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얘기해도 - 5.18민주화운동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마영신 지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획 / 창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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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는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제목만 봐도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이 책은 특이하게도 고등학생이 주인공이다. 보통 진중한 주제를 가진 작품은 주로 성숙한 어른이나 아예 순수한 아이의 시선으로 주제를 나타내곤 하는데 이 만화는 어른처럼 성숙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아이처럼 마냥 순수하지 않은 고등학생을 내세웠다.

학생을 내세웠으니 그 학생이 민주화운동에 큰 깨달음을 얻겠지, 하는 뻔한 스토리도 아니다.
그저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 별로 관심을 느끼지 않고 결국에는 이들의 행위에 태클을 거는 ‘일베‘와 같은 형태로 변모해 버린다.

작중에서 주인공의 선생님이 계속해서 5.18 민주화 운동의 참상과 의의를 얘기하지만 그는 선생님이 노약자석에 앉아 깜빡 잠이 든, ‘그 한 장면‘을 보고 ‘위선자‘라고 비웃는다. 그리고 처음에 일베의 사진을 알려준 사람이 쓰레기를 줍는 ‘그 한 장면‘을 보고 ‘저 사람이 옳다‘라는 잘못된 판단을 내린다.

우리는 영화의 한 장면만 보고 그 영화의 전체 줄거리를 알지 못한다. 그러나 주인공은 마치 그 장면이 영화의 전체인 마냥 알아서 판단해 버린다.
5.18 민주화 운동을 아무리 설명을 했으나 그에게는 정말 아무런 소용이 없었던 것이다. 책 제목처럼 ‘아무리 얘기해도‘ 듣지를 않는 것이다.

다른 의미로 참 여러 과제를 우리에게 다시한번 알려준 만화 같다. 과거에는 진상 규명을 밝히는 게 중요하게 여겨졌지만 오늘날은 위에처럼 아무리 얘기해도 듣지 않은 사람들, 특히 학생들에게 어떻게 알려야할지가 중요한 것 같다.

곧 있을 5.18 운동 기념일에 대해 미리 깊은 감사와 묵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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