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전쟁 - 전 세계에 드리운 대기오염의 절박한 현실
베스 가디너 지음, 성원 옮김 / 해나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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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넘나들며 저널리즘을 몸소 실천하는 행동가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놀랍고 아프고... 때론 불편하다. 여기 또하나의 문제작 베스 가디너의 Choked. 원제가 주는 이 책의 분위기는 정말 시급하고 외면하고 있던 문제의식을 일깨워주는 듯하다. 얼마전 읽고나서 불편했던 <화이트 스카이>의 엘리자베스 콜버트가 강력 추천하는 책이라고 하니 더욱 관심이 갔다.

내가 오염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다른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오염으로 인해 인간의 건강과 행복이 악화되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중에서

코로나 팬데믹 봉쇄조치 덕분에 자동차보다 인간의 필요를 우선시할 경우 도시가 얼마나 좋아지는지, 화석연료를 태우지 않고 깨끗한 공기와 안전한 거리를 잠시나마 맛보았다는 경험치를 제공했다.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수를 줄이고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전력으로의 빠른 전환이 실현 가능하다는 목표를 다시금 재인식해야 한다고 저자는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현장의 목소리를 취재하며 이 책을 썼다.

2000년대 이후 우리가 인지하게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오존의 위험성은 비가시성을 극복하고 기술의 도움으로 수치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아이들에게 미세먼지 어플을 이용해 PM수치에 따라 외출을 자제하거나 금지하게 되었는데, 대부분의 한국 부모들이라면 이에 민감하게 된 것이, 봄이나 가을에 특히 높아지는 미세먼지가 실제로 아이들의 호흡기를 공격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1장 폐의 측정 '오염의 위력을 기록하기'에서는 어머니의 폐와 심장 혈액에 의해 산소를 공급받는 태아의 호흡기에 미치는 영향, 미국 서던캘리포니아에서 이루어진 학교 내 폐활량 실험 대기오염의 측정 방법과 어린이건강연구 연구진의 실험 성과에 대해 말한다. 어린이건강연구에 따르면 가장 더러운 공기를 마신 아이들은 20% 정도의 폐기능 상실을 경험할 가능성이 5배 높다는 것, 최악의 오염과 함께 성장한 어린이 100명 중 최소 6명이 평생 지속되는 건강 문제를 떠안게 된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공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작디 작은 미세 입자가 우리 몸의 면역체계의 변화를 일으켜 몸을 보호할 무기를 스스로를 공격하게 만들며 파괴시키는 역할을 하게 할 수 있음을 믿는다. 저자는 실제로 알츠하이머를 진단할 때 사용하는 신호: 퇴화하는 뉴런, 뒤틀린 단백질 섬유, 혈관 내 플라크 침전물 등을 발견한 멕시코시티 강아지의 뇌 실험으로 더러운 공기가 치매를 유발할 수 있음을 인용한다.

2013년 세계보건기구는 대기오염을 발암물질로 여기고 전 세계 사망자 수의 추정치를 2014년에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려 발표했다. 야외 대기오염은 매년 420만 명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개발도상국에 흔한 가정 내 대기오염으로 약 400만 명이 죽게 한다고 추정한다는 것이다. 이는 흡연보다 훨씬 더 심각한 사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임신 중에 더러운 공기를 들이마신 엄마의 아이는 조산이나 저체중으로 태어날 가능성 높았고 이는 심각한 임신 합병증인 자간전증의 위험도 오염 수준이 증가할 수록 함께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태아 발달 초기 영향을 줄 수 있는 흡연이나 음주 외에, 이제는 대기오염을 추가해야 한다는 것, 적어도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임신을 하거나 임신계획 단계에 주변 공기의 오염도에 따라 거주지를 옮겨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느끼지 못한 뿐 공기가 얼마나 다양한 질병과 관련이 있는지 저자는 그 위험성을 다각도로 취재하고 전해주고 있다.

우린 초창기 관심사였던 호흡기 건강상태를 들여다보는 데서 더 나아가 심혈관 건강을 들여다보고, 신경 건강을 들여다보고, 비만과 대사증후군을 들여다보게 됐어요. ...다양한 학문 분과의 전문가들을 끌어들였고,

심지어는 살아 있는 몸 안에서 오염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기 위해 실험용 쥐를 검사하는 팀도 있었다.

PM2.5 라는 표기는 2.5마이크로그램보다 작은 초미세먼지, 박테리아에 비해 크기가 절반이고 일부 바이러스보다 더 작은 미립자, 머리카락 굵기의 30분의 1로 온갖 성분들의 복합체는 얼마나 어디까지 곳곳에 퍼져있고 기나긴 여행을 하는가? 중국발 황사에 실려오는 미세먼지 외에 초미세먼지의 수치를 봄철 내내 주시하며 울고 웃기를 반복해 왔는지. 지금도 인도 델리에서 시름시름 앓는 부모와 아이들, 법으로 강력하게 막으려하지만 그만한 연료가 부족하고, 법이 미치지 않는 전역의 도로의 연소를 들여마시는 인구는 160만 명이 매년 사망하고 있다고 한다. 환경규제와 생계가 걸린 경제적 성장을 포기하지 못해 개발도상국들의 딜레마의 지속은 과거 우리나라의 모습과도 닮아있었다.

G20국가 중 하나가 된 우리나라는 어떤 모습일지 저자는 자신이 직접 경험한 미국, 유럽 그리고 인도, 중국을 차례로 법제도와 현실을 비교하며, 한국이 어떠한지를 가늠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대기오염 취재 여행은 3년 간 250여 명의 일반인, 각계 전문가 그리고 나라들을 오가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통해 그 변화를 기록했고 베스 가디너의 기사는 <가디언>,<내셔널 지오그래픽> 온라인판, <인터내셔널 뉴욕 타임즈>에 의미있는 족적을 남겼으며 저널리즘이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한 축이 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은 해나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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