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 you - 당신은 사랑입니다
허다솜 지음 / 메종인디아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I am love

You are love

We are love

얼마나 사랑이 많길래 세상 사람들이 모두 사랑이라고 말할까? 글.그림 허다솜, 그녀가 사랑하는 세계 안에 무엇이 있는가 흰 표지 위에 그녀의 손글씨로 마음이 담긴 문구와 손그림으로 성별과 인종이 다양한 사람들이 그려져 있다.

사실, 이름없는 젊은 작가인 그녀가 어떤 흐름을 가진 삶을 살았을까 궁금했던 이유는 현재 사용하는 언어와 문화적 배경이었다. 우선 그녀는 한국인이지만 5살에 떠나 자라온 인도가 더 익숙하고 한국을 청년이 되어가며 알아가며 영어, 벵골어, 고대 산스크리트어, 한국어를 사용해 춤, 예술, 요가 등의 문화적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 인도문화예술연구소를 설립했다고 한다.

인도에서 성인이 되도록 살았지만 친구들처럼 완전한 인도인도 아닌 그렇다고 겉모습처럼 한국인으로 봐주지도 않은 이방인, 누구나의 십대가 흔히 그렇듯 정체성의 위기를 겪었다고. 어느 한쪽 세상에 어울리려고 하는 자신이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를 깨닫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며 '저의 집이 항상 제 안에 함께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인도와 한국은 모두 자신의 세계이며 뿌리를 내릴 수 있게 한 곳이라는 것.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

에 대해 항상 쉬운 일은 아니지만 '사랑의 길' 자신이 나아갈 방향이 되어주는 이 길에 독자들도 요가 수행을 하듯 찬찬히 걷길 요청하고 있다.

영어와 한국어로 생각나는 대로 글을 썼습니다. 여러분의 느낌대로 여행하세요. ...It is not a word-to-word translation. The focus is on the vibe.

communicate with love, with an openness to understand.

그녀는 소통을 중요시한다.

온전히 사랑하고 온전히 느끼기 위해.


엄마는 마음이 이끄는 대로 저를 인도로 데려가셨어요.

국경 너머에 집을 만들어 주었던 자신의 엄마에 대해 Super mom이라고 소회도 밝히는 그녀는 엄마가 그랬듯 포용하는 삶,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으로 살고자 낙서와 메모를 잔뜩 펼쳐놓는다.

내가 왜 이 책을 쓰고 있을까요? 저자는 이 속에 많은 얼굴과 색들, 색깔 속에 숨어있는 삶의 의미와 풍요로움을 발견하길 원하며 대부분의 한국 독자들에게 생소한 고대 산스크리트어가 주었던 자신의 느낌도 전달하고 있다.

문화와 예술 그리고 여성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생각해보면 그 본질에 가까워지려는 성질(?)이 있는 것도 같다. 물론 남성이라고 그렇지 않다는 이분법이 아니라 깨달음에는 연령도 성별도 초월해 인간으로서 하나가 되고자 하는 '합일' 요가 정신이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말 제목 당신은 사랑입니다는 우리가 사랑으로 연결지어질 수 있고, 영어 제목 be you는 내가 너이고 너가 나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생소한 목소리이지만 루나 요기니, 허다솜은 책이라는 손놀림을 통해 양국의 독자들에게 마음 한구석을 내어달라고 말하고 있다.


이 리뷰는 메종인디아 출판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___답지 않은 세계 - MZ에 파묻혀 버린 진짜 우리의 이름
홍정수 지음 / 부키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임홍택 저자의 <90년대 생이 온다>라는 책도 있었듯이, 현재의 20대는 어떠한 면에서 대표성을 가진다고 들었다. 사회학적인 관점이라든가, 김난도 저자의 우리나라의 사회분석으로 정평이 난 트랜드 코리아 시리즈에서 MZ세대를 언급하고 있다. X세대 다음의 밀레니얼 세대의 M과 1990년 중반~2000년 초의 Z세대를 합친 세대. 그들의 이유있는 항변을 91년 생 기자의 눈으로 세심하게 풀어낸 책이 바로 홍정수의 <_답지 않은 세계>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때 성격테스트나 혈액형 테스트보다 더 세분화된 다중성격 분석도구인 MBTI. 16퍼스넬리티로 열광하고 서너가지의 성향에 갇히길 거부하는 세대, 레트로와 MZ세대론과 엮어 '뉴트로'라는 말까지 생성시킨 할머니 스타일 '할매니얼'을 사랑하는 세대, 이쪽이든 저쪽이든 자신의 취향을 눈치보지 않고 선택하는 '갬성' 세대 등으로 저자는 '요즘 것들'인 MZ의 취향을 예를 들어 이야기 해준다.

스마트폰으로 디지털음원을 듣는 세대임에도 SNS나 유튜브에는 아날로그 붐이 일고 있다. 종이책도 '사진으로 찍어' 아름다운 피사체로 만들어 이미지로 공유해야 하는 것이다. 가볍고 저렴한 페이퍼북보다 비싸고 묵직한 하드커버와 화려한 표지, 다채로워진 책날개를 갖춘 갖가지 에디션으로 나오는 책이 잘나가는 마케팅의 일환이 되었다. 저자는 M들에게 아날로그는 고급스러운 빈티지 아이템이며 Z들에게는 신선함 그 자체라고 한다. 또한 아날로그는 흔한 느낌이 아닌 퍼스널하고 절제된 신비로움을 중시하는 이들에게 맞아떨어진, 편리함보다 불편함을 감수해야 완전하게 느낄 수 있는 매력에 대한 인정에서 비롯되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각종 멤버십 포인트, 간편 결제 포인트, 적립 포인트를 위해 수십 개의 앱을 깔고 관리하며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인센티브를 챙기는 짠테크를 하는 94년 생 저자의 동생을 살펴본다. 한편 아끼지 않고 써야겠다 싶으면 돈을 쓴다는 명품플렉스를 동시에 하는 이들은 또한 '모순덩어리'라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 적극 벌고 적극 쓰는, 아껴야 잘사는 것이 아닌, 주식이던 아트 투자이던 경제관념이 이전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것이다.

당돌과 당황의 콜라보라는 챕터에 '젊꼰'이라는 단어가 나의 눈길을 끈다. 지금의 30대는 윗세대들에 대해 아랫세대로서 속 시원히 비판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으며 이제 중간관리자급(낀세대)로 성장해 1020들에게 자연스럽게 젊은 꼰대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

 Z세대가 주말 출근하지 않고 단호박 거절할 수 있다면, 30대는 후배들에게 태도 지적을 하고 싶은 거 보니까 '나 벌써 꼰대인가봐'하는 자조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스스로 꼰대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잔소리를 하지 않는 선배가 된다면 후배와의 장벽을 더 단단하고 높게 만드는 핑계와 명분이 될 수 있다. 마음을 열고 언젠간 30대가 될 Z들은 M과 적극적 소통을 시도해야 하며 M역시 스스로 꼰대가 될까 두려워 소통조차 닫아버리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에 공감되었다.


'내가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라는 소제목에서는 작가 자신이 이기적 젊은 가임기 여성 중에서 좀 특이한 여자로 취급받은 경험을 들었다. 기후 위기 때문에 출산을 피하게 되는 세계의 여론 조사 결과와 영국의 '출산 파업' 운동이 있었다는 사실을 소개하며 아이가 살아갈 세상을 생각할수록 아이를 낳는 일이 망설여진다고 말한다. 저성장 경제와 기후위기를 별것 아닌 것으로 인식하는 사회에 대한 인식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출산은 이제 당연하지 않으며 이전에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이유가 나의 커리어나 희생하는 부모로서의 역할에 머무르지 않기 위하는 등 '나 자신을 위해서'였던 것이 작금에 2030들은 태어날 아이의 미래가 그리 밝지 않아서 '아이를 위해서' 라는 이유가 출산율 저조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별다른 고민 없이 아이를 낳아 놓고 막연히 아이들이 자기 먹고살 숟가락을 갖고 태어난다는 둥, 기후 위기라고 해도 세상이 그렇게 빨리 망하지 않는다는 둥 젊은 세대가 출산을 안해서 경제가 나빠진다는 식의 저출산 담론에 대한 무책임한 발언들을 지적에도 깊이 공감하게 된다.


사실 누구나 마찬가지다.

붐비는 점심시간에 엄마와 함께 온 식당에서 반찬 투정을 하는 초등학생들도,

화려하게 차려입고 번화가를 걷는 중국인 커플도,

지하철역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 위해 휠체어를 타고 기다리는 한 중년 남성도,

그 밖에 우리의 시선에 들어오는 일상 속 모든 사람이 이렇게든 저렇게든 혐오의 대상에 얼마든지 오를 수 있다.

너무나 쉽고 간단해진 혐오 중에서.

기자로서 저자는 개인의 상황이나 신체적 특징으로 인해 불특정인에게 혐오를 받기에 너무 쉬워진 사회분위기에 대해 누구나 그 대상이 될 수 있으며, 혐오의 언어들이 스스로 퍼져나가는 것에 경계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나같은 엄마라는 위치에서 '맘충'이라는 신조어는 더이상 신조어가 아니며 혐오의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공공장소나 준공공 장소에서조차 아이들의 행동거지를 끊임없이 단속해야 하는 일이 피로하다는 점에서 특히 공감하는 부분이었다. "_답다"라는 말속에 지배하고 있는 숨은 의도 10대,20대,30대를 억지로 묶는 MZ라는 용어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를 가져보는 좋은 기회였다.

이 리뷰는 부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기 전쟁 - 전 세계에 드리운 대기오염의 절박한 현실
베스 가디너 지음, 성원 옮김 / 해나무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 세계를 넘나들며 저널리즘을 몸소 실천하는 행동가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놀랍고 아프고... 때론 불편하다. 여기 또하나의 문제작 베스 가디너의 Choked. 원제가 주는 이 책의 분위기는 정말 시급하고 외면하고 있던 문제의식을 일깨워주는 듯하다. 얼마전 읽고나서 불편했던 <화이트 스카이>의 엘리자베스 콜버트가 강력 추천하는 책이라고 하니 더욱 관심이 갔다.

내가 오염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다른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오염으로 인해 인간의 건강과 행복이 악화되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중에서

코로나 팬데믹 봉쇄조치 덕분에 자동차보다 인간의 필요를 우선시할 경우 도시가 얼마나 좋아지는지, 화석연료를 태우지 않고 깨끗한 공기와 안전한 거리를 잠시나마 맛보았다는 경험치를 제공했다.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수를 줄이고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전력으로의 빠른 전환이 실현 가능하다는 목표를 다시금 재인식해야 한다고 저자는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현장의 목소리를 취재하며 이 책을 썼다.

2000년대 이후 우리가 인지하게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오존의 위험성은 비가시성을 극복하고 기술의 도움으로 수치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아이들에게 미세먼지 어플을 이용해 PM수치에 따라 외출을 자제하거나 금지하게 되었는데, 대부분의 한국 부모들이라면 이에 민감하게 된 것이, 봄이나 가을에 특히 높아지는 미세먼지가 실제로 아이들의 호흡기를 공격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1장 폐의 측정 '오염의 위력을 기록하기'에서는 어머니의 폐와 심장 혈액에 의해 산소를 공급받는 태아의 호흡기에 미치는 영향, 미국 서던캘리포니아에서 이루어진 학교 내 폐활량 실험 대기오염의 측정 방법과 어린이건강연구 연구진의 실험 성과에 대해 말한다. 어린이건강연구에 따르면 가장 더러운 공기를 마신 아이들은 20% 정도의 폐기능 상실을 경험할 가능성이 5배 높다는 것, 최악의 오염과 함께 성장한 어린이 100명 중 최소 6명이 평생 지속되는 건강 문제를 떠안게 된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공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작디 작은 미세 입자가 우리 몸의 면역체계의 변화를 일으켜 몸을 보호할 무기를 스스로를 공격하게 만들며 파괴시키는 역할을 하게 할 수 있음을 믿는다. 저자는 실제로 알츠하이머를 진단할 때 사용하는 신호: 퇴화하는 뉴런, 뒤틀린 단백질 섬유, 혈관 내 플라크 침전물 등을 발견한 멕시코시티 강아지의 뇌 실험으로 더러운 공기가 치매를 유발할 수 있음을 인용한다.

2013년 세계보건기구는 대기오염을 발암물질로 여기고 전 세계 사망자 수의 추정치를 2014년에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려 발표했다. 야외 대기오염은 매년 420만 명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개발도상국에 흔한 가정 내 대기오염으로 약 400만 명이 죽게 한다고 추정한다는 것이다. 이는 흡연보다 훨씬 더 심각한 사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임신 중에 더러운 공기를 들이마신 엄마의 아이는 조산이나 저체중으로 태어날 가능성 높았고 이는 심각한 임신 합병증인 자간전증의 위험도 오염 수준이 증가할 수록 함께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태아 발달 초기 영향을 줄 수 있는 흡연이나 음주 외에, 이제는 대기오염을 추가해야 한다는 것, 적어도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임신을 하거나 임신계획 단계에 주변 공기의 오염도에 따라 거주지를 옮겨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느끼지 못한 뿐 공기가 얼마나 다양한 질병과 관련이 있는지 저자는 그 위험성을 다각도로 취재하고 전해주고 있다.

우린 초창기 관심사였던 호흡기 건강상태를 들여다보는 데서 더 나아가 심혈관 건강을 들여다보고, 신경 건강을 들여다보고, 비만과 대사증후군을 들여다보게 됐어요. ...다양한 학문 분과의 전문가들을 끌어들였고,

심지어는 살아 있는 몸 안에서 오염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기 위해 실험용 쥐를 검사하는 팀도 있었다.

PM2.5 라는 표기는 2.5마이크로그램보다 작은 초미세먼지, 박테리아에 비해 크기가 절반이고 일부 바이러스보다 더 작은 미립자, 머리카락 굵기의 30분의 1로 온갖 성분들의 복합체는 얼마나 어디까지 곳곳에 퍼져있고 기나긴 여행을 하는가? 중국발 황사에 실려오는 미세먼지 외에 초미세먼지의 수치를 봄철 내내 주시하며 울고 웃기를 반복해 왔는지. 지금도 인도 델리에서 시름시름 앓는 부모와 아이들, 법으로 강력하게 막으려하지만 그만한 연료가 부족하고, 법이 미치지 않는 전역의 도로의 연소를 들여마시는 인구는 160만 명이 매년 사망하고 있다고 한다. 환경규제와 생계가 걸린 경제적 성장을 포기하지 못해 개발도상국들의 딜레마의 지속은 과거 우리나라의 모습과도 닮아있었다.

G20국가 중 하나가 된 우리나라는 어떤 모습일지 저자는 자신이 직접 경험한 미국, 유럽 그리고 인도, 중국을 차례로 법제도와 현실을 비교하며, 한국이 어떠한지를 가늠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대기오염 취재 여행은 3년 간 250여 명의 일반인, 각계 전문가 그리고 나라들을 오가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통해 그 변화를 기록했고 베스 가디너의 기사는 <가디언>,<내셔널 지오그래픽> 온라인판, <인터내셔널 뉴욕 타임즈>에 의미있는 족적을 남겼으며 저널리즘이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한 축이 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은 해나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림으로 배우는 경제사 - 부의 절대 법칙을 탄생시킨 유럽의 결정적 순간 29,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이강희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 내가 가장 자신있는 분야? 흥미를 가진 분야가 그림, 예술이고 가장 약한 부분이 바로 경제 그리고 세계사인데, 무슨 생각으로 이 책을 보게 된건지.

일단 표지 디자인이 맘에 들어서! 일러스트도 그렇고, 부의 절대법칙이라는 문외한이라 자부(?)하는 나의 결점을 보완해줄 책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맘에 쏙드는 앞 표지에 이어 뒷면을 보면

역사 속 결정적 명장면을 꼽고 있다.

아테네가 고대 그리스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될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선물거래, 채권, 주식회사 등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스위스 사람들과 비즈니스를 할 때 필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영국 왕실은 왜 해적질을 장려했을까?

루벤스는 어떻게 해서 수천 점의 작품을 그릴 수 있었을까?

왜 아이슬란드와 영국은 대구 때문에 전쟁을 벌였을까?

영국 의회는 왜 왕을 처형할 수 밖에 없었을까?

프랑스 혁명과 굴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

버블, 투기, 금융위기 등은 왜 반복되는 것일까?

정보는 정말로 돈이 될까?

페스트,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이 유행할 때 부를 축적한 사람은 누구일까?

목차를 보기 전, 표지에 들어있는 문구 그 다음은 일러두기, 머리말이나 프롤로그 그 다음 목차를 보게 되는데.. 목차를 보지 않고도 본문 내용을 읽으면서 결정적으로 어떤 의문을 가지고 답을 찾으며 읽어나가면 된다는 친절한 가이드가 될 수 있었다.

실제 목차를 보면 1부와 2부로 나뉘어,

유럽의 부의 지도를 그려나간 재화 16 가지의 역사적 포인트를 언급하고 있고, 2부에는 유럽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은 사건 13가지를 나열하고 있다.

'은광에서 일하는 아테네 사람들'과 같은 소비경제의 시작과 성장 일면을 보여주는 벽화도 흥미롭긴 했으나, 가장 먼저 눈에 띈 그림은 '살라미스 해전(1868년)' 빌헬름 폰 카울바흐의 그림이었다. 대량의 은 광산을 보유한 그리스가 은을 많이 풀었을 때, 아테네를 비롯한 시장에 은의 보유량이 커지고 인플레이션(은의 가치 하락과 상대적으로 금의 가치 폭등에 의해 금과 은의 가격 차이가 급격해짐)을 가져오게 된다. 셈이 빨랐던 페르시아 상인들이 금을 그리스로 가져가 더 많은 은을 받기 위해 움직였고, 그리스가 은을 거래의 기준으로 가격을 정하지만 페르시아는 이와 반대로 금을 기준으로 금본위제를 채택하고 있었기에 페르시아로 금이 대량으로 그리스에 유출하고 상대적으로 페르시아는 금이 부족해진 것이다.

통화 시장이 왜곡되면서 상품이 거래되는 내수시장의 혼란스럽게 되며 심각한 상태에 빠진 페르시아가 서기전 480년 그리스에 군대가 탄 함대를 그리스에 보내 공격하게 된 것이라고. 페르시아의 군대는 전쟁을 선택했지만 살라미스 해전에서 대패하면서 그리스의 폴리스들이 동양의 고대문명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세력을 키우고 지중해의 패권을 장악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독일은 아직도 유럽 국가들 중 주된 경제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데, 이를 거슬러 올라가면 오늘날 독일이 왜 맥주산업이 발달했으며 16세기 바이에른 공국의 비텔스바흐 가문이 맥주 제조 즉 양조기술로 부를 쌓게 된 역사가 있다고 한다. 당시 법령에는 시기별로 판매되는 맥주의 가격과 만드는 기간까지도 정해놓아 통제를 했고 이를 어길 시 강력한 처벌 조항도 명시했는데 사람들이 좋아하던 밀맥주(바이젠)를 주조하던 양조업자는 이를 어겼다 더 이상 제조할 수 없게 되었다. 밀의 수확량이 한정적이었던 당시 상황에 빵을 만드는 제빵사와 주조사 간의 갈등이 비롯되어 순수령(보리, 물, 홉으로만 맥주를 만들라는 법)이 생겨났다는 설이 유력하다고 한다. 서양의 주식인 빵을 맥주 주조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만들었기에 바이에른 공국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바이젠을 구매할 수 있었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귀족들은 여전히 맛과 향이 독특하고 향과 함께 하얀 거품을 내는 바이젠을 꾸준히 찾았다. 그래서 넉넉한 자본을 가진 바론 폰 데겐베르크 남작이라는 자는 큰 돈을 벌기 위해 1548년 빌헬름 4세와의 원만한 관계를 통해 바이젠 생산 독점권을 따냈다.

독점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1658년 '선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라는 그림을 보면,

취하기 위해 마시는 술이 아니라 깨끗한 물을 구할 수 없었던 당시 오염된 물에 비해 물을 끓여 제조하는 맥주가 살균효과가 있었고 보리같은 곡식으로 맥주를 만들어 즐기게 된 것이라는 숨은 역사가 있다고 한다.

그림을 해석하는 관점이 예술이 아니라 인문학적이라는 융합적 해석이어서 나는 사실 감동했고, 맥주의 A to Z 까지 알 수 있어서 알쓸신잡같은 지식이라고 생각했다.

이외에도 중세 유럽에서 염장 생선이 주요 식재료 중의 하나였으며, 청어와 대구가 어떻게 유럽 시장에서 거래되었으며 귀하던 소금이 어느 나라에서 대중화 되어 결국 부의 축척을 이룬 국가들이 경제강국이 정치적으로 강해지는가를 알려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청어나 대구와 같은 생선을 즐기지 않지만, 언젠가 유럽여행을 가게 되면 여러 가지 생선요리를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유럽에서 전쟁과 약탈의 순환을 가져온 것이 소금과 생선이었다면, 그만큼 영향력이 있었던 것이 바로 종교이다. 그 유명한 십자군 전쟁의 시작과 끝을 다시금 알게 된 것도 학교에서 배운 것 이상으로 깊이있었다.

탐욕과 경제발전은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 주식이나 채권의 발생이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 유럽 강국의 제국주의적 침략에서 기인하고 세계 경제 특히 아시아의 경제에 미친 영향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계속 토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자인 이강희 님은 금융계 20년차 세계 굵직한 금융위기를 온몸으로 겪고 대처해 온 전문가로 2018년 문화일보에 소비라이프지 등에 칼럼을 꾸준히 연재해왔고 '브런치에서 역사'를 중심으로 술과 음식, 금융.경제.문화에 관한 사유와 글을 이어오고 있어, 특히 이 책에서 흥미로운 경제사 접근법으로 이제까지 익숙한 세계사 접근법을 벗어나 인문적으로도 예술적으로 가치있는 융합법을 보여준다. 이 책을 성인 뿐아니라 세계사 공부 혹은 교양으로 선택한 청소년들에게도 권해주고 싶다.

이 리뷰는 인물과 사상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는 모르는 스무 살 자취생활 - 생활과 생존 사이, 낭만이라고는 없는 현실밀착 독립 일지
빵떡씨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생활과 생존 사이, 빵떡씨 지음.

엄마와 아빠로부터 독립한 MZ세대 빵떡씨는 좌충우돌 리얼 독립라이프를 기록했고, 스무살이면 한창 놀 나이에 왜 집을 나와야 했는지.

같은 세대가 아니면서도 머지 않을 시점에 아이들이 독립하기 전 엄마의 마음(?)이 궁금하기도 해서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를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다.

특이한 점은, 표지의 모습처럼 빵떡씨는 사회초년생 여성, 함께 사는 남자는 이란성 쌍둥이로 가족이다. 스무살이라 해서 진짜 스무살인 줄 알았지만, 사회 나온지 4년 본가인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 예전 내 20대를 생각해보니 일산집에서 용산 회사까지 왕복 3시간이 넘도록 출퇴근한 경험이 있어, 주인공 26살의 4시간 출퇴근이 눈물겹게 느껴졌다. 집에서 잠만 자고, 아침 일찍 지옥철에 몸을 싣고 그 안에서 탈출을 꿈꾸던...

어쨌거나, 여자 혼자 자취를 반대하던 부모님은 쌍둥이 석구가 서울에 취직하고 빵떡이의 자취를 허락해주셨다고 한다.

홍대를 다녔던 친구가 싼 전셋집 찾다가 김포공항까지 갔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예산이 8천 만이고 역세권을 바라지 않은 그들은 버스 정류장이 가깝고 깔끔한 투룸을 구하고자 했지만 형편없는 옥탑방을 안내하는 부동산 사장님의 한숨소리를 들으며, 예산을 상향 조정 할 수 밖에 없었다고. 1억짜리로 조정하니 그나마 살만한 곳을 안내받았다고 한다. 집의 수압은 어떤지, 곰팡이 핀 곳은 없는지, 도배를 따로 해야 하는지, 화장실은 제대로 실내의 적당한 곳에 있는지...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이 처음 구하는 곳은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집을 보러 다녀야 한다고 조언한다.

나는 친정엄마와 언니가 있었기에, 일산에서 서울 용산 회사 가까운 곳으로 다같이 함께 옮길 수 있었고, 한강이 잘 보이는 아파트에서 버스를 한번에 당도할 수 있는 곳에 살았었다. 혼자 집을 구할 일이 없어서 몰랐지만, 젊은 사람들에게 이런 팁들은 유용할 것 같다.

좁은 집vs.낡은 집 어디에 살 것인가? 사회초년생의 밸런스 게임. 지은지 30년이 된 빌라를 터전으로 잡자 어마한 크기의 바퀴벌레는 물론이고 곰팡이가 살판이 난 공간이었다. 리모델링 이라는 새 단장을 했지만 그것은 기미와 주름을 위에 덧발라 놓은 BB크림같은 것이었다. 화장이 무너지듯 집의 세월은 본색을 드러내고.. 눈물이 앞을 가리지만 곰팡이 홀이 천정을 장악하지만, 주인공들은 어떤 책을 떠올리며 집을 사랑하기로 한다.

책 <오베라는 남자>를 보면 사랑을 집에 빗대어...

처음에는 새 물건들과 전부 사랑에 빠져요. 그러다 세월이 지나면서 벽은 빛바래고 나무는 여기저기 쪼개져요. 그러면 집이 완벽해서 사랑하는 게 아니라 불완전해서 사랑하기 시작해요.

내가 이사해 온 집들을 사유해보건대, 신축은 내맘대로 할 수 있는 영역이 많다. 그러나 같은 가격이면 좁다는 단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리고 구축은 입지만 좋다면 신축보다 조금 더 넓은 공간에서 살 수 있다. 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기미와 주름을 가리고자 BB크림을 바르듯 인테리어를 해도 어쩔 수 없는 본판은 오래된 남루한 모습임을 발견할 때가 많다. 그리고 한가지 더, 아이들을 키우기에 좋은 집이라면 지상 공간에 여러 레져복합 시설이 잘 되어 있으면 플러스가 되기에 구옥이라도 나쁘지 않다. 집을 사랑할 수 있게 된다고 믿는다.그들이 다음으로 사는 곳은 여러 세대가 사는 맨션이다. 연립 주택이라고도 하고 다세대라는 용어가 있지만, 빵떡 양은 맨션이 입에 착 붙었다고 한다. 반지하 부터 3층 까지 층당 한 가구씩 밖에 안살기 때문에 공동체같아서, 내향형인 빵떡양은 이웃을 마주쳐도 눈을 보지 않고 인사하며 그들도 거기에 어울리는 사람들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형제 석구,

일단 각자 흡연하는 위치가 암묵적으로 정해져 있어. 1층 아저씨랑 집주인 아저씨는 건물 바로 옆에서 피우고, 나랑 반지하 아저씨는 주차장에서 피워. 서로 마주치지 않으려는 은근한 노력이지.

만약 누가 자리를 선점하고 있으면 맞은 편으로 가.

그래서 내향맨션이라 부르게 된 남매, 새침해 보이지만 도울 일이 있을 땐 수줍음을 무릅쓰고 돕는다고. 겨울에 눈이 많이 왔을 때 여러 명의 내향인이 주춤주춤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들고 나와 같이 눈이 치웠다. 물론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지금 그들이 사는 곳은 유명한 연희동 옆, 고개를 넘으면 있는 남가좌동이라고 한다. 남가좌 동의 매력은 무엇인지, 저자의 애정 포인트가 상당히 귀엽다.

첫째, 어르신 친화적 풍경, 둘째 카페 00차, 셋째 산책의 메카 홍제천.

넘사벽 연희동보다 남가좌동이 좋은 이유를 조목조목. 사랑이 어려운 일은 아니며 관심을 갖는 것에서 시작한 동네 사랑이 계속 되고 있다고.

이 책에서는 집이나 동네 이야기만 하지는 않는데, 빵떡양이 고심끝에 선택한 운동 주짓수에 대한 에피소드. 그리고 내 딸아이가 최근에 시작한 주짓수 동작들을 상기하면서 킥킥 웃음이 났다. 뗄레야 뗄 수 없는 가족이야기 그리고, 결혼 상대자에 대한 사유 그리고, 정서적 독립은 어떤 것인가?

20대라면 흔히 고민에 빠졌을 삶의 순간들을 진솔하고 유머있는 필체로 그려낸다.

퇴사자 인 더 하우스. 퇴사자가 되어서 나를 가꾸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한 부분이 특히 공감이 갔다.

집을 정리하는 일은 특히 내가 내 생활을 포기하지 않고 운영한다는 느낌을 준다.

남과 잘 지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나와 잘 지내기 위한 노력을 하는 빵떡양, 나보다 한참 어리지만 정말 성숙한 삶의 태도를 지녔다고 생각했다.

평생 같이 살아야 하는 나와 모쪼록 너무 척지지 않고 협조적을 살기를 바라는 그녀처럼 세 아이를 키우는 전업맘으로 MZ세대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 리뷰는 자음과 모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의 주과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