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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파는 상점 (100쇄 기념 특별 한정판)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국 청소년 문학의 정수이자 청소년 대표 베스트셀러 [시간을 파는 상점]입니다.
책을 보기 전에는 어디서 많이 들어본 제목같아서 첫 출간일자를 확인해보았습니다.
2012년이면 13년이 지났고 꽤 오래된 출간일인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고 있는 청소년 문학의 대표적인 소설입니다.
누구나 한번쯤 들어본적이 있는 제목이라서 평범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책을 한번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읽을 수 밖에 없는 빠져들게 되는 청소년 문학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의 표지는 특별하게 100쇄 기념 한정판으로 책의 주인공이자 얼굴을 한번도 드러낸적이 없는 주인공 온조의 얼굴이 드러나 있습니다.
문학소설에서 주인공의 얼굴을 대표해서 표지를 만든다는 것은 그 만큼 주인공의 역할이 독보적이고 인물이 극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청소년 소설이 조금은 가볍지 않을까 생각했다면 편견입니다.
시간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각자 다른 방식으로 시간에 대한 정의를 내릴 수 있어서 읽고 나면 긴 여운을 남기는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제목에서 말하는 '시간'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합니다.
판타지 영화나 SF영화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한정되어 있고 살 수 있는 시간을 늘이기 위해서 손목에 바코드처럼 찍혀있는 자신의 시간을 늘이고 줄이고 사고 파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 나의 시간을 소비하여 어떤 일을 하는 주인공의 [시간을 파는 상점]입니다.

주인공 온조는 아빠를 일찍 떠나보냈습니다.
영원히 곁에서 지켜줄 것만 같은 아빠를 허망하게 떠나보내고 엄마와 온조는 생계를 위해 바쁜 일상을 보냅니다.
주인공이 고등학생인데도 학업이 아닌 알바를 위해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것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온조에게 현재의 시간은 공부보다 돈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그렇게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하고 정말 보기 드물게 성실한 알바생이었지만 남의 돈을 번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렇게 온조는 똑같은 일을 하고 시간을 보내면서 경력에 따라 직급에 따라 돈의 가치는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온조의 시점으로 느끼는 과거의 일과 현재의 상황을 자유롭게 오가면서 스토리를 입체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첫번째 사건은 온조의 옆반에서 일어난 PMP도난사건으로 훔친물건을 제자리로 돌려달라는 의뢰를 받게 됩니다.
과거 비슷한 일로 일어난 사건이 있는데 물건을 훔친 학생이 자신의 목숨을 버린 사건이 생각나서 온조는 똑같은 일이 또 생길까봐 걱정합니다. 어떻게 하면 의뢰인의 부탁을 잘 들어줄 수 있을지 온조의 복잡한 마음이 책을 읽는 내내 느껴졌어요.
그리고 의뢰를 부탁한 사람은 나중에 온조와 특별한 인연으로 만난 친구인걸 나중에 알게 됩니다.
그렇게 온조에게는 다양한 의뢰들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고민하고 부딪치면서 성장해갑니다.
'
온조는 상점의 주인, 크로노스가 되었다
어 서 오 세 요
여기는 '시간을 파는 상점'입니다.
당신의 특별한 부탁 들어드립니다.
'
강토가 의뢰한 부탁은 호수그릴 레스토랑에서 할아버지와 점심을 맛있게 먹는 것입니다.
반드시 맛있게, 라는것을 강조한 의뢰를 받게 됩니다. 강토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할아버지를 몇년째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날의 점심은 강토가 할아버지와 오래전에 약속한 점심약속이지만 강토는 나타나지 않고 온조가 대신 할아버지와 식사를 하게 됩니다.
강토와 할아버지의 시간은 더 이상 흐르지 않고 몇년전 그 사건이후로 멈춰있게 됩니다.
온조는 처음 만난 할아버지와의 점심식사가 마지막이 아닐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온조의 단짝 친구인 난주의 이야기도 처음부터 끝까지 가볍지 않게 이어줍니다.
난주는 특별한 가족이 있는 친구입니다.
어릴적 재혼한 엄마와의 사이에 갑자기 생긴 동생이 있습니다. 무겁지 않지만 가볍지 않은 다양한 가족들의 형태를 보여주면서 가족의 의미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외전 [맡겨 둔 미래]가 부록으로 마지막을 장식합니다.
[시간을 파는 상점]을 읽고 온조와 강토 그리고 친구들의 소설 이야기 이후의 내용을 들려줍니다.
그리고 온조가 강토에게 남긴 글을 통해 시간의 의미를 다시 한번 느껴보게 되었습니다.
'
요즘엔 시간은 '마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없는데, '마음'이 있다면 내는 것이라고요,
그러니까 '시간이 있고 없고'는 '마음이 있고 없고'로 해석될 수 있지 않을까요
오신다면 기꺼이 시간을 내겠습니다.
'
항상 똑같이 주어지는 시간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면,
내 안에 고여있는 감정들을 잘 흘려보내기 위한 방법을 찾고 싶다면,
시간을 파는 상점의 주인인 온조를 만나보는 특별한 시간을 가져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