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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을 노래하자 - 자연과 인간, 일상과 초월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조규진 지음 / 어깨위망원경 / 2025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봄바람이 보들보들
겨우내 긴장했던 얼굴들을
풀어주고 있다.
힘들고 어렵다고 시름하며
주름 늘던 얼굴들에
환한 미소가 번진다. (-24-)
일주일을 살기 위해
칠년의 세월을 기다린 것이
너무 힘들었는지 서글프게 운다.
기나긴 세월을 암흑속에 견디었건만
미처 살아 나오지 못한
친구들을 생각해서인가 애절하게 운다
남들은 열심히 일하며 사는데
너는 왜 허송세월만 하느냐고
비난의 소리를 들어서인가 처절하게 운다. (-42-)
미움의 눈물이 천지를 뒤덮고
방황의 눈물이 길을 잃고
집집마다 쏟아져 침수되고
상처의 눈물이 사람을 휩쓸어가며
분노의 눈물이 산을 깎아내리니
여기저기 아우성이 천지를 울린다. (-60-)
미움, 다툼, 시기, 질투로
오염되었던 마음들아,
하얀 눈을 담아 깨끗해지거라.
원망, 불평, 짜증, 분노로
분열된 마음들아,
하얀 눈으로 뭉쳐 하나가 되거라. (-97-)
오는 세월 반갑게 희망을 바랐는데
가는 세월 돌이켜보니 허망함 뿐이라.
반길수도 막을 수도 없으니
그저 속절없이 바라볼 뿐이다. (-132-)
시골 길, 저 높은 나무 위에 까치 둥지가 있었다. 그 까치 둥지는 인간의 전기 톱에 의해서, 나무가 베어지고, 까치 둥지는 사라지게 될 것이다.사라진 그 까치 둥지에 대해서,가치는 사라진 까치 둥지를 보며,슬퍼하거나, 고통스러워하거나, 허무함을 느끼지 않는다. 일일이 나뭇가지를 물어다가 정성스럽게 만든 튼튼한 까치 둥지는 그 효용성을 다했기 때문에,까치는 미련없이 그 둥지를 떠나곤 한다.
3월 22일 의성산불이 났다. 하루아침에 희망과 기대가 사라졌다. 그리고 만 일주일 사이에,경상북도 전역에 산불이 바람을 타고 지나간다. 사람들마다 집이 타고,창고가 타고, 밭과 들이 타 버린 채 방치되었다. 검게 그을린 산을 보면서, 까치 둥지의 지혜를 빌려 본다. 까치처럼 어느 순간 파괴되고 ,사라진 둥지처럼, 인간도 까치처럼 살아간다몀, 어떤 불행이 찾아온다 하더라도, 절망하지 않으며, 아파하지 않을 것이다. 상처와 고통과 슬픔마저도 시간이라는 약을 통해 치유가 될 수 있다.
시를 통해서 위로와 치유의 힘을 얻을 수 있다. 봄, 여름,가을 겨울, 생명에 생겨나고,생명이 사라지곤 한다. 매미는 7년의 긴 세월을 견디고, 여름 한철 살다가 죽음을 맞이한다. 인간이 매미라면,그 삶에 대해서, 운명처럼 받아들일 것인가, 그렇게 하지 앟을 것이다.미련과 집착,원망으로 , 후회와 상처만 기억할 뿐이다.
시는 우리의 삶 속에 존재하는 4계절을 말하고 잇었다. 누구에게나 행복한 순간이 있고, 누구에게나 물행한 순간이 있다. 그 하나하나에 대해서,미련을 가지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행복을 온몸으로 느낄 것이고, 슬픔을 말끔히 씻어낼 수 있다. 코끼리가 진흙 속에 뒹굴면서도,진흙이 더럽다 하지 않는다. 만물의 영장 인간은 비슷한 상황에 비슷한 생각과 마음을 만들어 내지 않는다.비가 오면 비가 와서, 투덜거리고,눈이 오면,눈이 와서 투덜거린다. 산불이라는 최악의 순간이 찾아온다면,그제서야 소나기의 소중함을 일깨운다.상처 속에 불행이 깃드는 이유도 그렇다. 경국 순백에서 행복을 찾고, 여름의 소나기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