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노래 큰 스푼
신현수 지음, 채원경 그림 / 스푼북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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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찌르자 공산당 몇천만이냐, 대한 남아 가는 길 거기로구나.
나아가자 나아가 승리의 길로, 나가자 나가자 자유의 길로. (p16)


아무리 생각해도 해보자 마나 지는 싸움이고, 하나마나 한급장 선거였다. 승호와 정택이 둘만 빼고 반 아이들 전부가 도환이한테 초콜릿과 캐러멜을 받았다. 게다가 녀석은 급장이 되면 원기소와 극장표까지 주겠다고 약속했다. 아이들은 도환이를 찍을 수밖에 없을거다. 승호는 점점 마음이 쪼그라들었다. (p35)


"우리 학교 학우들이 마산 김주열 사건 때문에 평화 시위를 했단다. 그러고는 해산해서 학교로 돌라가는데 갑자기 깡패들이 나타난 거야. 몽동이, 쇠파이프, 쇠갈고리, 삽, 닥치는 대로 들고서 말이다."(p67)


"모레 아침에 6학년들이 덕수궁 앞에 모여서 데모를 하기로 했어. 경찰이 총을 쏴서 명규를 죽게 했잖아. 그래서 총 쏘지 말라고 우리가 데모하기로 했어."(p102)


이 책은 이승만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면서, 부정선거를 치우는 이야기다. 4월이면 우리가 마주하는 역사적인 사실,4.19 혁명에 대한 그 시대의 삶을 들여다 보고 있으며, 이승만 대통령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해왔던 부정선거의 실체에 대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써내려 가고 있다.이 책은 1950년대 후반 대한민국 사회의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으며, 시대적 프레임이 공산당,빨갱이 프레임을 가지면서  그 시대의 자화상임을 여실히 드러낸다.


책 속 주인공은 명규와 승호 그리고 명혜이다. 승호는 국민학교 5학년이며, 명규는 승호보다 한 살많고, 명혜는 승호보다 한살어리다. 학교에서 승호는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학교 생활을 잘 해 나가고 있었다. 한편 학교내에 급장선거가 시작되었는데, 1번은 황도환,2번은 손정택, 3번은 엄승호였다. 급장 선거의 모습을 보면, 그 시대에 대통령 선거의 현재 모습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으며, 광복 이후 혼란스러운 대한민국의 모습이 고스란히 비추고 있다.하지만 급장선거에서 소수의 표가 승호에게 돌아가게 되는데, 그 소수의 힘이 그 시대의 희망 그 자체이다.


급장 선거 세 명의 후보들 중에서 가장 유력한 급장 후보는 황도환이다. 집에 돈도 있고, 아이들에게 자신을 찍어달라고 하면서, 선물을 건네는 황도환의 모습은 상당히 이질적이면서, 그 시대에 돈이면 다 된다는 정서가 묻어난다. 미제 초콜릿을 주고, 고무신을 돌리는 모습들,가진 것이 없었고, 풀칠하기 바빴던 그 시대에 도환이의 집안이 가지고 있는 재력은 학급내에 반아이들에게 표를 얻게 되는 동기였다.그에 비해서 손정택이나 엄승호는 가진게 없었고, 자신의 생각을 호소하지만 반 아니들에게 먹혀들지 않게 된다. 배움이 부족한 그 시대에 50여표의 대부분은 1번 황동규에게 가는 거나 마찬가지다.


그렇게 학교 내에 급장 선거가 끝나고, 반아이들은 이승만 대통령 부정 선거에 대한 규탄 데보가 일어나게 되는데, 승호 뿐 아니라, 명혜와 명혜 오빠 명규도 동참하게 된다. 전국적으로 들불처럼 일어나는 데모에 대해 저지하기 위해서 자유당과 이승만 정권은 최루탄을 써서 저지하려고 하는데, 그 과정에서 수많은 죽음이 양산되었다. 물론 책속에서도 명규가 죽게 되는 아픔이 그려지고 있다.그리고 승호와 반 친구들은 명규의 죽음에 대해 슬픔 속에 잠기면서 분노하게 되었다. 이 책에는 우리의 아픈 역사의 과오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가 이 책에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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