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스카이
엘리자베스 콜버트 지음, 김보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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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영향력이라고 할까, 작지만 커다란 흐름이라고 할까?

이 책의 표지의 느낌과 추천사를 써주신 분들의 이름을 보면, 현세에 몰라서는 안되는 이슈를 포함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화여자대학교 최재천 교수, 국립과천과학관 관장 추천, 빌게이츠(GatesNotes.com) 추천, 버락 오바마.

그리고 무서운 한 마디: 인류는 더 이상 푸른 하늘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가을로 접어들며 매일 푸르고 높은 하늘을 바라보며 기분이 좋았는데 무슨 이런 청천벽력이?^^;;;

최재천 교수는 우리나라 과학계 동물학계의 최고 권위자로 이 책을 추천하면서, 우리가 아는 자연 세계에 우리 과학이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의도치 않은 결과가 문제'라는 지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저널리스트 엘리자베스 콜버트(2015년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 수상자)가 크레이트배리어리프를 되살리려는 생태학자들을 찾아가 인터뷰하고 진정성있는 글을 써냄으로서, 태양 지구 공학의 기술의 도전에 대해 기대를 하는 것은 가치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수도꼭지를 열어두면 욕조에 물은 계속 차오른다. 수도꼭지를 조금 잠그더라도 욕조의 물은 차오른다. 단지 천천히 차오를 뿐이다. 지구의 탄소 배출량을 더이상 묵과할 수도 못본척 할 수도 없다는 콜버트의 의도가 이 책에 담겨있다고 말이다.

19세기 말 계획되어 20세기 시작과 함께 개통된 운하는 시카고 강의 흐름을 거꾸로 돌려놓았다. 이 강은 도시의 배설물을 미시간호에 쏟아내는 대신 고개를 돌려 데스플레인스강을 향했고, 일리노이 강, 미시시피강을 거쳐 멕시코만으로 흘려보냈다.


시카고강 역류는 당대 최대의 공공사업이자 '자연 통제'의 교과서적인 예였다. 완전히 새로운 장비들의 발명으로 '토목 기술의 시카고학파'로 불리울 정도였으며, 깍여 나온 암석과 토양만도 엄청난 양이었다.

...그것은 생태에 영향을 주었고 생태의 변화는 재정에 영향을 주었으며, 이는 역류하는 강에 완전히 새롭게 또다시 개입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콜버트가 탄 시티리빙호는 바로 그 현장으로 가고 있었다. "위험: 어류 차단용 전기 장벽 구역 진입. 감전 위험 높음." 경고 표지판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인간은 지구상의 얼지 않은 땅 중 절반 이상을 직접적으로, 나머지의 절반은 간접적으로 변형시켰다. 전 세계 주요 강 대부분에 댐을 건설하거나 강의 흐름을 바꾸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오늘날 인간과 야생 포유루의 생물량 비율은 8:1 넘으며, 소,돼지 등 가축의 무게를 더하면 그 비율은 22:1로 올라가고,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실린 한 논문에 따르면 인간과 가축의 총량은 어류를 제외한 모든 척추동물을 합친 것보다 크다. 우리는 멸종의 주요 동인이 되었으며, 우리 때문에 새로운 종이 생겨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인류세 시대에 우리는 갈 곳이 없다. 대기 온난화, 해양 온난화, 해양 산성화, 해수면 상승, 빙하 융해, 사막화, 부영양화는 전 지구적 변화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저자는 사태의 심각성을 이야기 하며, 인류는 함정에 빠졌고 통제가 낳은 문제는 더 큰 통제로밖에 해결할 수 없어보인다고 했다. 자연에 대한 통제를 통제하려는 움직임(강을 역류시키고, 전기를 흘려보내는것)을 소개하고 있다. 미국 육군 공병대 시카고 본부. 전기 장벽 책임 엔지니어 척 셰이는 사무실에서 그녀를 맞이했다.

우리는 수로에 전기를 흘려보냅니다. ...상류에서 하류로, 하류에서 상류로 이동하면 전기장의 세기는 점점 올라갑니다. 큰 물고기는 꼬리와 꼬리 사이의 거리가 멀어서 전압 차이가 큽니다.

다행스럽게도 공공의 적 1호인 아시아 잉어는 매우 큰 어종입니다.


전기 장벽을 채택한 것은 2002년부터였는데 목표가 된 침입종을 막기에 늦은 시점이었지만, 이후 또다른 침입종인 아시아 잉어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공병대는 운하에 두 개의 장벽을 더 설치했다. 중국이 원산지인 4가지 어종의 집합인 아시아 잉어는 13세기 이래로 연못에서 길러온 양식 어종이다. 인류세 특유의 아이러니의 하나로 양식 잉어 덕분에 강물의 잉어는 오히려 급감했고, 민물고기가 산란에 어려움을 겪는 등 잉어는 인간이 자연을 통제하는 도구인 동시에 그 통제의 희생양이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미국이 왜 이 양식어종을 막으려고 하는가? 이는 <침묵의 봄>에서 레이첼 카슨이 고발한 '자연의 통제'에서 나온다. 무분별한 화학 약품이 하천으로 스며들고 죽음의 강으로 만든 것. (미국의 생물학자 앤드루 미첼에 의하면) 카슨이 제안한 대안 '생물학적 제제' 즉 잉어의 수입으로 해결하자는 것이다. 이에 카슨의 책의 출간 1년 후인 1963년, 미국 어류및야생동물관리국이 공식적으로 아시아 잉어를 처음 들여오게 된다. 콜버트는 지금 그녀가 탄 시티리빙호에서 수십마리 산 채로 잉어가 올라오는 것을 보는 중이다. 교란종이 어떤 결말을 맞이하는지, 그러나 시카고에서 아시아 잉어들을 끝없이 낚는 사람들을 상상하니, 배위에 피와 점액을 튀는 잉어들과 대면하는 것을 상상하니 비릿한 냄새가 풍기는 듯하다. 그만큼 저자가 현장감있게 잘 묘사하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생생한 사진도 함께 실려있었다.)

이 장벽 방어 작업은 사흘 동안 계속되었고 포획량 총 무게는 22톤이 넘었다. 잉어들은 서쪽의 공장으로 이송되어 분쇄되고 비료가 되었다고 했다.


국립과천과학관장 이정모 님은 이 책의 추천사에서, 이 책은 뭐라도 해보려는 사람들의 이야기, 열정이 넘치지만 그만큼 걱정도 자아내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말이 안되는듯하지만, 이거라도 해봐야 하는 것 아냐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재생 가능 에너지로 전환, 에너지 제로 빌딩, 토양에 산소를 저장하는 일들은 기술이나 돈이 아니라 의지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하늘이 하얗게 되더라도 내가 지구에 살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라는 것이다. 콜버트가 전세계를 돌며 현대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재앙(?)을 취재하는 일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벽을 대고 소리지르는 일일지라도.

이 리뷰는 쌤앤파커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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