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모르는 스무 살 자취생활 - 생활과 생존 사이, 낭만이라고는 없는 현실밀착 독립 일지
빵떡씨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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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 생존 사이, 빵떡씨 지음.

엄마와 아빠로부터 독립한 MZ세대 빵떡씨는 좌충우돌 리얼 독립라이프를 기록했고, 스무살이면 한창 놀 나이에 왜 집을 나와야 했는지.

같은 세대가 아니면서도 머지 않을 시점에 아이들이 독립하기 전 엄마의 마음(?)이 궁금하기도 해서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를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다.

특이한 점은, 표지의 모습처럼 빵떡씨는 사회초년생 여성, 함께 사는 남자는 이란성 쌍둥이로 가족이다. 스무살이라 해서 진짜 스무살인 줄 알았지만, 사회 나온지 4년 본가인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 예전 내 20대를 생각해보니 일산집에서 용산 회사까지 왕복 3시간이 넘도록 출퇴근한 경험이 있어, 주인공 26살의 4시간 출퇴근이 눈물겹게 느껴졌다. 집에서 잠만 자고, 아침 일찍 지옥철에 몸을 싣고 그 안에서 탈출을 꿈꾸던...

어쨌거나, 여자 혼자 자취를 반대하던 부모님은 쌍둥이 석구가 서울에 취직하고 빵떡이의 자취를 허락해주셨다고 한다.

홍대를 다녔던 친구가 싼 전셋집 찾다가 김포공항까지 갔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예산이 8천 만이고 역세권을 바라지 않은 그들은 버스 정류장이 가깝고 깔끔한 투룸을 구하고자 했지만 형편없는 옥탑방을 안내하는 부동산 사장님의 한숨소리를 들으며, 예산을 상향 조정 할 수 밖에 없었다고. 1억짜리로 조정하니 그나마 살만한 곳을 안내받았다고 한다. 집의 수압은 어떤지, 곰팡이 핀 곳은 없는지, 도배를 따로 해야 하는지, 화장실은 제대로 실내의 적당한 곳에 있는지...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이 처음 구하는 곳은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집을 보러 다녀야 한다고 조언한다.

나는 친정엄마와 언니가 있었기에, 일산에서 서울 용산 회사 가까운 곳으로 다같이 함께 옮길 수 있었고, 한강이 잘 보이는 아파트에서 버스를 한번에 당도할 수 있는 곳에 살았었다. 혼자 집을 구할 일이 없어서 몰랐지만, 젊은 사람들에게 이런 팁들은 유용할 것 같다.

좁은 집vs.낡은 집 어디에 살 것인가? 사회초년생의 밸런스 게임. 지은지 30년이 된 빌라를 터전으로 잡자 어마한 크기의 바퀴벌레는 물론이고 곰팡이가 살판이 난 공간이었다. 리모델링 이라는 새 단장을 했지만 그것은 기미와 주름을 위에 덧발라 놓은 BB크림같은 것이었다. 화장이 무너지듯 집의 세월은 본색을 드러내고.. 눈물이 앞을 가리지만 곰팡이 홀이 천정을 장악하지만, 주인공들은 어떤 책을 떠올리며 집을 사랑하기로 한다.

책 <오베라는 남자>를 보면 사랑을 집에 빗대어...

처음에는 새 물건들과 전부 사랑에 빠져요. 그러다 세월이 지나면서 벽은 빛바래고 나무는 여기저기 쪼개져요. 그러면 집이 완벽해서 사랑하는 게 아니라 불완전해서 사랑하기 시작해요.

내가 이사해 온 집들을 사유해보건대, 신축은 내맘대로 할 수 있는 영역이 많다. 그러나 같은 가격이면 좁다는 단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리고 구축은 입지만 좋다면 신축보다 조금 더 넓은 공간에서 살 수 있다. 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기미와 주름을 가리고자 BB크림을 바르듯 인테리어를 해도 어쩔 수 없는 본판은 오래된 남루한 모습임을 발견할 때가 많다. 그리고 한가지 더, 아이들을 키우기에 좋은 집이라면 지상 공간에 여러 레져복합 시설이 잘 되어 있으면 플러스가 되기에 구옥이라도 나쁘지 않다. 집을 사랑할 수 있게 된다고 믿는다.그들이 다음으로 사는 곳은 여러 세대가 사는 맨션이다. 연립 주택이라고도 하고 다세대라는 용어가 있지만, 빵떡 양은 맨션이 입에 착 붙었다고 한다. 반지하 부터 3층 까지 층당 한 가구씩 밖에 안살기 때문에 공동체같아서, 내향형인 빵떡양은 이웃을 마주쳐도 눈을 보지 않고 인사하며 그들도 거기에 어울리는 사람들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형제 석구,

일단 각자 흡연하는 위치가 암묵적으로 정해져 있어. 1층 아저씨랑 집주인 아저씨는 건물 바로 옆에서 피우고, 나랑 반지하 아저씨는 주차장에서 피워. 서로 마주치지 않으려는 은근한 노력이지.

만약 누가 자리를 선점하고 있으면 맞은 편으로 가.

그래서 내향맨션이라 부르게 된 남매, 새침해 보이지만 도울 일이 있을 땐 수줍음을 무릅쓰고 돕는다고. 겨울에 눈이 많이 왔을 때 여러 명의 내향인이 주춤주춤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들고 나와 같이 눈이 치웠다. 물론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지금 그들이 사는 곳은 유명한 연희동 옆, 고개를 넘으면 있는 남가좌동이라고 한다. 남가좌 동의 매력은 무엇인지, 저자의 애정 포인트가 상당히 귀엽다.

첫째, 어르신 친화적 풍경, 둘째 카페 00차, 셋째 산책의 메카 홍제천.

넘사벽 연희동보다 남가좌동이 좋은 이유를 조목조목. 사랑이 어려운 일은 아니며 관심을 갖는 것에서 시작한 동네 사랑이 계속 되고 있다고.

이 책에서는 집이나 동네 이야기만 하지는 않는데, 빵떡양이 고심끝에 선택한 운동 주짓수에 대한 에피소드. 그리고 내 딸아이가 최근에 시작한 주짓수 동작들을 상기하면서 킥킥 웃음이 났다. 뗄레야 뗄 수 없는 가족이야기 그리고, 결혼 상대자에 대한 사유 그리고, 정서적 독립은 어떤 것인가?

20대라면 흔히 고민에 빠졌을 삶의 순간들을 진솔하고 유머있는 필체로 그려낸다.

퇴사자 인 더 하우스. 퇴사자가 되어서 나를 가꾸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한 부분이 특히 공감이 갔다.

집을 정리하는 일은 특히 내가 내 생활을 포기하지 않고 운영한다는 느낌을 준다.

남과 잘 지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나와 잘 지내기 위한 노력을 하는 빵떡양, 나보다 한참 어리지만 정말 성숙한 삶의 태도를 지녔다고 생각했다.

평생 같이 살아야 하는 나와 모쪼록 너무 척지지 않고 협조적을 살기를 바라는 그녀처럼 세 아이를 키우는 전업맘으로 MZ세대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 리뷰는 자음과 모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의 주과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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