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그 자리 - Les Essais 오래된 나의 노트
맹난자 지음 / 북인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첫장이 아닌 중간을 펼쳤을 때의 느낌은 난해함이었다...철학적인 이야기와 인문학적인 요소들..그 이야기들이 버무려져 나온 이 책에 대해서 처음의 난해함은 공감으로 바뀌었으며 맹난자님의 인생이야기를 하나하나 읽어 나갈 수가 있었다..


맹난자님의 가정환경 에는 불우함이 있었다..의성경찰 서장이었던 아버지 밑에서 수천권의 책과 함께 하였다는 걸 보면서 부유한 환경을 살았다는 걸 짐작할 수 있지만 그 안의 감추어진 인생은 아픔이었다는 걸 알 수 있으며 6.25동란중에 헤어진 여동생과 뇌염으로 죽은 남동생 그리고 심장마비로 인하여 세상을 떠나게 된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모성에 대한 결핍으로 이어졌으며 그것이 바로 철학적인 사유로 이어지게 된다..


이 책은 맹난자님의 독서의 흔적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독서를 왜 하는가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보았다..책을 읽는 원동력은 지식을 얻는 것에서 출발하지만 꾸준히 독서습관을 유지 하는 것은 바로 결핍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내안의 채워지지 않는 그 결핍을 느끼고 그것을 채워 나가는 것..지적인 궁금증 뿐 아니라 세상 사람들이 알려주지 않는 우리의 인생의 본질과 삶 속에서 가려진 아픔과 고민이라고 할 수 있다..누군가 가르쳐 주지 못하기에 그것을 채우려면 두군가의 지식과 경험을 빌려와야 한다..독서를 통해서 채우고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것..그것은 바로 독서 그 자체라는 걸 알 수 있다..여기서 맹난자님의 독서의 바탕에는 엄마에 대한 모성과 죽음 그 자체에 대한 본질 이라는 걸 느낄 수가 있었다..


어렵게 찾아낸 이 기록을 나는 여러번 소리내어 읽었다..그의 핏발 선 눈과 구부러진 등을 상상하면서.모파상의 죽음을 목격한 어떤 사람이....(P52) 머리에 방아쇠를 당기고 죽었던 여자의 일생을 쓴 사실주의 작가 기 드 모파상의 이야기..모파상의 고독한 최후의 순간이 담겨진 콩쿠르 박사의 기록에서 맹난자님은 자신이 알고 싶었던 것을 찾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비록 그것이 찾고자 하는 것의 전부가 아닌 일부분이라도 그것을 찾게 되면 그것을 기억하려고 노력하게 된다..그러한 습관은 나 자신 또한 마찬가지이다..잊지 않으려고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그것 책을 읽는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공감이라고 할 수 있다..그리고 그 공감은 집착으로 이어진다..


고흐의 이야기에서 느낄 수 있는 인생 이야기..27살 데생을 시작한 고흐의 800여편의 유화 작품..그 작품들은 고흐가 죽기 직전 10년간의 작품이었다는 걸 알 수 있으며 그가 살았던 생전에 하나의 작품만 팔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그의 인생에서 느끼는 건 누군가가 그의 작품에 관심을 가졌다면 그는 일찍 죽지는 않았을 거라는 점이다..그러나 그 누구도 관심 가져 주지 않았기에 그는 자신의 고통을 내려 놓았으며 죽음을 택하게 된다..


책에 담겨진 고통과 아픔 그리고 죽음에 관한 사유..그 사유는 맹난자님의 이야기였으며 그 삶 속에서 나 자신이 안고 있는 고민들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며 인생에 대해 느낄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