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를 부탁해 바일라 5
한정영 지음 / 서유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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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기번 제1수칙, 모든 사건에 평등할 것. 의뢰인의 신분이아 연령,사건의 위험성 정도에 따라 차별을 두지 않는다. 수칙 2. 의뢰인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릴 것. 아무리 사소한 사고 또는 사건이라도 의뢰인에게는 매우 큰 고통일 수 있음을 알고 진심으로 대한다. (p24)


"한두 달 전에도 큰 길 사거리까지 가셨더라고. 그때 처음 저 양반이 우리 아버지를 데려왔지. 신호도 안 보고 막 건너시는 걸 붙들어 왔다고 하더라고."(p63)


아인은 생각 끝에 일어났다. 그리고 고양이가 사라진 쪽을 쳐다보았다. 짱구네 슈퍼 왼쪽 옆 골목길 중간은 어두컴컴했는데, 그 골목길 끝에 주황색 가로등이 보였다. 아인은 골목 입구까지 걸었지만, 더 이상은 나아가지 않았다. 고양이가 나다닌 흔적도 ,울음소리도 글려오지 않았으므로. (p108)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부터였다. 아저씨는 <빠빠빠>를 부르면서 울었다. 게다가 안무까지 다 따라 하면서, 깡충깡충 뛰면서 울었고, 손으로 허공을 휘저으며 울었고, 팔짱을 끼고 눈을 찡긋하면서 울었다. 그런 주에도 가사는 놓치지 않았다. (p145)


어쨋든 아인은 언니가 유독 깜둥이,아니 엘리자베스를 아낀 이유를 알지 못했다. 녀석은 데려올 때부터 한쪽 귀가 반쯤 잘려 있었고,오른쪽 앞발에 깊은 상처가 있었다. 게다가 얼마나 꼬질꼬질하던지, 아인은 처음부터 녀석이 마음에 들이 않았다. (p161)


이 책은 우리 사회에 일어나면 안되는 한 사건에 대해 말하고 있다. 하지만 책에는 그 사건을 언급하지 않는다. 정황상 이야기가 그 사건을 가리킨다고 추측할 뿐이다. 또한 이 책은 사랑의 가치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게 된다. 우리 삶에 있어서 사랑은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 그 사랑이 이동되어질 때, 그 상실된 사랑에 대해 느끼는 배신감에 대해서 주인공 주아인과 주아인의 언니 아영이 사이에 엿볼 수 있다.


고양이 탐정, 아인은 집에서 키우던 검은 고양이 엘리자베스를 찾고 있다. 유난히 엘리자베스에 집착하는 부모님의 모습, 상처투성이인 검은 고양이의 모습들에 대해서 아인이가 느끼는 감정은 슬픔과 아픔이다. 자신이 마땅히 누려야할 사랑들이 이제는 없는 아인이의 언니 아영이에게 쏟고 있는 부모님의 모습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자신 앞에 놓여진 상황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아인이가 엘리자베스를 찾아다니면서 자신의 내면에 시기와 질투의 씨앗이 존재하는 이유는 바로 그런 이유이다. 검은 고양이 엘리자베스가 뭐길래 자신보다 엘리자베스에게 정성을 쏟는건가, 부모님의 그 마음을 아인이가 이해하기엔 살아온 지난날들이 부모임의 깊은 속내를 이해하기엔 부족하다.부모님의 시선으로 보자면 엘리자베스는 아영이의 또다른 분신이며, 에리자베스가 사라진다는 건 아영이에 대한 존재가치가 지워지는 거나 마찬가지이다.


이 책은 가족간에 분열된 정서들이 고스란히 표출되고 있다. 가족들 사이에서 우리는 사랑의 가치에 대해서 평등을 추구하고 있다. 그 평등의 저울추가 기울어질 때 무슨일이 일어나게 된다. 집안에 갈등과 분열의 씨앗은 여기에 나타나고 있다. 공교롭게도 그 순간에 지혜로운 선택을 하기엔 항상 무언가 아쉬울 뿐이다. 이 책에는 바로 부분들을 짚어나가고 있으며, 가족 내에 사랑의 가치에 대한 회복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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