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주원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 낮에 사다 놨다."
아빠는 운동복 바지를 입으면서 예지에게도 후드 티 한 장을 던져주었다. 그대까지 예지는 브래지어도 입지 않은 상태였다. 아빠에게선 술 냄새가 가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도대체 몇 병을 입에 털어 넣으면 저렇게 독한 소독약 냄새를 뿜어낼 수 있는가. 예지는 술이 어떤 맛일지 궁금해서 시험 삼아 한 모금 마셔본 적이 있다. (-23-)


"이제야 깼네?"
정화는 예지의 머리카락에 라이터를 갖다 댔다. 불이 붙었다. 연기가 순식간에 빠르게 솟았다. 예지는 비명도 나오지 않았다. 입이 벌어졌다. 제사를 지내는 것처럼 머리끝에서 향불이 피어오르는 것 같았다. 묘한 냄새가 났다. 머리컬이 타고 있었다. 머지않아 다 타버릴 것 같았다. 모골이 송연해지는 느낌이었다. 
"니들 왜 이러는데!" (-57-)


아무이 기다려도 정화가 오지 않자 민주는 비명을 질렀다. 남자의 팔목을 깨물었다. 깜짝 놀란 남자가 민주의 몸을 강하게 밀었다. 민주는 그대로 도망쳤다. 정화가 그 모습을 황당한 얼굴로 바라봤다. 정화는 자길 방해하는 남자와 도망치는 민주를 번갈아 보며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쏘아붙였다. (-125-)


남자들에게 담배를 건네받은 아빠는 계속해서 머리를 굽실거렸다. 그 순간, 예자는 머릿속으로, 목구멍까지 차고 들어오는 모든 의지를 담아 열광적으로 소리쳤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신체 중 입만 남아 있었다. 팔, 다리, 머리, 눈, 어디에도 감각이 남아 있지 않은 것 같았다. 소리를 칠 때 느껴지는 실감만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 실감 덕분에 죽음의 문턱을 비껴갔다. 하지만 너무도 압도적인 살아 있다는 느낌이 예지를 더 깊고 아득한 생이라는 지옥으로 빠뜨렸다. (-179-)


이른바 '가출팸'의 우두머리에서부터 행동대원들가지 청소년 범죄 조직의 실체가 드디어 밝혀졌습니다.이들은 인천 지역에서 결성된 조직으로 가출한 청소년을 구슬려 성매매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 무리는 만 14세 미만의 이른바 촉법소년도 포함돼 있어 벌써부터 이들의 사법 처리를 두고 논란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들이 저지른 범죄의 파렴치함이 일반인들의 상식을 뛰어넘고 있어 충격은 더해만 가고 있습니다. (-193-)


텍스트로 쓰여진 대부분의 기사에는 맥락이나 감정이 들어가 있지 않다. 단편적으로 짧게 쓰여진 글 하나 덩그라니 남겨져 있을 뿐이다. 어떤 사건의 원인과 결과에 대해, 육하원칙에 따라,대중들이 원하는 소스를 던저줄 뿐이다. 그 사건이 자극적일 수록, 강한 메시지일수록 , 더 많이 소비되고, 그 기사 속 주인공의 환경은 사라지고, 사건정황만 기록될 뿐이다. 그리고 그런 일이 반복된다. 소설 <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현대인의 익명성과 무관심이 어떤 아이를, 어떤 소녀를 무침하게 망가뜨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소설이며, 주인공 예지의 비참한 삶을 엿볼 수 있다. 


예지의 가정환경은 우울하다. 소녀로서 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조차 없는채 방치되어 있다. 성교육은 물론이거니와 하교 교육조차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술에 쩔어있는 아버지,그 아버지를 바라보아야 하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 무감각하며,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기본가치조차 살실된 채 놓여지게 된다. 예지에게 도덕은 사치다. 오로지 생존과 자유만 남아있다. 스스로 밀려난 인생, 보호받지 못한 인생에서, 오로지 돈이 최고,라는 잔인한 사회의 모습이 비춰질 뿐이다. 그 과정에서 가출팸이 되어, 자신의 몸을 팔아야 하는 잔인한 상황에 놓여지게 된다. 담배빵은 기본이고, 자신의 몸 하나조차 보호받을 수 있는 누군가도 보이지 않았다. 오로지 약자이면서, 가해자로 돌변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자란 예지는 자신이 피해자이면서, 약자로서, 때로는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걸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공격당하면, 갚아준다는 그 심정으로 하루하루 현재를 살아가는 것, 그로 인해 내 삶이 피폐해질 수 있다는 것, 소설은 사회의 기본적인 보호와 이해,공감이 한 아이의 삶을 회복할 수 있고,치유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 주는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러닝 하이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6
탁경은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까운 곳에 모이는 러닝 크루를 검색했다. 그게 러닝하이였다. 주말마다 각자의 사연을 안고 모여 달린 다음 쿨하게 헤어지는 점이 좋았다. 이곳에만 오면 마음이 편했다. 사람들과 함께 달릴 때 더 제대로 달리고 싶어 모임이 없는 주말마다 가까운 공원을 홀로 닿렸다. (-14-)


밖이 소란스럽다. 오빨가 들어온 모양이다. 잠 시 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고 오빠가 들어왔다.
"대통령보다 더 바쁘신 서하빈 씨,웬일로 집에 다 계십니까?"
능글맞은 말투에 피식 웃음이 나왔지만 일부러 새치름한 표정을 지었다. (-40-)


그녀가 막걸리를 한 사발 마신 사람처럼 추임새를 넣으면서 입맛을 다셨다. 준휘 오빠의 상녕한 목소리를 좀 더 듣고 싶은데 눈치 없이 자꾸 그녀가 끼어들었다. (-110-)


무작정 고원을 거닐었다. 하염없이 걷다가 다리가 아파 벤치에 주저앉았다. 무심히 내 앞을 지나치는 사람들을 마라보고 있는데 한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곱슬곱슬한 머리카락, 커다란 코와 쌍커풀이 없는 눈, 작은 입술과 귀까지.빼다 박은 듯 날 닮은 여자가 내 앞을 지나쳤다. (-114-)


"저 민희 친구예요."
현관문이 열리고 눈을 동그랗게 뜬 민희 엄마가 나타났다. 민희의 커다란 눈동자는 엄마를 닮은 거구나. 놀라움을 금방 거두고 민희 엄마는 반갑게 나를 맞았다. 민희 방에 자연스럽게 나를 떠밀더니 음료수와 과일을 한 아름 안고 들어왔다.
"민희한테 이렇게 멋진 친구가 있는 줄 몰랐네. 이름이 뭐라고?"
"하빈이에요." (-151-)


소설 <러닝 하이>는 나의 학창 시절을 느끼게 하는 청소년 소설이다. 주인공 서하빈, 그리고 하빈의 친구 권민희, 둘은 러닝크루 러닝 하이에서 만난 사이였고, 조깅과 운동을 하면서, 친해지게 된다. 하빈과 민희는 5KM 남짓 조깅를 통해 달리기의 매력에 빠지게 되는데, 그것은 두 아이의 내면 속 고민과 걱정 ,불안, 존재에 대한 이유가 있었다.하빈은 입양된 아이였고, 오바가 있다. 그래서 하빈은 잫신의 진짜 부모가 누군지 모른채 , 내면에서 채워지지 않은 물음을 되세김하게 된다. 말을 꺼내고 싶었지만,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고민과 대답, 상처받고 싶지 않은 하빈의 내면이 드러나는 청소년 소설이다. 상황과 조건은 다르지만, 민희도 마찬가지다. 집에서 점점 자신의 존재감이 사라지는 것은 민희도 별반 다르지 않아서다. 무관심한 부모님 밑에서 민희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나약한 어린 청소년이다. 민희는 우연히 보게 된 하빈의 모습을 , 하빈의 긍정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끌리게 된다. 자신의 결핍을 해결하기 위해서, 민희와 하빈은 서로에게 끌리게 된다. 


소설 <러닝하이>를 읽게 된 이유는 이 소설이 달리기를 주제로 하고 있어서다. 나도 하빈처럼, 민희처럼 , 고딩 때, 혼자 조깅을 즐긴 적이 있다. 지금처럼 동호회가 있고, 조깅을 할 수 있는 공원이나 조깅 산책로가 있는 건 아니었다. 단지 고딩 때, 학교 수업이 끝나면, 버스를 타지 않고, 가방을 메고 ,그대로 뛰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누구가 시켜서 한 것도 아니거고,나 스스로 한 자의적인 나만의 운동, 달리기를 즐겼던 것이기에 , 소설 이야기가 남이야기처럼 들리지 않았다. 지금은 마라톤을 수십차례 완주한 경험을 갔고 있다. 다만 탁경은 작가는 달리기, 러닝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이 거의 전무하다시피하여, 소설의 전개가 실제 운동하는 이들이 공감하기에는 묘사가 강하고, 감성적이었다. 그리고 책 제목을 러닝하이가 아닌 러너스 하이로 바꾸면 어떨까 , 그 생각을 순간 하게 된다. '러너스 하이' 란 달릴 때 ,느끼는 충만한 감정, 무심과 몰입, 나만의 행복을 느끼는 그 순간이며, 달리기를 즐기는 이들이 느끼는 긍정적인 기분이자 감정이다. 실제 마라토너가 38키로미터 지점에서 느끼는 것이 러너스 하이다. 뛰어본 사람만이 느끼는 그 감정이 러너스 하이였고, 마라톤, 달리기를 즐기는 이유다.탁경은 작가는 청소년의 내면을 달리기 하는 이유, 달리기의 목적과 연결하는 것이 독특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원스쿨 지텔프 65+ (Level 2) - 지텔프 코리아 공식 지정 교재, 세무사, 노무사, 감정평가사 준비를 위한 단 한권으로 20일만에 끝내는 지텔프 65점+ 목표 달성 교재
G-TELP KOREA 출제, 시원스쿨 어학연구소 지음 / 시원스쿨LAB / 2021년 6월
평점 :
절판



시원스쿨에서 나온 지텔프 G-TELP(General Tests of English Language Proficiency)는 둗제 테스트 연구원(ITSC) 에서 주관하는 국제 고인 영어 테스트이며, 청취, 독해 , 문법으로 나눠서 시험을 치게 된다. 세무사, 노무사, 감정 평가사 필수 영어인 지텔프는 실제 LEVEL 1 에서 LEVEL5까지 있으며, LEVEL 2 시험의 경우 문법 26문항, 청취 26문항, 독해 28문항, 총 80문항으로 이뤄져 있다. 평균 65점 이사의 점수가 필여하다. 그래서 일상 생활에서 대화가 가능하며 ,외국인을 상대로 일상업무를 하는 직장인,해외 바이어나 다양한 업무 상담, 업무 세미나,해외 연수에 첨부되는 시험이다. 그래서 LVEL 2 시험,. 주어진 90분간의 시간동안 65점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청취와 독해는 놓칠 수 없는 요소이다.특히 시험 문항 하나당 1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빠른 지문 이해와 청취력,그리고 독해력이 필요하다. 시원스쿨에서 나온 문제집의 경우, 높은 배점의 시험점수를 획득할 수 있게끔 각 영역마다 출제 빈도가 높은 문제를 엄선해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영처 지문 과 문법, 단어 뜻까지, 세세하면서,디테일한 요소까지 놓치지 않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다. 각자 나름대로의 문법 원칙과 기준이 있으며, 그 안에서 나름대로 공부의 기준이 필요하다. 특히 영어 지문에 대한 난이도 파악이 필요하며, 시원스쿨에서 나온 지텔프 시험 문제집의 경우, 마지만 2개의 기출문제를 통해 나의 현재의 수준을 파악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유가 자유에게 묻다 - 신앙의 자유를 찾아 떠난 3762일의 기록
임사라 지음 / 누림과이룸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 지긋지긋한 고난의 행군을 경험한 나에게 벗듯한 내 집이 생겼고 한동안은 생활비 걱정도 없으며 죽는 날까지 자유가 보장되었는데도 왜 나는 이토록 견디기가 힘든 걸까.
그것은, 나 혼자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11-)


우리는 환하게 가로등 불빛이 비치는 도로를 뛰듯이 걸었다. 한참을 걸어 한쪽 브로커한테 넘겨져 차를 탔다. 한족 기사가 모는 다른 차로 옮겨 탔다. 브로커가 다른 브로커에게 우리를 넘긴 것이었다. 그 차로 꼬박 15시간을 이동했다. (-42-)


우리는 겨울 날씨에 꽁꽁 언 똥을 미리 만들어놓은 커다란 가방에 담아 날랐다. 가방이 비어있을 때는 그 안에다 횡재한 감자를 넣어 다녔다. 그 큰 가방 말고도 장갑 같은 물품을 넣어 다니는 작은 천 주머니도 유용했다. 특히 새싹이나 쑥도 자취를 감춘 이른 봄에는 몸검신이 비교적 허술해서 그때 노다지 감자알을 가방에 숨겨서 감방 안으로 가져오곤 했다. (-103-)


출소 이후의 삶은 심적으로는 고군분투했고 경제적으로는 빠듯했지만, 하나님은 항상 나와 함께 계셨고 순간순간 어려운 상황을 해쳐 나갈 용기와 지혜를주셨다. 일본에 가서 간증할 때 '북한을 사랑하고 용서하십니까?' 하는 질문을 받는다. 그것은 나에게 가장 어려우면서도 가장 깊이 내 마음을 울리는 질문이다. 나는 내가 태어나서 자란 고향이며 아름다운 추억이 있는 그곳을 무조건 욕하고 싶지는 않다. (-161-)


열심히 사는 내 모습을 많은 분이 좋게 보셔서 부천 지역 청소년 진로직업 체험 강사호 활동할 기회를 얻었다. 학생들에게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 등 다양한 자활기업에 대해 알려주고 진로 직업 체험활동을 지도하는 일이었다. 나는 학생들을 봄다는 자체가 너무 좋았다. 아들 생각이 나서 그런지 정말 진심으로 열심히 가르쳤다. 그 마음이 통했는지 매번 오는 아이들도 나를 좋아했다. (-202-)


자유를 당연하게 누리고 받아들이면서, 자유를 생각한 사람은 자유가 상실된 기 시간과 상황,조건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한다. 당연히 애써서 자유를 쟁취하지 못해서다. 그건 나 또한 그 범주, 기 조건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자유는 태어나서 얻었고, 누렸고, 당연하였고, 잃어버린 자유를 되찾기 위한 노력조차 무가치하다고 생각해서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자유를 잃어버린 저자의 삶에 대해 단편하게 느끼고,이해하고, 지식을 얻는데 한계가 있다.하지만, 북한 청진의 막내딸인 저자가 한국에서 겪어야 하는 경험들을 보면, 자유를 얻었지만, 그리움을 잃어버렸다는 걸 알게 된다.즉 채워지지 않는 결핍을 자꾸만 느끼게 되면, 슬퍼하고, 무기력해지면서, 행복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 만성이 되고, 치유가 되지 않으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자유를 얻어서 ,내 안의 울타리가 사라진다면, 자유가 어떻게 와닿게 되는지 고민할 수 있다.


이 책은 신앙일기이며, 탈북일기다. 우리가 느끼지 못한 고난의 행군에 대해서, 탈북하게 된 기간과 그 안에서 나 스스로 놓치고 있는 저자의 경험들을 주섬주섬 담아낼 수 있게 되었다. 살아가되 ,죽지 않기 위해서,생존하기 위해 타협하는 그 순간, 인간이 만든 수많은 제도와 원칙과 문화들이 무가치처럼 느껴지는 그 순간이다.. 피와 땀으로 얼룩진 돈을 내 몸에 감추기 위해서, 죽음의 사선을 넘게 되고, 자신이 머무는 곳, 머물러 있었던 곳 ,곳곳에 꽁꽁 감춰나가니는 신기술을 터득하게 되었다.자유가 상실된 공간에서 먹는 쥐고기는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맛과 향기다. 우리는 구토하게 되는 그 고기를 달콤하다고 말하느 저자의 메시지를 읽어내지 못한다.그 안에서 우리는 또다른 낯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혼자 북한에서 남한으로 내려왔던 그 지난 날들, 북한에 아른 아른거리는 가족들이 있다.중국으로 넘어오면서, 거기서 살기 위해서 체득한 남한 말이 북한에 다시 붙들리면서, 괴물로 부리는 자신의 또다른 모습이 다시 남한으로 탈북하게 되는 이유였다. 죽음의 문턱을 넘어서서, 브로커에게 줘야 하는 돈,그리고 스스로 벗어나고자 하는 삶에 대한 애착들,그것이 모여서,자신의 삶이 되었고, 그 안에서 보여지지 않는 내 안의 울부짖음이기도 하다. 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 통일이후 우리가 달라져야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으며, 감사와 위로의 메시지를 얻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름다운 것들은 왜 늦게 도착하는지 서울셀렉션 시인선 1
류미야 지음 / 서울셀렉션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인의 말

드디어
아니 여전히 봄이다.

작년 그 봄이 돌아온 것인지.
잠시 숨었던 모습을 드러낸 건지 모르지만
오늘의 꽃을 피워 올리는 그가 반갑기만 하다.

사랑할 만한 것들은
언제나 곁에 있고, 있었다.
우리가 늘 잊고 또 잊었을 뿐.

한 줌 생의 순간들이
훗날의 온 생을 흔드는 그리움이 된다.

사무치게 살자.

살자. 2021 3월
류미야 (-5-)


두통약을 먹으며

우리 엄마 가시고 유품 정리하는데요.
다 낡은 손지갑서 알이 쏟아졌어요.
분홍빛 눈물 모양의 
지끈거리는 알들

다른 것 다 보내도 그 알들 못 버렸어요.
먼데 날아가버진 어린 날개를 그리며
끓이고 품은 그 가슴 지울 수 없었어요.

불 꺼진 
지갑에서
재봉틀 소리
들려요.

생의 바퀴를 굴려
밥내 짓던 어머니.

아직도 저린 이마에
걱정 맺으시나 봐요. (-25-)


맹목

세상 가장 앞 뒤 없이 아름다운 말 있다면
눈앞 캄캄해지는 바로 이 말 아닐까
해와 달 눈부심 앞에 그만 눈이 멀듯이


큰 기쁨 깊은 사랑 크나큰 마음으로
아무것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는
눈멀어 , 아주 한마디로 끝내주는 이 말. (-51-)


양말

보무도 당당하게 전장으로 나아가

하루의 바닥을 기다 녹초로 돌아온다.

뒤집고 뒤집었지만

혁명은 어려웠다. (-63-)


물구나무서기

절벽을 오르는 단 하나의 방법이다.

스스로 문이 되어

칼바람도 들이는

한그루 푸른 나무로

발춤 추며,

날아오르며, (-64-)


살아간다는 것은 삶을 견디는 것이다. 살아가기 위해서 지난 날들은 견뎌야 하고, 그 안에서 내 삶을 온전히 보존해야 한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생기고,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고독과 외로움에 사무쳐 울게 된다. 아파서, 이해할 수 없어서, 사소한 것에 천착하게 되고, 내 삶을 흔들게 되는 기본 바탕이 될 때가 있다. 그래서 나엑 필요한 것은 아름다운 말, 아름다운 언어를 골라낼 줄 아닌 사소한 재주이다. 시를 통해서, 문학을 향기를 얻게 되고, 그 안에서 내 삶을 온전히 보존할 수 있다. 울타리가 사라진 나에게 시는 보이지 않는 울타리를 채워준다. 살아가고 싶어서, 살아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삶에 대한 기준을 만들 줄 아는 삶의 지혜였다. 때로는 버틸 줄 알고, 비바람에 자신의 약한 부분을 내놓을 줄 아는 것, 물구나무 서기를 할 수 없어도, 물구나무 서기가 되기 위해 아둥바둥 할 필요가 있다. 후회의 잔향은 포기하는데서 시작하고, 선을 긋는데서 시작한다. 그래서 우리는 더 아파하고, 더 슬퍼하고, 더 힘들 때가 있다.때로는 그래서 서글프고, 허공에 매달려 결핍과 열등감에 지쳐갈 때가 있다.


시를 가까이하고, 시를 읽게 되는 건 시어가 자극적이지 않아서다. 언어의 소음은 시를 통해 정제되어 지고, 언어는 자극에서 벗어난다. 언어의 절제미는 시를 통해 채워지게 된다. 시는 나를 이해하지 않아도, 나를 이해할 거라는 믿음에서 시작된다. 아프지만, 아파하지 않도록 하는 것, 슬프지만, 슬픔을 감내하는 것,그것이 시를 통해서 얻고자 하는 무언의 뜻이며, 내 안의 결핍을 인전하는 하나의 요식행위이다. 그래도 필요하다. 언어가 필요하고, 비록 내가 만든 개념은 아니지만, 그 개념을 받아들여서 ,나는 살아갈 수 있는 힘과 시간을 벌게 된다. 나를 위해 살아가고, 나에게 필요한 것을 꺼낼 수 있는 것, 그 안에서 내가 모르는 것을 까낼 때, 나는 무의식적으로 위로를 느끼게 된다.시집 <아름다운 것들은 왜>에서 느껴진 것은 죽음과 그리움이다. 죽음은 소중한 것을 앗아간다. 그리고 그리움만 남기고 떠나갔다. 사소한 것ㅎ들 ,사소한 시간들, 버려도 아까울 게 없던 것들이, 죽음 이후, 그것이 소중하게 느껴지고, 사라지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진다. 그래서 우리는 더 집착과 결핍을 느끼며 살아갈 때가 있다. 시인은 바로 그런 우리의 내면 속 약한 것을 시를 통해서, 시어를 통해 투영하고 있다. 자극적이지 않되, 솔직하고, 치유와 위로를 얻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