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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스토리
아자부 게이바조 외 지음, 박기옥 옮김 / 포즈밍 / 2024년 10월
평점 :
하나를 키우는 사람은 요네자와 씨라고 하는 할머니였다.이렇게 말하기는 뭐하지만 당장 내일이라도 덜컥 돌아가실 것만 같은 여든 후반의 노인으로, 다리가 아픈지 허리가 아픈지는 모라도 외출할 때 지팡이를 짚거나 보행 보조용 핸드 카트를 느릿느릿 밀면서 무척이나 힘겹게 걸어 다녔다. (-11-)
부모님은 그런 나를 걱정하여 아무런 악의도 없이 권유한다.
알고는 있다. 지금의 내 상황이 양친에게 얼마나 큰 불안 요소인지. 당신들이 세상을 떠난 뒤, 사랑스러운 딸이 고독하게 살아갈까 염려하는 부모 마음은 부모가 된 적 없는 나라도 알았다. 지금 내가 고독하다고 생각하는가,아니면 언젠가 고독을 느낄 날이 올 것인가 아닌가는 관계없다. 두 분은 그저 맥 퍼센트 선의로 나를 돌보려고 열심이었다. (-55-)
사인본 경매의 승패가 결판나는 날이 왔다.
군자금은 (아직 입금되지 않은 아르바이트를 포함해) 삼십만 엔을 준비했다.
사인본 전쟁에 뛰어들기 전에, 금무를 늘리고도 모자랐던 십만 엔을 내가 어떻게 끌어모았는지 밝힐 필요가 있다. (-79-)
칼날 길이가 십 센티미터도 안 되는 휴대용 과도였다.
남자는 이 칼로 자신을 찌를 셈이었을까.
머리가 핑 돌아서 난조는 그 자리에 쓰러질 뻔했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남자에게서 칼을 빼앗아 비치비칠 침실 문으로 향했다. (-111-)
마치 죽기 전에 돌이켜 보는 인생의 한 페이지처럼 행복이 스크랩되어 있다.
나는 주위를 따라가기 바빴다. 다른 사람들처럼 인생의 단계를 오르지 않았다가는 뒤에 혼자 남겨질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에 와 생각건대 대체 누구를 따라잡으려 하였던가. (-155-)
"나기는 결혼 생각 있어?"
그날 밤 나기의 방에서 영화를 보면서 나는 물었다. 그날 본 <초콜렛 도넛>이라는 영화는 게이 커플이 남자 장애아동을 키우는 내용으로 ,도중에 눈시울을 여러 번 적셨다. (-191-)
소설 『해시태그 스토리』네 명의 일본 작가가 나온다. 아자부 게이바조,가키하라 도모야,가쓰세 마사히코,기나 지렌 가 쓴 단편 소설 네 편이 신작 엔솔로지로 구성되어 있다. 이 소설은 평범한 단편 소설 양식을 추구하고 있으면서, 4편의 단편은「#인터넷 밈과 나」,「#이니시에이션스」,「#울트라 새드 앤 그레이트 디스트로이 클럽」,「#파인더 너머 나의 세계」이며, 제목이 말 그대로 해시테그다.
해시테그의 목적은 해시테그 단어를 통해서, 공통점을 찾기 위해서, 인터넷에서 쓰여지고 있는 용어이자, 특징이었다. 자가 이름이 해시테그가 될 수 있고 , 어떤 단어나, 어떤 문장이 해시테그가 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서,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한강 을 쓰거나, 한강 작가의 작품을 쓰면 된다. 단 이 소설에서 해시테그는 우리가 흔하게 사용하는 해시테그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인터넷 밈이라는 인터넷 안에서 통용되는 개념을 드러내고 있다.트위터, 인스타그램, 네이버 밴드,쓰레드, 페이스북, 해시테그가 쓰여지는 대표적인 SNS이며,이 소설에도 ,확인되고 있었다. 우리는 좋아요를 통해, 서로 공통분모를 확인하고,무언가 동기부여가 되기 위해서 움직인다.
네 편의 단편 소설에서, 해시테그를 빼고, 평이한 이야기를 담고 잇다. 단 해시테그는 제목이기도 하지만, 주목 효과 혹은 강조하려고 할 때 쓰여진다.즉 , 작가가 해시테그를 앞에 비치하여, 누군가 이야기의 흐름이 바뀌는 것을 볼 수 있게 만들어 주며, 소설의 흐름를 전환시키는 효과를 얻는다.엔솔로지가 추구하는 소설의 기법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으며, 외롲고,고독하고, 서로 어올리는 게 익숙하지 않은 21세기 현대인의 평범한 일상이 이 소설에서 채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