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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치유하는 여행
이호준 지음 / 나무옆의자 / 2016년 3월
평점 :
종종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내가 사는 곳,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벗어나 혼자서 저멀리 새로운 경험을 해 보고 싶은 생각들.그것은 해외가 아닌 가까운 곳이라도 좋았다.저 멀리 떠나고 다시 오는 기분.그것이 여행이 가져다 주는 선물이었다.책에는 이처럼 가까운 곳에 떠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서 스물 여섯 곳의 이야기가 펼쳐져 있었다.
책의 목차를 보면서 눈길이 갔던 곳이 봉화 닭실 마을과 영주 죽령 옛길이었다.그곳을 자주 다녔던 곳이기에 책에 담겨진 이야기 뿐 아니라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도 소개할 수 있다는 것.그것이 두 곳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다.
봉화 닭실마을은 봉화 읍사무소에서 3km 남짓 떨어진 곳이며,이름에서 알다시피 마을과 산의 지형이 닭이 알을 품고 있는 듯한 그런 지형을 가지고 있다.그것을 책에서는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 지형이라 부르며,이곳에 있으면 조용함과 아늑함을 같이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사실 여름철이면 그곳에 머물거나 청량산을 지날 때면 닭실 마을을 스쳐 지나갈때가 있는데,그래서 나에게는 익숙하면서 새롭지 않은 곳이었다.그리고 달실마을이라 부기도 하는데,봉화에서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만나면 병아리를 달구새끼라 부르기 때문이다.당연히 달실 마을이라는 명칭이 나에게 어색하지 않다.
영주 죽령옛길.사실 이곳에 대중교통으로 가기는 쉽지 않다. 교통도 불편하거니와 지금은 소백산역으로 바뀌었지만 예전에는 죽령역이라 부르는 간이역을 지나는 기차가 많지 않다는 것이며,버스를 이용하여 풍기에서 내려야 한다.당연히 풍기에서 풍기온천까지 버스를 타고 다시 걸어서 죽령역까지 걸어가야 하는 불편함.그러나 죽령옛길을 지나가본 사람은 죽령옛길의 경치에 빠지게 된다.예전에는 없었지만 웰빙바람이 불면서 죽령옛길 걷기 행사가 종종 열리고 있으며,죽령 옛길을 걷고 난 뒤 사람들이 모여서 죽령주막에서 파전과 막걸리를 먹으면서 대화를 하는 경우가 많다. 매년 1월 1일이면 죽령 꼭대기에서 떡국을 먹는 행사가 벌어지며 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모이게 된다.
책에는 띠띠미 마을이 소개되어 있다.이곳 사람들조차 잘 모르는 이 마을에 대해서 유명해진 것은 바로 영화 워낭소리 때문이었다.그 영화로 인하여 이삼순 할머니와 최원균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알려졌으며,소에 대한 할아버지의 사랑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던 이야기를 알 수 있다.그 영화 방영 이후 이 마을에 청춘불패 출연자들이 이 마을이 촬영나갔던 기억도 생각하였다.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 익숙한 이야기들을 다시 볼 수 있어서 즐거웠으며 자주 지나간 곳이지만 알지 못하였던 이야기도 함께 알 수 있었다. 조만간 봉화 닭실 마을과 죽령 옛길 그리고 소수서원과 띠띠미 마을을 한번 들러 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