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50 클럽 한국문학사 작은책 시리즈 13
홍상화 지음 / 한국문학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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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정부하에서 탄생된 미국의 금권주의는 오바마 정부(2009~2017) 에 와서 완성되었다고 봐야 합니다. 2010년에 민간 정치자금 후원회, 이른바 '슈퍼팩' 이 미국 대법원에서 5:4 의 판결로 합법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합법적으로 무제한 모금이 가능한 슈퍼팩이 미국의 선거 결과를 좌지우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돈이 언론이다(Money is speech)"라는 등식이 법적으로 인정된 꼴이 되고 만 것입니다. (p56)


한국인은 유대인과 유사점이 많아요. 두 민족이 똑같이 역사적으로 주위 강국으로부터 핍박을 받았습니다. 두 민족은 또한 공히 자손들의 교육을 중시하여 현재 미국 최고 대학의 우등생 비율이 1,2위를 다툴 겁니다. 종교적인 면에서 보면 한국의 기독교는 서양의 기독교와는 정반대로, 유대인을 예수를 죽인 민족으로 보지 않고 오히려 예수의 조상으로 보아 공경의 시선을 보냅니다. 아마도 조상숭배 사상에 근거한 유교의 원형을 견지하는 유일한 민족이 한국이라는 이유 때문일거에요.이런 이유로 앞으로도 더욱더 두 민족이 합심하는 경향이 늘 거에요..(p145)


2015년 중국은 '중국 제조 2025'라는 거창한 국가의 청사진을 겁없이 대내외에 공표했습니다. 청사진이 라기보다는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작성한 것으로 공산주의의 바이블 격인 '공산당 선언'에 더 가까운 일종의 '선언문'이었습니다. 한마디로 '국가 자본주의(state Capitalism)'의 헤게모니 쟁탈을 향한 '선언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공산당 선언' 과 마찬가지 격인 이 21세기판 '국가 자본주의 선언문'의 실현을 막기 위해서는 '국가 자본주의'의 종주국인 중국을 서방 선진국 시장으로부터 '분리' 하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p174)


이 책을 저자는 소설이라 부르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서술구조를 보자면, 소설이라기 보다 대담문에 가까운 서술 구조를 가지고 있다. 경제에 대해서 전문가라고 표방할 수 있는 두 사람이 등장해, 한국의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서 논하고 있으며,한국과 밀접한 관계에 놓여져 있는 미국의 '군사복합제','금권 재벌주의'의 특징은 어떤지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 한국은 왜 친미적이며, 유대인에 대해서 우호적인 시선을 보여주는지에 대해서 날카로운 지적이 있다. 책에서는 한국과 북한,미국과 중국, 일본과 러시아의 상호 역학관계를 자세히 분석하고 있는데, 중국과 미국의 경제적 상황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잠재적인 경쟁자로서 존재하고 있으며, 북한과 남한은 완충지대로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과 남한의 경제적, 정치적 변화에 따라서 미국과 중국은 새로는 국제적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책에서는 중국의 변화를 날카롭게 묘사하고 있으며, 제4차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과 그들을 따라가고 있는 중국의 역학관계는 어떤지 보여주고 있다. 이런 모습은 미국을 앞지르려 하는 중국의 야심은 어떤 상황인지, 중국의 지도자 시진핑의 현재 변화된 모습들을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적으로 어떤 형식으로 견제하고 있으며, 두 나라 사이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느냐에 따라서 한국 경제는 크게 흔들릴 수 있으며, 경제에 있어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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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위기 - 북한은 제2의 쿠바가 될 것인가?
안병진 지음 / 모던아카이브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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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27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는 뜻깊은 시간이 우리 코 앞에 다가오고 있다. 이 상황에 대해서 현정부와 야당은 입장 차이를 분명하게 하고 있다. 두 정상의 만남에 대해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현재의 보수 야당의 속내는 상당히 복잡하다. 지지율의 하락 뿐 아니라, 그동안 봐왔던 비상식적인 언사들, 그것이 보수 야당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으며, 전당대회가 두 정상의 만남으로 인해서 묻히지 않을까 우려섞인 생각들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삶 속에 국제 정치와 국제관계가 있으며, 그 밑바탕에는 국제사회의 질서와 세계사가 있다. 안병진님의 <예정된 위기>는 1962년, 즉 지금으로 부터 57년전 과거의 어느 한 시점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미국과 소련의 냉전체제가 존재하던 그 시절 미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쿠바는 미국의 잠재적인 위협 국가였다. 구소련은 쿠바를 자신의 방패로 삼았으며, 쿠바의 카스트로는 미국에게 도발적이면서, 위협적인 인물이었다. 책에는 미국의 케네디, 소련의 흐루쇼프, 쿠바의 카스트로,북한의 김일성의 역학관계를 들여다 보고 있으며, 그 시대적인 상황들을 자세히 분석하고 있었다..


지금은 그 당시의 상황과 비밀들이 기밀해제된 상태이다. 어쩌면 이 책이 나온 계기도 이런 과정의 연속이 아닐까 싶다. 1962년 10월 16일 쿠바의 미사일 도발이 예견되어 있었고, 제3차 세계대전이 코앞에 다다르고 있었다. 미국과 미국인의 입장으로 보자면, 잠재적인 전쟁으로 인한 두려움이 상존해 있었으며, 미국과 구소련의 힘겨루기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었는지 이 책을 통해서 자세히 분석할 수 있으며, 과거의 역사의 한 페이지를 마주하게 된다.


역사는 반복된다. 그리고 역사는 의도된 대로, 예측한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미국과 구소련간에 보이지 않는 외교전쟁, 그 과정에서 발생한 어떤 사건들이 북한의 김일성에게 또다른 충격이 되고 말았다. 쓰나미가 불어왔으며, 구소련에게 배신감을 느꼈던 김일성은 또다른 방법을 강구하게 된다. 이런 역사들의 흐름 보자면, 그것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21세기 현재에도 상존하고 있음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핵무기를 포기한다면, 세계의 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다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의 달콤한 말에 북한은 이제 속지 않는다. 미국의 우군이었던 독재 국가들이 미국의 입장에 서서 이용만 당한 채, 독재의 최후의 마지막 순간들을 봐왔기 때문이다. 북한은 바로 이런 부분에 대해서 두려워 하고 있으며, 이 책을 통해서 북한과 미국의 잠재적인 위협의 실체는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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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이 고민입니다 - 일상의 고민을 절반으로 줄이는 뇌과학과 심리학의 힘
하지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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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고민하지 않고 살아갈 순 없다. 어제의 세상과 오늘의 세상이 다르고, 내일의 세상이 다른 가운데, 우리 앞에 놓여진 고민들은 나에게 힘겨운 순간이 될 수 있고, 성장의 자양분이 될 수도 있다. 고민이라는 실체는 나에게 긍정적인 씨앗과 부정적인 독약, 이 두가지가 교차되면서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 사회로 지향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의 밑바닥에는 미디어와 돈이 있으며, 내가 가지고 싶은 돈의 실체는 우리의 고민과 걱정을 통해서 생성되고 소멸되고 있다. 



고민을 하되 지혜로운 고민을 하자는게 이 책의 목적이다. 고민을 하지 않을 순 없지만, 고민하되 적당하게 고민을 하고, 그 고민을 스스로 해결하고, 책임질 수 있다는 가정하에 고민을 시작하는 것이다. 고민이 내 앞에 머물로 있지 많고, 스스로 소멸될 수 있는 고민을 시작하는 것이다. 특히 내가 가지고 있는 삶의 에너지를 갉아먹는 그런 고민들은 내 삶을 좀먹는 또다른 이유가 되고 있으며,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그 방향성조차 놓칠 수 있다. 저자는 바로 그 부분을 짚어나가고 있었다. 내 앞에 고민과 걱정이 놓여질 때 그 고민에 대해서 내가 정말 해야 할 고민인지, 아니면, 신경쓰지 않아도 될 고민인지 응시하는 습관, 훈련이 필요하다. 또한 내가 생각하는 고민들을 직접 적어내고, 소거하는 방법을 통해서 나는 책임질 수 있는 고민은 무엇인지 선택할 수 있고 결정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나는 내 앞에 놓여진 고민에 대해서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부분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내 앞에 놓여진 고민들은 최대한 덜어낼 필요가 있다. 특히 삶의 여유를 잃어버리게 만드는 고민들, 내 삶을 불행으로 바꿔 버리는 고민들, 내 욕구와 욕망을 채워주는 고민들은 조금은 덜어내야 한다. 최선의 답을 얻기 위한 고민보다는 차선의 답을 얻는 고민으로 나아가야 하며, 궁극적으로 최악의 선택을 하지 않는 고민을 습관화 한다면, 나 스스로 고민의 양을  덜어낼 수 있다. 저자는 바로 그 부분을 짚어 나가고 있으며, 내 삶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들, 방향성을 잃지 않는 방법은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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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엄마 꿈과 달라요 아이앤북 창작동화 47
홍종의 지음, 김요나 그림 / 아이앤북(I&BOOK)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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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그러하다. 대한민국 사회의 교육 현실을 보여주는 한 단면을 고스란히 내비치고 있다. 교육에 대해서 유난히 극성을 보이는 대한민국 엄마들의 모습,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 강가람은 그런 대한민국 사회에서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또다른 아이의 모습이다.


가람이의 사촌 언니 혜선이가 갑자기 가출했다. 20살이 넘은 사촌 언니가 가출함으로 인하여, 큰 아버지 집 뿐만 아니라 가람이네 집도 발칵 뒤집히게 된다. 사촌언이 혜선이가 가출하게 된 또다른 이유는 공부하고 싶지 않고, 자유로워지고 싶은 마음이 감춰져 있었다. 가람이의 엄마는 가람이가 혜선이처럼 가출할까봐 걱정하고 있었으며, 가람이가 현재 다니고 있는 플루트 학원을 빼먹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 때문이다.


결국은 사단이 나고 말았다. 가람이는 노는 것 좋아하는 사고뭉치 찬우와 함께 다니게 되면서, 학원에 다녀야 할 이유가 사라지고 말았다. 혜선이 언니의 가출과 찬우의 자유분방한 행동은 가람이의 행동변화로 이어지게 된다. 그런 가람이의 변화에 대해서 엄마는 못마땅하게 생각하였고, 가람이는 플루트 학원이 아닌 미술학원에 보내고야 말았다. 가람이가 뭔가 하지 않으면, 불안한 엄마의 자화상이 고스란히 한 편의 동화책 속에 보여지고 있다.


이 책은 그런 거다. 교육의 목적이 아이를 위해서가 아닌, 엄마의 욕구 충족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고스란히 내비치고 있다. 내 옆집 누군가가 학원에 보낸다면 , 내 아이도 같은 학원에 보내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는 대한민국 부모님들의 현실은 아이가 그 학원에 왜 가야 하는지, 내 아이가 그 학원에서 무엇을 얻을 것인지 고민하지 않는다. 적성이나 재능에 상관없이 엄마의 불안을 털어내고 싶은 모습은 대한민국 교육의 현주소이며, 또다른 병폐이기도 하였다. 가람이가 찬우를 보면서 질투하고, 때로는 부러워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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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르이 우에니껴? 푸른사상 산문선 2
권서각 지음 / 푸른사상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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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은 종합고등학교의 유일한 진학 반이었다. 촌놈들이었지만 꿈은 야무져서 팔뚝에 볼펜으로 서울대라고 써 놓고 방과 후에 교실에 남아서 공부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그 60명 가운데 그런 용기가 없는 것은 나뿐인 것 같았다. 나는 이방인으로 삼년을 보냈다는 생각이다. (p232)


"니는 호가 머로?"
"나는 쥐뿔이다."
"쥐뿔이 머로?"
"쥐뿔도 모른다는 뜻이다. 거북하면 서각(鼠角)이라 해라."
"야! 니 호 참 좋다. 이느마 머 좀 아네."(p243)


이 땅에 처음으로 세워진 소수서원이 있는 순흥에는 배점이라는 마을이 있다. 배순의 대장간이 있던 마을에서 유래된 땅이름이다. 배점은 소수서원에서 10리가량 떨어져 있으며, 소백산 발치에 있어 물이 맑고 풍광이 수려한 곳이다. 배순은 이곳에 대장간을 짓고 무쇠로 농기구와 생활용품을 만들어 팔아서 생계를 도왔다. 쇠를 녹여 물건을 만들 때는 정성을 다하여 만들었고 간혹 물건에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고객에게 미리 말하고 값을 낮추어 받았다. (p252)


김안로는 영주 출신이었다. 영주는 황의 처가가 있는 곳이며 그의 고향은 영주에서 가까우니 동향 후배라는 것이다. 우리가 남이가? 동향의 후배가 과거에 급제하면 응당 정권의 실세인 자기에게 풍기 인삼 한 박스와 안동소주 한 짝을 싣고 저기 문전에 이르러 인사함이 합당하거늘 어찌 인사를 오지 않느냐? 아직 권력의 뜨거운 맛을 알지 못하니 그것을 알려주려 함이었다. (p283)


"그만하자!"
그리고 그들의 완력이 끝났다. 누군가 말했다.
"병원에 데리고 가야 안 되나?"
"이깐 놈 살릴 필요 없다!"
"그르니 우에노...."
이른바 의리라는 것이 있는 법이다. 그들은 늘어진 재갑을 들쳐 없고 응급실을 통해 입원을 시켰다. 그것이 이 고을의 의리라는 것이다. 병 주고 약 준다는 옛 어른들의 말씀을 실천했다. (p21)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지매가 마늘을 까고 있다. 흘깃 보면 그게 인사다. 어디에 앉으라는 말도 없다. 소님도 없고 하니 빈 자리가 많은데 아무데나 앉으란 뜻이다. 손님은 엉거주춤 서서 대략 난감하고 부아도 난다. 
"보소! 사람이 왔는데 일어서지도 않니껴?"
화가 나서 한마디 하면 돌아오는 대답이 간단명료하다.
"앉으나 서나 값은 같으이더."
돈 내고 음식 먹고 가면 될 일에 무슨 긴 말이 필요하겠느냐는 뜻이다. 앉아서 주문을 하고 밥을 먹어보면 가게 모양새보다 음식이 푸짐하고 정갈하다. 김치가 바닥이 난다.
"아지매 ! 김치 한 접시 더 주소!"
"......"
아지매는 대답이 없다. 부아가 오르려 한다, 내 말을 듣지 못한 건 아닐까. (p31)


"중국 깨는 원래 까만 물이 나오나?"
"자네 속았네. 그건 흰 깨에 물들인 걸세."
배려 선생은 다시 집집마다 전화를 해서 사과했다. 그의 고모가 말했다.
"니는 선생이라 카면서 우에 그런 깨를 샀노?"
배려 선생이 볼멘 소리로 대답했다
"그르이 우에니껴?"(p38)


그는 그 참기름을 샀다. 산나물에 조금만 쳐도 향이 좋을 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집에 와서 아내에게 주었다. 아내는 참기름에 향이 없다고 했다. 병 주둥이 부분만 참기름이고 아래쪽에는 식용유라는 것이다. 할매는 기름이 잘 섞이지 않는다는 것을 오랜 경험으로 알았던 것이다. 할매에게 또 제대로 당했다. 아내가 속이 상했다.
"우째 할매에게 속니껴?"
한참을 난감해 하다가 그가 대답했다.
"그르이 우에능고?" (p41)


봉두와 내가 만나는 날은 대개 장날이 아니면 휴일 오후였다. 함께 시장을 한 바퀴 돌면서 사람 사는 느낌도 충전하고 시골 할머니들이 난전에 펴 놓은 푸성귀도 조금 사면 우리들의 시장 순례는 끝나고, 대포집 '끝순네 집'에 가서 막걸리 한 사발에 파전 한 접시로 파티를 연다. 그러면 파전보다 더 좋은 봉두의 안주가 차려진다.
"요즘 명예퇴직인가 뭔가 하면 퇴직할 때 교감으로 승진시켜준다며?"
한잔 같이 마셨다. (p80)


한권의 책을 읽었다.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순전히 호기심에서였다. 그동안 작가 권서각 선생님을 다양한 장소에서 여러번 뵈었기 때문이다. 서로가 대면대면하고, 서먹서먹하고, 잘 알지 못하는 사이, 그분의 문학세계에 대해서 알고 싶었고, 출간된 책을 훑어보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나가게 되었다. 이 책의 첫표지에 보자면 '권서각 산문집'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저자의 본명은 권석창 선생님이며, 저자의 삶의 터전이 되고 있는 영주와, 저자의 고향 순흥에 대한 다양한 소회들이 소개되고 있다. 특히 영주인들이 느끼는 영주인만의 정서들이 이 책에 기록되고 있으며, 영주 사투리가 함께 들어가 있어서 익숙함과 낯설음이 공존하고 있다. 문학 청년을 꿈꾸었던 소년은 자신의 삶을 고스란히 내비치고 있었고, 학창 시절 친구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씨줄과 날줄처럼 엮여서 우리 앞에 놓여지고 있다. 더 나아가 책에는 영주 사람이라면 ,5060세대라면 한번쯤은 가봤을 "끝순네'가 소개되고 있으며, 그 안에서 저자의 추억의 패턴과, 삶에 대한 기억의 잔상들이 책에 고스란히 흩뿌려지고 있었다. 막걸리와 파전 하나면 ,누군와도 자신의 삶을 드러내 비출 수 있었으며, 영주인들이 모여서 삶의 희노애락을 논하였던 그곳은 변화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세상 속에서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장소가 아닐까 싶다.


'그르이 우에니껴?"는 자포자기하면서도, 관조적인 뉘앙스를 풍기고 있는 영주사투리다. 나의 친할매가 주로 쓰던 단어였고, 시골 할매들이 주로 사용했던 문장이다. 젊어서부터 배운 것 없고, 살아가면서 힘든 순간들이 많았던 그분들의 삶의 연속적인 모습들, 그들에게 좋은 날과 슬픈날이 교차되고, 그들은 슬플때, 화가 나는 순간에 '그르이 우에니껴?' 이 한마디로 자신의 속상한 것들을 정리해 버렸다. 특히 배우지 못해서, 자신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어떤 일이 내 앞에 놓여질 때, 그 분들은 '그르이 우에니껴' 로 자신의 삶을 비워 나갔으며, 새로 출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나갔다. 책에는 지극히 영주인의 정서가 묻어나 있으며, 때로는 불친절하고, 무뚝뚝하면서도, 그 안에 숨어있는 그들의 따스함과 온정이 숨쉬는, 그들 나름대로의 삶의 연속과 패턴들이 엿보이는 한편의 서사적인 스토리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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