페셜 등으로 내가 어릴적 방송에서 본 소설가 고원정(66), 그의 작품은 사실 내 취향과는 거리가 먼 관계로 대학 때도 한권도 안읽었기에, 이번 신작은 새삼 관심이 갔다.

"많은 사람들이 저의 오랜 침묵을 궁금해했지만, 엄청나고 특별한 일이 있었던 건 아닙니다. 작가로서의 일상이 조금씩 흔들렸고, 우물쭈물하다 보니 돌이킬 수 없이 무너졌습니다."

그가 15년 만에 장편소설 '샛별클럽연대기'와 시집 '조용한 나의 인생'을 파람북을 통해 펴냈다.


예순이 넘은 주인공은 한 신도시의 거리에서 초등(당시 국민학교) 때의 친구들을 만나고, 인호를 요섭으로 착각하는 미혜와 서슬퍼런 시절 반공소년 장윤섭은 웃는 예수가 그려진 교회의 목사가 되어 나타나 주인공을 놀라게 한다. 그들이 지나온 시절은 결코! 이 소설 표지의 '조용한 우리들'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문창이라는 지역의 남강시 외곽, 문창국민학교에 같은 반 아이들 중 1966년 강창성 선생님을 만나 잊을 수 없는 학예회를 경험하고 결성된 샛별클럽이 된 이들. 그리고 그 이듬해 67년 2월27일 그 사건을 두고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되는 그들의 운명은 역사의 소용돌이로 들어서게 된다.

5.16 다음해에 국민학교 입학

2학년 때 민정 이양, 대통령 당선.

6학년 때 재선.

중2 때 3선 개헌.

고1 때 3선.

고2 때 10월 유신 선포.

이들이 6학년 때 재선된 전에 없는 대통령의 서슬퍼런 통치에 반공이라는 이데올로기 그리고 시대의 부름과도 같은 민주화 운동. 순수한 어린시절을 뺏겨버리고 만다. 요섭이라는 주요 인물이면서 인호의 평생 지기였던 그는 중고등학생 신분에도 여느 친구들과도 다른 행보를 보였고. 심지어 과격한 성향의 서울의 운동권 인사들과 어울리며 쫓긴다. 그에 비해 조용하게 남강대를 다니다 요섭의 권유로 경희대학원에 입학 문학계의 전설, 황순원 선생의 가르침에 대한 고 작가의 애정을 엿볼 수 있다.

그만큼 일생에서 그림자처럼 따라다닌 요섭과 인호지만 유신 시대에 젊은이들의 낭만은 그들 것이 아니었다. 인호는 졸업을 미루고 81년 입대를 한다. 사실 그 당시 군대는 도피처 아닌 도피처였던 것. 행정반 신분에도 부당한 근무를 서야했고 부대내 쉬쉬하는 성범죄가 일어나도 누구하나 인권 편에 서지 않는 불모지였다. 고스란히 불의를 당했던 동료의 탈영과 죽음. 사실 이부분은 80년 대의 아픈 역사의 무대 중의 하나인 공간이고 인호가 샛별클럽과는 잠시 떨어져 있던 때이다. ROTC가 된 비밀을 가진 인물인 광도나 운동권으로 요섭을 끊임없이 글보다는 행동을 하게 흔드는 인물 재호, 그리고 반공소년(밀고자) 윤섭은 각자의 욕망으로 정치에 발을 들이고.

인호는 모든 것이 꿈같다. 거리를 두고자 했지만 아무것도 누구와도 그렇게 되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욱 더 샛별클럽 아이들과 서울에 머물던 시절 그를 아는 이들에게 각인된 것이 아니었을까? 그는 항상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특히, 미혜는 요섭을 곁에서 지켰지만 이루어지지 못한 첫사랑, 창기라는 인물은 미혜를 오랜시간 사랑하고 간직해 온 인호의 모습을 발견하고 이는 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킨다. 그녀와 정반대의 인실을 만난 요섭은 그녀와 결혼을, 미혜는 다른 누군가와 결혼한 이후 찾을 수 없는 곳으로 꼭꼭 숨었고...그렇게 세월이 흘렀지만 친구들은 기억한다.

강창성 선생님이라는 스승, 그의 제자이면서 샛별클럽 아이들은 각자 집안 내력에 따라 부모님과 선 세대에 따라 운명이 달랐다. 한국 역사를 이렇게 반세기에 걸쳐 인물에 아프게 투영하는 작가가 동시대에 얼마나 될까? 고원정 작가가 15년이 걸린 작품이라기엔 조금 가볍지마는 작은 대답(작가의 말)에서 말했다.

살아보니, 모든 이들의 모든 삶이 다 경이롭고 존경스럽습니다. ...말없이 견뎌온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누구나 저마다 별입니다.

어두운 객석에서 묵묵히 끝까지 앉아있던 인호같은 인물을 통해, 숨어있는 곳에서 내 이야기인데 내가 아는 사람인데하고 느끼도록 하고 싶었던 작가의 애정어린 배려와 모든 이를 아우르는 대문호의 내공이 느껴진다.

이 리뷰는 파람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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