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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가는 가장 먼 길 - 임성순 여행 에세이
임성순 지음 / 행북 / 2023년 12월
평점 :

하지만 사람 일이 늘 그렇듯 이렇게 뜻밖의 상황에서 준비가 전혀 안 된 채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덥석 탑승하게 됐습니다. 함께할 톨스토이나 도스토옙스키도 없이 그저 해야 할 일을 한 보따리 안은 채 덜컥 푤르 예약한 거죠. 뭐,인생 별거 있습니까.기회가 될 때 할수 있는 건 해보는 거죠. (-21-)
전에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이 베네치아를 모델 삼아 도시를 만들었다고 이야기했었지요. 물론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답게 시원시원한 골목과 규모가 큰 건물이 많긴 하지만 확실히 질이 떨어졌습니다. (-110-)
포구의 바닷물은 거짓말처럼 맑습니다. 성벽 밖,바다 쪽에 있는 카페에는 관광객들이 그득하고, 포구에서는 수영 팬티만 입은 할아버지가 낚시를 하고 있습니다. 멋진 곳이지만, 너무 관광지라 못 올 곳에 온 기분입니다. 분명 지금까지 여행한 도시들 중 손꼽을 만큼 아름다운 도시지만, 한쪽 다리를 절며 홀로 걷는 여행자를 위한 도시 같지는 않습니다. (-149-)
사실 무단횡단이라는 개념은 20세기 초 미국의 자동차업체들이 차량 판매 증대를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사법계에 로비를 하면서 생겨난 것입니다. 그래서 도시도 자동차 중심으로 설계되고, 보행자의 보행권보다 자동차의 주행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법을 고치면서 보행자들은 도로의 언저리, 인도로 밀려나게 된 겁니다. 물론 독일처럼 무단횡단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나라도 있습니다. 그리고 20세기 중반에는 많은 유럽 국가에서 미국이나 독일을 따라 법을 바꾸죠. 하지만 보행자의 보행권을 강하게 보장하는 쪽이 오히려 교통사고 사망률을 줄인다는 통계가 집계된 20세기 후반, 21세기 초 이후 많은 나라에서 다시 보행자의 보행권을 더 강하게 보장하는 쪽으로 바꿨습니다. (-198-)
서울에서부터 오토바이르 타고 온 동양인이 나타나자 정비소에는 이상한 활기가 돕니다. 정비사 대여섯 명이 모여 이걸 어떻게 고칠까를 두고 5분쯤 토론합니다. 프랑스인들 답죠. 그러고는 한 분이 영어로 이곳에는 페달들 고정하고 있는 핀을 봅을 공구가 없다면서 주소 하나를 적어줍니다.그래서 발을 허공에 띄운 채 1키로미터 쯤 달려 가와사키 오토바이 정비소로 갑니다. (-214-)
『컨설턴트』,『환영의 바주』 를 쓴 소설가 임성순은 유럽으로 여행를 떠나게 된다. 두 발로 여행을 떠나 , 기차나 버스,비행기와 같은 교통수단으로 지나가는 평범한 유럽 여행이 아닌, 오토바이로 여행을 떠났으며, 대책 없이 떠난 여행은 대책 없는 추억을 남기고 있었다.동양인이 대한민국 서울에서 살다가, 유럽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떠나는 것은 신기하고도 독특한 일이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로 시작하였으며, 오토바이는 화물칸에 실어서 러시아 땅에 먼저 도착했다. 그가 떠난 여행은 러시아, 독일, 프랑스였다.그는 3개월 동안 오토바이 여행을 즐겼다.
오토바이 여행은 통상적으로 남만 가득한 사람으로 생각한다. 강주은의 남편 최민수는 오토바이 마니아이며, 가죽 자켓과 헬멧으로 오토바이 여행을 즐기고 있다.하지만 작가 임성순에게 오토바이 유럽 여행은 현실이다. 날씨와 기후에 따라서, 오토바이 여행이 낭만가득한 여행이 아닌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위험이 될 수 있었다. 고속도로 위에 올라간 오토바이여행은 100키로 이상의 속도감을 온몸으로 느껴야 했다.고속도로 위에서 주행할 때 느끼는 추위 뿐만 아니라, 함께 달리는 자동차들이 휘청거리는 순간의 아찔함, 목숨을 빼앗을 수 있는 위협도 무시 할수 없었다.
그는 여행을 통해서,이야기를 만들어낼 줄 알았다. 그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다. 첫눈과 첫 서리, 추위와 더위를 느끼며, 스토리를 채워 나가면서, 유럽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예술과 문학을 느끼면서,여행을 진행하고 있었다. 물론 오토바이 고장으로 인해 현지에서, 오토바이 수리를 해야 했으며,그 과정에서, 서울에서 온 이방인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도 존재했다.이러한 모습들 하나하나가 책에 나오고 있었으며,여행이 주는 그 즐거움과 스릴을 느낄 수 있다.
그의 여행을 무모하다고 말할수도 있다. 쉽게 오토바이 여행을 떠날수도 없다. 오토바이 여행을 할 때 기본 체력이 우선이다. 하지만, 고생을 자처하고, 모험을 즐기는 여행자라면, 여행에서,느끼는 고생에서 얻는 특별한 추억이 존재한다. 그래서, 오토바이 여행이 낭만 가득한 추억이라 생각하며, 오토바이 여행을 해 보지 못한 이들이 느끼는 차별화된 짜릿한 여행 경험은 쉽게 얻들 수 없는 여행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