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코난 : 경찰학교 편 - 상
아라이 타카히로 지음, 아오야마 고쇼 원작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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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코난 36권에서 마치 작은 폭풍처럼 강렬한 인상을 남긴채 사라진 ‘마츠다 진페이‘. 코난을 본 지 꽤 오래됐지만 마찬가지로 내게 깊은 인상을 남긴 마츠다의 과거편이 나왔다길레 읽어봤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뭔가 전체적으로 가벼웠다. 스토리텔링이 아쉬웠달까. 그래도 계속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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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샤일로에서 본 것 - 미국 남북 전쟁 소설선 아모르문디 세계문학 2
앰브로즈 비어스 지음, 정탄 옮김 / 아모르문디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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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전쟁을 직접 겪었던 저자의 풍부한 경험과 전쟁의 냉소적인 허무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중간중간에 다소 기괴하다고 느껴질만큼의 얘기도 있었지만 전쟁소설이라는 면에서는 흥미로웠다. 전쟁, 미국사에 관심이 많다면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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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그림 - 명화로 풀어내는 삶의 불가사의한 이야기 무서운 그림
나카노 교코 지음, 최재혁 옮김 / 세미콜론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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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야지, 읽어야지 하고 미루다 어느덧 책이 나온지 3년이 지나있었다. ‘무서운 그림‘으로 유명한 ‘나카노 교코‘가 펼치는 ‘운명‘에 대한 명화 이야기가 무척이나 흥미롭다. 전작보다는 강렬함은 없지만 대신 물 흐르듯이 편안히 읽을 수 있었다. 2권도 있다고도 하는데 언제 정발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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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열차>

1.2.3.4.5.6.7.8.9.....
몇 량까지 이어지는 것일까
오늘을 게워 내는 시커먼 화차 행렬이 덜컹덜컹 지나간다.
하얀 밴드를 맨 모던 걸도 아닌가 하면
‘푸른 오비‘를 두른 마담도 아닌
고운 여행객이 꽃 같이 듬성듬성 보이는 차창 하나조차도
열려 있지 않은 화차는 그저 묵묵히
레일을 미끄러져 가는 게다
어쩌다 열려 있는 차창에서는
망연한 소들의 얼굴이 들여다보인다
그렁그렁 그 눈동자는 말할 수 없는 무지의 슬픔에 끔벅거리고 있다
또 토실토실 알토란 같은 돼지들이 꾸물꾸물 가득 차 있다
건널목에 서성이며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자에게
소 얼굴은 친구의 얼굴로 보이고, 돼지 무리는 동포의 모습이되어
침울한 화물의 퇴적이 인류의 모습으로 떠오르는구나
파는 이에게서 사는 이에게로 움직이며
이동해 가는 화차의 뱃속은 거무칙칙한 게다
1.2.3.4.5.6.7.8.9........ - P13

<풀밭>

(중략..)

그래! 이거다
군집의 힘이다
힘껏 서라!
가라!
공장이다 은행이다 상점이다
관청이다 학교다 사원이다
이것으로
바위 밑동째 xx를 해치워라
도랑을 건너 성채를 때려 부숴라
굼벵이인 나를
쭉쭉 이끌어 세우는 힘
이것은 어설프게 다정한 여자인가
나는 떡하니 버티고 섰다
회색으로 자욱한 거리 한 귀퉁이노려보며
일요일의 풀밭, 뒤로 하고
나는 쭉쭉 나아가노라 - P17

(일제에 반하는 시집을 냈다는 이유로 조선에서 추방되는 판결을 받고 일본으로 돌아갈 때 겐지가 쓴 시)


<조선이여!>

누구냐? 나를 쫓아낸 자
직업을 박탈당했다 빵을 빼앗겼다
나가 버리라며 내동댕이쳐졌다
온돌이여 흙담이여 바가지 물동이여
모두 이별이로다 백의의 사람들
이군 김군 박군 주군
이름도 없는 거리의 전사·거지
고역의 부평초·자유노동자 지게꾼
안녕히 안녕히
안녕히 가난한 내 친구들
쳇!
추방된들 그대들을 잊을쏘냐
추방된들 포플러가 우뚝 서 있는 붉은 땅을 잊을쏘냐
그놈이다 그놈 목소리다
"진실을 노래하고 있기 때문에 안 된다는 말이다!"
부정하던 ‘그놈(일제)‘은 냉엄하게 있다
꼿꼿하게 있는 굳건한 우상
그놈은 부정한다
진실을 말하는 자의 생존을
부정하는 데 무엇이 남겠는가!
무엇이 덧칠되겠는가!
기만의 탑이 커다랗게 버티고 서는 것이다
기만의 탑은 홀연 거센 바람에 쓰러지는 것이다

(중략)

경계하라!
당하지 마라!
쳇! 나는 쫓겨난다
우울한 연기를 뺕어 대는 배
차디찬 바닷물을 갈라 대는 배
배는 그놈의 채찍이 되어
나를 현해탄 저쪽으로 내동댕이쳐 버리는 것이다
내동댕니쳐질까 보냐 하고
이를 북북 가는 것도
뱃전을 붙들고 뚝뚝 눈물 흘리는 것도
이제는 소용없다
다시 올 날까지
그놈과 그대들이 있는 수평선
안녕히 안녕히 잠시만 안녕히

1929.6 - P28

<복어>

나는 신뢰한다
어떤 자의 마음이든 있는 그대로 용인한다
어떤 먹이든 후의가 담긴 양식이라 사유한다
어린아이의 낚시질에도
목숨을 거는 나
나는, 내 본성을축복해야 하는가 저주해야 하는가

이제, 물기 없는 육지로 낚여 올려져 버렸다
빠져 죽는 고통 따위 경험한 적도 없는 놈들
그놈들 눈알이 나를 마구 노려본다
에라 모르겠다, 하늘을 등지고 배를 내밀어라
더욱 더 가해지는 그놈들의 매질은
내 감정·사상을 더욱 방대하게 한다
매질이 계속해서 공기를 난도질하듯 가르던 새벽
배는 파열되어 증오의 봉화를 올린다
동지들! 시체를 때려눕힌 것으로도
아직 만족하지 못하는 그놈들에게 마음을 허락지 마라

이윽고 우리는 열탕 지옥에 던져지리니
오체는 갈가리 해체되고, 오장육부가 찢겨도
몸속 깊은 비밀로
그놈들 혈맥을 끊어 버릴 마지막 극독을
발라 주기를 잊지 마라

1927.6 - P46

<가치 있는 것>

지상에서 저 멀리 보내지고 있는 공기 펌프가 탁 정지했다고 가정해 보라
또 여기에는 낮과 밤의 구분이 없고, 늘 부연 칸델라 불빛뿐축축한 습기 속에서 창백해져 가는 인간의 무리여

망령처럼 수레를 밀고, 수레를 밀고
이렇게 다 썩어 버릴 생명임에
한 번 운명의 궤도를 벗어난 때에는 다시
무너지는 흙더미에 파묻힐 수 있는 생명이라는 것조차, 너희들은 잊고 있는 것이다.

너!
이 푸른 잎처럼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이 붉은 장미 같은 태양을 우러르고
이 애무하는 손길로 가득한 밤의 은혜 속에서
이 세상이 살기 힘들다는 말 따위 하지 말라

나는, 오늘숨 막힐 듯한 괴로움에 압박받으면서도
지하철 수천 자의 갱도 안으로 내려가
이 세상에서 돌이켜보지 않는 것의 가치를 처음으로 발견했으니

1924.5. 푸순 탄광에서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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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우치노 겐지 지음, 엄인경 옮김 / 필요한책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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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시절 식민지 조선에서 교사직을 했던 ‘우치노 겐지‘의 시집이다. 당시 조선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던 그의 시선을 느낄 수 있는데, 가난하고 핍박받는 자들에 대한 연민과 그들의 저항의식을 돋구는 겐지의 시를 읽다보면 이때도 깨어있는 사람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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