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서 때린다는 말 - ‘체벌’이라 쓰고 ‘폭력’으로 읽다
김지은 외 지음, 세이브더칠드런 / 오월의봄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어린이 보호 제단인 '세이브더칠드런'에서 기획한 이 책은 어린이 체벌에 대한 사람들의 강연을 책으로 엮은 일종의 '강연집'이다.

보통 '체벌'하면 회초리로 종아리를 때린다던가 피가 날정도로 심하게 폭행하는 경우로 생각하기 쉽니다. 그러나 이 책에선 폭력의 형태를 띄는 체벌도 체벌이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체벌에 대해, 그리고 어린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서도 체벌이 유무가 갈린다고 말하고 있다. 즉, 체벌은 어떻게 보는지 관점에 따라 생기기도 한다는 것이다.

총 5명의 강연 중에서 특히나 인상 깊었던 강연은 표창원 교수님과 김한종 교수님, 구형찬 교수님의 강연이었다.

표창원 교수님은 범죄심리가 전문이신 분 답게 우리나라를 충격과 공포에 떨게 만든 강호순, 유영철 등의 살인범을 예로 들어 이들이 어렸을 때 부모로부터 지속적인 학대를 받았다는 것과 체벌에 대한 한국의 부실한 대응을 지적하고 있다.
'복지적 법과 사법적인 법의 개정이 필요하다'라는 말씀이 그 예이다. 처벌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막을 수 있는 예방법도 시급하다는 것이다.

김한종 교수님은 역사적으로 어린이를 어떻게 인식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과거 일제 강점기 때의 잔재로 남겨져 있었던 국민학교 시절 이야기부터 오늘날의 학교까지 차근차근 설명하면서 우리나라가 그동안 어린이를 '국가에 맞는 인간'으로 맞추게 하기 위해 강압적으로 대했음을 알고 이제는 어린이들의 의견도 들어봐야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구형찬 교수님은 종교적는 체벌을 어떻게 봤는지를 알고 있다.
기독교의 토대인 성경과 불교의 법전에서 찾을 수 있는 어린이 체벌 구절을 보면서 체벌을 휘두른 종교인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했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감정적인 개, 합리적인 꼬리'라는 조너선 하이트의 주장으로 우리가 체벌을 합리하는 과정까지 알 수 있었다.

이렇게 소중한 강연 기록들이 있지만 체벌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 아동 학대의 실태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앞서 말했듯이 어디까지나 강연집이기에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책으로 여기고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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