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의 모든 것 - 자동차 퀴즈왕 탈것박물관 5
데보라 뮤렐.크리스티안 군지 지음, 김재휘 옮김 / 주니어골든벨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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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 트럭 통나무 운반 트럽,로드 트레인, 굴착기, 불도저, 로더,자이언트 덤프트럭, 콘크리트믹서 트럭, 덤프트럭, 도로건설용 특수차, 쓰레기 수거 트럭, 메가 크레인, 군용 트럭, 몬스터 트럭, 책에서 소개되는 대표적인 트럭의 이름들이다. 각각의 이름들 만큼 개성과 특징이 뚜렸하며, 트럭이 우리 일상을 어떻게 바꿔 놓았는지 곰곰히 생각하게 된다. 먼저 트럭의 용도는 운반과 운송이다.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양의 무언가를 현재의 위치에거 먼 곳으로 옮기는 역할이 트럭의 특징이며, 트럭은 대체로 튼튼한 구조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그래야 트럭이 용도에 맞게 쓸 수 있고, 사람이 다치지 않기 때문이다.


트럭은 도로 위를 달린다. 하지만 모든 트럭이 도로위를 달리는 건 아니다. 트럭의 크기에 따라서 도로를 망가뜨릴 수 있기 때문에 때로는 운행 목적이나 용도에 다라서 트럭의 이동에 있어서 제한이 있을 수 있다. 책에는 일상적으로 많이 보는 트럭도 있으며, 통나무를 운반하거나 도시 내에서 쓰레기를 운반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거나 건설현장에 쓰이는 콘크리트를 안전하게 움직일 때, 도로가 아닌 험한 지형에 달릴 수 있으며, 전쟁에 최적화된 군용 트럭이 있다. 과거 기차가 해왔던 운송기능들이 이제 트럭이 분산 처리하고 있으며, 공장이나 채석장 가까운 곳에는 항상 트럭이 있으며,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가까운 항구로 옮겨지고, 그곳에서 배를 통햐 다른 나라로 수출을 하게 된다.


이 책에서 눈여겨 볼 것은 메가 크레인과 자이언트 덤프트럭이다. 자이언트 크레인은 아주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트럭의 특징상 지면과 맏닿아지는 경우가 있는데,메가 크레인은 그 목적에 따라 쓰여지기 위해서는 물건을 들어 올릴 때, 메가 크레인은 지면이 반드시 수평으로 닿아 있어야 한다. 여기서 자이언트 덤프트럭을 주시해 보면, 그 크기가 큰 건물 하나와 맞먹는 크기이다. 책에는 자이언트 덤프 트럭의 용도에 대해서 채석장에서 큰 돌을 올기기 위해서 자인언트 덤프 트럭이 쓰이며, 자이언트 트럭에 올라타기 위해서 차 내부에 독특한 사다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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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를 부탁해 바일라 5
한정영 지음 / 서유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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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기번 제1수칙, 모든 사건에 평등할 것. 의뢰인의 신분이아 연령,사건의 위험성 정도에 따라 차별을 두지 않는다. 수칙 2. 의뢰인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릴 것. 아무리 사소한 사고 또는 사건이라도 의뢰인에게는 매우 큰 고통일 수 있음을 알고 진심으로 대한다. (p24)


"한두 달 전에도 큰 길 사거리까지 가셨더라고. 그때 처음 저 양반이 우리 아버지를 데려왔지. 신호도 안 보고 막 건너시는 걸 붙들어 왔다고 하더라고."(p63)


아인은 생각 끝에 일어났다. 그리고 고양이가 사라진 쪽을 쳐다보았다. 짱구네 슈퍼 왼쪽 옆 골목길 중간은 어두컴컴했는데, 그 골목길 끝에 주황색 가로등이 보였다. 아인은 골목 입구까지 걸었지만, 더 이상은 나아가지 않았다. 고양이가 나다닌 흔적도 ,울음소리도 글려오지 않았으므로. (p108)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부터였다. 아저씨는 <빠빠빠>를 부르면서 울었다. 게다가 안무까지 다 따라 하면서, 깡충깡충 뛰면서 울었고, 손으로 허공을 휘저으며 울었고, 팔짱을 끼고 눈을 찡긋하면서 울었다. 그런 주에도 가사는 놓치지 않았다. (p145)


어쨋든 아인은 언니가 유독 깜둥이,아니 엘리자베스를 아낀 이유를 알지 못했다. 녀석은 데려올 때부터 한쪽 귀가 반쯤 잘려 있었고,오른쪽 앞발에 깊은 상처가 있었다. 게다가 얼마나 꼬질꼬질하던지, 아인은 처음부터 녀석이 마음에 들이 않았다. (p161)


이 책은 우리 사회에 일어나면 안되는 한 사건에 대해 말하고 있다. 하지만 책에는 그 사건을 언급하지 않는다. 정황상 이야기가 그 사건을 가리킨다고 추측할 뿐이다. 또한 이 책은 사랑의 가치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게 된다. 우리 삶에 있어서 사랑은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 그 사랑이 이동되어질 때, 그 상실된 사랑에 대해 느끼는 배신감에 대해서 주인공 주아인과 주아인의 언니 아영이 사이에 엿볼 수 있다.


고양이 탐정, 아인은 집에서 키우던 검은 고양이 엘리자베스를 찾고 있다. 유난히 엘리자베스에 집착하는 부모님의 모습, 상처투성이인 검은 고양이의 모습들에 대해서 아인이가 느끼는 감정은 슬픔과 아픔이다. 자신이 마땅히 누려야할 사랑들이 이제는 없는 아인이의 언니 아영이에게 쏟고 있는 부모님의 모습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자신 앞에 놓여진 상황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아인이가 엘리자베스를 찾아다니면서 자신의 내면에 시기와 질투의 씨앗이 존재하는 이유는 바로 그런 이유이다. 검은 고양이 엘리자베스가 뭐길래 자신보다 엘리자베스에게 정성을 쏟는건가, 부모님의 그 마음을 아인이가 이해하기엔 살아온 지난날들이 부모임의 깊은 속내를 이해하기엔 부족하다.부모님의 시선으로 보자면 엘리자베스는 아영이의 또다른 분신이며, 에리자베스가 사라진다는 건 아영이에 대한 존재가치가 지워지는 거나 마찬가지이다.


이 책은 가족간에 분열된 정서들이 고스란히 표출되고 있다. 가족들 사이에서 우리는 사랑의 가치에 대해서 평등을 추구하고 있다. 그 평등의 저울추가 기울어질 때 무슨일이 일어나게 된다. 집안에 갈등과 분열의 씨앗은 여기에 나타나고 있다. 공교롭게도 그 순간에 지혜로운 선택을 하기엔 항상 무언가 아쉬울 뿐이다. 이 책에는 바로 부분들을 짚어나가고 있으며, 가족 내에 사랑의 가치에 대한 회복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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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의 노래 큰 스푼
신현수 지음, 채원경 그림 / 스푼북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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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찌르자 공산당 몇천만이냐, 대한 남아 가는 길 거기로구나.
나아가자 나아가 승리의 길로, 나가자 나가자 자유의 길로. (p16)


아무리 생각해도 해보자 마나 지는 싸움이고, 하나마나 한급장 선거였다. 승호와 정택이 둘만 빼고 반 아이들 전부가 도환이한테 초콜릿과 캐러멜을 받았다. 게다가 녀석은 급장이 되면 원기소와 극장표까지 주겠다고 약속했다. 아이들은 도환이를 찍을 수밖에 없을거다. 승호는 점점 마음이 쪼그라들었다. (p35)


"우리 학교 학우들이 마산 김주열 사건 때문에 평화 시위를 했단다. 그러고는 해산해서 학교로 돌라가는데 갑자기 깡패들이 나타난 거야. 몽동이, 쇠파이프, 쇠갈고리, 삽, 닥치는 대로 들고서 말이다."(p67)


"모레 아침에 6학년들이 덕수궁 앞에 모여서 데모를 하기로 했어. 경찰이 총을 쏴서 명규를 죽게 했잖아. 그래서 총 쏘지 말라고 우리가 데모하기로 했어."(p102)


이 책은 이승만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면서, 부정선거를 치우는 이야기다. 4월이면 우리가 마주하는 역사적인 사실,4.19 혁명에 대한 그 시대의 삶을 들여다 보고 있으며, 이승만 대통령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해왔던 부정선거의 실체에 대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써내려 가고 있다.이 책은 1950년대 후반 대한민국 사회의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으며, 시대적 프레임이 공산당,빨갱이 프레임을 가지면서  그 시대의 자화상임을 여실히 드러낸다.


책 속 주인공은 명규와 승호 그리고 명혜이다. 승호는 국민학교 5학년이며, 명규는 승호보다 한 살많고, 명혜는 승호보다 한살어리다. 학교에서 승호는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학교 생활을 잘 해 나가고 있었다. 한편 학교내에 급장선거가 시작되었는데, 1번은 황도환,2번은 손정택, 3번은 엄승호였다. 급장 선거의 모습을 보면, 그 시대에 대통령 선거의 현재 모습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으며, 광복 이후 혼란스러운 대한민국의 모습이 고스란히 비추고 있다.하지만 급장선거에서 소수의 표가 승호에게 돌아가게 되는데, 그 소수의 힘이 그 시대의 희망 그 자체이다.


급장 선거 세 명의 후보들 중에서 가장 유력한 급장 후보는 황도환이다. 집에 돈도 있고, 아이들에게 자신을 찍어달라고 하면서, 선물을 건네는 황도환의 모습은 상당히 이질적이면서, 그 시대에 돈이면 다 된다는 정서가 묻어난다. 미제 초콜릿을 주고, 고무신을 돌리는 모습들,가진 것이 없었고, 풀칠하기 바빴던 그 시대에 도환이의 집안이 가지고 있는 재력은 학급내에 반아이들에게 표를 얻게 되는 동기였다.그에 비해서 손정택이나 엄승호는 가진게 없었고, 자신의 생각을 호소하지만 반 아니들에게 먹혀들지 않게 된다. 배움이 부족한 그 시대에 50여표의 대부분은 1번 황동규에게 가는 거나 마찬가지다.


그렇게 학교 내에 급장 선거가 끝나고, 반아이들은 이승만 대통령 부정 선거에 대한 규탄 데보가 일어나게 되는데, 승호 뿐 아니라, 명혜와 명혜 오빠 명규도 동참하게 된다. 전국적으로 들불처럼 일어나는 데모에 대해 저지하기 위해서 자유당과 이승만 정권은 최루탄을 써서 저지하려고 하는데, 그 과정에서 수많은 죽음이 양산되었다. 물론 책속에서도 명규가 죽게 되는 아픔이 그려지고 있다.그리고 승호와 반 친구들은 명규의 죽음에 대해 슬픔 속에 잠기면서 분노하게 되었다. 이 책에는 우리의 아픈 역사의 과오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가 이 책에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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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honte (Hardcover) - 2022년 노벨문학상 수상작『부끄러움』원서
아니 에르노 / Import / 199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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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돌연 발작적으로 몸을 부르르 떨고 숨을 가쁘게 내쉬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탁한 목소리로 악을 쓰고는, 내가 보는 앞에서 어머니를 붙잡고 싣당으로 질질 끌고 나왔다. 나는 베개 속에 머리를 파묻었다. 

아버지의 손에는 나무둥지에 박혀 있던 전지용 낫이 들려 있었다. 지금 기억나는 건 울음소리와 비명뿐이었다. 그런 후 우리 세 식구는 다시 부옄에 모였다. (p25)


어제 나는 매일 우리 집에 배달되던 일간지 <파리-노르망디>의 1952년분을 열람하디 위해 루앙 고문서 보관소에 갔다. 그해 6월의 신문을 들추는 순간 불행을 벌 것만 같아서 지금껏 엄두를 내지 못하고 미뤄왔다. 계단을 올라갈 때에는 끔찍한 약속장소에 가는 느낌이 들었다. (p41)


사람들을 평가하는 기준은 사교성이었다. 단순 솔직하고 공손해야 했다.'응큼한 '아이들,'사사건건 시비를 거는'노동자들은 타인과의 대화에서 지켜야 할 정당한 법칙을 위반한 사람이었다. 고독을 추구하는 사람은 자칫 '곰'으로 취급할 정도로 무시당했다. (p72)


우리 존재의 모든 것이 부끄러움의 표식으로 변했다. 마당의 오줌통, 함께 자는 방,어머니의 손찌검과 거친 욕설, 술에 취한 손님들과 외상으로 물건을 사는 친척들, 술에 취한 정도를 정확히 파악할 줄 알고 월말이면 통조림으로 끼니를 때우는 우리 삶에 대한 부정확한 인식. 오직 이 인식만으로도 내가 사립학교의 무시와 경멸의 대상인 계층에 속한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p137)


한권의 자전적 소설이다. 이 소설은 저자의 내밀한 경험에 기반을 둔 소설이며, 이 책의 제목이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하다. 소설이지만 에세이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이 소설이 저자의 경험에 우러난 이야기여서 현실과 비현실을 구별되지 않기 때문이다. 독특한 소재와 독특한 이야기, 100여페이지의 짧은 책 한권에서 우리의 삶을 성찰하게 하는 요소들로 채워져 있다.


나는 이 책을 사실 그대로 가볍게 넘어갈 수 없었다. 그 이유는 소설 속 이야기가 내가 들은 이야기와 흡사하기 때문이다. 나의 외삼촌과 나의 외숙모 이야기가 이 소설 속 이야기와 겹쳐져 있다. 소설 속 주인공과 부모님의 관계, 아빠는 왜 엄마에게 전지용 낫을 들고 죽이려 했던 것일까에 대해서 되물어 보자면, 그것이 그의 삶의 궤적 속에 누군가 비슷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군가 해왓던 행동들을 학습하게 되고, 그것을 모방하려는 성향이 짙다. 주인공의 아바가 낫을 들었던 이유도 아빠의 주변 인물들이 그러한 행돋을 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볼 수 있다. 전지용 낫을 휘둘렀고, 그로 인해 아내가 울부짓게 되는데, 소설 속 주인공이자 딸은 그로 인해 1952년 6월 15일에 갇혀 버리게 된다.


나의 외숙모도 그러했다. 외삼촌은 술을 먹으면 동네를 휘젓고 다녔으며, 한편으로는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 시골에 있는 나무와 풀을 베는 낫을 휘둘렀다. 소설 속 주인공처럼 내 외숙모도 예고되지 않은 공격적인 행동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피하고 도망칠 수 밖에 없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일이 일어날 때 공격의 주체인 남자에게 화살이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소설 속 주인공의 엄마의 행동을 주목해 보면, 이유없는 공격적인 행동들은 항상 원인의 주체가 있으며, 결코 이유없이 행해지는 경우는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남편의 폭력 뒤에는 아내의 욕설이 있으며, 남편은 그 순간을 참지 못하고, 자신이 가진 힘을 분출시켜 버렸다. 공교롭게도 자신이 다니는 동선에 낫이 있었고, 그게 무기가 된 것이다. 물론 나의 외삼촌과 외숙모의 관계도 소설 속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시골에는 언제나 가까운 집 지척에 낫이 있었고,농약이 있으며, 그것을 분출할 수 있는 동기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힘든 농사일과, 농사를 지었음에도 수주에 쥘 수 있는 돈이 한정적이며, 빚에 허덕이다가 현실에 대한 분노들을 가까운 사람들에게 푸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설 속 주인공이 1952년,그 시점에 갇혀 버렸다.그건 트라우마의 한 형태이다, 분명 주인공은 아버지의 폭력적인 행동으로 인해 그 순간의 기억들을 놓쳐 버렸을 것이며, 그것들은 무의식적인 공간에 채워지게 된 또다른 이유였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공포의 실체가 극에 달하는 순간 사람이 그 때의 기억들을 잃어버리게 되고, 소설 속 주인공은 12살의 기억들이 사라졌다. 그래서 주인공이 자신의 기억들을 찾기 위해서 과거의 신문들을 들추게 되고, 그 때 일어났던 사건 사고들을 기억하려고 한 게 아닌가 싶었다. 남들은 기억해도 그만 기억 안 해도 그만인 순간이 어떤 사람에게는 기억에 대해서 집착하게 되는 또다른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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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Honte (Paperback) - 2022년 노벨문학상 수상『부끄러움』원서
Ernaux, Annie / Editions Flammarion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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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돌연 발작적으로 몸을 부르르 떨고 숨을 가쁘게 내쉬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탁한 목소리로 악을 쓰고는, 내가 보는 앞에서 어머니를 붙잡고 싣당으로 질질 끌고 나왔다. 나는 베개 속에 머리를 파묻었다. 

아버지의 손에는 나무둥지에 박혀 있던 전지용 낫이 들려 있었다. 지금 기억나는 건 울음소리와 비명뿐이었다. 그런 후 우리 세 식구는 다시 부옄에 모였다. (p25)


어제 나는 매일 우리 집에 배달되던 일간지 <파리-노르망디>의 1952년분을 열람하디 위해 루앙 고문서 보관소에 갔다. 그해 6월의 신문을 들추는 순간 불행을 벌 것만 같아서 지금껏 엄두를 내지 못하고 미뤄왔다. 계단을 올라갈 때에는 끔찍한 약속장소에 가는 느낌이 들었다. (p41)


사람들을 평가하는 기준은 사교성이었다. 단순 솔직하고 공손해야 했다.'응큼한 '아이들,'사사건건 시비를 거는'노동자들은 타인과의 대화에서 지켜야 할 정당한 법칙을 위반한 사람이었다. 고독을 추구하는 사람은 자칫 '곰'으로 취급할 정도로 무시당했다. (p72)


우리 존재의 모든 것이 부끄러움의 표식으로 변했다. 마당의 오줌통, 함께 자는 방,어머니의 손찌검과 거친 욕설, 술에 취한 손님들과 외상으로 물건을 사는 친척들, 술에 취한 정도를 정확히 파악할 줄 알고 월말이면 통조림으로 끼니를 때우는 우리 삶에 대한 부정확한 인식. 오직 이 인식만으로도 내가 사립학교의 무시와 경멸의 대상인 계층에 속한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p137)


한권의 자전적 소설이다. 이 소설은 저자의 내밀한 경험에 기반을 둔 소설이며, 이 책의 제목이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하다. 소설이지만 에세이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이 소설이 저자의 경험에 우러난 이야기여서 현실과 비현실을 구별되지 않기 때문이다. 독특한 소재와 독특한 이야기, 100여페이지의 짧은 책 한권에서 우리의 삶을 성찰하게 하는 요소들로 채워져 있다.


나는 이 책을 사실 그대로 가볍게 넘어갈 수 없었다. 그 이유는 소설 속 이야기가 내가 들은 이야기와 흡사하기 때문이다. 나의 외삼촌과 나의 외숙모 이야기가 이 소설 속 이야기와 겹쳐져 있다. 소설 속 주인공과 부모님의 관계, 아빠는 왜 엄마에게 전지용 낫을 들고 죽이려 했던 것일까에 대해서 되물어 보자면, 그것이 그의 삶의 궤적 속에 누군가 비슷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군가 해왓던 행동들을 학습하게 되고, 그것을 모방하려는 성향이 짙다. 주인공의 아바가 낫을 들었던 이유도 아빠의 주변 인물들이 그러한 행돋을 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볼 수 있다. 전지용 낫을 휘둘렀고, 그로 인해 아내가 울부짓게 되는데, 소설 속 주인공이자 딸은 그로 인해 1952년 6월 15일에 갇혀 버리게 된다.


나의 외숙모도 그러했다. 외삼촌은 술을 먹으면 동네를 휘젓고 다녔으며, 한편으로는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 시골에 있는 나무와 풀을 베는 낫을 휘둘렀다. 소설 속 주인공처럼 내 외숙모도 예고되지 않은 공격적인 행동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피하고 도망칠 수 밖에 없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일이 일어날 때 공격의 주체인 남자에게 화살이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소설 속 주인공의 엄마의 행동을 주목해 보면, 이유없는 공격적인 행동들은 항상 원인의 주체가 있으며, 결코 이유없이 행해지는 경우는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남편의 폭력 뒤에는 아내의 욕설이 있으며, 남편은 그 순간을 참지 못하고, 자신이 가진 힘을 분출시켜 버렸다. 공교롭게도 자신이 다니는 동선에 낫이 있었고, 그게 무기가 된 것이다. 물론 나의 외삼촌과 외숙모의 관계도 소설 속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시골에는 언제나 가까운 집 지척에 낫이 있었고,농약이 있으며, 그것을 분출할 수 있는 동기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힘든 농사일과, 농사를 지었음에도 수주에 쥘 수 있는 돈이 한정적이며, 빚에 허덕이다가 현실에 대한 분노들을 가까운 사람들에게 푸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설 속 주인공이 1952년,그 시점에 갇혀 버렸다.그건 트라우마의 한 형태이다, 분명 주인공은 아버지의 폭력적인 행동으로 인해 그 순간의 기억들을 놓쳐 버렸을 것이며, 그것들은 무의식적인 공간에 채워지게 된 또다른 이유였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공포의 실체가 극에 달하는 순간 사람이 그 때의 기억들을 잃어버리게 되고, 소설 속 주인공은 12살의 기억들이 사라졌다. 그래서 주인공이 자신의 기억들을 찾기 위해서 과거의 신문들을 들추게 되고, 그 때 일어났던 사건 사고들을 기억하려고 한 게 아닌가 싶었다. 남들은 기억해도 그만 기억 안 해도 그만인 순간이 어떤 사람에게는 기억에 대해서 집착하게 되는 또다른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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