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나와 우는 우는 - 장애와 사랑, 실패와 후회에 관한 끝말잇기
하은빈 지음 / 동녘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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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가진 삶이 내는 기척과 아픈 것이 일상인 삶.
덤덤하고 솔직하게 내뱉는 생각들이 글이 되어 독자인 나에게 실려왔다.

장애를 가진 당사자와 소중한 가족 혹은 애인으로서의 삶. 겪지 않은 사람이 이해하기엔 다소 어려운 범주이다. 때로는 시선조차도 폭력이 될 수 있는 평범하지 않은 일상.

⚽️ 내가 가장 사랑한 우의 부분들은 우의 끝모르는 슬픔, 날선 자조와 냉소, 바닥이 없는 무력함과 같은, 그 병이 쓸고 지나간 가장 깊은 자리들이었기 때문이다. 24p

장애와 장애인으로서의 삶은 '고통을 삶의 기본값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김상현 작가의 문장과 이어질 수 있는 것일까. 그 어느 누가 함부로 덧칠할 수 없는 영역일까.

⚾️ 혈관에 알코올이 침투하는 것처럼 몸 구석구석으로 짠 슬픔이 스며드는 것을 보았다. 39p

거북이 태몽을 지니고 있는 두 사람이 성인이 되어 장애인권동아리에서 만나 사랑을 했다. 보통의 남녀가 사랑을 나누듯 먹고, 마시고, 여행했다.
쉽지 않은 부분들, 힘겨웠던 삶의 민낯들이 분명 있었지만 그건 비단 장애영역에 속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 우리는 하루 동안 각자의 복권을 지갑에 넣어놓고 깜빡이는 확률의 세계에서 반짝이는 우연한 행복들을 세어보았다. 57p

근육병을 지닌 남자친구의 삶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숨죽이며 지켜보았다. 그 안에서의 슬픔과 한계, 무력감도 느꼈다.

🏀 나는 내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을 정말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고, 그것들을 끝까지 지켜낼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203p

🏐 사랑에 고통이 수반된다는 사실과 고통 자체를 사랑하는 일 사이에서 자주 길을 잃었다. 223p

<긴 밤의 약속>을 쓴 이진휘 작가님이 떠오른다.
나는 <우는 나와 우는 우는>이 책에서 눈부시게 찬란한 젊음을 보았다. 하은빈 작가님이 번역한 <눈부시게 불완전한>을 읽어봐야겠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삶, 두 사람의 사랑과 청춘, ​이어지는 생의 기척에 관심이 생긴다면 기꺼이 책장을 펼쳐보기 바란다.

위 서평은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chae_seongmo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출판동녘 @dongnyokpub 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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