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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그대로의 자연 - 우리에게는 왜 야생이 필요한가
엔리크 살라 지음, 양병찬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6월
평점 :

그 계획의 골자는, 여덟 사람의 삶을 지탱할 수 있는 생물권 모델을 만드는 것이었다. 개발자들은 미래 지향적인 유리와 스테인리스 스틸 구조물 안에, 참가자들이 식량을 재배할 수 있는 농업 지역과 하께 열대우림, 안개가 자욱한 사막, 가시덤불, 사바나, 습지, 맹그로브숲, 산호초를 재현했다. 이 서식지는 외부 세계와 완벽하게 격리되었으며 최고의 생태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설계되었다. (-11-)
바이오스피어 2의 첫번째 임무는 시작한 지 2년 만에 종료되었다. 1994년에 시작된 두 번째 임무는 겨우 6개월 동안 지속되었는데, 주된 원인은 인간 간의 갈등이었다. 일부 생물권 학자들은 에어 로크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프로젝트의 주요 재정 지원자와 현장 관리 팀 사이의 격렬한 논쟁으로 인해 연방 보안관이 출동하여 접근 금지 명령을 내림으로써 연구팀을 축출했다. (-13-)
만약 우리가 지금과 같은 방식을 고수한다며, 머지않아 지구상에 남은 유일한 대형 동물은 인간, 가축, 반려동물이 될 것이다. 그리고 가장 큰 식물 군락은 웅장한 열대 및 아한대 삼림이 아니라, 현대 미국 중서부를 구성하는 과대한 산업형 경작지와 같은 단일 재배지가 된 것이다.이것이 인류에게 실행 가능한 미래일까? 야생이 없는 지구에서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최악의 경우, 자급자족하는 인간 사회를 지원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식민지>를 다른 행성에 건설할 수 있을까? (-16-)
숲과 습지와 강이 생태계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우리의 도시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뉴욕시의 서식지는 주로 아스팔트, 콘크리트 ,유리, 강철로 만들어진 건축환경이며,일부 녹지가 산재해 있다. 뉴욕의 야생 동물을 생각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궁쥐, 센트럴파크의 다람쥐, 또는 오피스 빌딩 옥상에 둥지를 틀고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특이한 송골매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뉴욕의 거의 900만에 달하는 뉴욕 시민과 공존하는 수천 종의 동식물 종의 고향이기도 하다.
다윈 시대 이전에는 <종들이 상호작용을 통해 생테계를 형성하는 메커니즘>을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다. 생물학자들은 <식물이 빛과 토양 속 영양분을 놓고 경쟁하고, 포식자가 사냥감의 풍부함을 감소시킨다>는 사실를 알고 있었지만, <복잡한 관계의 그물 안에서 조의 풍부함이 어떻게 안정화되는지>는 이해하지 못했다. (-34-)
산불은 일반적으로 땅의 윗부분만 태우고 지표면 아래의 토양은 그대로 둔다. 그 토양 속에는 , 문자 그대로 볕 들 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식물들의 씨앗이 있다. 울창한 삼림의 임관 아래에는 빛이 많이 들지 않아, 대부분의 식물은 번성할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의 씨앗은 지하에서 수십년 동안 살아남을 수 있다. (-47-)
귀신고래가 여름철에 알래스카로 이동하는 것은, 일조량 증가로 인해 플랑크톤 대번식이 일어나면서 무척추동물과 연안 어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여름은 회전률이 비교적 높은 계절, 포식자의 소비 능력을 초과하는 식량이 생산된다. 귀신고래는 이 절호의 기회를 이용하여, 먹이가 더욱 풍부해지는 북쪽으로 이동하여 번식기에 대비한다. (-61-)
오커불가사리가 제거된 지 불과 1년 만에 조간대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생물 종은 15종에서 8종으로 줄어들었다.그리고 7년 만에 홍합으로 단일화되었다. 최상위 포식자인 오커불가사리를 제거할 때만 해도, 밥은 그 아래에 있는 다른 종들의 개체 수가 모두 증가할 거라고 예상했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놀라웠다. 다른 모든 종을 몰아내고 홍합이 패권을 잡았으니 말이다. (-74-)
나는 포식자가 먹잇감의 개체 수를 줄일 분만 아니라 그들의 행동도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지중해의 얕은 바위투성이 바닥은 육지와 마찬가지로 계절를 거친다. 겨울에는 바닷물 온도가 섭씨 12도까지 떨어진다. 낮이 짧고 해조류가 풍부하지 않지만,봄과 여름을 거치면서 낮이 길어지고 해수 온도가 높아짐메 따라 생태계가 번성한다. (-83-)
고래는 (조직에 상당한 양의 철분을 함유한)크릴과 작은 물고기를 대량으로 먹는다. 고래는 그 철분의 일부를 흡수하지만, 숨을 쉬기 위해 수면으로 올라올 때 많은 양을 대변으로 배출한다.바다의 식물성 플랑크톤은 엽록소-광합성 과정에서 햇빛을 흡수하는 녹색색소-를 합성하기 위해 철분이 필요하다, (-89-)
시마드의 발견은 숲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으며, 나무가 단순히 빛과 영양분을 놓고 경쟁하는 존재가 아니라 서로 협력하는 존재라는 것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더 있다. 어떤 나무는 허브, 즉 모수 로서 다른 나무보다 숲에서 더 큰 역할을 수행하는 또 다른 유형의 기반종이다. (-95-)
캐나다와 스라소니와 토끼처럼, 포식자와 먹잇감의 개체 수는 주기적으로 진동할 수 있다. 즉, 포식자가 사냥을 계속하면 먹잇감이 줄어들고, 그러다가 먹잇감이 고갈되면 포식자도 결국 감소하고, 포식자가 감소하면 먹잇감이 다시 늘어나는 식의 순환이 무한히 반복된다. (-102-)
바다에서는 범고래 떼가 쇠고래를 살해한 후 그 혀만 먹기도 하는데,쇠고래의 혀는 범고래에게 별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혀가 없는 쇠고래의 시체는 내팽겨쳐지는데,아마도 굶주린 상어에 의해 어느 정도 훼손된 후 결국 해저로 가라앉을 것이다. 영양분이 부족한 심해에서, 고래의 시체는 그 자체가 생태계가 되어 스스로 생태적 천이를 진행한다. (-113-)
현대의 정량적 방법으로 바다를 연구하기 훨씬 전부터 인간의 어업 관행은 바다를 고갈시키기 시작했고, 따라서 우리 모두는 기준선 이동 증후군을 앓고 있다. 우리가 정상이라고 믿는 것이 반드시 자연스러운 것은 아니며, 우리가 처음 세상을 보았을 때 각인된 모습에 불과할 가능성이 높다. (-132-)
강변에 새로운 숲 덕분에 비버의 개체 수는 불과 13년만에 12배로 증가했다. 더 많은 비버 댐과 더 풍부한 서식지로 인해 수달, 개구리, 파충류가 증가했다.그리고 공원 전체에 토끼ㅡ생쥐, 기타 소형 포유류가 늘어나면서, 그들을 잡아먹는 독수리와 여우 등의 포식자도 증가했다.
그러나 더 많은 일이 일어났다.늑대가 재도입되기 전에는 ,사슴의 동절기 사망률이 높았다. 즉 한겨울에는 많은 사슴이 얼어 죽었고 , 늦겨울에는 초목이 깊은 눈 속에 파묻히는 바람에 굶어 죽었다. (-149-)
맹그로브는 경이로운 나무다. 그들은 바닷물에서 살아갈 수 있는 독특한 능력을 터득했으며, 전 세계의 많은 열대 해안을 둘러싸고 있다. 맹그로브는 자연 상태에서 복잡한 근계를 발달시켜 미로를 형성하는데, 이것은 많은 어종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다른 많은 종에게 서식지를 제공한다. (-176-)
인간은 인위적으로 개체수를 증가하거나, 줄여왔다. 20세기 중국의 1942 대기근의 원인은 무분별하게 참새의 수를 줄이는 정책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참새가 인간이 먹는 곡물을 먹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참새의 수를 줄이면, 곡물의 생산량도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했으며, 해충을 먹는 참새가 사라지면서, 곡물의 생산량은 급감하였다.
인간의 어리석은 선택과 판단은 외래종을 어떻게 처리해왔는지 보면 알 수 있다. 서식지를 파괴하거나, 천적을 늘려서 개체 수를 주이거나,독극물을 풀거나, 멋잇감으로 유도하여, 잡는 방식이다.그로 인해 야생동물의 개체수는 줄어들었지만,그로 인하 부작용도 동시에 나타났다. 어떤 종의 포식자의 개체수가 즐어들면, 포식자는 줄어들기 때문에,자연스럽게 피식자가 늘어난다. 이런 현상은 자연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었다. 인간이 자연에 개입하게 되면, 종의 멸종이 일어나고,그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다. 해안가에서,고래의 개체 수를 줄이면, 플랑크톤 뿐만 아니라, 고래의 먹잇감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나고 말았다. 플랑크톤이 증가하는 자연 생태계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생물 의 다양성, 균류와 바이러스가 서로 공존하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유지되어야 하는 이유는 인간도 자연의 일부분이며,지금처럼 야생 동물의 개체수를 계속 줄여 나간다면, 인류의 미래는 결국 인간의 멸종으로 이어질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