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배우는 경제사 - 부의 절대 법칙을 탄생시킨 유럽의 결정적 순간 29,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이강희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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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내가 가장 자신있는 분야? 흥미를 가진 분야가 그림, 예술이고 가장 약한 부분이 바로 경제 그리고 세계사인데, 무슨 생각으로 이 책을 보게 된건지.

일단 표지 디자인이 맘에 들어서! 일러스트도 그렇고, 부의 절대법칙이라는 문외한이라 자부(?)하는 나의 결점을 보완해줄 책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맘에 쏙드는 앞 표지에 이어 뒷면을 보면

역사 속 결정적 명장면을 꼽고 있다.

아테네가 고대 그리스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될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선물거래, 채권, 주식회사 등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스위스 사람들과 비즈니스를 할 때 필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영국 왕실은 왜 해적질을 장려했을까?

루벤스는 어떻게 해서 수천 점의 작품을 그릴 수 있었을까?

왜 아이슬란드와 영국은 대구 때문에 전쟁을 벌였을까?

영국 의회는 왜 왕을 처형할 수 밖에 없었을까?

프랑스 혁명과 굴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

버블, 투기, 금융위기 등은 왜 반복되는 것일까?

정보는 정말로 돈이 될까?

페스트,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이 유행할 때 부를 축적한 사람은 누구일까?

목차를 보기 전, 표지에 들어있는 문구 그 다음은 일러두기, 머리말이나 프롤로그 그 다음 목차를 보게 되는데.. 목차를 보지 않고도 본문 내용을 읽으면서 결정적으로 어떤 의문을 가지고 답을 찾으며 읽어나가면 된다는 친절한 가이드가 될 수 있었다.

실제 목차를 보면 1부와 2부로 나뉘어,

유럽의 부의 지도를 그려나간 재화 16 가지의 역사적 포인트를 언급하고 있고, 2부에는 유럽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은 사건 13가지를 나열하고 있다.

'은광에서 일하는 아테네 사람들'과 같은 소비경제의 시작과 성장 일면을 보여주는 벽화도 흥미롭긴 했으나, 가장 먼저 눈에 띈 그림은 '살라미스 해전(1868년)' 빌헬름 폰 카울바흐의 그림이었다. 대량의 은 광산을 보유한 그리스가 은을 많이 풀었을 때, 아테네를 비롯한 시장에 은의 보유량이 커지고 인플레이션(은의 가치 하락과 상대적으로 금의 가치 폭등에 의해 금과 은의 가격 차이가 급격해짐)을 가져오게 된다. 셈이 빨랐던 페르시아 상인들이 금을 그리스로 가져가 더 많은 은을 받기 위해 움직였고, 그리스가 은을 거래의 기준으로 가격을 정하지만 페르시아는 이와 반대로 금을 기준으로 금본위제를 채택하고 있었기에 페르시아로 금이 대량으로 그리스에 유출하고 상대적으로 페르시아는 금이 부족해진 것이다.

통화 시장이 왜곡되면서 상품이 거래되는 내수시장의 혼란스럽게 되며 심각한 상태에 빠진 페르시아가 서기전 480년 그리스에 군대가 탄 함대를 그리스에 보내 공격하게 된 것이라고. 페르시아의 군대는 전쟁을 선택했지만 살라미스 해전에서 대패하면서 그리스의 폴리스들이 동양의 고대문명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세력을 키우고 지중해의 패권을 장악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독일은 아직도 유럽 국가들 중 주된 경제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데, 이를 거슬러 올라가면 오늘날 독일이 왜 맥주산업이 발달했으며 16세기 바이에른 공국의 비텔스바흐 가문이 맥주 제조 즉 양조기술로 부를 쌓게 된 역사가 있다고 한다. 당시 법령에는 시기별로 판매되는 맥주의 가격과 만드는 기간까지도 정해놓아 통제를 했고 이를 어길 시 강력한 처벌 조항도 명시했는데 사람들이 좋아하던 밀맥주(바이젠)를 주조하던 양조업자는 이를 어겼다 더 이상 제조할 수 없게 되었다. 밀의 수확량이 한정적이었던 당시 상황에 빵을 만드는 제빵사와 주조사 간의 갈등이 비롯되어 순수령(보리, 물, 홉으로만 맥주를 만들라는 법)이 생겨났다는 설이 유력하다고 한다. 서양의 주식인 빵을 맥주 주조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만들었기에 바이에른 공국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바이젠을 구매할 수 있었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귀족들은 여전히 맛과 향이 독특하고 향과 함께 하얀 거품을 내는 바이젠을 꾸준히 찾았다. 그래서 넉넉한 자본을 가진 바론 폰 데겐베르크 남작이라는 자는 큰 돈을 벌기 위해 1548년 빌헬름 4세와의 원만한 관계를 통해 바이젠 생산 독점권을 따냈다.

독점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1658년 '선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라는 그림을 보면,

취하기 위해 마시는 술이 아니라 깨끗한 물을 구할 수 없었던 당시 오염된 물에 비해 물을 끓여 제조하는 맥주가 살균효과가 있었고 보리같은 곡식으로 맥주를 만들어 즐기게 된 것이라는 숨은 역사가 있다고 한다.

그림을 해석하는 관점이 예술이 아니라 인문학적이라는 융합적 해석이어서 나는 사실 감동했고, 맥주의 A to Z 까지 알 수 있어서 알쓸신잡같은 지식이라고 생각했다.

이외에도 중세 유럽에서 염장 생선이 주요 식재료 중의 하나였으며, 청어와 대구가 어떻게 유럽 시장에서 거래되었으며 귀하던 소금이 어느 나라에서 대중화 되어 결국 부의 축척을 이룬 국가들이 경제강국이 정치적으로 강해지는가를 알려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청어나 대구와 같은 생선을 즐기지 않지만, 언젠가 유럽여행을 가게 되면 여러 가지 생선요리를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유럽에서 전쟁과 약탈의 순환을 가져온 것이 소금과 생선이었다면, 그만큼 영향력이 있었던 것이 바로 종교이다. 그 유명한 십자군 전쟁의 시작과 끝을 다시금 알게 된 것도 학교에서 배운 것 이상으로 깊이있었다.

탐욕과 경제발전은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 주식이나 채권의 발생이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 유럽 강국의 제국주의적 침략에서 기인하고 세계 경제 특히 아시아의 경제에 미친 영향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계속 토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자인 이강희 님은 금융계 20년차 세계 굵직한 금융위기를 온몸으로 겪고 대처해 온 전문가로 2018년 문화일보에 소비라이프지 등에 칼럼을 꾸준히 연재해왔고 '브런치에서 역사'를 중심으로 술과 음식, 금융.경제.문화에 관한 사유와 글을 이어오고 있어, 특히 이 책에서 흥미로운 경제사 접근법으로 이제까지 익숙한 세계사 접근법을 벗어나 인문적으로도 예술적으로 가치있는 융합법을 보여준다. 이 책을 성인 뿐아니라 세계사 공부 혹은 교양으로 선택한 청소년들에게도 권해주고 싶다.

이 리뷰는 인물과 사상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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