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태도 - 행복한 이기주의자로 평생 살아보니 알게 된 것들
웨인 다이어 지음, 이한이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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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웨인 다이어는 현존하는 최고의 자기계발 작가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다른 많은 자기계발 작가들이 물질적 측면을 즐겨 언급하는 것과는 달리, 그는 정신적 차원에서의 행복과 성취감을 강조합니다. 일부 독자층에서는 그가 정신적 차원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소위 ‘정신승리’에 도취한 것이 아닌가 비판하기도 합니다.
이 책은 영적인 스승으로 널리 사랑받던 그가 생전에 썼던 글과 연설 일부를 엮어 2019년에 출간한 것으로, 저자는 그보다 앞선 2015년 명을 달리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도 작고한 저자가 우리에게 던지는 인생 조언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대부분 현재진행형으로 읽힙니다. 아무래도 그의 조언이 공감을 얻어 독자들의 삶과 함께한다는 뜻이겠지요. 그의 가르침 중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개념 일부를 발췌해 보았습니다.
- 우리는 타인에게 자신을 대하는 법을 일러준 방식대로 대우받는다.
- 우리는 스스로 자기 생각과 감정을 통제할 수 있다.
- 우리의 생각, 감정, 기대, 태도가 우리의 세계와 삶을 만든다.
- 우리의 실체는 육체, 정신, 직업, 국적, 인종, 종교 등 그 어느 것도 아니다. 그저 이 모든 것들에 잠시 머물렀다 가는 존재일 뿐이다.
- 새로움 앞에 위축되지 말고 과감히 추구하라.
- 사랑과 행복을 찾으려 하지 말고 그 자체가 되어라.
- 행복한 유년 시절을 갖기에 늦을 때란 없다.
- 인생의 크고 작은 모든 순간에서 절정을 경험하고 모든 일에 감사하라.
- 자신만의 독특함이 드러나는 일을 하며 행복을 찾아라.
- 자기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라.
어떤 이들은 이런 새로울 것 없는 충고가 고리타분하다고 깎아내릴지 모릅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이런 마음가짐을 갖춘다면 우리의 삶이 나아지리란 예상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익히 들어 피상적으로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실제 이들 충고가 나에게 얼마나 내면화 혹은 체화되어 생활 속에 묻어나느냐가 더 중요하겠지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인생 전반에 걸친 자기 검증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실제 자신이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가늠해 볼 수 있는 단서를 주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나타난 발견물은 때로 가혹하고 잔인할 수도 있겠지만, 저자의 시각으로 바라본 인생의 태도는 삶의 거품을 인정하고 삶을 완전히 제어할 독특한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지금까지의 생각을 재정비할 기회가 될 것입니다.
저자의 전작 <행복한 이기주의자>처럼 자신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인 나머지 어찌 보면 매우 이기적으로 행복 운운하는 모습에 모든 독자가 전적으로 공감하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가 우리에게 보내는 ‘삶의 태도가 중요하다’라는 메시지는 전반적으로 정확하면서도 뚜렷합니다. 누구나 자신의 삶을 마음에 꼭 들어 할 수는 없겠지만, 만약 변화를 원한다면 이를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고 실천 여부와 그 결과는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라는데 방점을 찍고 있기 때문입니다.
궁극적으로 저자가 던지는 가장 인상적이고 강력한 메시지는 "대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면 그 대상이 변화한다."입니다. 우리가 원하거나 필요로 하는 모든 것들이 우리 안에서 발견될 수 있다고 하는 그의 말처럼 우리는 우선 우리의 생각을 바라보는 시선부터 재구성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각 챕터의 마지막에 질문과 함께 제시되는 일기 쓰기 과제(?)를 통해 답변을 적어보면서 말입니다.
저자는 우리의 삶에 대한 태도, 선택, 기대가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면서 독자에게 더 큰 존재감을 선사합니다. 저자가 우리에게 주는 지혜의 숨은 뜻을 재발견하든 혹은 그의 가르침에 낯선 새로움을 느끼든 간에, 우리는 직면하고 있는 대부분 문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의 마지막 맺음말처럼 행복에는 정해진 방법이란 없으며 행복 그 자체가 방법이라는 데 공감하신다면,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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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타인을 바꿀 수 없다 -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적’이 아닌 ‘내 편’으로 만드는 법
코르넬리아 슈바르츠.슈테판 슈바르츠 지음, 서유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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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의사소통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만물의 영장이라는 우리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뛰어난 언어 능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오해와 말다툼으로 일상적인 의사소통으로부터 스트레스를 주고받습니다. 놀랍도록 풍부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이 책의 공저자는 공감과 능동적인 대화 제어를 통해 건설적인 대화 방법을 잘 보여줌으로써 상대방이 누구든 간에 원하는 바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것도 아주 부드럽고 조용하게 말입니다.

부하 직원과 상사 사이의 민감한 대화, 첨예하게 이해가 엇갈리는 어려운 갈등 상황, 찬반 여지가 뚜렷한 문제의 토론 등 늘 반복되면서도 늘 어렵기만 한 부부, 친구, 지인, 동료 간의 의사소통은 성공의 열쇠가 되기도 하고, 많은 것을 결정하기도 하므로 더더욱 필요하고 중요한 한편 성공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공감적 의사소통이 굳이 기술적일 필요도 없고, 규칙도 그리 많지 않으며, 알고 보면 의외로 쉬울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슬기로운 언어생활을 위한 조언으로 모두 9개 장으로 구성되었으며, 나쁜 사례를 먼저 제시한 후 개선점을 찾아 좋은 사례로 전환하되 일상적인 언어로 매우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 당장이라도 실생활에 적용할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의사소통은 모든 관계와 사회성을 위해 꼭 필요하며 그 자체로부터 경험하고 형성하여 발전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목표를 달성하고, 성과를 창출하며, 모든 이해 당사자의 성장을 촉진하고, 지속해서 동기화를 추진하는 기업에는 특히 대화가 매우 중요하기 마련입니다. 목표와 과제의 범위가 극도로 광범위하고 까다로워 대화를 종종 어렵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욱 본질적이고 필수적인 것이 되기도 합니다.

이 책은 미러링으로 대표되는 ‘공감’을 매우 중요시합니다. 대화할 때 상대방의 표정과 자세 또는 특유의 제스처 등을 모방함으로써 심리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행위를 뜻하는 미러링의 핵심은 말하기보다 ‘경청’에 있습니다. 미러링으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우선 상대방과 갈등 없이 소통할 수 있고, 자신의 관점에 대한 더 많은 이해를 끌어낼 수 있으며, 타인과 의견이 다르더라도 이로 인한 자기 이미지에 손상을 받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어느 사람도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가치에는 설득당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의 가치관을 파악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말로 설득하려고 해도 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내가 원하는 대화를 나누려면 상대방이 소중히 여기는 것을 화제로 삼아 칭찬을 아끼지 말라고 일찍이 인간관계론의 대부 데일리 카네기도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 책은 또한 꾸준히 사람들과 공감하며 소통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자신을 깨닫는 능력이라며, ‘무의식적 무능 => 의식적 무능 => 의식적 유능‘의 순서로 발전시켜 갈 것을 조언합니다. 내가 만족감을 느끼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묻는 자기중심적 사람으로부터 상대방이 만족감을 느끼고 상대방과 내가 조화를 이루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나는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를 묻는 의식적 유능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입니다.




대화 상대자의 감정을 잘 인지하는 사람이야말로 자신을 이해하고 행동에 적절하게 대응하며 대화의 첫걸음을 잘 내디딤으로써 직장뿐 아니라 동료, 가족 관계에서도 조화로운 협력 기반을 만들게 됩니다. 이 책은 또한 공감 못지않게 갈등도 역시 폭넓게 논의하고 있습니다. 의사소통의 마찰과 충돌이 빨리 감지되어 일이 더 커지기 전에 건설적으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효과는 정밀한 관찰, 미묘한 감정 변화의 감지, 부담 없는 주제로 분위기를 띄우는 스몰토크, 맨 처음 대화를 시도했을 때 보인 신호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은 많은 실천 사례를 통해 사람들의 행동을 더 명확하고 포괄적으로 인식하고, 민감한 상황에서 안전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며, 빈번한 의사소통의 오류를 감지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의 진정한 성취동기를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누군가를 당신의 편으로 만들고 싶다면, 먼저 당신이 그의 진정한 친구임을 확신시켜라”. 에이브러햄 링컨의 어록 한 마디로 이 책의 주제를 가장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겠습니다. 자, 이제 주위에 친구의 손길을 먼저 내밀 줄 아는 사람이 되어 봅시다.



"만약 누군가를 당신의 편으로 만들고 싶다면, 먼저 당신이 그의 진정한 친구임을 확신시켜라". 에이브러햄 링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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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요구와 기대가 충족되지 않는다고 한탄하지 말자.
하기 시작하면 당신의 마음에도 평화가 찾아올 것이다.
당신의 눈에 띄는 특징들이 처음에는 아무리 짜증 나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도 건설적인 자세로 대하자. 다음에 당신과 완전히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될 때 조용히 마음속으로 나와다른 특징들과 행동 방식들을 관찰한 다음 그 모습들을 의식적으로 받아들이며 미러링해보자.  - 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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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0-12-24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난님, 행복한 크리스마스 따스한 연말 보내세요.
서재방에 트리 한그루 놓고 가여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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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메리 크리스마스 ^.~

jyooster 2020-12-24 16: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유 고맙습니다 ㅎㅎ 메리크리스마스!!!

scott 2020-12-31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나님 2021년 새해 좋은일만 가득 하시길 바랍니다.

해피뉴이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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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 福마뉘ㅣ
\______/

jyooster 2020-12-31 1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옷 신년 인사까지.. 감동입니다 스콧님 ㅎㅎ 😂 👍
 
사는 게 불안한 사람들을 위한 철학 수업
존 셀라스 지음, 송민경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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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이즘을 전공한 철학 교수가 일반 독자들을 겨냥하여 매우 간결한 스토이즘 안내서를 출간하였습니다. 시중에 스토이즘에 관한 많은 책과 기사들이 넘쳐나긴 하지만 불행히도 이들이 종종 철학을 고리타분한 논리학 정도로 잘못 인식시키는 바람에 철학 서적을 강력한 수면 유도제로 변신시키고는 하지요. 그러나 저자는 스토이즘에 대한 주된 오해를 직설적이고 권위 있게 다루면서도 매우 간결하고 실용적인 방법으로 설명합니다. 아마 무덤 속 고대 스토아 철학자들이 이 책의 가벼운 분량에 고마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살면서 일이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돌아가는지 돌아보거나 혹은 마음먹은 대로 굴러가는 부분이 있었는지 한 번쯤은 물어보았을 겁니다. 그렇다면 어렵고 힘들수록 철학이 답이라는 이 책의 부제처럼 스토이즘이 우리에게 해답을 줄 수 있을까요? 최근 몇 년 사이 책방 서가에 스토이즘 관련 서적이 점차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스토이즘 철학자들은 정확히 무엇을 믿었던 걸까요? 저자는 로마 스토익의 거두인 세네카, 에픽테투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핵심적인 생각을 아기자기한 삽화와 함께 엮어 그들의 철학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면서, 인생을 헤쳐나가려는 모든 이들이 직면하는 영원한 문젯거리로 말을 걸어옵니다.

 

이들의 주안점은 근본적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관한 것입니다. , 세상에서 자신의 입지를 어떻게 이해하는지,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리고 감정은 어떻게 관리하며 타인에게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입니다. 스토아 학파의 세 거두가 세상에 다녀간 지 무려 2,000년이 지나는 동안 수많은 문명이 생성과 변화를 거듭해왔지만, 인간의 마음 상태에 의해 제기되는 질문은 변함없이 유지된다는 점은 아주 흥미로운 일입니다. 이 책은 이러한 질문의 해답을 더 깊이 파고들어 찾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책 뒷부분의 '참고문헌' 목록은 충분히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또한, 이 책이 야무지고 아담하게 제본되었음에도 페이지 수가 적다 하여 가벼운 내용일 것으로 속단하여 자신에게 속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저자는 철학자들의 배경과 가르침을 간결하면서도 쉽게 읽을 수 있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전달하며 건설적인 순서를 미끄러지듯 지나가 적절한 곳에서 연결합니다. 각 챕터의 소제목만 읽어봐도 스토아 철학과 불교 이면의 핵심 메시지 사이에 유사점을 발견하기 시작합니다. 사찰 처마에 그려진 단청 무늬가 서로 얽혀 있으면서도 차이와 경계가 뚜렷하듯, 마치 같은 천에 다른 색조로 물든 것 같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이처럼 위로와 영감을 주는 스토이즘의 교훈은 참으로 좋은 삶의 철학에 대한 사려 깊은 지침이 아닐 수 없으며, 우리에게 영감을 주는 방식과 더불어 즐거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의미 있는 위로와 각성을 담고 있습니다. 사는 게 불안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커피 한잔을 곁들인 철학 수업으로 지혜, 정의, 용기, 절제의 정신력을 강화해 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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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글을 쓰는가 - 아시아 작가들의 글쓰기와 삶
오정희 외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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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명의 아시아 최고의 작가에게 어떻게 글을 쓰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책 한 권을 엮었다. 모두 문예지 아시아에 실렸던 것으로 그 시기도 2006년부터 시작하여 2019년까지 제각각이다. 작가들의 국적은 한국과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본, 팔레스타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남성보다는 여성이 훨씬 많다. 책은 문고판 규격에서 폭이 약간 더 넓고 250페이지 내외에다 짤막한 길이로 구성되어 출퇴근 길이나 자투리 시간에 간간이 읽어내기도 편하다. 내가 살아온 시간보다 더 오랜 시간 글을 써 온 작가도 있는데 부끄럽게도 익숙한 이름은 두 분뿐이다. 다들 소설 작가인 데다 소설보다는 실용서나 최신 관심사 위주의 책에만 관심을 두어서 그런 것이리라.


 

작가들이 어떤 마음으로 글을 쓰는지는 책의 뒤 표지에 일부 간략하지만 잘 소개되어 있다. 어떻게 글을 쓰느냐는 질문에 하나같이 개성적인 답변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이들의 생활사를 통해 나타나는 공통점을 찾아본다는 생각으로 읽어 보았다. 작가들은 저마다 다른 성장 배경을 가졌으나 상당수는 평탄한 삶이라고 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글을 쓰고픈 욕구를 느끼며 작가의 길로 들어선 것 같다. 예컨대 극심한 빈부 격차로 인한 극빈 생활,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태어나면서부터 받아야 했던 차별, 국가도 해결하지 못하는 과거사 문제의 희생자, 독재에서 민주 정권으로 이양 과정에서 받았던 신체 고문 등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작가들의 극한 경험 자체가 소설로서는 쉽게 구할 수 없는 훌륭한 소재가 된다.


 

작가는 자신의 인생을 통해 얻은 경험 속의 온갖 감정, 즐거움, 고통과 번뇌를 글로 승화시키고, 독자는 소설을 통해 작가의 이야기에 감정을 이입하면서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동시에 교훈도 얻는다. 유사한 경험을 공유한 경우라면 독자는 바로 자신의 이야기라는 느낌으로 감정의 동화 또는 거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다. 독자가 소설을 읽는 동안은 작가와 친밀한 감정을 주고받으며 한시적으로 매우 사적인 관계가 형성되는 셈이다. 무려 열아홉 명이나 되는 작가들 가운데 일부는 필자와 비슷한 연령대이고 비슷한 시대 상황을 겪으며 비슷한 생각을 지니고 살았음을 알았을 때는 공감대의 폭이 넓어지면서 왠지 모를 친근감이 먼저 다가오는 것이다.


 

어떻게 글을 쓰는가는 소설가들의 글쓰기에 관한 낡은 질문일지는 모르겠으나 사실 독자가 가장 궁금해하면서도 가장 잘 들어보기 어려운 답변이리라 생각했었다. 이 책을 통해 작가들의 알려지지 않은 세계를 조금이나마 엿볼 기회가 되었다는 점에 감사하며, 차후 이들뿐 아니라 다른 작가의 작품을 접하더라도 글로 녹여내는 이들의 삶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소설을 즐겨 읽는 독자라면 더더욱 그러하리라 생각하며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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