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별클럽연대기 - 조용한 우리들의 인생 1963~2019
고원정 지음 / 파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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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KBS다큐, 역사스페셜 등으로 내가 어릴적 방송에서 본 소설가 고원정(66), 그의 작품은 사실 내 취향과는 거리가 먼 관계로 대학 때도 한권도 안읽었기에, 이번 신작은 새삼 관심이 갔다.

"많은 사람들이 저의 오랜 침묵을 궁금해했지만, 엄청나고 특별한 일이 있었던 건 아닙니다. 작가로서의 일상이 조금씩 흔들렸고, 우물쭈물하다 보니 돌이킬 수 없이 무너졌습니다."

그가 15년 만에 장편소설 '샛별클럽연대기'와 시집 '조용한 나의 인생'을 파람북을 통해 펴냈다.


예순이 넘은 주인공은 한 신도시의 거리에서 초등(당시 국민학교) 때의 친구들을 만나고, 인호를 요섭으로 착각하는 미혜와 서슬퍼런 시절 반공소년 장윤섭은 웃는 예수가 그려진 교회의 목사가 되어 나타나 주인공을 놀라게 한다. 그들이 지나온 시절은 결코! 이 소설 표지의 '조용한 우리들'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문창이라는 지역의 남강시 외곽, 문창국민학교에 같은 반 아이들 중 1966년 강창성 선생님을 만나 잊을 수 없는 학예회를 경험하고 결성된 샛별클럽이 된 이들. 그리고 그 이듬해 67년 2월27일 그 사건을 두고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되는 그들의 운명은 역사의 소용돌이로 들어서게 된다.

5.16 다음해에 국민학교 입학

2학년 때 민정 이양, 대통령 당선.

6학년 때 재선.

중2 때 3선 개헌.

고1 때 3선.

고2 때 10월 유신 선포.

이들이 6학년 때 재선된 전에 없는 대통령의 서슬퍼런 통치에 반공이라는 이데올로기 그리고 시대의 부름과도 같은 민주화 운동. 순수한 어린시절을 뺏겨버리고 만다. 요섭이라는 주요 인물이면서 인호의 평생 지기였던 그는 중고등학생 신분에도 여느 친구들과도 다른 행보를 보였고. 심지어 과격한 성향의 서울의 운동권 인사들과 어울리며 쫓긴다. 그에 비해 조용하게 남강대를 다니다 요섭의 권유로 경희대학원에 입학 문학계의 전설, 황순원 선생의 가르침에 대한 고 작가의 애정을 엿볼 수 있다.

그만큼 일생에서 그림자처럼 따라다닌 요섭과 인호지만 유신 시대에 젊은이들의 낭만은 그들 것이 아니었다. 인호는 졸업을 미루고 81년 입대를 한다. 사실 그 당시 군대는 도피처 아닌 도피처였던 것. 행정반 신분에도 부당한 근무를 서야했고 부대내 쉬쉬하는 성범죄가 일어나도 누구하나 인권 편에 서지 않는 불모지였다. 고스란히 불의를 당했던 동료의 탈영과 죽음. 사실 이부분은 80년 대의 아픈 역사의 무대 중의 하나인 공간이고 인호가 샛별클럽과는 잠시 떨어져 있던 때이다. ROTC가 된 비밀을 가진 인물인 광도나 운동권으로 요섭을 끊임없이 글보다는 행동을 하게 흔드는 인물 재호, 그리고 반공소년(밀고자) 윤섭은 각자의 욕망으로 정치에 발을 들이고.

인호는 모든 것이 꿈같다. 거리를 두고자 했지만 아무것도 누구와도 그렇게 되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욱 더 샛별클럽 아이들과 서울에 머물던 시절 그를 아는 이들에게 각인된 것이 아니었을까? 그는 항상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특히, 미혜는 요섭을 곁에서 지켰지만 이루어지지 못한 첫사랑, 창기라는 인물은 미혜를 오랜시간 사랑하고 간직해 온 인호의 모습을 발견하고 이는 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킨다. 그녀와 정반대의 인실을 만난 요섭은 그녀와 결혼을, 미혜는 다른 누군가와 결혼한 이후 찾을 수 없는 곳으로 꼭꼭 숨었고...그렇게 세월이 흘렀지만 친구들은 기억한다.

강창성 선생님이라는 스승, 그의 제자이면서 샛별클럽 아이들은 각자 집안 내력에 따라 부모님과 선 세대에 따라 운명이 달랐다. 한국 역사를 이렇게 반세기에 걸쳐 인물에 아프게 투영하는 작가가 동시대에 얼마나 될까? 고원정 작가가 15년이 걸린 작품이라기엔 조금 가볍지마는 작은 대답(작가의 말)에서 말했다.

살아보니, 모든 이들의 모든 삶이 다 경이롭고 존경스럽습니다. ...말없이 견뎌온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누구나 저마다 별입니다.

어두운 객석에서 묵묵히 끝까지 앉아있던 인호같은 인물을 통해, 숨어있는 곳에서 내 이야기인데 내가 아는 사람인데하고 느끼도록 하고 싶었던 작가의 애정어린 배려와 모든 이를 아우르는 대문호의 내공이 느껴진다.

이 리뷰는 파람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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