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인생의 그림들 - 어둠을 지나 비로소 빛이 된 불멸의 작품 120
김영숙 지음 / 빅피시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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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그림을 사랑한다.
이십대에 고흐와 테오의 서신문, 고흐의 일대기가 쓰여진 책을 읽고 고흐의 전시를 보러 종종 미술관에 갔다.
결혼해서 아이낳고 전시를 관람하러 서울에 가는 게 사치처럼 느껴졌다. 독서는 가성비가 좋은 여가생활이라 즐긴다만 늘 미술관과 전시에 대한 동경이 있다.

이 책은 마치 고흐전에서 도슨트 해설을 듣듯 읽는 내내 눈과 귀가 황홀했다. 잘 알려진 그림부터 보지 못한 그림까지 연대기별로 고흐의 내면과 작품세계를 진지하게 다루었다.

내가 좋아하는 '밤의 카페 테라스',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이 생레미 정신병원에 가기 직전에 그려졌고, '별이 빛나는 밤'과 '사이프러스 나무가 있는 밀밭'은 생레미 시기에 그려졌다.
고흐의 아픔과 슬픔이, 그 고통이 그림이란 매개체로 독보적인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다.

🖌 몸도, 마음도 다 다친 그는 상처에서 고통이 새어 나올 때마다 물감을 꺼냈다. 그를 낫게할 유일한 방법은 그림뿐이었다. 142p
🎨 그의 그림은 늘 그랬듯, 자신의 마음이 서성이는 지점을 정확히 짚어낸다. 210p

저자는 고흐가 붓으로 비명을 내질렀고 물감으로 통곡했다고 썼다. 그 문장에 깊이 공감한다.

생애 끝무렵 그려진 걸작들을 책속에서 만났다.
밀밭 그림이 눈이 부시게 찬란하게 아름다웠는데, '까마귀 나는 밀밭'이 슬프고 아프게 다가왔다.
안타까운 고흐의 청춘과 고통, 그 뒤를 이은 테오의 죽음까지. 가슴이 아리다.
오랫만의 긴 여운에 책장을 덮고도 생각에 빠지게 한다.

위 서평은 빅피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히 읽고 진솔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bigfish_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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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나와 우는 우는 - 장애와 사랑, 실패와 후회에 관한 끝말잇기
하은빈 지음 / 동녘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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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가진 삶이 내는 기척과 아픈 것이 일상인 삶.
덤덤하고 솔직하게 내뱉는 생각들이 글이 되어 독자인 나에게 실려왔다.

장애를 가진 당사자와 소중한 가족 혹은 애인으로서의 삶. 겪지 않은 사람이 이해하기엔 다소 어려운 범주이다. 때로는 시선조차도 폭력이 될 수 있는 평범하지 않은 일상.

⚽️ 내가 가장 사랑한 우의 부분들은 우의 끝모르는 슬픔, 날선 자조와 냉소, 바닥이 없는 무력함과 같은, 그 병이 쓸고 지나간 가장 깊은 자리들이었기 때문이다. 24p

장애와 장애인으로서의 삶은 '고통을 삶의 기본값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김상현 작가의 문장과 이어질 수 있는 것일까. 그 어느 누가 함부로 덧칠할 수 없는 영역일까.

⚾️ 혈관에 알코올이 침투하는 것처럼 몸 구석구석으로 짠 슬픔이 스며드는 것을 보았다. 39p

거북이 태몽을 지니고 있는 두 사람이 성인이 되어 장애인권동아리에서 만나 사랑을 했다. 보통의 남녀가 사랑을 나누듯 먹고, 마시고, 여행했다.
쉽지 않은 부분들, 힘겨웠던 삶의 민낯들이 분명 있었지만 그건 비단 장애영역에 속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 우리는 하루 동안 각자의 복권을 지갑에 넣어놓고 깜빡이는 확률의 세계에서 반짝이는 우연한 행복들을 세어보았다. 57p

근육병을 지닌 남자친구의 삶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숨죽이며 지켜보았다. 그 안에서의 슬픔과 한계, 무력감도 느꼈다.

🏀 나는 내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을 정말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고, 그것들을 끝까지 지켜낼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203p

🏐 사랑에 고통이 수반된다는 사실과 고통 자체를 사랑하는 일 사이에서 자주 길을 잃었다. 223p

<긴 밤의 약속>을 쓴 이진휘 작가님이 떠오른다.
나는 <우는 나와 우는 우는>이 책에서 눈부시게 찬란한 젊음을 보았다. 하은빈 작가님이 번역한 <눈부시게 불완전한>을 읽어봐야겠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삶, 두 사람의 사랑과 청춘, ​이어지는 생의 기척에 관심이 생긴다면 기꺼이 책장을 펼쳐보기 바란다.

위 서평은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chae_seongmo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출판동녘 @dongnyokpub 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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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비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19
최영아 지음 / 북극곰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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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북클럽 세번째 책은 표지가 넘 예쁜 책이예요. 내용도 좋고 소장용으로도 좋아요.😊

여우를 보고 한 눈에 반한 구름.☁️
구름은 자신이 만들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걸 여우에게 선물하고, 산골마을에 큰 불이 났을 때도 비를 뿌리며 여우와 친구들이 무사히 마을을 벗어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소중한 친구? 그게 무슨 뜻이야?"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은 친구라는 뜻이지."

"여우야, 누구나 소중한 친구가 될 수 있어?"
"그럼. 하지만 오랜 시간 함께해야 해.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켜켜이 쌓여서 무조건 응원할 수 있을 때까지."

여우의 결혼 앞에서 눈물을 흘린 구름이.🌧
왜 여우의 옆모습도 울고 있는 것 같은지..💧
구름은 소중한 친구를 만나러 다시 길을 떠나요.
여우에게 소중한 친구의 의미를 배운 구름인 함께하고픈 친구를 만날 수 있을거예요.😄

위 서평은 북극곰 북클럽 코다9기에 선정되어 도서출판 북극곰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진솔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bookgoodcome

#여우비 #최영아그림책 #도서출판북극곰 #한국그림책 #북극곰북클럽 #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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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미소 - 나에겐 미소란 없다
이은서 지음 / 바른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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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어떤 책일까 궁금했다. 가족이나 친구관계를 그린 것일까 싶었는데 상실과 애도를 표현한 글이었다.

단짝친구와도 같은 언니를 병으로 잃고 괴로웠던 시절, 생활이 무너지고 슬픔이 가득 차올라 친구들 사이에서도 가짜 미소를 보일 수 밖에 없었던 아연이. 작은 소녀가 사이좋은 혈육의 죽음을 감당하기엔 벅찼다.
아이들에게도 알 권리, 죽음을 받아들이고 헤어지는 인사를 할 시간은 필요하다. 소설속에 아연에게는 그런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

🩹 상처는 겉에 나든, 마음속 깊은 곳에 나든, 모두 똑같이 아픈 것 같다. 76p
👩 "너에겐 그 추억이 너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그건 아니야. 그 추억은 너를 괴롭히는 게 아니라 너를 웃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야." 101p

친구 진아를 만나면서부터 아연이는 조금씩 용기를 낸다. 아연이가 슬프고 괴로운 일상을 진아의 위로와 격려로 받아들이고 이해해가는 과정이 따뜻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조마조마 했는데, 모든 사실이 밝혀지는 장면에서는 아연이처럼 나도 아팠다.
특히 엄마와 대화하는 장면. 엄마는 아이 생각을 읽어주지 못했다. 아이는 아이 나름대로 오해를 키워가고. 어려울 때일수록 솔직하게 얘기하고 슬픔을 나누는 일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책은 시점도 현재에서 과거를 넘나들고, 시공간도 초월한다. 아연이가 어린 시절을 돌아보는 장면에서는 어린 나도 만나게 되어 놀랐다.
동생이 교통사고로 엄마가 집을 비웠던 상황. 그 긴 기다림의 시간, 어두운 방 안에서 혼자 울면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던 장면이 눈앞에 그려졌다.
그 때의 난 무서웠다. 동생이 어떻게 될까봐. 딱 이 소설 속 아연이의 언니를 기다리는 심정과 같았다.
지금이라도 어린 나 옆에서 안아주거나 손을 꼭 잡고 같이 있어주고 싶다.

👱‍♀️ "나야말로. 널 조금이라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어 기뻐.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건, 기적과도 같은 일 같더라." 132p

결국 가짜미소는 진짜미소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언니의 유품 주황색 편지 속에 담긴 진실. 언니의 마지막 행복이 아연이의 미소였고, 아연이의 희망이었던 언니가 서로의 마음을 느끼며, 아연이는 점점 일상을 회복해간다.

13살 청소년 작가의 작품이라기엔 놀랍다. 작가라는 꿈을 품고 쓴 첫 작품엔 작가의 섬세한 시선과 세계관이 담겨있다. 게다가 상실과 애도를 다룬 작품이라는 데에 경이롭다.
이 책은 어려움 가운데 있는 이들에게 진정한 위로와 온기로 다가갈 것이다.

소중한 책 보내주신 이은서 작가님과 북앤가든님 @book_andgarden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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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서바이벌 - 믿음을 삶으로! 신학하는 목사의 서바이벌 간증 간증의 재발견 7
김신구 지음 / 세움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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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증의 재발견 시리즈에서 두번째 읽는 <믿음 서바이벌>, 첫 책은 서진교 목사님의 <작은 자의 하나님>이었는데 이 책은 더 강렬하다.

개척교회 목사님의 아들로 자란 목사님의 어린 시절부터 한국 교회를 꿰뚫고 같이 분노하는 모습에서는 인간적인 모습도 느껴졌다.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한 수확은 부목사님들의 고충이다. 내가 좋아하는 부목사님도 담임목사님 앞에서는 유독 긴장되어 보였는데, 그 때 교회도 조직이고 작은 사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맞닥뜨린 환경이 인간의 가치관과 정서에 영향을 주겠지만, 그보다 더 강력한 것은 하나님과 개인의 영적 교통임을 말하고 싶다. 135p

친인척의 교회자금 횡령, 목욕비가 없어 비오는 날 온 가족이 목욕했다는 일화와 헌금을 손을 댔다 무차비한 폭력을 당한 어린시절 등은 목사님의 연배를 짐작해보아도 과하고 순탄하지 않은 인생이었다. 점점 하나님께서 목사님을 어떻게 이끌어가시려고 하시나 궁금증에 한 장 한 장 읽어내려갔다.

천만원의 축의금이 다시 십일조로 올려지던 순간, 사모님의 임용고시 합격, 막내 도율이의 치료과정과 치료비의 기적. 매 순간 하나님이 함께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지만 특히, 믿음 테스트임을 영적 분별력으로 인식하고 기도한 목사님과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실로 놀라웠다.

🙏 신앙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직접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다. 이런 영적 관계를 통해 내 생각과 가치관에 변화가 일어나면 그것은 자연스럽게 삶을 변화시킨다. 이것이 성경이 말하는 간증적 삶의 일반적 변화 순서다. 한마디로 누구를 만나느냐가 삶을 변화시키는 결정적인 열쇠인 셈이다. 262p

믿음 서바이벌, 김신구 목사님의 솔직한 간증을 읽고 나니 적어도 기복신앙에 휘둘리거나 몰지각한 그리스도인이 되지 말아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또 내가 섬기는 교회가 건강한 교회 공동체가 되길 기도한다.

위 서평은 세움북스 서포터즈 5기에 선정되어 @seum.books 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진솔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귀한 책 보내주신 세움북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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