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알고리즘을 알았을까 ? - 길 찾던 헨젤과 그레텔, 마법 주문 외우던 해리 포터
Martin Erwig 지음, 송원형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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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것, 읽고 싶었고 관심 가지게 된 이유는 이 책의 출판사가 영진 닷컴이기 때문이다. 내가 대학교 다닐 때 내가 샀던 책들 대부분은 영진 출판사였으며, C/C++,JAVA,VB 모두 영진출판사로 공부했던 기억이 있다. 자금은 컴퓨터에서 모바일로 이동하면서, 컴퓨터 영역이 상당히 축소된 감이 없지 않지만 , 이 책이 가지는 효용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이 책은 알고리즘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알고리즘은 컴퓨터공학이다. 그래서 프로그래밍에 관심 가지는 이들은 알고리즘에 대해 개념과 구현방법을 공부하게 되고, 목적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선택하게 된다.여기서 이 책에는 보편화된 프로그래밍 개념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특이할 점은 이 책에서 소개하는 개념들을 헨젤과 그레텔, 셜록홈즈, 인디아나 존스, 오버더 레인보우, 사랑의 블랙홀, 백 투 더 퓨처, 해리포터 이야기와 결부짓는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것이 이 책의 장점이면서 단점이기도 하다. 그냥 이야기 없이 컴퓨터 용어와 개념으로만 알고리즘을 설명하면 좀더 쉽게 다가올 수 있는 것들이 이야기와 섞이면서, 그 이야기를 모르는 독자들은 혼란스러워진다. 그림이 그려지지 않고, 내가 생각해왔던 컴퓨터 용어와 개념들을 피상적으로 끼워 맞춰 나가는데 급급해진다. 먼저 이야기부터 알고 있다는 가정하에 이 책을 읽어보는 시도를 하는게 적절하다.주객전도식으로 책을 접한다면 내가 느끼는 당황스러움을 마주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 먼저 알고리즘이 왜 우리 앞에 나타나는지 배울 수 있다. 알고리즘은 컴퓨터로 구현되는 우리들의 현실이다. 우리의 실생활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을 사람의 머리가 아닌 컴퓨터를 활용해 문제들을 풀어 나가게 된다.사람의 머리가 아닌 컴퓨터를 활용하느 이유는 인간이 가지는 처리속도가 컴퓨터가 가지는 처리속도보다 느리기 때문이다. 현실을 컴퓨터 프로그래밍화 하려면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도록 현실을 변환시킬 수 있어야 한다.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는 현실을 쪼개고 또 쪼개서 단순화 하는 과정이 필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책에는 나오지 않는데, 수많은 이벤트가 컴퓨터 프로그래밍 과정에서 이뤄지는 이유는 여기에 있으며, 키보드를 두드리고, 마우스를 클릭하고, 단어 하나 적는 것까지 모든 것이 프로그래밍화 되는 것이다. 많은 프로그래머들이 수많은 이벤트를 하나의 클래스로 만들고, 그것을 직접 프로그래밍으로 구현하지 않고, 가져다 쓰는 이유는 시간을 줄여나가고 오류를 줄여 나가기 위해서다.


정렬하고 순환하는 것, 컴퓨터에는 수많은 데이터가 존재하고, 데이터는 데이터 구조에 따라 정렬된다.데이터가 정렬되지 않으면, 컴퓨터 처리 속도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과정을 거치게 되고, 처리 과정도 그많큼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트리 이진 구조, 병합정렬, 이진구조 등등이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있어서 요긴하게 쓰여지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즉 컴퓨터 공학자들이 직접 구현하고 만든 알고리즘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며, 그것이 현실에 의미를 부여하고, 컴퓨터 프로그래밍화 하는 하나의 절차를 따라가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책에는 유형과 유형화가 나오는데 ,이 두가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컴퓨터 프로그램에서 주어진 절차와 규칙을 따라가는 과정에 해당된다. 즉 유형과 유형화 과정을 거치지 않는 프로그래밍은 폐기되고, 쓸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프로그래밍이란 쉬우면서도 어렵다. 중학교 때부터 배웠던 순서도가 그대로 컴퓨터 프로그래밍화 되는 것이다. 순환문과 제어문이 등장하고, 반복문이 나오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 프로그래밍 언어는 어떤 특정한 목적에 맞게 최적화 되어 있다. C/C++이 시스템 프로그래밍에 적합하고,HTML,XML,JAVA가 웹에 최적화 된 이유는 여기에 있다. 물론 수많은 프로그래밍 언너들은 그에 맞게 쓰여지고 잇으며, 사람들은 자신의 목적에 따라 자신에게 필요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선택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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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걸어도 나 혼자
데라치 하루나 지음, 이소담 옮김 / 다산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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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라치 하루나의 소설 <같이 걸어도 나 혼자>의 책 표지 앞 부분에 눈길이 갔다. <보건교사 안은영>을 쓴 소설가 정세랑씨는 이 소설에 대해 여성의 우정에 대해 유쾌하고 치밀하게 포착해낸 근사한 소설이라 하였는데, 나는 이 부분은 공감하지 못하였다. 그건 이 소설의 전체 줄거리가 내가 생각하느 우정의 개념과는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어떤 목적에 따라 함께 움직이는 걸 우정이라 할 수 있을까,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 움직이는 것을 우정이라 말하기는 뭔가 부족해 보인다. 내가 생각하느 우정이란 상대방이 힘들거나 곤란한 처지에 놓여져 잇을 때 그 사람을 도와주고 함께 걸어가는 게 아닌 가 그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설은 두 사람이 교차해서 나오고 있다. 39살 유미코와 41살 시마다 카에데, 두 사람은 같은 아파트에 옆집에 사는 이웃이다. 두 사람이 함께 어떤 일을 하기 시작한 것은 유미코의 남편 히로키가 실종되었고, 행방불명이 되었기 때문이다. 무능력하고, 여자 하나 책임지지 못하는 인물 히로키는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사라지게 되는데, 두 사람은 히로키를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히로키를 찾아 나서기 위해서, 찾아간 곳은 히로키의 어린 시절 추억이 서려 있는 어떤 섬이었다. 히로키는 그 섬으로 찾아간 걸까, 그가 그 섬에 있다는 것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미코와 카에데가 찾아가게 된 것은 온전히 여자만의 직감이었다. 하지만 그 섬에는 히로키가 보이지 않았고, 어떤 여성이 그 섬에 머물러 있었다. 히로키의 육촌 관계이고, 다섯살 아들을 혼자서 키우고 있는 시즈,지즈에는 친정 엄마 미츠에와 함께 살고 있으며, 두 여인이 봐라보는 , 시즈에의 정서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시즈에는 히로키를 오래전부터 좋아하였으며, 히로키가 유미코와 결혼한 것을 못 마땅해 하였던 것이다. 그로 인해 두 사람의 관계가 망가지길 바라는 그 마음이 느껴지게 되는데, 나로서는 그 부분을 보면서 '여자의 적은 여자' 라는 공식이 지워지지 않는 이유를 알게 된다. 아니 '여자의 적은 여자'는 우리 사회가 만들어 놓은 하나의 잘못된 틀이였고 여성들에게 채우려 하는 하나의 차별이라 볼 수 있다. 


결국은 히로키를 찾게 되는 유키코,그 사람은 그동안 모르고 있었던 것들, 이해하지 않으려 했던 것들을 이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부부로 살아가지만 서로 각자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고, 외톨이로서 머물러 있었던 그들. 소설은 여자들의 우정이 아니라 우리의 외톨이적인 반복된 일상들, 사랑을 추구하려는 이와 그것을 빼앗으려 하는 이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보여주고 싶었던 건 아닌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들을 기억해야 하는 우리들의 또다른 자화상이 소설 속에 그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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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비주얼 클래식 Visual Classic
제인 오스틴 지음, 박희정 그림, 서민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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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아시 씨가 그 정도로 나쁜 사람일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 사람을 좋아하진 않지만, 이렇게까지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대체로 사람을 얕보는 성격일 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이렇게 악의적으로 보복하고, 부당하게 남의 권리를 침해하는 비인간적이고 비열한 사람일 줄은 몰랐어요!" (p128)


"하지만 남자들은 여자들이 그렇게 상상하게끔 처신하잖아."
"그런 속셈을 갖고 행동한 거라면 정당하다고 인정받을 수 없겠지. 하지만 일부 사람들이 생각하듯 교활한 속셈을 품고 작정하고 하는 일들이 그렇게 많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p212)


엘리자베스가 자신의 가족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았다면, 혼인의 행복이나 가정의 안락함이라는 아주 만족스러운 그림을 마음 속에 담을 수 없었을 것이다. 젊은 시절 아버지는 젊고 아름다우며, 착해 보이는 여인에게 매료되었다. 하긴 젊고 아름다우면 대체로 마음도 착해 보이느 법이지만, 마침내 그 여인과 결혼한 아버지는 알고 보니 여인이 이해력도 형편없고 마음도 옹졸하기 짝이 없다는 걸 깨닫고는 신혼 초부터 여인을 향한 진실한 애정이 차갑게 식어버렸다. (p361)


한 편의 고전을 읽어 보았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은 읽어 본 적 없지만 읽어 본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10년전 제인 오스티의 소설 <오만과 편견> 을 읽어 보기는 했다. 그 때 당시 영화가 개봉되었고, 원작이 아닌 영화 각색된 >오만과 편견>을 읽었던 거다. 세월이 지나 그 책 내용에 대해 기억조차 나지 않은 상태에서 소설 <오만과 편견>의 원작을 고스란히 마주하게 되었고 이 소설은 나에게 색다르면서 익숙함이 물밀듯 밀려오기 시작하였다.


이 소설을 읽고 난 뒤 두가지 깨닫게 되었다. 첫번째는 한국인들에게 영국 작가들 중에서 세익스피어 다음으로 제인 오스틴을 손꼽는다. 그리고 한국인들이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즐겨 읽는 이유도 짐작하게 된다. 소설 속 줄거리가 바로 우리 들의 일상들과 너무나 흡사하기 때문이다. 오지랖 넒고 옆집 숟가락이 몇개인지 아는게 당연하였던 우리들의 정서 속에서는, 항상 누군가를 의식하면서도 서로가 서로를 평가하고 판단하고, 내가 내세운 가치관에 따라 사람들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특히 이분법적인 판단에 근거해 그 사람을 나 자신과 가까이 할 사람인지 아닌지 쉽게 결정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있다. 그러한 모습들은 300년전 영국 주류 사회에서도 있었으며, 제인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속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영국의 시골 베넷가에는 다섯 자매가 살고 있었다. 엘리자베스, 제인, 리디아, 키티, 메리, 이들 자매에게는 꼭 거쳐가야하는 중요한 대소사가 있으니 바로 결혼이었다. 때마침 베넷가 집안에 찾아오게 된 부잣집 청년 빙리가 찾아오게 되는데, 베넷가 다섯 자매와 부모님들은 빙리가 가지고 있는 자산과 돈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일년에 4000파운드의 돈을 벌고 있으며, 수만 파운드의 자산을 가지고 있는 빙리와 결혼하는 것이 베넷가의 또다른 미션처럼 보여지고 있다.


빙리와의 만남 , 무도회에서 베넷가 둘째 딸 엘리자베스는 빙리가 아닌 다아시에게 눈길이 가게 되었다. 허영심과 자존심 강한 엘리자베스와 다른 오만하고 편협한 모습을 보여주는 다아시의 모습과 행동을 본다면 다섯자매의 시선으로 보면 깨는 사람으로 비춰질 수 있는 거였다. 하지만 다아시의 행동은 명분이 있는 행동이었다. 다만 엘리자베스는 그의 행동 뒤에 숨어있는 의미와 맥락을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다. 꾸준히 다아시와 만나면서 서로를 탐색아닌 탐색을 하게 되는데, 엘리자베스의 판단과 선택의 기준에는 베넷가 네 자매의 생각들이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나 자신이 다아시였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였다. 특히 딸많은 집안에 사위로 들어간다면, 항상 매순간 나 자신이 도마 위의 생선처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하게 되었고 두려움에 몸서리 처질 수 있느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말과 행동을 조심하고, 매사 친절하고 예의바르게 행동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나를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그들이 생각하고 상상하는 그대로 행동할 경우 그들은 나에 대해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소설 속에서 엘리자베스가 다아시에 대해 부정적인 모습에서 긍정적인 모습으로 바뀌고 두 사람이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지금 우리들의 삶을 들여다 본다면 그것이 정반대인 경우가 많다. 긍정적인 모습에서 부정적인 모습으로 바뀌는 경우가 우리 일상 속에 상당히 많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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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번째 여왕 백 번째 여왕 시리즈 1
에밀리 킹 지음, 윤동준 옮김 / 에이치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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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백번째 여왕>의 표지 속 소녀는 열여덞 칼리였다. 어릴 적부터 고아로 성장하게 되고, 수도원에서 조용히 살았던 칼리에게 운명적인 순간이 찾아왔다. 친구 자야와 함께 해왔던 그 행복한 순간들이 이제는 사라지게 되고, 자야 타렉이 수도원에 찾아오게 되는데.. 칼리에게 그것이 행운은 금사과가 될지 아니면, 죽음으로 인도하는 독사과가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한나라를 지배하는 권력자 라자 타렉이 수도원에 찾아왔으며, 칼리는 그에게 선택되었다. 백 번째 소녀가 되어야 했던 칼리는 자신의 운명과 무관하게 라자의 선택과 결정에 따라갈 수 밖에 없었고, 라자 타렉이 선택한 대로 순종해야 하는 삶을 선택하게 된다.


라자 타렉이 머무는 곳에는 라자 타렉의 첫번째 아내 킨드레드가 있었다. 그리고 백번째 아내가 될 말라깽이 칼리도 함께 있었다. 킨드레드와 칼리 사이에 수많은 소녀들은 암묵적인 경쟁자였으며,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칼리 스스로 전사가 되어야 하였고, 다른 방법은 주어지지 않았다. 왕에게 순종하고, 자신의 힘을 드러내기 시작한 칼리, 비라지가 되어서 왕의 아내로서 우뚝 서기 위해서는 피를 부를 수 밖에 없는 하나의 토너먼트를 거치게 되는데, 그 운명의 장난 속에서, 칼리가 사랑하는 이는 라자 타렉이 아닌 자신을 보호하고 지키는 근위대 데븐 나릭 장군이었다.


이 소설은 로맨스 소설이다. 그리고 말라깽이 열여덞 소녀가 제국의 여전사 비라지가 되는 과정들이 소설 속에 채워지게 된다. 라자 타렉은 칼리의 생각을 읽고 있었으며, 칼리의 선택을 못 마땅하게 생각한다. 고통스러운 사랑이 되는 길을 선택하는 것보다,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을 위해서 살아가는 것이 더 나은 삶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라자 카렉의 의중에서 벗어나 칼리는 자신을 지켜주는 그 사랑을 찾아가게 되는데, 칼리에게 행복한 사랑이 될 것인지, 아니면 또다른 고통스런 사랑이 될 것인지, 이 소설을 통해서 칼리의 운명을 엿볼 수 있으며, 칼리 앞에 놓여진 두 개의 운명을 보면서 칼리가 행복한 사랑으로 바뀔 수 있기를 마음 속으로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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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주노초파람보
노엘라 지음 / 시루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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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감으로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어. 그냥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런 것들, 증거는 그다음에 나타나게 되어 있지.
그날 , 그 집을 나오면서 모든 걸 잊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나의 꿈처럼 그를 만났지.
나에게 그는 우주 전체와 같았지.
그의 안에서 세상을 보았고, 그의 안에서 꿈을 꾸었어.
그의 안에서 하늘을 보았고, 그 하늘을 날고 싶었지.
그 하늘이 너무도 높아 태양 가까이 갔다는 걸.
녹아내린 날개를 보며 나는 알았어.

그와 나의 땀이 섞이고, 그와 나의 숨이 섞이고, 그와 나의 채취가 섞이고.
그와 나의 몸이 섞이고, 그와 나의 영혼이 섞였을 때.
그날 그 집을 나오면서 모든 걸 잊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사람의 기억이란 참으로 얄궂은 것이어서.
기억하고 싶다고 기억할 수 있는게 아니고,
잊고 싶다고 잊히는 게 아닌 법이지. 
잊고 싶은 기억들은 그만큼 더 강렬하게 뇌리에 박혀버리곤 해.
그날 밤 ,그의 서람 속에서 보았던 사진 속 가장 잊고 싶던 얼굴.
그날 .그 집을 나오면서 모든 걸 잊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P186)


삶이 있었고, 죽음이 있었다. 우리가 쓰는 언어는 세상을 표현하기에 얼마나 부족한지, 살아보면서 느낄 수 있다. 삶이 먼저일까, 사랑이 먼저일까. 우리의 가치관들은 남녀간의 사랑은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지게 되고, 사상이 만들어 놓은 기준에 따라서 달라지게 된다. 사랑하지만 사랑함으로서 후회하게 되고, 사랑함으로서 기억되는 것들,그런 것들이 층층히 쌓이게 되고, 그것이 다양한 색채로서 무지개 색을 이루게 된다. 같은 무지개라도 사람들은 다르게 보여지게 되고, 다른 과거들을 찾아내 끄집어 내고 있다. 과거의 기억들이 과거의 나의 모습을 재현하고 되고, 그 과거는 현재가 되고, 미래를 만들어 나간다. 감정이란 그런 거다. 기억을 해야하고 , 기억을 하지 말아야 하고, 그럼으로서 우리는 감정은 내 기억에 따라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사랑도 기억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세상이 만들어 놓은 규칙들은 우리 삶을 지배하게 되고, 내 이름조차 그 규칙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은하라는 이름을 가진 기자는 이름 앞에 '수'라는 성이 붙음으로서 기억을 더 구체화하게 만들어 버린다. 강렬하다는 건 이럴 때 쓰는 게 아닌가, 은하라는 이름 앞에 다른 성이 붙으면 그것은 내 기억의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고, 수명을 늘여나갈 수 있다. 수은하 , 영어로 쓰면 은하수였다. 특별한 이름을 가진 소설 속 주인공, 삶이 죽음으로 바뀌는 그 순간, 주변에 남겨진 남자들의 다양한 기억들,그런 기억들은 하나의 빨주노초파람보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는 것이었다. 사랑이 삶이 되었고, 삶이 어느새 죽음으로 바뀌는 것, 죽음이 후회가 되고, 그것이 이 소설 속에 담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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